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사건의 지평선’ 이유있는 역주행

입력 2022.11.08 (19:38) 수정 2022.11.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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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하기'의 김현수입니다.

오늘은 과학과 문화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어제였죠.

순항 중인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 '다누리'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올해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부터 지난 추석 100년 만에 뜬 가장 큰 보름달, 슈퍼문까지 우주, 천문학 이슈와 이벤트들이 유독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리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데요.

지구의 본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월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주 얘기를 꺼내든 이유, 바로 가수 윤하의 노래 '사건의 지평선' 때문인데요.

지난 3월 발표된 이 곡이 최근, 국내 각종 음원 순위 1위에 오르며 이른바 역주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지평선'.

우주의 블랙홀에서 관측되는 한 경계면을 이야기하는데요,

블랙홀을 중심으로 빛이 빠져나올 수 있는 구역과 빛도 빠져나올 수 없는 지점이 만나는 경계입니다.

이 '사건의 지평선'을 사이로 나눠진 두 지점은 시간과 공간이 서로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데요.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가사는 어떨까요?

잠시 한 소절 들어보시죠.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면 영원히 어긋나는 서로의 시공간, 이별을 묘사한 건데요.

이별은 그동안 대중음악에서 단골 주제로 꾸준히 다뤄졌지만 우주라는 소재를 끌어와 가사를 풀어냈다는 점이 이전의 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시도였습니다.

'사건의 지평선' 뿐만 아니라 '혜성', '오르트 구름', '별의 조각', '블랙홀' 같이, 윤하의 앨범 목록은 과학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방불케 하는데요.

가수 윤하 본인도 그동안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고요.

이렇게 우주를 사색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이 어떻고, 양자 역학이 어떻다" 그동안 이렇게 어려운 단어로 설명돼 온 천문학이 감성적인 해석으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든 건데요.

누리꾼들은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이과 감성 단어를 가지고 저렇게 아름답게 노래를 지어내는 것도 능력이다" "윤하만의 감성, 문과와 이과를 대통합한 세계관이 재미있다" 이런 반응을 쏟아내고 있고, 과학계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궤도/과학커뮤니케이터 : "(이 노래에) 블랙홀에 대한 정말 많은 고민이 담겨있고 블랙홀에서 우리가, 이제 과학자들이 발견한 여러 가지 사실들을 바탕으로 해서 감성적인 측면을 잘 녹여냈어요. 대중들이 정말 좋아하는 음악이라는 장르로 훌륭한 뮤지션이 곡을 써서 이렇게 대중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과학자들이 앞으로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데에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들고…."]

'사건의 지평선'이 역주행하게 된 계기는 '대학 가을 축제'.

윤하는 얼마 전 충남대학교 축제에서도 '사건의 지평선'을 들려줬는데요.

이렇게 여러 대학의 가을 축제 무대에서 윤하가 부른 노래 영상이 SNS 같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 퍼지게 된 겁니다.

[임진모/대중음악평론가 : "윤하가 열심히 (공연 현장을) 뛰면서 이 곡을 살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 역주행이 의미하는 건 결국 디지털도 과거의 아날로그처럼 좋은 작품, 예술성이 있고 우리가 기억할 경우에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수상할 정도로 천문학에 진심인 가수.

과학을 감성적으로 녹여낸 음악이 의미 있는 건 대중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소재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점일 텐데요,

'사건의 지평선'의 역주행이 K팝의 다양성 확대를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길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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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더하기] ‘사건의 지평선’ 이유있는 역주행
    • 입력 2022-11-08 19:38:47
    • 수정2022-11-09 11: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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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하기'의 김현수입니다.

오늘은 과학과 문화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어제였죠.

순항 중인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 '다누리'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올해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부터 지난 추석 100년 만에 뜬 가장 큰 보름달, 슈퍼문까지 우주, 천문학 이슈와 이벤트들이 유독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리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데요.

지구의 본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월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주 얘기를 꺼내든 이유, 바로 가수 윤하의 노래 '사건의 지평선' 때문인데요.

지난 3월 발표된 이 곡이 최근, 국내 각종 음원 순위 1위에 오르며 이른바 역주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지평선'.

우주의 블랙홀에서 관측되는 한 경계면을 이야기하는데요,

블랙홀을 중심으로 빛이 빠져나올 수 있는 구역과 빛도 빠져나올 수 없는 지점이 만나는 경계입니다.

이 '사건의 지평선'을 사이로 나눠진 두 지점은 시간과 공간이 서로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데요.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가사는 어떨까요?

잠시 한 소절 들어보시죠.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면 영원히 어긋나는 서로의 시공간, 이별을 묘사한 건데요.

이별은 그동안 대중음악에서 단골 주제로 꾸준히 다뤄졌지만 우주라는 소재를 끌어와 가사를 풀어냈다는 점이 이전의 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시도였습니다.

'사건의 지평선' 뿐만 아니라 '혜성', '오르트 구름', '별의 조각', '블랙홀' 같이, 윤하의 앨범 목록은 과학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방불케 하는데요.

가수 윤하 본인도 그동안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고요.

이렇게 우주를 사색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이 어떻고, 양자 역학이 어떻다" 그동안 이렇게 어려운 단어로 설명돼 온 천문학이 감성적인 해석으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든 건데요.

누리꾼들은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이과 감성 단어를 가지고 저렇게 아름답게 노래를 지어내는 것도 능력이다" "윤하만의 감성, 문과와 이과를 대통합한 세계관이 재미있다" 이런 반응을 쏟아내고 있고, 과학계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궤도/과학커뮤니케이터 : "(이 노래에) 블랙홀에 대한 정말 많은 고민이 담겨있고 블랙홀에서 우리가, 이제 과학자들이 발견한 여러 가지 사실들을 바탕으로 해서 감성적인 측면을 잘 녹여냈어요. 대중들이 정말 좋아하는 음악이라는 장르로 훌륭한 뮤지션이 곡을 써서 이렇게 대중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과학자들이 앞으로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데에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들고…."]

'사건의 지평선'이 역주행하게 된 계기는 '대학 가을 축제'.

윤하는 얼마 전 충남대학교 축제에서도 '사건의 지평선'을 들려줬는데요.

이렇게 여러 대학의 가을 축제 무대에서 윤하가 부른 노래 영상이 SNS 같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 퍼지게 된 겁니다.

[임진모/대중음악평론가 : "윤하가 열심히 (공연 현장을) 뛰면서 이 곡을 살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 역주행이 의미하는 건 결국 디지털도 과거의 아날로그처럼 좋은 작품, 예술성이 있고 우리가 기억할 경우에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수상할 정도로 천문학에 진심인 가수.

과학을 감성적으로 녹여낸 음악이 의미 있는 건 대중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소재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점일 텐데요,

'사건의 지평선'의 역주행이 K팝의 다양성 확대를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길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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