부모 이해하는 데 26년…재일동포의 파란만장 가족사

입력 2022.10.21 (22:12) 수정 2022.10.2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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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파란만장한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선보여 호평을 받아온 영화인이 있습니다.

재일교포 2세 '양영희' 감독인데요,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 영화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강푸른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다큐 '디어 평양' : "미국 놈하고 일본 놈은 안 된다. 어쨌든 조선 사람이라야 좋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온 아버지와 일본에서 태어난 어머니.

한평생 국적을 지켰지만, 이들에게 '조국'은 북한이었습니다.

세 아들을 모두 북에 보낼 만큼 부모의 이념은 투철했지만, 젊은 딸은 달랐습니다.

[다큐 '디어 평양' : "((북한도) 모든 면에서 전에 없던 비약을 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믿으신 지 너무 오래된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해야 밉기만 한 가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카메라를 들고 대화를 시작한 딸의 기록은 2006년 첫 다큐 '디어 평양', 2009년 '굿바이 평양'을 거쳐 어머니의 인생을 다룬 '수프와 이데올로기'로 이어졌습니다.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이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부모님과 제가) 같이 웃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몇십 년이 걸렸어요. 사상이, 가치관이 틀려도 같이 밥 먹자, 같이 살아보자..."]

화면 속엔 따뜻한 가족애와 서늘한 역사가 공존합니다.

처음 만나는 일본인 사위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다정하지만, 어머니에겐 제주 4·3 사건 생존자라는 숨겨온 비밀이 있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우리 어머니는 평생 고향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리워 할 수 있는 조국을 가지고 싶었는데... 못 가졌구나. 그래서 북한을 그렇게도 믿으셨구나..."]

특별하기도, 평범하기도 한 가족의 사연으로 근현대사의 질곡을 담아내 호평을 받은 양영희 감독.

'가족을 안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며, 앞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가족은 진짜 귀찮고, 번거롭고, 귀찮고. 그런데 아주 그립고, 소중하고, 밉고...계속 가족 이야기를 할 겁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영상편집:한효정/화면 제공: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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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 이해하는 데 26년…재일동포의 파란만장 가족사
    • 입력 2022-10-21 22:12:14
    • 수정2022-10-21 22:42:50
    뉴스 9
[앵커]

파란만장한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선보여 호평을 받아온 영화인이 있습니다.

재일교포 2세 '양영희' 감독인데요,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 영화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강푸른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다큐 '디어 평양' : "미국 놈하고 일본 놈은 안 된다. 어쨌든 조선 사람이라야 좋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온 아버지와 일본에서 태어난 어머니.

한평생 국적을 지켰지만, 이들에게 '조국'은 북한이었습니다.

세 아들을 모두 북에 보낼 만큼 부모의 이념은 투철했지만, 젊은 딸은 달랐습니다.

[다큐 '디어 평양' : "((북한도) 모든 면에서 전에 없던 비약을 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믿으신 지 너무 오래된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해야 밉기만 한 가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카메라를 들고 대화를 시작한 딸의 기록은 2006년 첫 다큐 '디어 평양', 2009년 '굿바이 평양'을 거쳐 어머니의 인생을 다룬 '수프와 이데올로기'로 이어졌습니다.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이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부모님과 제가) 같이 웃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몇십 년이 걸렸어요. 사상이, 가치관이 틀려도 같이 밥 먹자, 같이 살아보자..."]

화면 속엔 따뜻한 가족애와 서늘한 역사가 공존합니다.

처음 만나는 일본인 사위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다정하지만, 어머니에겐 제주 4·3 사건 생존자라는 숨겨온 비밀이 있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우리 어머니는 평생 고향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리워 할 수 있는 조국을 가지고 싶었는데... 못 가졌구나. 그래서 북한을 그렇게도 믿으셨구나..."]

특별하기도, 평범하기도 한 가족의 사연으로 근현대사의 질곡을 담아내 호평을 받은 양영희 감독.

'가족을 안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며, 앞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가족은 진짜 귀찮고, 번거롭고, 귀찮고. 그런데 아주 그립고, 소중하고, 밉고...계속 가족 이야기를 할 겁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영상편집:한효정/화면 제공: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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