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취재 현장에서 꼽은 ‘시진핑 3연임’ 3장면

입력 2022.10.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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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중국 당 대회 폐막식에서 중도 퇴장하던 후진타오 전 주석이 시진핑 주석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다.(사진: 이창준 촬영기자)22일 중국 당 대회 폐막식에서 중도 퇴장하던 후진타오 전 주석이 시진핑 주석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다.(사진: 이창준 촬영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과정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0월 22일~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과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내외신 기자들의 대면식입니다.

수백명 내외신 기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KBS 등 3개사,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기자도 참가했습니다. 취재 내용은 KBS <뉴스9> 세꼭지의 리포트로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서 충분히 말하지 못했던 인상적인 장면, 또 공식 일정 외의 일이라 담지 못했던 장면들을 KBS 취재진이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전하고자 합니다.

■ 장면 1 : 폐막식 후진타오 퇴장...중도 퇴장에 의혹 증폭

이번 당 대회 폐막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은 무엇보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돌연한 퇴장입니다. 중요한 행사 중간에 자리를 비우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무엇보다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닌 듯 보여 의구심을 낳았습니다.

22일 폐막식 당일 기자들은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뒤 1시간 반 넘게 대기하다 폐막식장에 들어갔습니다. 오전 11시 15분 쯤이었습니다. 기자들이 입장하자마자 본 장면이 바로 후 전 주석의 퇴장이었습니다.

22일 당대회 폐막식에서 중도 퇴장하던 후진타오 전 주석이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짚은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 이창준 촬영기자)22일 당대회 폐막식에서 중도 퇴장하던 후진타오 전 주석이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짚은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 이창준 촬영기자)

처음에는 서로 좋은 촬영 포인트를 차지하려고 바빴던 기자들은 이내 숨을 죽였습니다. 시진핑 주석 바로 옆에 앉아있던 후진타오 전 주석 뒤에서 누군가 그를 부축하려 했습니다. 후 전 주석은 기력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떠나고 싶지 않아서인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남성 둘의 도움을 받아 퇴장했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자리를 떠나며 바로 옆 시진핑 주석에게 무언가 짧게 말을 하자 시 주석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먼저 떠난다는 양해의 말인지, 3연임에 대한 축하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후 전 주석은 이어 시 주석 옆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짚은 뒤 떠났습니다. 중앙위원 명단에 들지 못해 퇴진이 결정된 리 총리를 위로하는 듯 보였다는 감상평이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이같은 후 전 주석의 퇴장과 그 이유에 주목합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사 통신이 영문 트위터 계정을 통해 건강상의 이유였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중국 매체들은 모두 침묵하며 오히려 궁금증을 키우고 있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중도 퇴장을 하지만 단상 첫줄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따로 이야를 나누는 사람들도 보였다. (사진: 이창준 촬영기자)후진타오 전 주석이 중도 퇴장을 하지만 단상 첫줄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따로 이야를 나누는 사람들도 보였다. (사진: 이창준 촬영기자)

현장 기자 입장에서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퇴장 못지않게 이를 대하는 주요 인사들의 태도도 눈길이 갔습니다. 단상 첫 줄, 후 전 주석이 퇴장하던 방향에 앉은 21명 그 누구도 작별 인사를 하거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후 전 주석 바로 옆에 앉았던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잠시 일어나려다 말았을 뿐입니다. 후 전 주석이 지나가도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팔짱을 끼고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후 전 주석과 같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의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정협 주석은 후 전 주석이 일어나도 고개도 돌리지 않았습니다. 리 총리도 후 전 주석이 어깨를 짚자 그 때야 잠시 고개를 숙였습니다. 리 총리의 무언가 넋을 놓고 있는 듯한 표정은 최고 지도부에서 공청단의 퇴출을 예고하는 듯 했습니다. 후진타오의 중도 퇴장을 공청단 계열 퇴조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 장면 2 :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 입장...누군가가 안보인다.

23일 정오에서 3분쯤 지났을까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의 문이 열리며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걸어들어왔습니다. 새로운 당 서열대로 였습니다. 중국의 새로운 최고 권력자들이 처음으로 모습을 공개하는 현장, 정치국 상무위원과 내외신 기자 대면식 자리입니다.


선두는 당연히 시진핑 주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기자들의 관심은 다른 사람에게 쏠려있었습니다. 전날 중앙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최고 지도부 입성 가능성을 남겼던 후춘화 부총리가 과연 있을까? 공청단 계열인 후 부총리가 있다면 정치국 상무위원단이 시 주석 측근 일색이라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후 부총리는 없었습니다. 시진핑 주석 측근들로만 최고 지도부가 꾸려질 것이라던 관측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23일 모습을 드러낸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모두 시 주석과 측근들로 채워졌다. (사진: 조성원 기자)23일 모습을 드러낸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모두 시 주석과 측근들로 채워졌다. (사진: 조성원 기자)

당의 헌법격인 당장을 개정해 시 주석의 위상을 높이고 '인민 영수'란 칭호가 돌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 일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을 패러디해 '모두가 시진핑의 사람들'이란 말이 돌았습니다.

시 주석이 다른 6명의 상무위원을 소개할 때 잠시나마 각 개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서열 순으로 기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서열 2위 총리 입성이 유력한 리창 상무위원은 삼가는 듯한 태도가, 베이징 당 서기를 지낸 차이치 상무위원은 절도 있는 목례가 돋보였습니다. 시 주석의 연설이 끝나고 상무위원들이 퇴장할 때는 서열에 상관없이 서있던 순서대로 나갔습니다.

■ 장면 3 : 강력한 코로나19 방역...그 와중에 달리기

이번 당 대회는 코로나19가 큰 변수였습니다. 내외신 취재진은 4박 5일 동안 숙소인 호텔과 미디어센터, 인민대회당만 오가는 폐쇄루프 안에서 생활했습니다. 사실상 격리 생활을 한 것입니다. 매일 PCR 검사를 해야했는데 21일과 22일은 아침과 밤, 하루 두번씩 했습니다.

이같은 격리 생활은 시작도 전격적이었습니다. 22일 폐막식을 하니 21일쯤 격리 생활을 시작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숙소 호텔 앞에 줄을 선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PCR 검사를 받기 위해 숙소 호텔 앞에 줄을 선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

기자는 프레스센터 측으로부터 18일 밤 9시 30분에 전화로 통보를 받았습니다. 다음 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숙소인 호텔에 입소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18일 당일 PCR 검사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곧바로 집을 떠나 가장 가까운 PCR 검사소로 달려갔습니다. 밤 10시 그곳 검사소의 마지막 이용자로 말 그대로 문을 닫고 들어가 간신히 검사를 받았습니다. 워낙 전격적으로 장기 격리를 통보를 하는 바람에 당초 신청을 하고도 취재를 포기한 기자도 있었습니다.

숙소 호텔에서 한밤중 PCR 검사를 받는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숙소 호텔에서 한밤중 PCR 검사를 받는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

폐쇄루프 안에 있는데도 PCR 검사 결과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 호텔 경내를 산책하거나 PCR 검사를 하기 위해 잠시 호텔 건물을 벗어났다면 호텔 건물에 들어갈 때 PCR 검사 결과를 재확인했습니다. 호텔 안에 있었더라도 호텔 내 식당에 들어갈 때도 다시 PCR 검사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당 대회 기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대부분의 기자회견은 화상을 이용해 진행했다. (사진: 조성원 기자)당 대회 기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대부분의 기자회견은 화상을 이용해 진행했다. (사진: 조성원 기자)

중국의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번 당 대회 기간의 방역 정책은 특히 더 강력했습니다. 주최 측은 최근 베이징의 방역 상황이 악화돼 불가피했다고 했습니다. 심각하다지만 하루 신규 감염자가 평균 10여명 수준입니다. 이미 국경을 활짝 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입니다.

22일 폐막식이 열리는 인민대회당을 향해 달리는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22일 폐막식이 열리는 인민대회당을 향해 달리는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

이같은 강력한 방역 상황에서도 수백명 내외신 기자들은 취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보다 더 좋은 자리에서 촬영하기 위해 장비를 짊어진 채 인민대회당을 향해 수백 미터를 달리던 모습은 잊을 수 없습니다. 땀에 젖은 채 당 대회 현장을 향해 뷰 파인더를 들여다봤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중국 당 대회와 시진핑 3기 출범 관련 많은 영상과 사진들은 그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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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취재 현장에서 꼽은 ‘시진핑 3연임’ 3장면
    • 입력 2022-10-25 0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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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중국 당 대회 폐막식에서 중도 퇴장하던 후진타오 전 주석이 시진핑 주석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있다.(사진: 이창준 촬영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과정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0월 22일~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과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내외신 기자들의 대면식입니다.

수백명 내외신 기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KBS 등 3개사,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기자도 참가했습니다. 취재 내용은 KBS <뉴스9> 세꼭지의 리포트로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서 충분히 말하지 못했던 인상적인 장면, 또 공식 일정 외의 일이라 담지 못했던 장면들을 KBS 취재진이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전하고자 합니다.

■ 장면 1 : 폐막식 후진타오 퇴장...중도 퇴장에 의혹 증폭

이번 당 대회 폐막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은 무엇보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돌연한 퇴장입니다. 중요한 행사 중간에 자리를 비우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무엇보다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닌 듯 보여 의구심을 낳았습니다.

22일 폐막식 당일 기자들은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뒤 1시간 반 넘게 대기하다 폐막식장에 들어갔습니다. 오전 11시 15분 쯤이었습니다. 기자들이 입장하자마자 본 장면이 바로 후 전 주석의 퇴장이었습니다.

22일 당대회 폐막식에서 중도 퇴장하던 후진타오 전 주석이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짚은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 이창준 촬영기자)
처음에는 서로 좋은 촬영 포인트를 차지하려고 바빴던 기자들은 이내 숨을 죽였습니다. 시진핑 주석 바로 옆에 앉아있던 후진타오 전 주석 뒤에서 누군가 그를 부축하려 했습니다. 후 전 주석은 기력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떠나고 싶지 않아서인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남성 둘의 도움을 받아 퇴장했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자리를 떠나며 바로 옆 시진핑 주석에게 무언가 짧게 말을 하자 시 주석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먼저 떠난다는 양해의 말인지, 3연임에 대한 축하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후 전 주석은 이어 시 주석 옆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짚은 뒤 떠났습니다. 중앙위원 명단에 들지 못해 퇴진이 결정된 리 총리를 위로하는 듯 보였다는 감상평이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이같은 후 전 주석의 퇴장과 그 이유에 주목합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사 통신이 영문 트위터 계정을 통해 건강상의 이유였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중국 매체들은 모두 침묵하며 오히려 궁금증을 키우고 있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중도 퇴장을 하지만 단상 첫줄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따로 이야를 나누는 사람들도 보였다. (사진: 이창준 촬영기자)
현장 기자 입장에서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퇴장 못지않게 이를 대하는 주요 인사들의 태도도 눈길이 갔습니다. 단상 첫 줄, 후 전 주석이 퇴장하던 방향에 앉은 21명 그 누구도 작별 인사를 하거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후 전 주석 바로 옆에 앉았던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잠시 일어나려다 말았을 뿐입니다. 후 전 주석이 지나가도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팔짱을 끼고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후 전 주석과 같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의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정협 주석은 후 전 주석이 일어나도 고개도 돌리지 않았습니다. 리 총리도 후 전 주석이 어깨를 짚자 그 때야 잠시 고개를 숙였습니다. 리 총리의 무언가 넋을 놓고 있는 듯한 표정은 최고 지도부에서 공청단의 퇴출을 예고하는 듯 했습니다. 후진타오의 중도 퇴장을 공청단 계열 퇴조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 장면 2 :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 입장...누군가가 안보인다.

23일 정오에서 3분쯤 지났을까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의 문이 열리며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걸어들어왔습니다. 새로운 당 서열대로 였습니다. 중국의 새로운 최고 권력자들이 처음으로 모습을 공개하는 현장, 정치국 상무위원과 내외신 기자 대면식 자리입니다.


선두는 당연히 시진핑 주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기자들의 관심은 다른 사람에게 쏠려있었습니다. 전날 중앙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최고 지도부 입성 가능성을 남겼던 후춘화 부총리가 과연 있을까? 공청단 계열인 후 부총리가 있다면 정치국 상무위원단이 시 주석 측근 일색이라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후 부총리는 없었습니다. 시진핑 주석 측근들로만 최고 지도부가 꾸려질 것이라던 관측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23일 모습을 드러낸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모두 시 주석과 측근들로 채워졌다. (사진: 조성원 기자)
당의 헌법격인 당장을 개정해 시 주석의 위상을 높이고 '인민 영수'란 칭호가 돌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 일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을 패러디해 '모두가 시진핑의 사람들'이란 말이 돌았습니다.

시 주석이 다른 6명의 상무위원을 소개할 때 잠시나마 각 개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서열 순으로 기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서열 2위 총리 입성이 유력한 리창 상무위원은 삼가는 듯한 태도가, 베이징 당 서기를 지낸 차이치 상무위원은 절도 있는 목례가 돋보였습니다. 시 주석의 연설이 끝나고 상무위원들이 퇴장할 때는 서열에 상관없이 서있던 순서대로 나갔습니다.

■ 장면 3 : 강력한 코로나19 방역...그 와중에 달리기

이번 당 대회는 코로나19가 큰 변수였습니다. 내외신 취재진은 4박 5일 동안 숙소인 호텔과 미디어센터, 인민대회당만 오가는 폐쇄루프 안에서 생활했습니다. 사실상 격리 생활을 한 것입니다. 매일 PCR 검사를 해야했는데 21일과 22일은 아침과 밤, 하루 두번씩 했습니다.

이같은 격리 생활은 시작도 전격적이었습니다. 22일 폐막식을 하니 21일쯤 격리 생활을 시작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숙소 호텔 앞에 줄을 선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
기자는 프레스센터 측으로부터 18일 밤 9시 30분에 전화로 통보를 받았습니다. 다음 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숙소인 호텔에 입소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18일 당일 PCR 검사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곧바로 집을 떠나 가장 가까운 PCR 검사소로 달려갔습니다. 밤 10시 그곳 검사소의 마지막 이용자로 말 그대로 문을 닫고 들어가 간신히 검사를 받았습니다. 워낙 전격적으로 장기 격리를 통보를 하는 바람에 당초 신청을 하고도 취재를 포기한 기자도 있었습니다.

숙소 호텔에서 한밤중 PCR 검사를 받는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
폐쇄루프 안에 있는데도 PCR 검사 결과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 호텔 경내를 산책하거나 PCR 검사를 하기 위해 잠시 호텔 건물을 벗어났다면 호텔 건물에 들어갈 때 PCR 검사 결과를 재확인했습니다. 호텔 안에 있었더라도 호텔 내 식당에 들어갈 때도 다시 PCR 검사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당 대회 기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대부분의 기자회견은 화상을 이용해 진행했다. (사진: 조성원 기자)
중국의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번 당 대회 기간의 방역 정책은 특히 더 강력했습니다. 주최 측은 최근 베이징의 방역 상황이 악화돼 불가피했다고 했습니다. 심각하다지만 하루 신규 감염자가 평균 10여명 수준입니다. 이미 국경을 활짝 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입니다.

22일 폐막식이 열리는 인민대회당을 향해 달리는 내외신 기자들(사진: 조성원 기자)
이같은 강력한 방역 상황에서도 수백명 내외신 기자들은 취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보다 더 좋은 자리에서 촬영하기 위해 장비를 짊어진 채 인민대회당을 향해 수백 미터를 달리던 모습은 잊을 수 없습니다. 땀에 젖은 채 당 대회 현장을 향해 뷰 파인더를 들여다봤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중국 당 대회와 시진핑 3기 출범 관련 많은 영상과 사진들은 그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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