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시티 전제조건 2급수 수질…해법 찾기 ‘난항’

입력 2022.11.08 (19:18) 수정 2022.11.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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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재난용 펌프장을 활용해 수질 개선을 할 경우 정작 재난이 닥쳤을 땐 대비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렇게 부산시 등이 수질을 개선하려는 이유, 바로 서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 때문입니다.

입주 3년을 안 둔 에코델타시티의 전제조건인 수질 개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아르내 기자, 에코델타시티 토양오염 문제가 지적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또 수질오염까지 지적됐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얼마 전 에코델타시티 사업 용지에 토양 오염이 심각하다는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3단계 개발사업지에서 기준치의 최대 240배가 넘는 암 유발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났죠.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돼 정화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번에는 수질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에코델타시티는 지난 2012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 주도로 시행된 서부산 최대 개발사업입니다.

하천 중심의 미래 지향적인 수변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10년 넘게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걸었던 조건이 바로 에코델타시티 주변의 하천 수질을 개선해 2급수의 물로 만들고, 레저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에코델타시티 인근을 도는 낙동강 지류의 수질은 4~5급수로 물고기조차 살지 못하는 수준인데요.

이미 2년 전부터 KBS가 맥도강 일대 수질 문제를 지적했지만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죠.

이번에도 현장을 가봤더니 맥도강에서 낙동강으로 흐르는 수문은 닫혀있고, 주변으로는 물이 고여서 악취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당장 입주는 3년 앞으로 다가왔거든요.

'물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에코델타시티 입주 이후에도 수질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앞에서 상류 수문을 개조하고 하류에서 물을 빼내면 수질이 개선된다고 했는데, 여기도 문제가 있다고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류 15km 지점에 대저수문으로 물을 받고, 하류에 있는 맥도 펌프장으로 물을 빼내면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여기서 사용하는 펌프장이 바로 재난 대비용 펌프장이라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폭우나 태풍, 가뭄 등 재난이 닥쳤을 때 사용하는 펌프장인데요.

맥도강 하류에 모두 6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시간당 최대 120만L의 물을 빼낼 수 있는데, 재난 상황에서 긴급하게 쓸 수 있게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 강서구 등이 함께 진행한 '물 순환사업 실증시험'에서는 이 펌프장을 수질 개선용으로 쓴다는 가정하고 실험을 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펌프장 6기를 최대 24시간 계속 가동할 경우, 지금의 5급수 수준의 맥도강 수질을 2급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는데요.

결국, 재난 대비용 펌프장의 용도를 아예 바꾸는 수준인 겁니다.

담당 자치단체인 강서구는 펌프장의 본래 용도대로 써야 하는 만큼 따로 펌프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수백억 원대의 예산입니다.

[앵커]

에코델타시티 사업 주체는 한국수자원공사인데, 책임은 강서구에서 져야 하는 셈이 됐습니다.

기관마다 입장도 제각각이라고요?

[기자]

네, 사업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펌프장 등 시설을 이용해 수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도 낙동강 물 문제는 환경부와 논의가 필요하다며 미루고 있는데요,

강서구는 기존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맥도 수문 등을 개조해서 따로 펌프장을 만드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2년 전 상황에서 한 발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장 입주가 3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정작 관계기관들이 뚜렷한 대안을 내지 못하고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어 이러다 시민들만 피해를 보진 않을지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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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코델타시티 전제조건 2급수 수질…해법 찾기 ‘난항’
    • 입력 2022-11-08 19:18:18
    • 수정2022-11-08 19:56:04
    뉴스7(부산)
[앵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재난용 펌프장을 활용해 수질 개선을 할 경우 정작 재난이 닥쳤을 땐 대비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렇게 부산시 등이 수질을 개선하려는 이유, 바로 서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 때문입니다.

입주 3년을 안 둔 에코델타시티의 전제조건인 수질 개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아르내 기자, 에코델타시티 토양오염 문제가 지적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또 수질오염까지 지적됐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얼마 전 에코델타시티 사업 용지에 토양 오염이 심각하다는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3단계 개발사업지에서 기준치의 최대 240배가 넘는 암 유발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났죠.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돼 정화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번에는 수질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에코델타시티는 지난 2012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 주도로 시행된 서부산 최대 개발사업입니다.

하천 중심의 미래 지향적인 수변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10년 넘게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걸었던 조건이 바로 에코델타시티 주변의 하천 수질을 개선해 2급수의 물로 만들고, 레저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에코델타시티 인근을 도는 낙동강 지류의 수질은 4~5급수로 물고기조차 살지 못하는 수준인데요.

이미 2년 전부터 KBS가 맥도강 일대 수질 문제를 지적했지만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죠.

이번에도 현장을 가봤더니 맥도강에서 낙동강으로 흐르는 수문은 닫혀있고, 주변으로는 물이 고여서 악취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당장 입주는 3년 앞으로 다가왔거든요.

'물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에코델타시티 입주 이후에도 수질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앞에서 상류 수문을 개조하고 하류에서 물을 빼내면 수질이 개선된다고 했는데, 여기도 문제가 있다고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류 15km 지점에 대저수문으로 물을 받고, 하류에 있는 맥도 펌프장으로 물을 빼내면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여기서 사용하는 펌프장이 바로 재난 대비용 펌프장이라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폭우나 태풍, 가뭄 등 재난이 닥쳤을 때 사용하는 펌프장인데요.

맥도강 하류에 모두 6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시간당 최대 120만L의 물을 빼낼 수 있는데, 재난 상황에서 긴급하게 쓸 수 있게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 강서구 등이 함께 진행한 '물 순환사업 실증시험'에서는 이 펌프장을 수질 개선용으로 쓴다는 가정하고 실험을 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펌프장 6기를 최대 24시간 계속 가동할 경우, 지금의 5급수 수준의 맥도강 수질을 2급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는데요.

결국, 재난 대비용 펌프장의 용도를 아예 바꾸는 수준인 겁니다.

담당 자치단체인 강서구는 펌프장의 본래 용도대로 써야 하는 만큼 따로 펌프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수백억 원대의 예산입니다.

[앵커]

에코델타시티 사업 주체는 한국수자원공사인데, 책임은 강서구에서 져야 하는 셈이 됐습니다.

기관마다 입장도 제각각이라고요?

[기자]

네, 사업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펌프장 등 시설을 이용해 수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도 낙동강 물 문제는 환경부와 논의가 필요하다며 미루고 있는데요,

강서구는 기존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맥도 수문 등을 개조해서 따로 펌프장을 만드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2년 전 상황에서 한 발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장 입주가 3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정작 관계기관들이 뚜렷한 대안을 내지 못하고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어 이러다 시민들만 피해를 보진 않을지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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