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관통’ 개 동선 역추적…2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입력 2022.10.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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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화살이 관통된 채 걸어가는 개의 모습. 희미하지만 붉은색의 화살 깃이 보인다.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몸에 화살이 관통된 채 걸어가는 개의 모습. 희미하지만 붉은색의 화살 깃이 보인다.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

지난 8월, 제주시 한경면에서 몸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됐습니다. 화살 길이만 70cm로, 이 같은 학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지 두 달이 됐지만, 아직 개에게 화살을 쏜 학대범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범행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이는 시간대와 지역을 특정하는 등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지역에 대한 탐문 수사 등을 통해 개 몸을 관통한 화살과 같은 종류의 화살도 발견됐습니다.

몸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 (화면제공: 제주시)몸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 (화면제공: 제주시)

■ 2시간 동안 무슨 일이?

제주서부경찰서와 제주도자치경찰단은 그동안 4백 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해 일대 CCTV 확보에 나섰고, 이를 통해 화살을 맞은 개의 동선을 역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마을에 설치된 두 대의 CCTV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화살을 맞기 전 다른 개와 함께 뛰어가는 모습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화살을 맞기 전 다른 개와 함께 뛰어가는 모습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

첫 번째 영상은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의 한 시설에서 촬영된 CCTV 장면입니다. 몸에 화살이 관통된 채 발견되기 하루 전인 8월 25일 저녁 7시 11분입니다.

CCTV에 찍힌 개를 보니 몸에 화살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화살을 맞기 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화살은 맞은 후로 추정되는 CCTV 영상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화살은 맞은 후로 추정되는 CCTV 영상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

두 번째 영상은 같은 날 밤 9시 12분 인근 다른 장소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된 개의 모습입니다.

개가 천천히, 힘겹게 걸음을 옮길 때 붉은 점 같은 게 보이는데, 바로 화살 깃입니다. 누군가가 쏜 화살에 맞은 겁니다.

개 몸에 관통됐던 화살개 몸에 관통됐던 화살

두 CCTV 거리는 3km 정도. 시간 간격은 2시간 1분. 경찰은 이 사이에 누군가가 개에게 화살을 쏜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만식 제주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누적 인원 450명 정도가 이 사건에 투입됐다"며, "신고 전날 저녁 7시에서 밤 9시 사이에 화살을 맞은 거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지'가 행동 조정 교육 훈련 등을 받는 모습 (화면제공: 혼디도랑)'천지'가 행동 조정 교육 훈련 등을 받는 모습 (화면제공: 혼디도랑)

■ "안녕하세요. '천지' 입니다."

몸에 관통된 화살을 제거한 개. 최근 새로운 이름이 생겼습니다. 바로 '천지'입니다. 새 이름은 동물단체에서 지어줬습니다. 원래 이름을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천지는 지금 경기도 화성에서 트라우마 치유와 행동 조정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먹는 것도 잘 먹고, 건강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김은숙 혼디도랑 대표는 "하늘만큼 땅만큼 많은 사랑을 받으라는 의미에서 '천지'라는 이름을 지어줬다"며, "앞으로 입양을 통해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제주지역 동물 단체들은 제주에서 화살에 몸통을 관통당한 개가 발견되자 지난 8월 29일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생명을 경시하고 학대하는 세상에서는 인간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며, "경찰은 이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동물학대범을 끝까지 찾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지역 동물단체와 서귀포시는 '유기·유실견 방지' 도보 캠페인을 펼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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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살 관통’ 개 동선 역추적…2시간 동안 무슨 일이?
    • 입력 2022-10-24 18:30:46
    취재K
몸에 화살이 관통된 채 걸어가는 개의 모습. 희미하지만 붉은색의 화살 깃이 보인다.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
지난 8월, 제주시 한경면에서 몸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됐습니다. 화살 길이만 70cm로, 이 같은 학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지 두 달이 됐지만, 아직 개에게 화살을 쏜 학대범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범행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이는 시간대와 지역을 특정하는 등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지역에 대한 탐문 수사 등을 통해 개 몸을 관통한 화살과 같은 종류의 화살도 발견됐습니다.

몸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 (화면제공: 제주시)
■ 2시간 동안 무슨 일이?

제주서부경찰서와 제주도자치경찰단은 그동안 4백 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해 일대 CCTV 확보에 나섰고, 이를 통해 화살을 맞은 개의 동선을 역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마을에 설치된 두 대의 CCTV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화살을 맞기 전 다른 개와 함께 뛰어가는 모습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
첫 번째 영상은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의 한 시설에서 촬영된 CCTV 장면입니다. 몸에 화살이 관통된 채 발견되기 하루 전인 8월 25일 저녁 7시 11분입니다.

CCTV에 찍힌 개를 보니 몸에 화살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화살을 맞기 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화살은 맞은 후로 추정되는 CCTV 영상 (화면제공 제주서부경찰서, 제주도자치경찰단)
두 번째 영상은 같은 날 밤 9시 12분 인근 다른 장소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된 개의 모습입니다.

개가 천천히, 힘겹게 걸음을 옮길 때 붉은 점 같은 게 보이는데, 바로 화살 깃입니다. 누군가가 쏜 화살에 맞은 겁니다.

개 몸에 관통됐던 화살
두 CCTV 거리는 3km 정도. 시간 간격은 2시간 1분. 경찰은 이 사이에 누군가가 개에게 화살을 쏜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만식 제주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누적 인원 450명 정도가 이 사건에 투입됐다"며, "신고 전날 저녁 7시에서 밤 9시 사이에 화살을 맞은 거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지'가 행동 조정 교육 훈련 등을 받는 모습 (화면제공: 혼디도랑)
■ "안녕하세요. '천지' 입니다."

몸에 관통된 화살을 제거한 개. 최근 새로운 이름이 생겼습니다. 바로 '천지'입니다. 새 이름은 동물단체에서 지어줬습니다. 원래 이름을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천지는 지금 경기도 화성에서 트라우마 치유와 행동 조정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먹는 것도 잘 먹고, 건강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김은숙 혼디도랑 대표는 "하늘만큼 땅만큼 많은 사랑을 받으라는 의미에서 '천지'라는 이름을 지어줬다"며, "앞으로 입양을 통해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제주지역 동물 단체들은 제주에서 화살에 몸통을 관통당한 개가 발견되자 지난 8월 29일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생명을 경시하고 학대하는 세상에서는 인간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며, "경찰은 이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동물학대범을 끝까지 찾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지역 동물단체와 서귀포시는 '유기·유실견 방지' 도보 캠페인을 펼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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