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온실가스 최고치’ 찍었다…거세진 ‘메탄’의 공격

입력 2022.10.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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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지난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얘기입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전 세계 지구대기 관측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온실가스 연보'를 발표합니다. 올해로 18번째 연보인데, 내용은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 '최고치'…한국은 더 심각

먼저 이산화탄소를 보겠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1980년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가 415.7ppm까지 치솟았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한해 전인 2020년과 비교해도 2.5ppm 상승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상황을 볼까요? 파란색으로 표시된 수치가 우리나라 안면도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입니다. 423.1ppm. 전 세계 농도치 보다 7.4ppm 높습니다. 증가 폭은 더 가파른데요. 2020년과 비교해 2.7ppm 상승했습니다.

[연관 기사]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 ‘최고치’ 경신…유럽 “기후위기, 코로나19 만큼 심각”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06533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전 세계 평균 농도입니다. 그러나 개별 관측소에서 측정한 값은 이미 420ppm을 넘어섰습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_사진 NOAA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_사진 NOAA

앞서 지난 5월, 미 해양대기청(NOAA)도 하와이 마우나로아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421ppm으로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는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서 전 지구의 대기 상태를 알려주는 배경대기 관측소 역할을 합니다. 처음 이산화탄소 관측이 시작된 1958년만 해도 농도는 313ppm이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에는 421ppm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니까 64년 만에 108ppm이나 높아진 겁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광합성이 활발한 여름에 최소로 떨어지고 5월쯤 다시 최고를 기록하는데요. 421ppm이라는 수치,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50% 증가한 것입니다. 20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인류가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숨은 폭탄, '메탄'의 공격 가속화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할 게 있습니다. 바로 메탄입니다.

2021년 메탄 농도는 1,908ppb(10억분의 1)로 관측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2020년과 비교해 15ppb가 상승한 건데,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증가율이 9.2ppb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안면도의 경우, 2,005ppb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전 세계 농도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메탄은 '지구온난화 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가 이산화탄소보다 '21배' 큽니다. 온실효과도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기후변화 기여도 역시 이산화탄소(88.6%)에 이어 두 번째(4.8%)로 높습니다.

주요 배출원은 농·축산업과 폐기물, 에너지 분야로 꼽힙니다.

[연관 기사]
탄소중립 ‘빨간불’…‘메탄’ 또 역대 최고치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07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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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78775

■ 메탄을 줄여라!…위협을 희망으로

메탄은 원래 습지나 호수, 산불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배출됐습니다. 산업혁명 이전만 해도 그 농도는 700ppb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200년도 안 되는 시간에 2.7배나 늘어나 이산화탄소보다 증가 폭이 가팔랐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메탄은 전체 지구온난화의 약 30%, 그러니까 기온 0.5℃ 상승의 원인 물질로 지목됐습니다.

2021년 체결된 ‘글로벌 메탄 서약’_사진 REUTERS2021년 체결된 ‘글로벌 메탄 서약’_사진 REUTERS

하지만 메탄은 위협인 동시에 희망입니다.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최대 수백 년간 머물며 사라지지 않지만, 메탄은 체류 기간이 9년 정도로 짧습니다. 다시 말해 메탄을 적극적으로 감축하면 그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메탄을 적극적으로 감축하면 기후위기를 완화하고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가 의기투합했습니다.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을 맺었습니다. 메탄의 전 세계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자는 내용인데요. 우리나라도 여기에 동참했습니다. 이제 실천만 남았습니다. 위협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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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 ‘온실가스 최고치’ 찍었다…거세진 ‘메탄’의 공격
    • 입력 2022-10-27 09:00:25
    취재K

다시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지난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얘기입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전 세계 지구대기 관측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온실가스 연보'를 발표합니다. 올해로 18번째 연보인데, 내용은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 '최고치'…한국은 더 심각

먼저 이산화탄소를 보겠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1980년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가 415.7ppm까지 치솟았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한해 전인 2020년과 비교해도 2.5ppm 상승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상황을 볼까요? 파란색으로 표시된 수치가 우리나라 안면도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입니다. 423.1ppm. 전 세계 농도치 보다 7.4ppm 높습니다. 증가 폭은 더 가파른데요. 2020년과 비교해 2.7ppm 상승했습니다.

[연관 기사]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 ‘최고치’ 경신…유럽 “기후위기, 코로나19 만큼 심각”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06533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전 세계 평균 농도입니다. 그러나 개별 관측소에서 측정한 값은 이미 420ppm을 넘어섰습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_사진 NOAA
앞서 지난 5월, 미 해양대기청(NOAA)도 하와이 마우나로아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421ppm으로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는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서 전 지구의 대기 상태를 알려주는 배경대기 관측소 역할을 합니다. 처음 이산화탄소 관측이 시작된 1958년만 해도 농도는 313ppm이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에는 421ppm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니까 64년 만에 108ppm이나 높아진 겁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광합성이 활발한 여름에 최소로 떨어지고 5월쯤 다시 최고를 기록하는데요. 421ppm이라는 수치,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50% 증가한 것입니다. 20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인류가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숨은 폭탄, '메탄'의 공격 가속화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할 게 있습니다. 바로 메탄입니다.

2021년 메탄 농도는 1,908ppb(10억분의 1)로 관측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2020년과 비교해 15ppb가 상승한 건데,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증가율이 9.2ppb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안면도의 경우, 2,005ppb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전 세계 농도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메탄은 '지구온난화 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가 이산화탄소보다 '21배' 큽니다. 온실효과도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기후변화 기여도 역시 이산화탄소(88.6%)에 이어 두 번째(4.8%)로 높습니다.

주요 배출원은 농·축산업과 폐기물, 에너지 분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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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탄을 줄여라!…위협을 희망으로

메탄은 원래 습지나 호수, 산불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배출됐습니다. 산업혁명 이전만 해도 그 농도는 700ppb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200년도 안 되는 시간에 2.7배나 늘어나 이산화탄소보다 증가 폭이 가팔랐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메탄은 전체 지구온난화의 약 30%, 그러니까 기온 0.5℃ 상승의 원인 물질로 지목됐습니다.

2021년 체결된 ‘글로벌 메탄 서약’_사진 REUTERS
하지만 메탄은 위협인 동시에 희망입니다.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최대 수백 년간 머물며 사라지지 않지만, 메탄은 체류 기간이 9년 정도로 짧습니다. 다시 말해 메탄을 적극적으로 감축하면 그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메탄을 적극적으로 감축하면 기후위기를 완화하고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가 의기투합했습니다.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을 맺었습니다. 메탄의 전 세계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자는 내용인데요. 우리나라도 여기에 동참했습니다. 이제 실천만 남았습니다. 위협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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