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지옥행 고속도로’ 탔다는 기후 위기…해결은 ‘요원’

입력 2022.11.10 (10:52) 수정 2022.11.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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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 COP가 마무리됐습니다.

벌써 27번째 회의인데요.

유엔 사무총장이 "기후위기로 가는 지옥행 고속도로를 탔다"며 강력 대응을 촉구했지만,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아 말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지옥행 고속도로라니,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크게 와닿는 표현이네요.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COP 27 정상회의에서 한 발언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한 겁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우리 지구는 기후 위기를 돌이킬 수 없는 정점에 빠르게 다다르고 있습니다.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연대하든지 집단 파멸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올 한해도 가뭄과 홍수, 폭염 같은 이상 기후 현상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죠?

[기자]

올해 유럽에는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했고, 파키스탄은 홍수로 국토의 1/3이 물에 완전히 잠겼습니다.

반면 아프리카는 대기근으로 고통받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에서만 무려 3천여 명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케냐 주민 : "염소 한 마리를 2.48달러에 팔고 있어요. 우기에 비가 또 오지 않아서 아무것도 심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 기후 현상을 지구 온난화를 빼고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1.1도나 높아졌습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때 1.5도를 넘기지 말자고 약속했지만,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셈입니다.

[테일즈 카르발호/수문학 박사 : "(지구 온난화가) 해안 침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사이클론과 폭풍, 해일의 위험도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20년 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빙하의 3분의 1이 녹아 사라질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상황이 이런데도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다시 늘리고 있다고요?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주요국들의 선진국들의 친환경 정책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겁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는 중국인데요.

석탄 채굴과 화력발전소 건설을 늘리면서 지난해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6%가량 증가했습니다.

최근 10년간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유럽도 최근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늘렸습니다.

반면 기후 위기의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편입니다.

파키스탄은 1959년 이후 전 세계 온실가스 중 단 0.4%만 배출했고요.

아프리카는 대륙 전체로 따져도 2.8%에 불과합니다.

지구 온난화에 책임이 거의 없는 나라들이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는 훨씬 많이 받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래서 개도국이 입은 피해를 선진국이 배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고 들었어요?

[기자]

네, 파키스탄은 올해 대홍수로 수천 명의 인적 피해는 물론이고 4백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봤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이번 COP에서는 '손실과 피해'라는 의제가 처음으로 정식 상정됐습니다.

개도국 배상 문제를 논의해보자는 겁니다.

[셰바즈 샤리프/파키스탄 총리 : "대출이나 차관이 아닌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개도국을 빚의 올가미에 내던지는 방식은 안 됩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인데요.

앞서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매년 1천억 달러를 조성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회에도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10개국 중 9개국 정상이 불참했습니다.

선진국들은 전용 기금을 만들자는 개도국의 요구에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을 '개도국'으로 분류하며 배상 책임은 미국 등 서방에 있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중국의 동참이 먼저'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을 뺀 개도국들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데만 2030년까지 매년 3천조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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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지옥행 고속도로’ 탔다는 기후 위기…해결은 ‘요원’
    • 입력 2022-11-10 10:52:46
    • 수정2022-11-10 11:07:23
    지구촌뉴스
[앵커]

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 COP가 마무리됐습니다.

벌써 27번째 회의인데요.

유엔 사무총장이 "기후위기로 가는 지옥행 고속도로를 탔다"며 강력 대응을 촉구했지만,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아 말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지옥행 고속도로라니,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크게 와닿는 표현이네요.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COP 27 정상회의에서 한 발언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한 겁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우리 지구는 기후 위기를 돌이킬 수 없는 정점에 빠르게 다다르고 있습니다.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연대하든지 집단 파멸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올 한해도 가뭄과 홍수, 폭염 같은 이상 기후 현상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죠?

[기자]

올해 유럽에는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했고, 파키스탄은 홍수로 국토의 1/3이 물에 완전히 잠겼습니다.

반면 아프리카는 대기근으로 고통받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에서만 무려 3천여 명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케냐 주민 : "염소 한 마리를 2.48달러에 팔고 있어요. 우기에 비가 또 오지 않아서 아무것도 심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 기후 현상을 지구 온난화를 빼고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1.1도나 높아졌습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때 1.5도를 넘기지 말자고 약속했지만,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셈입니다.

[테일즈 카르발호/수문학 박사 : "(지구 온난화가) 해안 침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사이클론과 폭풍, 해일의 위험도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20년 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빙하의 3분의 1이 녹아 사라질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상황이 이런데도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다시 늘리고 있다고요?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주요국들의 선진국들의 친환경 정책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겁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는 중국인데요.

석탄 채굴과 화력발전소 건설을 늘리면서 지난해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6%가량 증가했습니다.

최근 10년간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유럽도 최근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늘렸습니다.

반면 기후 위기의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편입니다.

파키스탄은 1959년 이후 전 세계 온실가스 중 단 0.4%만 배출했고요.

아프리카는 대륙 전체로 따져도 2.8%에 불과합니다.

지구 온난화에 책임이 거의 없는 나라들이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는 훨씬 많이 받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래서 개도국이 입은 피해를 선진국이 배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고 들었어요?

[기자]

네, 파키스탄은 올해 대홍수로 수천 명의 인적 피해는 물론이고 4백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봤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이번 COP에서는 '손실과 피해'라는 의제가 처음으로 정식 상정됐습니다.

개도국 배상 문제를 논의해보자는 겁니다.

[셰바즈 샤리프/파키스탄 총리 : "대출이나 차관이 아닌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개도국을 빚의 올가미에 내던지는 방식은 안 됩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인데요.

앞서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매년 1천억 달러를 조성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회에도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10개국 중 9개국 정상이 불참했습니다.

선진국들은 전용 기금을 만들자는 개도국의 요구에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을 '개도국'으로 분류하며 배상 책임은 미국 등 서방에 있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중국의 동참이 먼저'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을 뺀 개도국들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데만 2030년까지 매년 3천조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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