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시진핑에 축하 전화 안 한 바이든…바이든 당선 때 시진핑은?

입력 2022.10.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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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방미한 시진핑이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축배를 들고 있다(출처:로이터)2012년 방미한 시진핑이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축배를 들고 있다(출처: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 번째 연임이 확정되면서 각국 정상들의 축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낸 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중국의 외교 동맹 수장들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대회가 끝난 당일 소셜미디어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시진핑의 연임에 대한 나의 열렬한 축하를 받아달라"고 했다고 러시아 관영매체가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중국 공산당 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시 주석의 높은 정치적 권위와 명망을 보여주고 당신이 이끄는 당의 단결을 만면에 떨쳤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파트너십에서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한껏 마음을 담은 인사를 건넸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열렬한 축하 인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세계가 강경한 제재를 단행한 데 대해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우호를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푸틴 대통령과의 우정을 과시하며 중국, 러시아 간 동맹을 확고히 다져왔습니다. 이에 화답한 푸틴은 "친애하는 친구여, 나는 진심으로 당신이 책임진 일에 새로운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하며 건강과 번영을 기원합니다."라고 러브레터에 가까운 축전을 보냈습니다.

■ 북한 김정은 위원장 "가장 열렬한 축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시 주석에게 "가장 열렬한 축하"를 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축전에서 "(시 주석이)총서기로 다시 선거됐다는 기쁜 소식에 가장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며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의 기치 밑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역사적 과정을 추진하는 데서 획기적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총서기 동지의 영도 밑에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발전시키며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새로운 여정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리라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2019년 북한을 국빈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출처: CCTV)2019년 북한을 국빈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출처: CCTV)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트위터에서 "파키스탄 국민 전체를 대표해" 시 주석의 연임을 축하했습니다. 샤리프 총리는 시 주석의 3번째 임기가 "그의 현명한 지도와 중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변함없는 헌신에 대한 열렬한 찬사"라고 했습니다. 지난 4월 집권한 샤리프 총리는 전임자 당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중국과의 인프라 구축 프로그램이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이를 부활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축하 전화를 했을까요?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시 주석에게 축하 전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행정부 역시 시 주석의 3연임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을 언급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시진핑 주석과 티베트 고원에서 함께 있었습니다. 저는 세계의 다른 어떤 지도자보다도 시진핑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78시간 이상 함께했는데 전화상으로 8~10시간이고, 나머지는 직접 만난 시간입니다. 그는 저를 바라보면, 동시 통역이 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저도 그렇고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알겠습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알아왔고 가까운 사이라는 거죠. 한눈에 동시통역이 될 만큼요. 하지만 중요한 건 축하 전화는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축하한다는 언급도 일절 없습니다.

■ 그렇다면 바이든 당선 때 시진핑은 어땠을까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11월 25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바이든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 18일 만이었습니다.

당시 시 주석은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양측이 충돌과 대항을 피하고 상호존중과 협력, '윈윈'의 정신으로 협력하는 데 집중하며 갈등을 관리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추진하자"고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양국 관계는 치열한 긴장 관계의 연속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트럼프 때보다 더 강화했고 반도체, AI, 바이오 등 기술 분야의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축하 전화를 했을까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년 전인 2017년 10월 연임이 확정된 시 주석과 통화해 “특별한 영전”을 축하했습니다. 그러나 1년 뒤 2018년 전국인민대회에서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 선출됐을 때는 축전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한 시점이었습니다.

온 세계가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에 출렁이고 있습니다. 이번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러시아와 북한, 파키스탄 등이 앞다퉈 열렬히 축하한 반면 미국을 비롯한 유럽, 동맹국들이 조심스레 관망하고 있는 것은 이미 세계가 크게 두 축으로 나뉘어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만 미 국무부의 오늘(25일) 브리핑은 유심히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당 대회의 결론을 주목해서 보고 있다는 점, 중국과의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다가오는 G20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날 뜻이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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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시진핑에 축하 전화 안 한 바이든…바이든 당선 때 시진핑은?
    • 입력 2022-10-25 16:29:55
    특파원 리포트
2012년 방미한 시진핑이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축배를 들고 있다(출처: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 번째 연임이 확정되면서 각국 정상들의 축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낸 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중국의 외교 동맹 수장들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대회가 끝난 당일 소셜미디어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시진핑의 연임에 대한 나의 열렬한 축하를 받아달라"고 했다고 러시아 관영매체가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중국 공산당 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시 주석의 높은 정치적 권위와 명망을 보여주고 당신이 이끄는 당의 단결을 만면에 떨쳤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파트너십에서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한껏 마음을 담은 인사를 건넸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열렬한 축하 인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세계가 강경한 제재를 단행한 데 대해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우호를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푸틴 대통령과의 우정을 과시하며 중국, 러시아 간 동맹을 확고히 다져왔습니다. 이에 화답한 푸틴은 "친애하는 친구여, 나는 진심으로 당신이 책임진 일에 새로운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하며 건강과 번영을 기원합니다."라고 러브레터에 가까운 축전을 보냈습니다.

■ 북한 김정은 위원장 "가장 열렬한 축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시 주석에게 "가장 열렬한 축하"를 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축전에서 "(시 주석이)총서기로 다시 선거됐다는 기쁜 소식에 가장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며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의 기치 밑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역사적 과정을 추진하는 데서 획기적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총서기 동지의 영도 밑에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발전시키며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새로운 여정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리라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2019년 북한을 국빈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출처: CCTV)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트위터에서 "파키스탄 국민 전체를 대표해" 시 주석의 연임을 축하했습니다. 샤리프 총리는 시 주석의 3번째 임기가 "그의 현명한 지도와 중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변함없는 헌신에 대한 열렬한 찬사"라고 했습니다. 지난 4월 집권한 샤리프 총리는 전임자 당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중국과의 인프라 구축 프로그램이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이를 부활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축하 전화를 했을까요?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시 주석에게 축하 전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행정부 역시 시 주석의 3연임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을 언급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시진핑 주석과 티베트 고원에서 함께 있었습니다. 저는 세계의 다른 어떤 지도자보다도 시진핑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78시간 이상 함께했는데 전화상으로 8~10시간이고, 나머지는 직접 만난 시간입니다. 그는 저를 바라보면, 동시 통역이 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저도 그렇고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알겠습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알아왔고 가까운 사이라는 거죠. 한눈에 동시통역이 될 만큼요. 하지만 중요한 건 축하 전화는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축하한다는 언급도 일절 없습니다.

■ 그렇다면 바이든 당선 때 시진핑은 어땠을까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11월 25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바이든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 18일 만이었습니다.

당시 시 주석은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양측이 충돌과 대항을 피하고 상호존중과 협력, '윈윈'의 정신으로 협력하는 데 집중하며 갈등을 관리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추진하자"고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양국 관계는 치열한 긴장 관계의 연속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트럼프 때보다 더 강화했고 반도체, AI, 바이오 등 기술 분야의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축하 전화를 했을까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년 전인 2017년 10월 연임이 확정된 시 주석과 통화해 “특별한 영전”을 축하했습니다. 그러나 1년 뒤 2018년 전국인민대회에서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 선출됐을 때는 축전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한 시점이었습니다.

온 세계가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에 출렁이고 있습니다. 이번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러시아와 북한, 파키스탄 등이 앞다퉈 열렬히 축하한 반면 미국을 비롯한 유럽, 동맹국들이 조심스레 관망하고 있는 것은 이미 세계가 크게 두 축으로 나뉘어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만 미 국무부의 오늘(25일) 브리핑은 유심히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당 대회의 결론을 주목해서 보고 있다는 점, 중국과의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다가오는 G20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날 뜻이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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