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한국계 미국 작가 김주혜의 장편소설
끔찍했던 일제강점기… 굴하지 않았던 선조들 이야기
사냥꾼, 기생, 혁명가 등 파란만장한 인생역정 그려내
※ [주말& 책] 매주 토요일, 책을 소개합니다.
"Korean Independence manseh!" he shouted… "Manseh! Manseh!" |
Manseh! Manseh! 영어 소설 'Beasts of a little land'에는 한국말 '만세'가 소리 나는 그대로 알파벳으로 표기돼 나옵니다. '만세!', '만세!', '대한 독립 만세!'는 1919년 3월 1일, 그날의 함성과 열기를 전하는 장면에 등장합니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
소설은 독립을 열망하는 한국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목청껏 만세를 외치는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비처럼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 다른 시위자들이 정신없이 몸을 피하는 가운데, 홀로 우뚝 서 있는 한 남자가… 오른손에 태극기를 높이 든 채로, 그는 군인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오늘이 자기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될 것임을 예견이라도 한 듯 위엄과 격식을 차린 모양새였다.' |
소설의 묘사가 이어집니다. 일제의 만행도 구체적으로 기술합니다.
'젊은 (일본군) 장교는, 한 손으로 검을 뽑는가 싶더니 단칼에 그의 오른쪽 팔을 베어버렸다… 남자는 고통으로 울부짖었지만, 설명할 수 없이 강력한 의지의 힘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다음 순간, 그가 몸을 구부려 잘려 나가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바닥의 깃발을 집어 들었다.' |
일본군 장교는 만세를 외치는 한국인의 남은 팔에도 칼을 휘두르고, 그는 두 팔을 잃은 채 목쉰 소리로 만세, 만세를 외치다 결국 칼에 맞고 생을 마감합니다.
일본군이 저질렀던 끔찍했던 폭력은 소설 속 상상력의 산물만은 아닙니다. 1백여 년 전 3.1운동이 일어났을 때 미국 신문도 일제의 갖은 만행을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텍사스주의 지역지 '엘 파소 헤럴드(El Paso Herald)'는 1919년 3월 14일 자 1면 머리기사로, 베이징발 AP 기사를 인용하면서 일제의 잔인함을 알렸는데,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전했습니다.
'한국의 독립시위에 참가한 한 소녀가 선언서를 들고 있자, 일본군은 그 소녀의 손을 칼로 잘랐다. 그러자 소녀가 다른 손으로 선언서를 들자 그 손마저 잘라버렸다.' [연관 기사] [100년 전 외신엔] ② “독립선언 든 소녀의 손목을 잘랐다” 삼일절 목격담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138266 |
'작은 땅의 야수들'은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국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얘기한 대하소설이기에, 3.1운동은 소설 속 여러 인물에게도 중요한 사건이자 역사였습니다. 하지만 작품 속 3.1운동 이야기는 원래 작가가 생각했던 것보다 분량이 줄어들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 미국인 편집자는 3.1운동 부분이 길지 않느냐 했지만… 줄일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해
책을 쓴 한국계 미국 작가인 김주혜 씨는 지난 17일, KBS 취재진을 만나 뒷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작가는 책을 내는 과정에서 3.1운동 부분을 조금 더 짧게 줄여줄 수 없느냐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혜 작가는 영어로 쓴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을 출간할 때, 미국인 편집자가 '소설의 3.1운동 장면이 너무 길다. 또 너무 잔인하다. 이렇게까지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3.1운동 부분은 조금 줄이자. 너무 잔인한 장면도 조금 줄이자, 그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주혜 작가는 한국의 역사를 잘 모르는 미국인 편집자에게 3.1운동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그것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제가 그건 절대로 안 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소설을 (영어로) 쓰면서 미국 독자들을 위해서 극화를 하고, 또 여러 가지 단순화도 많이 했지만, 3.1운동만큼은 한국 사람에게 역사적으로 너무나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줄이는 것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국인의 생존과 사랑, 꿈과 야망, 좌절과 성공 등을 다룬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출간됐습니다. 시대적 배경은 1918년부터 1964년으로, 소설은 일제의 탄압과 만행 속에서도 자존감을 지켜내며 꿋꿋하게 삶을 이어간 사냥꾼과 혁명가, 그리고 기생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담고 있습니다.
■ 다층적 구조 속 다양한 등장인물의 파란만장 인생역정 그려내
대하소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생애나 가족의 역사 따위를 사회적 배경 속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포괄적으로 다루는 소설 유형'(표준국어대사전)답게 캐릭터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제강점기를 그저 버텨내야 하는 등장인물 대부분은 사랑과 우정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면서, 동시에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고 가족을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등장인물들은 또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소설의 갈등 구조도 다층적입니다. LA타임스는 지난해 12월 책 리뷰 기사에서 이 소설이 '사냥꾼과 호랑이, 한국과 일본, 부자와 빈자, 부모와 아이, 남자와 여자, 자본주의자와 공산주의자, 어머니와 기생 등 서로 대척점에 있는 소재로 가득하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김주혜 ‘작은 땅의 야수들’ 작가
이처럼 다양한 인물과 갖가지 사연을 담고 있지만, '작은 땅의 야수들'만의 고유한 소재를 하나 든다면 호랑이일 겁니다. 소설도 사냥꾼의 얘기로 시작합니다. 소설을 보면 일본인이 '일본에는 그처럼 사나운 맹수가 없는데… 이 작은 땅에서 어떻게 그리도 거대한 야수들이 번성할 수 있었는지 신비로울 따름이다.'라는 말을 내뱉는 장면도 나옵니다.
■ '용감하고 용맹스러워 '야수'와도 같았던 우리 선조들'
작가는 호랑이 같은 '야수'의 상징성과 관련해 서양 독자들은 전쟁이나 기아 등 나쁜 상황 속에서 점점 야만스럽게 변하는 인간들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한국 독자들은 '다 맞다. 우리 선조들은 정말로 이렇게 작은 땅에서도 용맹스러웠던 야수 같은 그런 분들이었다. 자랑스럽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혜 작가는 그러면서 '저자인 자신도 한국 사람들처럼 작은 땅의 야수들이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움이나 용감함, 그런 것을 표현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
취재진은 미국에서 출간됐을 때의 독자 반응에 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김주혜 작가는 독자 가운데 일본에 사는 미국인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에 사는 미국인 독자도 있었는데요. 그분은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분이었어요. 그분이 전하기를, 자신이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던 얘기를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면서, (일본의 침략과 한국의 독립운동) 이 내용은 꼭 잊지 말아야 할 역사다,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일본계 미국인에 관한 얘기도 했습니다.
"일본계 미국인이니까, 아무래도 일본에 사는 일본인과는 다른 입장이겠죠. 그런데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건 꼭 필요한 책이다, 이렇게 말씀하기도 했습니다."
■ '지금도 온갖 문제 안고 있는 세계…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 잊지 않아야'
김주혜 작가는 세계는 지금도 전쟁과 기아, 기후변화 등을 겪으며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와 같은 '환멸의 세상'에서 의미 있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작은 땅의 야수들'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선조들은 그렇게 급박한 상황에서도 정의와 용기, 충실함, 신의, 사랑, 우정, 이런 것들을 잊지 않고 국가를 세웠다고도 밝혔습니다. 작가는 그렇기 때문에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분명히 의미 있게, 용기 있게 사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주혜 작가는 1987년 인천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이주해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습니다. 장편소설로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단편소설은 카프카의 변신을 좋아한다고 말한 김주혜 작가는 어려서 발레를 배웠다면서, 발레를 소재로 한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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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혜 작가 “3·1운동만큼은 꼭 넣어야 한다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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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0-22 10:00:02
<strong>한국계 미국 작가 김주혜의 장편소설<br />끔찍했던 일제강점기… 굴하지 않았던 선조들 이야기<br /></strong><strong>사냥꾼, 기생, 혁명가 등 파란만장한 인생역정 그려내</strong><br />
※ [주말& 책] 매주 토요일, 책을 소개합니다.
"Korean Independence manseh!" he shouted… "Manseh! Manseh!" |
Manseh! Manseh! 영어 소설 'Beasts of a little land'에는 한국말 '만세'가 소리 나는 그대로 알파벳으로 표기돼 나옵니다. '만세!', '만세!', '대한 독립 만세!'는 1919년 3월 1일, 그날의 함성과 열기를 전하는 장면에 등장합니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
소설은 독립을 열망하는 한국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목청껏 만세를 외치는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비처럼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 다른 시위자들이 정신없이 몸을 피하는 가운데, 홀로 우뚝 서 있는 한 남자가… 오른손에 태극기를 높이 든 채로, 그는 군인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오늘이 자기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될 것임을 예견이라도 한 듯 위엄과 격식을 차린 모양새였다.' |
소설의 묘사가 이어집니다. 일제의 만행도 구체적으로 기술합니다.
'젊은 (일본군) 장교는, 한 손으로 검을 뽑는가 싶더니 단칼에 그의 오른쪽 팔을 베어버렸다… 남자는 고통으로 울부짖었지만, 설명할 수 없이 강력한 의지의 힘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다음 순간, 그가 몸을 구부려 잘려 나가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바닥의 깃발을 집어 들었다.' |
일본군 장교는 만세를 외치는 한국인의 남은 팔에도 칼을 휘두르고, 그는 두 팔을 잃은 채 목쉰 소리로 만세, 만세를 외치다 결국 칼에 맞고 생을 마감합니다.
일본군이 저질렀던 끔찍했던 폭력은 소설 속 상상력의 산물만은 아닙니다. 1백여 년 전 3.1운동이 일어났을 때 미국 신문도 일제의 갖은 만행을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텍사스주의 지역지 '엘 파소 헤럴드(El Paso Herald)'는 1919년 3월 14일 자 1면 머리기사로, 베이징발 AP 기사를 인용하면서 일제의 잔인함을 알렸는데,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전했습니다.
'한국의 독립시위에 참가한 한 소녀가 선언서를 들고 있자, 일본군은 그 소녀의 손을 칼로 잘랐다. 그러자 소녀가 다른 손으로 선언서를 들자 그 손마저 잘라버렸다.' [연관 기사] [100년 전 외신엔] ② “독립선언 든 소녀의 손목을 잘랐다” 삼일절 목격담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138266 |
'작은 땅의 야수들'은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국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얘기한 대하소설이기에, 3.1운동은 소설 속 여러 인물에게도 중요한 사건이자 역사였습니다. 하지만 작품 속 3.1운동 이야기는 원래 작가가 생각했던 것보다 분량이 줄어들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 미국인 편집자는 3.1운동 부분이 길지 않느냐 했지만… 줄일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해
책을 쓴 한국계 미국 작가인 김주혜 씨는 지난 17일, KBS 취재진을 만나 뒷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작가는 책을 내는 과정에서 3.1운동 부분을 조금 더 짧게 줄여줄 수 없느냐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혜 작가는 영어로 쓴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을 출간할 때, 미국인 편집자가 '소설의 3.1운동 장면이 너무 길다. 또 너무 잔인하다. 이렇게까지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3.1운동 부분은 조금 줄이자. 너무 잔인한 장면도 조금 줄이자, 그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주혜 작가는 한국의 역사를 잘 모르는 미국인 편집자에게 3.1운동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그것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제가 그건 절대로 안 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소설을 (영어로) 쓰면서 미국 독자들을 위해서 극화를 하고, 또 여러 가지 단순화도 많이 했지만, 3.1운동만큼은 한국 사람에게 역사적으로 너무나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줄이는 것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국인의 생존과 사랑, 꿈과 야망, 좌절과 성공 등을 다룬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출간됐습니다. 시대적 배경은 1918년부터 1964년으로, 소설은 일제의 탄압과 만행 속에서도 자존감을 지켜내며 꿋꿋하게 삶을 이어간 사냥꾼과 혁명가, 그리고 기생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담고 있습니다.
■ 다층적 구조 속 다양한 등장인물의 파란만장 인생역정 그려내
대하소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생애나 가족의 역사 따위를 사회적 배경 속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포괄적으로 다루는 소설 유형'(표준국어대사전)답게 캐릭터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제강점기를 그저 버텨내야 하는 등장인물 대부분은 사랑과 우정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면서, 동시에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고 가족을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등장인물들은 또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소설의 갈등 구조도 다층적입니다. LA타임스는 지난해 12월 책 리뷰 기사에서 이 소설이 '사냥꾼과 호랑이, 한국과 일본, 부자와 빈자, 부모와 아이, 남자와 여자, 자본주의자와 공산주의자, 어머니와 기생 등 서로 대척점에 있는 소재로 가득하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인물과 갖가지 사연을 담고 있지만, '작은 땅의 야수들'만의 고유한 소재를 하나 든다면 호랑이일 겁니다. 소설도 사냥꾼의 얘기로 시작합니다. 소설을 보면 일본인이 '일본에는 그처럼 사나운 맹수가 없는데… 이 작은 땅에서 어떻게 그리도 거대한 야수들이 번성할 수 있었는지 신비로울 따름이다.'라는 말을 내뱉는 장면도 나옵니다.
■ '용감하고 용맹스러워 '야수'와도 같았던 우리 선조들'
작가는 호랑이 같은 '야수'의 상징성과 관련해 서양 독자들은 전쟁이나 기아 등 나쁜 상황 속에서 점점 야만스럽게 변하는 인간들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한국 독자들은 '다 맞다. 우리 선조들은 정말로 이렇게 작은 땅에서도 용맹스러웠던 야수 같은 그런 분들이었다. 자랑스럽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혜 작가는 그러면서 '저자인 자신도 한국 사람들처럼 작은 땅의 야수들이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움이나 용감함, 그런 것을 표현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은 미국에서 출간됐을 때의 독자 반응에 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김주혜 작가는 독자 가운데 일본에 사는 미국인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에 사는 미국인 독자도 있었는데요. 그분은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분이었어요. 그분이 전하기를, 자신이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던 얘기를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면서, (일본의 침략과 한국의 독립운동) 이 내용은 꼭 잊지 말아야 할 역사다,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일본계 미국인에 관한 얘기도 했습니다.
"일본계 미국인이니까, 아무래도 일본에 사는 일본인과는 다른 입장이겠죠. 그런데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건 꼭 필요한 책이다, 이렇게 말씀하기도 했습니다."
■ '지금도 온갖 문제 안고 있는 세계…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 잊지 않아야'
김주혜 작가는 세계는 지금도 전쟁과 기아, 기후변화 등을 겪으며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와 같은 '환멸의 세상'에서 의미 있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작은 땅의 야수들'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선조들은 그렇게 급박한 상황에서도 정의와 용기, 충실함, 신의, 사랑, 우정, 이런 것들을 잊지 않고 국가를 세웠다고도 밝혔습니다. 작가는 그렇기 때문에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분명히 의미 있게, 용기 있게 사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주혜 작가는 1987년 인천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이주해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습니다. 장편소설로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단편소설은 카프카의 변신을 좋아한다고 말한 김주혜 작가는 어려서 발레를 배웠다면서, 발레를 소재로 한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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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in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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