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물이 도로에…’ 치명적인 노후 온수관 사고 매년 2건

입력 2022.10.24 (12:21) 수정 2022.10.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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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경기도 고양에서 갑작스런 '온수관 파열'로 1명이 숨지고 50명 넘게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죠?

도심 한복판에서 '끓는 물'이 사람을 덮치는, 전례 없는 재해였습니다.

그런데, 이 비슷한 일이 얼마 전에 또 같은 지역에서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그저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아찔한 사고였습니다.

언제 사람을 해칠지 모를 이런 사고가 왜 자꾸 반복되는 걸까요?

문예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편도 2차로 아스팔트에 섭씨 100도 가까운 물이 가득찼습니다.

도로로 향하던 남성이 멈칫대다가 발길을 되돌립니다.

지하에 매설된 온수관이 터지면서, 고온수가 유출됐던 겁니다.

인명피해가 없었던 점을 제외하면 4년 전 백석역 인근 사고와 거의 똑같습니다.

[온수관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연기 진짜 많이 올라온다, 뜨겁겠다 이런 생각 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부터 하얀 연기가 계속 올라왔었어요."]

온수관의 이음부가 터진 것도 공통점입니다.

그럼에도 사고 직전 시행한 종합 검사에선 용접 이음과 누설 검사 등 모든 항목에서 '합격'을 받았습니다.

검사는 '지상'에서 '비파괴'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그걸론, '땅에 묻힌 위험'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합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가장 좋은 건 다 배관을 파서 노출 시켜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서..."]

이러다 보니 노후 온수관들의 위험 실태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2천 5백km의 온수관이 매설돼 있는데, 그 중 37%가 설계 수명의 절반인 20년을 넘어 정밀 점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양향자/의원/국회 산자위 : "전문가들이 직접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부식 정도를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전체적으로 철저하게 점검을 해야 된다..."]

위험성이 확인되더라도 후속 조치는 더딥니다.

고양 온수관 사고 이후 난방공사 측에서 교체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관은 100여 km 입니다.

이중, 사고 이후 4년 동안 교체된 관은 60km에 불과합니다.

온수관이 터지면 치명적인 안전사고 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큰 불편으로도 이어집니다.

[이순남/서울 강남구/2019년 온수관 사고 현장 인근 주민 : "(그 날도 장사 하셨을 것 아니에요?) 했지. 아이고, 찬 물에 그냥 했지. 가스렌지에다 물 얹어서 데워가면서. 다 안나오는데, 나만 안 나오는 게 아닌데 어쩌나."]

이런 사고가 최근 5년 동안 10차례나 발생했습니다.

100도 안팎의 고온수가 예고없이 뿜어 나오는 일이 해마다 두 번 꼴로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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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 물이 도로에…’ 치명적인 노후 온수관 사고 매년 2건
    • 입력 2022-10-24 12:21:39
    • 수정2022-10-24 12:29:34
    뉴스 12
[앵커]

4년 전 경기도 고양에서 갑작스런 '온수관 파열'로 1명이 숨지고 50명 넘게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죠?

도심 한복판에서 '끓는 물'이 사람을 덮치는, 전례 없는 재해였습니다.

그런데, 이 비슷한 일이 얼마 전에 또 같은 지역에서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그저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아찔한 사고였습니다.

언제 사람을 해칠지 모를 이런 사고가 왜 자꾸 반복되는 걸까요?

문예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편도 2차로 아스팔트에 섭씨 100도 가까운 물이 가득찼습니다.

도로로 향하던 남성이 멈칫대다가 발길을 되돌립니다.

지하에 매설된 온수관이 터지면서, 고온수가 유출됐던 겁니다.

인명피해가 없었던 점을 제외하면 4년 전 백석역 인근 사고와 거의 똑같습니다.

[온수관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연기 진짜 많이 올라온다, 뜨겁겠다 이런 생각 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부터 하얀 연기가 계속 올라왔었어요."]

온수관의 이음부가 터진 것도 공통점입니다.

그럼에도 사고 직전 시행한 종합 검사에선 용접 이음과 누설 검사 등 모든 항목에서 '합격'을 받았습니다.

검사는 '지상'에서 '비파괴'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그걸론, '땅에 묻힌 위험'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합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가장 좋은 건 다 배관을 파서 노출 시켜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서..."]

이러다 보니 노후 온수관들의 위험 실태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2천 5백km의 온수관이 매설돼 있는데, 그 중 37%가 설계 수명의 절반인 20년을 넘어 정밀 점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양향자/의원/국회 산자위 : "전문가들이 직접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부식 정도를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전체적으로 철저하게 점검을 해야 된다..."]

위험성이 확인되더라도 후속 조치는 더딥니다.

고양 온수관 사고 이후 난방공사 측에서 교체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관은 100여 km 입니다.

이중, 사고 이후 4년 동안 교체된 관은 60km에 불과합니다.

온수관이 터지면 치명적인 안전사고 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큰 불편으로도 이어집니다.

[이순남/서울 강남구/2019년 온수관 사고 현장 인근 주민 : "(그 날도 장사 하셨을 것 아니에요?) 했지. 아이고, 찬 물에 그냥 했지. 가스렌지에다 물 얹어서 데워가면서. 다 안나오는데, 나만 안 나오는 게 아닌데 어쩌나."]

이런 사고가 최근 5년 동안 10차례나 발생했습니다.

100도 안팎의 고온수가 예고없이 뿜어 나오는 일이 해마다 두 번 꼴로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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