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느껴선 안 돼”…키이우 체류 외교관에게 들어보니

입력 2022.10.27 (07:00) 수정 2022.10.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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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8일, 러시아 본토와 크림 반도를 잇는 다리에서 불덩어리가 치솟았습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직후 5조 원을 들여 유럽 최장 규모(19km)로 건설한, ‘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다리가 폭파된 겁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배후라며 즉각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이틀 후인 10일 오전 8시. 여름내 잠잠했던 수도 키이우에서 출근길에 자폭 드론과 미사일 70여 발이 쏟아졌습니다. 수도 중심부 폭격은 전쟁이 시작된 2월 이래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지역에도 공습이 이어져, 현재까지 자국민 70명이 숨지고 240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습니다.

최근 한국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와 남부 곳곳을 탈환하고 러시아군이 후퇴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렸습니다. 그러나 수세에 몰린 푸틴은 도리어 더 강경해지고, 전술핵 사용 가능성마저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 다시 공포와 불안이 감도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6월 부임해 현지에서 교민 보호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김형태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에게 현 상황을 물었습니다. 인터뷰는 22일, 대사관 전기 공급이 불안해지는 순환 단전 시간을 피해 진행했습니다.

이달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자폭 드론 공격이 발생한 직후 모습이달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자폭 드론 공격이 발생한 직후 모습

- 10일부터 러시아의 공습이 다시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최근 며칠간 상황은 어땠습니까?

“오늘 오전에도 공습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이런 공습경보나 폭발음, 대공포 소리, 총성 같은 것들이 새벽에 들립니다. 지난 열흘을 되돌아보면 사흘 정도는 이런 소리에 잠을 깬 것 같습니다.”

- 한국 대사관이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데, 근처에도 폭격이 있었습니까?

“그렇습니다. 대사관 주변에 공격 목표점이 될 만한 시설들이 있습니다. 올해 6월에는 3km 밖에서 피해가 있었는데, 이번엔 1km 근처까지 폭격이 있었습니다.”

- 출퇴근은 정상적으로 가능합니까?

“공습이 주로 출퇴근 시간에 있었습니다. 위험하기도 하고 이동도 어렵기는 합니다. 공습이 예상되면 재택 근무를 하거나, 근무 도중 경보가 울리면 이동을 금지하고 방공호로 대피합니다. 대사관 지하에도 공간이 있고, 다른 곳으로도 분산해서 즉시 대피합니다.”

- 공습 경보가 여전히 자주 울리나요.

“매일 조금씩 다릅니다만, 최근엔 하루 서너 차례 정도입니다. 실제 공격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죠.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대피해야 합니다. 짧게는 30분 정도 만에도 끝나지만, 최근엔 3시간 이상 유지된 적도 있습니다. 경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도 취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험상 2건 중 1건은 취소되는 거 같은데요. 어제도 만남 10~20분 전에 약속이 취소돼서, 일정을 다시 정했습니다.”

이달 10일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이 출근길에 촬영한 사진. 출근길에 경보가 울리면 근처 지하철역이나 방공호로 대피해야 한다.(사진제공 : 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이달 10일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이 출근길에 촬영한 사진. 출근길에 경보가 울리면 근처 지하철역이나 방공호로 대피해야 한다.(사진제공 : 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 키이우 시민들의 일상은 지금 어떻습니까.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거리 통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도시가 멈춘 듯 보이지만, 경보가 해제되면 시민들은 또다시 생업을 이어가며 의연하게 살아갑니다. 사실 최근 두 달 넘게 공격이 좀 잠잠한 상태였기 때문에 공습 재개는 모두에게 큰 불안을 줍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국가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제 눈에는 보였습니다.”

- 생필품이 부족하고 물가도 크게 올랐다는 보도가 이어지는데, 사재기 등 혼란은 없나요.

“제가 느낀 것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국가 수호에 대한 단합된 의지와 성숙된 시민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전쟁 초기인 2~3월에도 사재기 대신 마트나 주유소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조용하게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공습 재개 다음날(이달 11일), “우리 국민 안전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거주 교민들에게 출국을 권고했습니다. 현지에서, 두려움을 느끼진 않습니까?

“…바로 옆에서 공습사이렌이 울려대고, 또 폭발음이 ‘쿵쿵’ 들릴 때 저희도 불안하지만, 또 바로 그런 시간에 우리 대사관 직원들은 교민들께 연락해서 안전을 확인하고 (외교부) 본부와도 교신하며 대책을 생각해 내야 해서 더 바빠집니다.”

- 가장 공포스러웠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이건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저 스스로는 불안감 같은, 그런 거를 느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현지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직원 10여 명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내색은 안 하지만 은연중에 불안이나 트라우마가 내면에 누적돼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 하는 것도 심리적으로 영향이 큽니다. 공습과 포격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묵묵히 일하는 걸 보면 참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만, 의연하게 대처해주는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 대사관은 계속 키이우에 유지합니까?

“긴급 상황으로 부득이 대피해야 할 가능성에도 대비는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로선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대한민국 대사관의 존재 자체가,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나 우리 교민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대사관은 키이우에서 가장 늦게 대피하고 가장 먼저 복귀한 대사관 중 하나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도 이걸 잘 알고, 만날 때마다 고맙다고 합니다.”

3월 2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교민들과 함께 서부 국경도시 체르니우치로 철수하는 장면. 외교부는 당시 대사관 차량에 부착된 태극기가 검문 통과와 안전 확보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두 달 후인 5월 키이우로 복귀했다. (사진제공 : 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3월 2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교민들과 함께 서부 국경도시 체르니우치로 철수하는 장면. 외교부는 당시 대사관 차량에 부착된 태극기가 검문 통과와 안전 확보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두 달 후인 5월 키이우로 복귀했다. (사진제공 : 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 올해 3월 서부 체르니우치로 대사관을 옮길 때, 교민들과 함께 철수하셨죠.

“565명이던 교민 중에, 전쟁 시작 후에도 대피를 못 한 분이 60여 명 정도였습니다. 그분들을 우리 직원들이 대사관 차량으로 폴란드·루마니아·슬로바키아 등 인접국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켜드렸는데, 그것이 저희에게는 하나의 보람이고 또 자부심입니다.”

- 당시 만삭 임산부도 대피 명단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안전하게 잘 계시나요?

“한국에서 무사히 출산하셨습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계속 저희에게 보내주십니다. 최근엔 6개월 된 아이 모습을 보내 주셨는데, 그 영상을 직원들과 같이 보면 감회가 참 새롭고. 우리가 그래도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뭐라고 할까요. 위안을 오히려 얻습니다.”

- 현재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교민 규모는?

“30여 명입니다. 주로 가족이나 생업 기반이 여기에 있는 분들입니다. 대사관과 매일 연락하며,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정부나 의회가 한국 정부에 요청한 지원이 있습니까?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을 배워야 할 나라라고 보고 많은 분야에서 협력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 정부는 현재까지 (인도적 지원과 비전투 군수물자 등)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지원했습니다. 절반은 국제기구를 통해서, 절반은 현물 지원을 했습니다.”

- 러시아가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고, 징집령까지 내리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유럽에선 ‘반전 여론’도 더욱 커지는 양상입니다. 이 전쟁, 언제까지 갈 거로 보십니까?

“앞으로의 전망을 말씀드리기는 좀 조심스럽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러-우 양측 입장과 목표가 매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제반 상황이 매우 가변적입니다. 막연히 전쟁이 빨리 끝날 수도 있다는 희망적 사고를 하기보다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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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7 07:00:10
    • 수정2022-10-27 07:06:44
    취재K

이달 8일, 러시아 본토와 크림 반도를 잇는 다리에서 불덩어리가 치솟았습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직후 5조 원을 들여 유럽 최장 규모(19km)로 건설한, ‘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다리가 폭파된 겁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배후라며 즉각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이틀 후인 10일 오전 8시. 여름내 잠잠했던 수도 키이우에서 출근길에 자폭 드론과 미사일 70여 발이 쏟아졌습니다. 수도 중심부 폭격은 전쟁이 시작된 2월 이래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지역에도 공습이 이어져, 현재까지 자국민 70명이 숨지고 240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습니다.

최근 한국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와 남부 곳곳을 탈환하고 러시아군이 후퇴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렸습니다. 그러나 수세에 몰린 푸틴은 도리어 더 강경해지고, 전술핵 사용 가능성마저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 다시 공포와 불안이 감도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6월 부임해 현지에서 교민 보호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김형태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에게 현 상황을 물었습니다. 인터뷰는 22일, 대사관 전기 공급이 불안해지는 순환 단전 시간을 피해 진행했습니다.

이달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자폭 드론 공격이 발생한 직후 모습
- 10일부터 러시아의 공습이 다시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최근 며칠간 상황은 어땠습니까?

“오늘 오전에도 공습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이런 공습경보나 폭발음, 대공포 소리, 총성 같은 것들이 새벽에 들립니다. 지난 열흘을 되돌아보면 사흘 정도는 이런 소리에 잠을 깬 것 같습니다.”

- 한국 대사관이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데, 근처에도 폭격이 있었습니까?

“그렇습니다. 대사관 주변에 공격 목표점이 될 만한 시설들이 있습니다. 올해 6월에는 3km 밖에서 피해가 있었는데, 이번엔 1km 근처까지 폭격이 있었습니다.”

- 출퇴근은 정상적으로 가능합니까?

“공습이 주로 출퇴근 시간에 있었습니다. 위험하기도 하고 이동도 어렵기는 합니다. 공습이 예상되면 재택 근무를 하거나, 근무 도중 경보가 울리면 이동을 금지하고 방공호로 대피합니다. 대사관 지하에도 공간이 있고, 다른 곳으로도 분산해서 즉시 대피합니다.”

- 공습 경보가 여전히 자주 울리나요.

“매일 조금씩 다릅니다만, 최근엔 하루 서너 차례 정도입니다. 실제 공격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죠.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대피해야 합니다. 짧게는 30분 정도 만에도 끝나지만, 최근엔 3시간 이상 유지된 적도 있습니다. 경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도 취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험상 2건 중 1건은 취소되는 거 같은데요. 어제도 만남 10~20분 전에 약속이 취소돼서, 일정을 다시 정했습니다.”

이달 10일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이 출근길에 촬영한 사진. 출근길에 경보가 울리면 근처 지하철역이나 방공호로 대피해야 한다.(사진제공 : 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 키이우 시민들의 일상은 지금 어떻습니까.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거리 통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도시가 멈춘 듯 보이지만, 경보가 해제되면 시민들은 또다시 생업을 이어가며 의연하게 살아갑니다. 사실 최근 두 달 넘게 공격이 좀 잠잠한 상태였기 때문에 공습 재개는 모두에게 큰 불안을 줍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국가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제 눈에는 보였습니다.”

- 생필품이 부족하고 물가도 크게 올랐다는 보도가 이어지는데, 사재기 등 혼란은 없나요.

“제가 느낀 것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국가 수호에 대한 단합된 의지와 성숙된 시민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전쟁 초기인 2~3월에도 사재기 대신 마트나 주유소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조용하게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공습 재개 다음날(이달 11일), “우리 국민 안전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거주 교민들에게 출국을 권고했습니다. 현지에서, 두려움을 느끼진 않습니까?

“…바로 옆에서 공습사이렌이 울려대고, 또 폭발음이 ‘쿵쿵’ 들릴 때 저희도 불안하지만, 또 바로 그런 시간에 우리 대사관 직원들은 교민들께 연락해서 안전을 확인하고 (외교부) 본부와도 교신하며 대책을 생각해 내야 해서 더 바빠집니다.”

- 가장 공포스러웠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이건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저 스스로는 불안감 같은, 그런 거를 느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현지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직원 10여 명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내색은 안 하지만 은연중에 불안이나 트라우마가 내면에 누적돼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 하는 것도 심리적으로 영향이 큽니다. 공습과 포격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묵묵히 일하는 걸 보면 참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만, 의연하게 대처해주는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 대사관은 계속 키이우에 유지합니까?

“긴급 상황으로 부득이 대피해야 할 가능성에도 대비는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로선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대한민국 대사관의 존재 자체가,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나 우리 교민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대사관은 키이우에서 가장 늦게 대피하고 가장 먼저 복귀한 대사관 중 하나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도 이걸 잘 알고, 만날 때마다 고맙다고 합니다.”

3월 2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교민들과 함께 서부 국경도시 체르니우치로 철수하는 장면. 외교부는 당시 대사관 차량에 부착된 태극기가 검문 통과와 안전 확보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두 달 후인 5월 키이우로 복귀했다. (사진제공 : 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 올해 3월 서부 체르니우치로 대사관을 옮길 때, 교민들과 함께 철수하셨죠.

“565명이던 교민 중에, 전쟁 시작 후에도 대피를 못 한 분이 60여 명 정도였습니다. 그분들을 우리 직원들이 대사관 차량으로 폴란드·루마니아·슬로바키아 등 인접국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켜드렸는데, 그것이 저희에게는 하나의 보람이고 또 자부심입니다.”

- 당시 만삭 임산부도 대피 명단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안전하게 잘 계시나요?

“한국에서 무사히 출산하셨습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계속 저희에게 보내주십니다. 최근엔 6개월 된 아이 모습을 보내 주셨는데, 그 영상을 직원들과 같이 보면 감회가 참 새롭고. 우리가 그래도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뭐라고 할까요. 위안을 오히려 얻습니다.”

- 현재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교민 규모는?

“30여 명입니다. 주로 가족이나 생업 기반이 여기에 있는 분들입니다. 대사관과 매일 연락하며,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정부나 의회가 한국 정부에 요청한 지원이 있습니까?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을 배워야 할 나라라고 보고 많은 분야에서 협력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 정부는 현재까지 (인도적 지원과 비전투 군수물자 등)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지원했습니다. 절반은 국제기구를 통해서, 절반은 현물 지원을 했습니다.”

- 러시아가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고, 징집령까지 내리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유럽에선 ‘반전 여론’도 더욱 커지는 양상입니다. 이 전쟁, 언제까지 갈 거로 보십니까?

“앞으로의 전망을 말씀드리기는 좀 조심스럽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러-우 양측 입장과 목표가 매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제반 상황이 매우 가변적입니다. 막연히 전쟁이 빨리 끝날 수도 있다는 희망적 사고를 하기보다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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