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극단의 이념대결 선거…닷새 뒤 브라질 대선

입력 2022.10.25 (10:47) 수정 2022.10.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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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차 투표에서 대통령 당선자를 내지 못한 브라질이 이번 일요일, 결선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의 맞대결인데요.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이념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외국어대 손혜현 객원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선거가 닷새 앞, 여론조사 보면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최근 유력 여론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이 49%, 그리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5%로 두 후보 간 격차가 4%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기술적으로 동점이라는 분석입니다.

룰라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룰라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인 반면에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은 상승하면서 룰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지난 1차 투표를 앞두고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룰라의 확고한 승리를 예상했으나, 막상 실제 투표에서 보우소나루와의 차이가 5%에 불과하면서 여론조사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숨은 극우 지지층이 예상보다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현재 룰라가 앞서고 있다고 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으며, 투표는 아주 팽팽한 초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가장 극단적인 이념대결 양상이어서, 선거운동도 격화되고 있죠?

[답변]

이번 대선은 좌·우 극단을 대표하는 인물의 대결로 브라질 역대 선거 사상 가장 양극화된 이념선거로,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득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거운동도 매우 격렬합니다.

선거운동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선거당국이 허위뉴스 단속에 나설 정도로 SNS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과 허위정보 확산도 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보수단체들은 복음주의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룰라가 당선되면 기독교 혐오, 전통적·종교적 가치 전반에 대한 박해, 부패 등이 증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유포하고 있고 실제로 보우소나루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첫 대면 토론에서 룰라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독재자’로 부르며 그의 백신 구매 지연 및 부실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으로 인한 대량인명피해를 비난했으며, 보우소나루는 룰라를 ‘거짓말장이’로 묘사하며 그의 부패 스캔들로 반격했습니다.

[앵커]

브라질 선거에서 유권자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답변]

최근 브라질의 여론조사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브라질 사람들의 가장 큰 우려는 경제성장 둔화, 물가상승, 실업 증가, 빈곤 증가와 같은 경제문제로 나타났습니다.

브라질 국민의 15%인 약 3,300만 명이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고, 인구의 절반 이상인 1억 2,500만 명이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보우소나루 정부는 빈곤층 지원금을 50% 인상하면서 빈곤층 표심 몰이에 나섰고, 그 결과 1차 투표에서 룰라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었습니다.

룰라도 부자 증세, 사회복지 강화, 최저임금 인상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자신의 재임 시 브라질 경제 호황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현재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

브라질 대선에서는 종교와 전통 가치, 이런 이슈들도 중요한 쟁점이 된다면서요.

[답변]

최근 룰라가 당선되면 교회를 폐쇄하고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것이라는 정보가 SNS를 통해 확산 되면서 종교가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는 이번 선거를 ‘선과 악’의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자신을 기독교와 가족의 가치를 옹호하며 낙태, 마약, 젠더, 교회탄압 문제를 비난하면서 전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룰라 역시 낙태 합법화와 종교의 자유 제한에 반대하면서 복음주의 표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일요일이면 결론이 날텐데, 국제 질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답변]

먼저 룰라의 당선을 가정해보면요.

룰라는 선거에서 세계주의, 실용주의, 남남협력, 다자주의, 친환경주의, 가치외교를 표방하며브라질의 위상과 적극적인 국제적 리더십 회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룰라가 당선되면 브라질의 국제적 행동 능력과 의지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브라질의 서방 고립은 종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기후변화 및 환경 영역에서 브라질의 국제적 리더십이 회복되면서 그동안 경직됐던 유럽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보우소나루가 재집권에 성공하면요.

극우와 극보수 정권과의 교류는 증가하고, 서방과의 유대는 약화 되면서 그리고 남미에서는 좌파가 국가권력을 장악하면서 브라질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아마존개발을 둘러싼 환경문제는 브라질의 고립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손 교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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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극단의 이념대결 선거…닷새 뒤 브라질 대선
    • 입력 2022-10-25 10:47:41
    • 수정2022-10-25 11:00:34
    지구촌뉴스
[앵커]

1차 투표에서 대통령 당선자를 내지 못한 브라질이 이번 일요일, 결선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의 맞대결인데요.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이념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외국어대 손혜현 객원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선거가 닷새 앞, 여론조사 보면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최근 유력 여론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이 49%, 그리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5%로 두 후보 간 격차가 4%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기술적으로 동점이라는 분석입니다.

룰라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룰라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인 반면에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은 상승하면서 룰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지난 1차 투표를 앞두고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룰라의 확고한 승리를 예상했으나, 막상 실제 투표에서 보우소나루와의 차이가 5%에 불과하면서 여론조사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숨은 극우 지지층이 예상보다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현재 룰라가 앞서고 있다고 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으며, 투표는 아주 팽팽한 초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가장 극단적인 이념대결 양상이어서, 선거운동도 격화되고 있죠?

[답변]

이번 대선은 좌·우 극단을 대표하는 인물의 대결로 브라질 역대 선거 사상 가장 양극화된 이념선거로,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득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거운동도 매우 격렬합니다.

선거운동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선거당국이 허위뉴스 단속에 나설 정도로 SNS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과 허위정보 확산도 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보수단체들은 복음주의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룰라가 당선되면 기독교 혐오, 전통적·종교적 가치 전반에 대한 박해, 부패 등이 증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유포하고 있고 실제로 보우소나루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첫 대면 토론에서 룰라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독재자’로 부르며 그의 백신 구매 지연 및 부실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으로 인한 대량인명피해를 비난했으며, 보우소나루는 룰라를 ‘거짓말장이’로 묘사하며 그의 부패 스캔들로 반격했습니다.

[앵커]

브라질 선거에서 유권자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답변]

최근 브라질의 여론조사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브라질 사람들의 가장 큰 우려는 경제성장 둔화, 물가상승, 실업 증가, 빈곤 증가와 같은 경제문제로 나타났습니다.

브라질 국민의 15%인 약 3,300만 명이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고, 인구의 절반 이상인 1억 2,500만 명이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보우소나루 정부는 빈곤층 지원금을 50% 인상하면서 빈곤층 표심 몰이에 나섰고, 그 결과 1차 투표에서 룰라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었습니다.

룰라도 부자 증세, 사회복지 강화, 최저임금 인상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자신의 재임 시 브라질 경제 호황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현재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

브라질 대선에서는 종교와 전통 가치, 이런 이슈들도 중요한 쟁점이 된다면서요.

[답변]

최근 룰라가 당선되면 교회를 폐쇄하고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것이라는 정보가 SNS를 통해 확산 되면서 종교가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는 이번 선거를 ‘선과 악’의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자신을 기독교와 가족의 가치를 옹호하며 낙태, 마약, 젠더, 교회탄압 문제를 비난하면서 전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룰라 역시 낙태 합법화와 종교의 자유 제한에 반대하면서 복음주의 표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일요일이면 결론이 날텐데, 국제 질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답변]

먼저 룰라의 당선을 가정해보면요.

룰라는 선거에서 세계주의, 실용주의, 남남협력, 다자주의, 친환경주의, 가치외교를 표방하며브라질의 위상과 적극적인 국제적 리더십 회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룰라가 당선되면 브라질의 국제적 행동 능력과 의지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브라질의 서방 고립은 종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기후변화 및 환경 영역에서 브라질의 국제적 리더십이 회복되면서 그동안 경직됐던 유럽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보우소나루가 재집권에 성공하면요.

극우와 극보수 정권과의 교류는 증가하고, 서방과의 유대는 약화 되면서 그리고 남미에서는 좌파가 국가권력을 장악하면서 브라질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아마존개발을 둘러싼 환경문제는 브라질의 고립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손 교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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