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급식 개선, 불량 재료 여전

입력 2004.03.2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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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학교 급식을 개선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급식 환경은 아직도 크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조리 환경에서 식자재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실태를 박현진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달 초 젖소를 한우로 속여 22개 초중고등학교에 공급해 온 식육 공급업자가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위탁급식을 하는 이 고등학교 부식창고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소스가 나왔습니다.
이 중학교 주방은 벽면과 환풍구가 때로 찌들어 있습니다.
음식 찌꺼기도 제때 치우지 않았습니다.
⊙학교 급식소 조리원: 힘들어요, 두 명이 청소를 나름대로 하는데도 더러운 곳은 다 못 치워요.
⊙기자: 주방과 화장실이 벽 하나를 사이로 나란히 붙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학교 급식소 영양사: 저기는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상황이지만 저희가 폐쇄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기자: 허술한 급식관리는 곧바로 학생들의 식중독 사고로 이어집니다.
지난해에만 급식을 하는 43개 학교에서 학생 4000여 명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등 급식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맛이 없으니까 라면 사다가 밥 사서 말아 먹고 그러거든요.
⊙문광애(경기도 부천시 중동): 싼걸 쓰게 되니까 아무래도 질도 떨어지고...
⊙기자: 식중독 사고는 특히 위탁 급식학교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위탁업체의 경우 조금이라도 이윤을 더 남기기 위해 값싼 식자재를 사용하고 청결 관리마저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입니다.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 위탁급식에서 직영으로 바꿨습니다.
⊙김영식(월촌중 전 운영위원회장): 학부모들이 직접 식재료 들어온 것을 아침부터 검사를 할 수 있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또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러나 학교마다 있는 급식위원회는 학교측과 다른 학부모의 눈치 때문에 적극적인 검수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시민단체는 우선 직영 급식을 원칙으로 하고 우리 농산물을 사용해 급식환경을 바꾸자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서울시의 조례를 바꿔 학교급식에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서명운동에는 14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빈파(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사무처장): 우리 아이들이 어떤 이윤의 목적이 되고 있고 기업성장의 기반이 되어 버리고 있는 이런 것은 우리 학부모들이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기자: 교육인적자원부는 오는 2007년까지 1200억원을 들여 현재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1093개 학교도 직영급식으로 바꾸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 부담 때문에 중고등학교 급식의 직영 전환은 학교 자율에 맡겨두고 있습니다.
⊙조혜영(교육부 특수교육보건과): 위탁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급식시설비를 일부 지원해 준다든지 급식시설의 현대화 사업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전국적으로 학교 급식을 하는 학생은 700만명, 성장기 자녀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학교 급식을 개선하는 일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상황입니다.
KBS뉴스 박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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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도는 급식 개선, 불량 재료 여전
    • 입력 2004-03-2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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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학교 급식을 개선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급식 환경은 아직도 크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조리 환경에서 식자재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실태를 박현진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달 초 젖소를 한우로 속여 22개 초중고등학교에 공급해 온 식육 공급업자가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위탁급식을 하는 이 고등학교 부식창고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소스가 나왔습니다. 이 중학교 주방은 벽면과 환풍구가 때로 찌들어 있습니다. 음식 찌꺼기도 제때 치우지 않았습니다. ⊙학교 급식소 조리원: 힘들어요, 두 명이 청소를 나름대로 하는데도 더러운 곳은 다 못 치워요. ⊙기자: 주방과 화장실이 벽 하나를 사이로 나란히 붙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학교 급식소 영양사: 저기는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상황이지만 저희가 폐쇄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기자: 허술한 급식관리는 곧바로 학생들의 식중독 사고로 이어집니다. 지난해에만 급식을 하는 43개 학교에서 학생 4000여 명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등 급식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맛이 없으니까 라면 사다가 밥 사서 말아 먹고 그러거든요. ⊙문광애(경기도 부천시 중동): 싼걸 쓰게 되니까 아무래도 질도 떨어지고... ⊙기자: 식중독 사고는 특히 위탁 급식학교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위탁업체의 경우 조금이라도 이윤을 더 남기기 위해 값싼 식자재를 사용하고 청결 관리마저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입니다.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 위탁급식에서 직영으로 바꿨습니다. ⊙김영식(월촌중 전 운영위원회장): 학부모들이 직접 식재료 들어온 것을 아침부터 검사를 할 수 있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또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러나 학교마다 있는 급식위원회는 학교측과 다른 학부모의 눈치 때문에 적극적인 검수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시민단체는 우선 직영 급식을 원칙으로 하고 우리 농산물을 사용해 급식환경을 바꾸자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서울시의 조례를 바꿔 학교급식에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서명운동에는 14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빈파(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사무처장): 우리 아이들이 어떤 이윤의 목적이 되고 있고 기업성장의 기반이 되어 버리고 있는 이런 것은 우리 학부모들이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기자: 교육인적자원부는 오는 2007년까지 1200억원을 들여 현재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1093개 학교도 직영급식으로 바꾸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 부담 때문에 중고등학교 급식의 직영 전환은 학교 자율에 맡겨두고 있습니다. ⊙조혜영(교육부 특수교육보건과): 위탁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급식시설비를 일부 지원해 준다든지 급식시설의 현대화 사업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전국적으로 학교 급식을 하는 학생은 700만명, 성장기 자녀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학교 급식을 개선하는 일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상황입니다. KBS뉴스 박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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