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홍어, 집 나간 명태…바다에 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22.10.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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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잘 안 잡히던 국산 홍어, 최근 군산으로 복귀
동해 명태 살리기 8년…사실상 '실패작'
'정어리떼 출몰'은 해양 생태계 급속한 변화 시사


■흑산도는 가라~!, 이제 '군산 홍어' 전성시대?

그동안 홍어의 대표적 산지는 단연 전남 신안의 흑산도였습니다.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전국 많은 홍어 애호가들이 선호했습니다. 하지만 흑산도 홍어는 점점 어획량이 줄어 구하기 어려운 귀한 물건이 됐고 그사이 칠레나 아르헨티나에 등에서 들여온 수입 홍어가 식탁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국가 비하로 논란이 됐던 한 드라마에서도 해당 나라에서 홍어를 싸게 들여온다는 설정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흑산도 홍어 아성에 도전을 낸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전북 군산입니다. 군산에서 위판된 홍어는 2017년만 해도 4톤에 불과했지만 2년 전 600톤을 넘기더니, 지난해에는 1,400톤까지 늘었습니다. 전국 홍어 위판량 3,000여 톤의 45%를 차지하는 단연 1위 기록입니다. 이제 '군산 홍어 시대'가 왔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Q1>군산 홍어 늘어난 이유는?
①해수 온도 상승에 홍어 북상(난류성 어종)
②전북에 홍어 어획량 제한 없어
③홍어 개체 수 증가 추세(2007년 금어기 지정)

■집 나간 명태는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홍어와 대비되는 어종이 있습니다. 과거 동해에서 많이 잡혀 국민 어종으로도 불렸던 명태 이야기입니다. 과거 기록을 보면 1917년 명태는 총어획량의 30%를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잡힌 어종이었습니다. 명태는 여러 음식으로 사랑받았고, 특히 요즘 같이 찬바람이 불 때 싱싱한 재료로 만든 생태탕은 별미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생태탕은 일본,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에서 수입한 생선으로 만든 것입니다.

겨울철 별미 생태탕. 국산 명태 복귀 사업은 사실상 실패했다.겨울철 별미 생태탕. 국산 명태 복귀 사업은 사실상 실패했다.

2008년쯤부터 명태 공식 어획량이 '0'을 기록하자 정부는 이른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실시합니다. 2016년 세계 최초로 명태 양식에 성공하면서 이 사업은 빛을 보는 듯 했습니다. 지금까지 200만 마리 가까운 명태 치어를 강원도 동해안에 방류했고 다시 동해로 돌아오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방류된 명태 가운데 우리 바다에서 다시 잡힌 것은 단 10여 마리.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야심 찼던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Q2>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어떻게 됐나?
①동해 수온 상승으로 명태 서식 환경 악화
②대규모 명태 치어 방류에도 귀환 실적 미미
③올해도 20만 마리 방류…서식지와 이동 경로는?

■해운대에 몰려온 정어리떼…우리 바다에 무슨 일이?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정어리떼의 집단 출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경남 통영과 마산, 진해, 남해 강진만, 부산 앞바다 등에 정어리떼가 출몰하는 일이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달 중순에는 부산 해운대에 거대한 검은 물결(정어리떼)이 관측돼 놀라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달 19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정어리떼(사진:해운대구)이달 19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정어리떼(사진:해운대구)

국립수산과학원은 불빛에 민감한 정어리가 빛을 보고 해변으로 몰려왔거나 다른 곳에서 포식자를 피해 이동했을 가능성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최근 경남 창원 마산만 일대에서는 정어리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까지 있었는데요, 원인을 놓고 아직 속 시원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Q3>최근 출몰한 정어리 떼의 정체는?
①정어리는 군집 유영을 하는 아열대 어종
②빛을 보고 해변으로 왔을 가능성 등 분분
③창원 마산만 정어리 집단 폐사는 의문투성이

최근 40년 동안 한반도 주변 해역 표층 평균 수온은 1도 정도 올랐습니다. 이런 수온 변화를 비롯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8년 가까이 살리기 시도를 한 명태는 돌아오지 않고 기대하지 않았던 어종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는데도 우리가 주변 해역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최근 논쟁이 된 '정어리 집단 출현과 떼죽음'은 이런 해양 생태계 변화 논쟁을 더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사진구성: 신혜지 / 인포그래픽: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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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홍어, 집 나간 명태…바다에 대체 무슨 일이?
    • 입력 2022-10-29 08:00:16
    취재K
잘 안 잡히던 국산 홍어, 최근 군산으로 복귀<br />동해 명태 살리기 8년…사실상 '실패작'<br />'정어리떼 출몰'은 해양 생태계 급속한 변화 시사

■흑산도는 가라~!, 이제 '군산 홍어' 전성시대?

그동안 홍어의 대표적 산지는 단연 전남 신안의 흑산도였습니다.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전국 많은 홍어 애호가들이 선호했습니다. 하지만 흑산도 홍어는 점점 어획량이 줄어 구하기 어려운 귀한 물건이 됐고 그사이 칠레나 아르헨티나에 등에서 들여온 수입 홍어가 식탁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국가 비하로 논란이 됐던 한 드라마에서도 해당 나라에서 홍어를 싸게 들여온다는 설정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흑산도 홍어 아성에 도전을 낸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전북 군산입니다. 군산에서 위판된 홍어는 2017년만 해도 4톤에 불과했지만 2년 전 600톤을 넘기더니, 지난해에는 1,400톤까지 늘었습니다. 전국 홍어 위판량 3,000여 톤의 45%를 차지하는 단연 1위 기록입니다. 이제 '군산 홍어 시대'가 왔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Q1>군산 홍어 늘어난 이유는?
①해수 온도 상승에 홍어 북상(난류성 어종)
②전북에 홍어 어획량 제한 없어
③홍어 개체 수 증가 추세(2007년 금어기 지정)

■집 나간 명태는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홍어와 대비되는 어종이 있습니다. 과거 동해에서 많이 잡혀 국민 어종으로도 불렸던 명태 이야기입니다. 과거 기록을 보면 1917년 명태는 총어획량의 30%를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잡힌 어종이었습니다. 명태는 여러 음식으로 사랑받았고, 특히 요즘 같이 찬바람이 불 때 싱싱한 재료로 만든 생태탕은 별미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생태탕은 일본,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에서 수입한 생선으로 만든 것입니다.

겨울철 별미 생태탕. 국산 명태 복귀 사업은 사실상 실패했다.
2008년쯤부터 명태 공식 어획량이 '0'을 기록하자 정부는 이른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실시합니다. 2016년 세계 최초로 명태 양식에 성공하면서 이 사업은 빛을 보는 듯 했습니다. 지금까지 200만 마리 가까운 명태 치어를 강원도 동해안에 방류했고 다시 동해로 돌아오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방류된 명태 가운데 우리 바다에서 다시 잡힌 것은 단 10여 마리.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야심 찼던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Q2>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어떻게 됐나?
①동해 수온 상승으로 명태 서식 환경 악화
②대규모 명태 치어 방류에도 귀환 실적 미미
③올해도 20만 마리 방류…서식지와 이동 경로는?

■해운대에 몰려온 정어리떼…우리 바다에 무슨 일이?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정어리떼의 집단 출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경남 통영과 마산, 진해, 남해 강진만, 부산 앞바다 등에 정어리떼가 출몰하는 일이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달 중순에는 부산 해운대에 거대한 검은 물결(정어리떼)이 관측돼 놀라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달 19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정어리떼(사진:해운대구)
국립수산과학원은 불빛에 민감한 정어리가 빛을 보고 해변으로 몰려왔거나 다른 곳에서 포식자를 피해 이동했을 가능성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최근 경남 창원 마산만 일대에서는 정어리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까지 있었는데요, 원인을 놓고 아직 속 시원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Q3>최근 출몰한 정어리 떼의 정체는?
①정어리는 군집 유영을 하는 아열대 어종
②빛을 보고 해변으로 왔을 가능성 등 분분
③창원 마산만 정어리 집단 폐사는 의문투성이

최근 40년 동안 한반도 주변 해역 표층 평균 수온은 1도 정도 올랐습니다. 이런 수온 변화를 비롯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8년 가까이 살리기 시도를 한 명태는 돌아오지 않고 기대하지 않았던 어종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는데도 우리가 주변 해역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최근 논쟁이 된 '정어리 집단 출현과 떼죽음'은 이런 해양 생태계 변화 논쟁을 더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사진구성: 신혜지 / 인포그래픽: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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