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밭 망쳐놓은 동물은?…“방사 여우” vs “다른 야생동물”

입력 2022.10.22 (00:11) 수정 2022.10.2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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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영주의 한 인삼밭이 크게 훼손됐는데 누구의 소행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농가에선 국립공원공단이 지난해 말 방사한 여우라고 주장했는데, 공단 측은 다른 야생동물의 소행일 수 있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주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년째 공들여 키운 인삼들이 엉망이 됐습니다.

줄기가 힘없이 꺾였고, 영양분 공급이 안 돼 인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습니다.

수확을 앞둔 농민은 망연자실합니다.

농민은 밤낮으로 지켜본 결과, 여우떼의 소행이 틀림없다고 말합니다.

[한상순/농민 : "여우가 여길 와서 계속 잠을 자니까 (인삼들이) 눕혀 나가서 성장을 멈춰 버린 거예요. 원래 어느 정도 되면 여자 손목 정도는 돼야 하는데..."]

여우가 자주 출몰한다는 7천 제곱미터가 넘는 규모의 밭입니다.

이곳에는 이렇게 깊은 구덩이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농민은 이 여우들이 지난해 말 국립공원공단이 소백산 일대에 방사한 멸종위기종 1급 붉은 여우 30마리 중 일부라고 주장합니다.

30년 넘게 인삼을 재배하면서 이전엔 여우가 나타난 적이 없었고, 다른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도 없었다는 겁니다.

농민이 피해 배상을 요구하자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인삼밭에 CCTV를 설치했습니다.

인삼밭을 망친 건 누구의 소행이었을까?

공단 측이 공개한 CCTV에는 여우는 물론 오소리와 고양이, 꿩, 생쥐까지 등장했습니다.

공단 측은 여우의 소행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원혁재/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장 : "오소리, 고양이, 꿩 같은 다른 야생동물이 (CCTV에) 촬영되었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어떤 동물에 의해서 훼손이 됐는진 명확하게 판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다음 주 경북 영주시 야생동물과 인삼 전문가 등과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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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삼밭 망쳐놓은 동물은?…“방사 여우” vs “다른 야생동물”
    • 입력 2022-10-22 00:11:51
    • 수정2022-10-22 00: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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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영주의 한 인삼밭이 크게 훼손됐는데 누구의 소행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농가에선 국립공원공단이 지난해 말 방사한 여우라고 주장했는데, 공단 측은 다른 야생동물의 소행일 수 있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주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년째 공들여 키운 인삼들이 엉망이 됐습니다.

줄기가 힘없이 꺾였고, 영양분 공급이 안 돼 인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습니다.

수확을 앞둔 농민은 망연자실합니다.

농민은 밤낮으로 지켜본 결과, 여우떼의 소행이 틀림없다고 말합니다.

[한상순/농민 : "여우가 여길 와서 계속 잠을 자니까 (인삼들이) 눕혀 나가서 성장을 멈춰 버린 거예요. 원래 어느 정도 되면 여자 손목 정도는 돼야 하는데..."]

여우가 자주 출몰한다는 7천 제곱미터가 넘는 규모의 밭입니다.

이곳에는 이렇게 깊은 구덩이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농민은 이 여우들이 지난해 말 국립공원공단이 소백산 일대에 방사한 멸종위기종 1급 붉은 여우 30마리 중 일부라고 주장합니다.

30년 넘게 인삼을 재배하면서 이전엔 여우가 나타난 적이 없었고, 다른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도 없었다는 겁니다.

농민이 피해 배상을 요구하자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인삼밭에 CCTV를 설치했습니다.

인삼밭을 망친 건 누구의 소행이었을까?

공단 측이 공개한 CCTV에는 여우는 물론 오소리와 고양이, 꿩, 생쥐까지 등장했습니다.

공단 측은 여우의 소행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원혁재/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장 : "오소리, 고양이, 꿩 같은 다른 야생동물이 (CCTV에) 촬영되었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어떤 동물에 의해서 훼손이 됐는진 명확하게 판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다음 주 경북 영주시 야생동물과 인삼 전문가 등과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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