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경찰 수사 부서 기피…“수사관 인원·지원 늘려야”

입력 2022.10.25 (21:42) 수정 2022.10.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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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국정감사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것 중 하나가 수사 부서의 경찰관 부족 문제였습니다.

경찰관들이 수사 부서를 기피하면서 수사인력 부족에 따른 수사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또, 대책은 뭘까요?

심층취재, 한성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11명이 근무하고 있는 청주 흥덕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입니다.

수사관 1명이 동시에 맡아 진행하고 있는 사건 수는 평균 50건.

많을 때는 70건이 넘기도 합니다.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업무가 더욱 늘어 야근과 휴일 근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재구/청주 흥덕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사기가 충만한 상태로 일을 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게 안되니까. 최악의 상황이니까."]

하지만, 인원 충원이나 혜택은 없습니다.

승진 등에서도 불리하자 수사 부서를 떠나는 경찰관들이 늘고 있습니다.

충북 경찰의 수사 경과 해제 인원은 4년 사이 31명에서 120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수사 경과 현원도 정원대비 87.4%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연차가 많은 수사관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수사 질까지 저하되고 있습니다.

실제, 수사관이 처리하는 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2018년 45일이었지만, 올해는 두 달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민관기/청주 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 : "인력이라던가 예산문제가 전혀 수사권 조정이 되면서 반영이 안 됐기 때문에 어려운 현실이 수사관들에게 직접 피부로 와서 닿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수사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지난해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했습니다.

하지만 채용과 승진 등 인사 시스템은 그대로였고, 처우도 개선 된 것이 없었습니다.

[김영식/서원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지금은 그런 기준이 없거든요. (수사경찰) 별도의 인사 운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주로 승진이 잘 되는 부서 쪽으로 인재들이 몰리게 되고요."]

경찰이 내년도 정부에 증원을 요청한 수사 인력은 2,093명, 하지만 모두 거부됐습니다.

갈수록 지능화되고 복잡해지는 범죄에 '경찰의 꽃'이라 불렸던 수사관 부족 현상이 심화 되면서 각종 범죄 피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성원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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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경찰 수사 부서 기피…“수사관 인원·지원 늘려야”
    • 입력 2022-10-25 21:42:18
    • 수정2022-10-25 22:00:14
    뉴스9(청주)
[앵커]

최근 국정감사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것 중 하나가 수사 부서의 경찰관 부족 문제였습니다.

경찰관들이 수사 부서를 기피하면서 수사인력 부족에 따른 수사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또, 대책은 뭘까요?

심층취재, 한성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11명이 근무하고 있는 청주 흥덕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입니다.

수사관 1명이 동시에 맡아 진행하고 있는 사건 수는 평균 50건.

많을 때는 70건이 넘기도 합니다.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업무가 더욱 늘어 야근과 휴일 근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재구/청주 흥덕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사기가 충만한 상태로 일을 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게 안되니까. 최악의 상황이니까."]

하지만, 인원 충원이나 혜택은 없습니다.

승진 등에서도 불리하자 수사 부서를 떠나는 경찰관들이 늘고 있습니다.

충북 경찰의 수사 경과 해제 인원은 4년 사이 31명에서 120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수사 경과 현원도 정원대비 87.4%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연차가 많은 수사관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수사 질까지 저하되고 있습니다.

실제, 수사관이 처리하는 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2018년 45일이었지만, 올해는 두 달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민관기/청주 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 : "인력이라던가 예산문제가 전혀 수사권 조정이 되면서 반영이 안 됐기 때문에 어려운 현실이 수사관들에게 직접 피부로 와서 닿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수사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지난해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했습니다.

하지만 채용과 승진 등 인사 시스템은 그대로였고, 처우도 개선 된 것이 없었습니다.

[김영식/서원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지금은 그런 기준이 없거든요. (수사경찰) 별도의 인사 운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주로 승진이 잘 되는 부서 쪽으로 인재들이 몰리게 되고요."]

경찰이 내년도 정부에 증원을 요청한 수사 인력은 2,093명, 하지만 모두 거부됐습니다.

갈수록 지능화되고 복잡해지는 범죄에 '경찰의 꽃'이라 불렸던 수사관 부족 현상이 심화 되면서 각종 범죄 피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성원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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