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러시아 시장, 이케아·KFC도 떠난다…한국 기업들은?

입력 2022.11.03 (18:09) 수정 2022.11.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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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상황도 궁금한데, 모스크바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조빛나 특파원,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3월부터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들 중 일부가 영업을 일시 중단했는데요.

약 8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떤 지 취재했습니다.

우선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패션업체 상황을 보면요.

일본 유니클로, 스페인 자라, 스웨덴 H&M 등은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프랑스 화장품점인 세포라는 영업을 재개했는데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최근 아예 철수하기로 결정한 기업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 패스트푸드점 KFC가 레스토랑 네트워크와 프랜차이즈 소유권을 러시아 업체에 팔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만 명 넘게 현지 인력을 고용했던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도 사업 정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독일 벤츠와 일본 닛산차도 러시아 시장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닛산은 부품 조달이 어려워 3월부터 현지 생산을 중단해왔는데 상황 변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매체 타스는 일본 리서치업체 테이코쿠 데이터뱅크를 인용해서 러시아에 진출한 일본기업 중 11%가 철수를 발표했는데, 9월과 10월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철수를 선언한 기업을 국가별로 분류하면 노르웨이와 영국이 가장 많았고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면 판매 자체를 안하는 것입니까?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기업별로 상황이 다 다릅니다만 이름을 바꾸고 비슷한 분위기로 다시 영업을 시작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미국 커피점 스타벅스는 러시아 업체가 인수했는데요.

이름를 스타 커피로 바꾸고 영업 중입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분위기나 판매 제품이 비슷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가전회사 월풀은 터키 가전회사가 인수해 판매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덴마크 장난감회사 레고도 러시아를 떠났는데요.

이름은 바뀌었지만 병행수입을 통해 제품 공급이 계속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장 직원 : "(레고 제품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름이 바뀐 것은) 레고가 러시아에서 떠났기 때문입니다. 매주 새로운 제품이 들어옵니다."]

[앵커]

자산 매각 결정이 기업으로서는 쉬운 선택은 아닐텐데요.

현지에선 시장 상황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물론 업종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대러 제재로 인한 전반적인 공급부족, 경기침체, 고물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은 분석했습니다.

사업을 유지하려고 해도 불확실성이 있고, 떠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데, 기업 전문 변호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르게이 밀라노프/법무법인 알루드 아태지역 공동대표 :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확대될 위험이 있고 이렇게 요동치는 법적 환경에서 사업 계획을 세우고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번 사업을 종료하면 다시 돌아오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러시아처럼 (원래 투자 친화적이지 않은) 어려운 곳에서 뭔가를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닛산이나 맥도날드의 경우는 자산을 매각하면서 몇 년 내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이른바 '바이백' 조건을 넣기도 했습니다.

현재 러시아 하원에는 운영 중단이나 철수를 선언한 외국 회사를 외부관리대상으로 지정하는 새로운 법안이 계류 중입니다.

기업들로서는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도 러시아에 진출해있지 않습니까,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 151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직접투자규모로 보면 제조업이 60%가까이 되는데, 자동차와 의약품, 식료품 등입니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부품 조달 차질 등을 이유로 현지 생산 공장 가동을 멈췄지만 고용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시장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러시아 매체에서 최근 현대차와 LG전자의 철수 가능성을 제기하며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사실 무근이다,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도시락 라면을 판매하는 팔도의 경우 러시아에서 철수한 스페인 식품기업을 인수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합니다.

또 대러 제재 품목이 아닌 경우는 사업에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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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3 18:09:12
    • 수정2022-11-03 18:26:11
    통합뉴스룸ET
[앵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상황도 궁금한데, 모스크바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조빛나 특파원,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3월부터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들 중 일부가 영업을 일시 중단했는데요.

약 8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떤 지 취재했습니다.

우선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패션업체 상황을 보면요.

일본 유니클로, 스페인 자라, 스웨덴 H&M 등은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프랑스 화장품점인 세포라는 영업을 재개했는데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최근 아예 철수하기로 결정한 기업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 패스트푸드점 KFC가 레스토랑 네트워크와 프랜차이즈 소유권을 러시아 업체에 팔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만 명 넘게 현지 인력을 고용했던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도 사업 정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독일 벤츠와 일본 닛산차도 러시아 시장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닛산은 부품 조달이 어려워 3월부터 현지 생산을 중단해왔는데 상황 변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매체 타스는 일본 리서치업체 테이코쿠 데이터뱅크를 인용해서 러시아에 진출한 일본기업 중 11%가 철수를 발표했는데, 9월과 10월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철수를 선언한 기업을 국가별로 분류하면 노르웨이와 영국이 가장 많았고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면 판매 자체를 안하는 것입니까?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기업별로 상황이 다 다릅니다만 이름을 바꾸고 비슷한 분위기로 다시 영업을 시작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미국 커피점 스타벅스는 러시아 업체가 인수했는데요.

이름를 스타 커피로 바꾸고 영업 중입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분위기나 판매 제품이 비슷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가전회사 월풀은 터키 가전회사가 인수해 판매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덴마크 장난감회사 레고도 러시아를 떠났는데요.

이름은 바뀌었지만 병행수입을 통해 제품 공급이 계속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장 직원 : "(레고 제품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름이 바뀐 것은) 레고가 러시아에서 떠났기 때문입니다. 매주 새로운 제품이 들어옵니다."]

[앵커]

자산 매각 결정이 기업으로서는 쉬운 선택은 아닐텐데요.

현지에선 시장 상황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물론 업종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대러 제재로 인한 전반적인 공급부족, 경기침체, 고물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은 분석했습니다.

사업을 유지하려고 해도 불확실성이 있고, 떠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데, 기업 전문 변호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르게이 밀라노프/법무법인 알루드 아태지역 공동대표 :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확대될 위험이 있고 이렇게 요동치는 법적 환경에서 사업 계획을 세우고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번 사업을 종료하면 다시 돌아오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러시아처럼 (원래 투자 친화적이지 않은) 어려운 곳에서 뭔가를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닛산이나 맥도날드의 경우는 자산을 매각하면서 몇 년 내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이른바 '바이백' 조건을 넣기도 했습니다.

현재 러시아 하원에는 운영 중단이나 철수를 선언한 외국 회사를 외부관리대상으로 지정하는 새로운 법안이 계류 중입니다.

기업들로서는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도 러시아에 진출해있지 않습니까,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 151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직접투자규모로 보면 제조업이 60%가까이 되는데, 자동차와 의약품, 식료품 등입니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부품 조달 차질 등을 이유로 현지 생산 공장 가동을 멈췄지만 고용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시장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러시아 매체에서 최근 현대차와 LG전자의 철수 가능성을 제기하며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사실 무근이다,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도시락 라면을 판매하는 팔도의 경우 러시아에서 철수한 스페인 식품기업을 인수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합니다.

또 대러 제재 품목이 아닌 경우는 사업에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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