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도 잡은 ‘코로나19’…국민 1명당 12.7톤 배출

입력 2022.10.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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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5,622만 톤. 2020년 한 해 동안 공식적으로 우리나라가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입니다.

정부는 매년 직전 해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를 일단 발표(잠정치)하고, 꼼꼼히 다시 계산해서 공식적인 배출량을 발표합니다(확정치). 국내 곳곳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를 측정하다 보니 확정치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잠정치는 6억 4,860만 톤이었는데, 오늘(25일) 공개된 확정치는 이보다 1.2% 증가한 6억 5,622만 톤입니다. 국민 1인당 배출량으로 환산해보면 12.7톤, 그러니까 1톤 트럭 13대 분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셈입니다.

주목할 점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8년(7억 2,700만 톤)에 정점을 찍고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2018년 배출량은 세계 7위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우리나라가 '기후악당'이라고 눈총을 받는 이유죠. 이랬던 배출량이 2019년에는 7억 100만 톤까지 줄었고, 1년 만에 다시 6억 5,600만 톤까지 감소했습니다.

■ '탄소 배출'도 잡은 코로나19

뚜렷한 감축 노력이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 의문을 가지실 분도 있을 텐데요. 1등 공신은 '코로나19'였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른바 '팬데믹'으로 경제활동이 둔화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함께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자료 : 환경부)202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자료 : 환경부)

환경부는 전력수요 감소로 발전량이 줄고 특히 석탄화력 발전량이 13.7% 감소하면서 이 분야의 배출량이 10% 넘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조·건설 분야에서는 화학에서 1.1% 증가했지만 철강에서 3.4% 감소했습니다. 도로 수송 부문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류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배출량이 421만 톤 줄어들었습니다.

이 같은 영향으로 2020년 한 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년 전과 비교해 6.4% 줄었습니다.


■ '기후악당국' 오명 벗을 수 있을까?

아닙니다.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잠정치는 6억 7,960만 톤으로 2020년보다 3.5%, 소폭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기 때문입니다. 역시 세계 산업계 생산 활동이 회복되고, 이동 수요도 증가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50년에는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에 도달해야 합니다. 이 시간표를 지키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속 줄여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 거죠.

2020년까지 2년 연속 배출량이 줄었다거나 지난해 잠정치에서 증가율만 놓고 보면 세계 평균(5.7%)보다 낮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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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소 배출도 잡은 ‘코로나19’…국민 1명당 12.7톤 배출
    • 입력 2022-10-25 12:00:06
    취재K

6억 5,622만 톤. 2020년 한 해 동안 공식적으로 우리나라가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입니다.

정부는 매년 직전 해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를 일단 발표(잠정치)하고, 꼼꼼히 다시 계산해서 공식적인 배출량을 발표합니다(확정치). 국내 곳곳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를 측정하다 보니 확정치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잠정치는 6억 4,860만 톤이었는데, 오늘(25일) 공개된 확정치는 이보다 1.2% 증가한 6억 5,622만 톤입니다. 국민 1인당 배출량으로 환산해보면 12.7톤, 그러니까 1톤 트럭 13대 분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셈입니다.

주목할 점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8년(7억 2,700만 톤)에 정점을 찍고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2018년 배출량은 세계 7위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우리나라가 '기후악당'이라고 눈총을 받는 이유죠. 이랬던 배출량이 2019년에는 7억 100만 톤까지 줄었고, 1년 만에 다시 6억 5,600만 톤까지 감소했습니다.

■ '탄소 배출'도 잡은 코로나19

뚜렷한 감축 노력이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 의문을 가지실 분도 있을 텐데요. 1등 공신은 '코로나19'였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른바 '팬데믹'으로 경제활동이 둔화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함께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자료 : 환경부)
환경부는 전력수요 감소로 발전량이 줄고 특히 석탄화력 발전량이 13.7% 감소하면서 이 분야의 배출량이 10% 넘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조·건설 분야에서는 화학에서 1.1% 증가했지만 철강에서 3.4% 감소했습니다. 도로 수송 부문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류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배출량이 421만 톤 줄어들었습니다.

이 같은 영향으로 2020년 한 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년 전과 비교해 6.4% 줄었습니다.


■ '기후악당국' 오명 벗을 수 있을까?

아닙니다.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잠정치는 6억 7,960만 톤으로 2020년보다 3.5%, 소폭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기 때문입니다. 역시 세계 산업계 생산 활동이 회복되고, 이동 수요도 증가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50년에는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에 도달해야 합니다. 이 시간표를 지키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속 줄여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 거죠.

2020년까지 2년 연속 배출량이 줄었다거나 지난해 잠정치에서 증가율만 놓고 보면 세계 평균(5.7%)보다 낮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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