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인출기에 계속 5만 원권 입금하는 남성…정체는?

입력 2022.10.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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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의 한 골목. 한 여성이 종이 쇼핑백을 남성에게 건네자 남성은 쇼핑백을 받아들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이 남성은 3시간쯤 뒤 수십㎞정도 떨어진 한 아파트 단지 현금인출기를 찾아가는데요, 과연 이 남성은 뭘 하고 있던 걸까요?

5만 원권 계속 입금하던 수거책 …영수증 눈여겨본 '피싱 지킴이'에 덜미

이 남성의 정체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이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금융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에 응하려고 하자 신규 대출을 위해선 먼저 기존 대출금 등을 현금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남성에게 3,000만 원을 건넨 겁니다.

현금 수거 업무가 단지 '고액 아르바이트'인줄 알았다던 이 남성, 돈을 받고선 현금인출기로 향합니다. 그리곤 5만 원권을 20매씩, 100만 원 단위로 계속해서 입금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보낸 겁니다.

이때 남성 뒤에는 차례를 기다리던 시민 A 씨가 서 있었습니다. 이 남성이 오래 걸릴 거라며 차례를 양보하자 A 씨는 현금인출기에서 업무를 보다가 중국인 명의의 계좌로 수백만 원을 입금한 영수증을 발견했습니다. A 씨는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고 현금 수거책은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내가 안 당하면 그만이지' 할 게 아니라 무조건 신고해야"

수거책 검거에 기여한 공로로 A 씨는 경기남부경찰청이 선정하는 제48호 '피싱 지킴이'가 됐습니다. 자기 볼일만 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A 씨는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몰라서 이렇게 당하는 게 아니고, 사리 판단 능력이 없어지는 거예요. 사람들이. 꼭 확인해야 한다, 난 그렇게 봐요."
"'나한테 당장 피해 안 주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건 무조건 잘못된 거는 신고를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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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인출기에 계속 5만 원권 입금하는 남성…정체는?
    • 입력 2022-10-25 10:45:43
    취재K

지난 7월 29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의 한 골목. 한 여성이 종이 쇼핑백을 남성에게 건네자 남성은 쇼핑백을 받아들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이 남성은 3시간쯤 뒤 수십㎞정도 떨어진 한 아파트 단지 현금인출기를 찾아가는데요, 과연 이 남성은 뭘 하고 있던 걸까요?

5만 원권 계속 입금하던 수거책 …영수증 눈여겨본 '피싱 지킴이'에 덜미

이 남성의 정체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이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금융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에 응하려고 하자 신규 대출을 위해선 먼저 기존 대출금 등을 현금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남성에게 3,000만 원을 건넨 겁니다.

현금 수거 업무가 단지 '고액 아르바이트'인줄 알았다던 이 남성, 돈을 받고선 현금인출기로 향합니다. 그리곤 5만 원권을 20매씩, 100만 원 단위로 계속해서 입금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보낸 겁니다.

이때 남성 뒤에는 차례를 기다리던 시민 A 씨가 서 있었습니다. 이 남성이 오래 걸릴 거라며 차례를 양보하자 A 씨는 현금인출기에서 업무를 보다가 중국인 명의의 계좌로 수백만 원을 입금한 영수증을 발견했습니다. A 씨는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고 현금 수거책은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내가 안 당하면 그만이지' 할 게 아니라 무조건 신고해야"

수거책 검거에 기여한 공로로 A 씨는 경기남부경찰청이 선정하는 제48호 '피싱 지킴이'가 됐습니다. 자기 볼일만 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A 씨는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몰라서 이렇게 당하는 게 아니고, 사리 판단 능력이 없어지는 거예요. 사람들이. 꼭 확인해야 한다, 난 그렇게 봐요."
"'나한테 당장 피해 안 주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건 무조건 잘못된 거는 신고를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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