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FTX 사태로 또 ‘출렁’이는 코인…‘돌려막기’ 의혹에 ‘도미노 파산’ 우려까지

입력 2022.11.15 (18:08) 수정 2022.11.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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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화폐, 코인 시장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때 세계 2위까지 갔던 가상화폐 거래소가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건데요.

다른 거래소들의 '도미노 파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봅니다.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FTX 사태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FTX는 한때 세계 두 번째 규모였던 가상화폐 거래소로, 하루에 많게는 20조 원이 거래됐는데요.

66조 원이라는 부채를 남기고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이달 초 FTX 계열사의 재무제표가 공개된 게 시작이었습니다.

FTX가 자체 발행한 코인값을 띄워 자산을 부풀린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곧바로 시장엔 FTX 불신이 번졌습니다.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보유 중인 FTX 코인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했고, 그 뒤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앞다퉈 현금으로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면서 유동성 위기까지 치달은 겁니다.

[알렉스 제르딘/투자 분석가 : "FTX에 현금 또는 자산을 예치한 사람들이 인출을 못 할 수 있다고 본 거죠. 그래서 한꺼번에 출금 창구로 몰린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불과 며칠 만에 이렇게 큰 거래소가 망했다는 거예요?

[기자]

네, 게다가 지금 FTX를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TX가 고객 돈을 몰래 빼내 계열사에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고객 돈 21조 원 가운데 무려 절반 이상을 빼내 이 돈으로 빚을 갚았다는 겁니다.

또 파산보호 신청 직후 8천억 원이 넘는 가상자산이 사라졌는데, 내부 소행 가능성과 함께 이 자금을 경영진이 착복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FTX 파산 소식에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죠?

[기자]

네, 2만 달러를 웃돌던 비트코인은 불과 며칠 만에 만 6천 달러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FTX 사태가 다른 거래소까지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15위권 규모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코인은 20% 넘게 급락했는데요.

계좌에서 5천억 원 어치의 이더리움이 게이트아이오라는 거래소로 송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락한 건데, 크립토닷컴은 "잘못 보냈다, 실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거래소들이 서로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며 '돌려막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알렉스 제르딘/투자 분석가 : "이번이 마지막 파산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FTX 몰락으로 인한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5월 테라-루나 폭락 사태 때보다 파급 효과가 클 수도 있다는 거네요?

[기자]

네, FTX 사이트에 접속한 국가 중에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접속한 국가가 한국이었다는데, 따라서 국내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신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FTX 사태는 지난 5월 코인 시장을 뒤흔들었던 테라-루나 사태와도 닮았습니다.

두 곳 모두 창업자가 젊은 나이에 성공 신화를 썼지만 초고속으로 몰락했다는 점에서요.

테라는 자체 발행 코인인 테라를 사서 맡기기만 하면 연 20% 이자를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죠.

FTX도 자체 발행 코인인 FTT가 이번 사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 FTT를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고, 다시 그 돈으로 FTT를 사는 방식으로 회사의 몸집을 키워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FTX 사태를 "재정적 실수가 아닌 '사기'"라고 주장하며 창업자 뱅크먼 프리드를 저격했습니다.

[케이틀린 롱/커스토디아 뱅크 CEO : "(가상자산 시장에서)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범죄자들이 넘쳐나는 거죠."]

[앵커]

대형 거래소였던 만큼 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것 같은데,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캐나다 교직원 연금,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전 세계 주요 채권자만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거래소 출금이 현재 막힌 데다 회생 절차 시작도 전에 부채가 10조 원이 더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국내에선 개인들이 FTX 측 가상화폐에 23억 원가량 투자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입니다.

[앵커]

테라에 이어 FTX까지 코인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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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FTX 사태로 또 ‘출렁’이는 코인…‘돌려막기’ 의혹에 ‘도미노 파산’ 우려까지
    • 입력 2022-11-15 18:08:37
    • 수정2022-11-15 18: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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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화폐, 코인 시장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때 세계 2위까지 갔던 가상화폐 거래소가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건데요.

다른 거래소들의 '도미노 파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봅니다.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FTX 사태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FTX는 한때 세계 두 번째 규모였던 가상화폐 거래소로, 하루에 많게는 20조 원이 거래됐는데요.

66조 원이라는 부채를 남기고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이달 초 FTX 계열사의 재무제표가 공개된 게 시작이었습니다.

FTX가 자체 발행한 코인값을 띄워 자산을 부풀린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곧바로 시장엔 FTX 불신이 번졌습니다.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보유 중인 FTX 코인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했고, 그 뒤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앞다퉈 현금으로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면서 유동성 위기까지 치달은 겁니다.

[알렉스 제르딘/투자 분석가 : "FTX에 현금 또는 자산을 예치한 사람들이 인출을 못 할 수 있다고 본 거죠. 그래서 한꺼번에 출금 창구로 몰린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불과 며칠 만에 이렇게 큰 거래소가 망했다는 거예요?

[기자]

네, 게다가 지금 FTX를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TX가 고객 돈을 몰래 빼내 계열사에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고객 돈 21조 원 가운데 무려 절반 이상을 빼내 이 돈으로 빚을 갚았다는 겁니다.

또 파산보호 신청 직후 8천억 원이 넘는 가상자산이 사라졌는데, 내부 소행 가능성과 함께 이 자금을 경영진이 착복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FTX 파산 소식에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죠?

[기자]

네, 2만 달러를 웃돌던 비트코인은 불과 며칠 만에 만 6천 달러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FTX 사태가 다른 거래소까지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15위권 규모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코인은 20% 넘게 급락했는데요.

계좌에서 5천억 원 어치의 이더리움이 게이트아이오라는 거래소로 송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락한 건데, 크립토닷컴은 "잘못 보냈다, 실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거래소들이 서로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며 '돌려막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알렉스 제르딘/투자 분석가 : "이번이 마지막 파산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FTX 몰락으로 인한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5월 테라-루나 폭락 사태 때보다 파급 효과가 클 수도 있다는 거네요?

[기자]

네, FTX 사이트에 접속한 국가 중에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접속한 국가가 한국이었다는데, 따라서 국내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신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FTX 사태는 지난 5월 코인 시장을 뒤흔들었던 테라-루나 사태와도 닮았습니다.

두 곳 모두 창업자가 젊은 나이에 성공 신화를 썼지만 초고속으로 몰락했다는 점에서요.

테라는 자체 발행 코인인 테라를 사서 맡기기만 하면 연 20% 이자를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죠.

FTX도 자체 발행 코인인 FTT가 이번 사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 FTT를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고, 다시 그 돈으로 FTT를 사는 방식으로 회사의 몸집을 키워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FTX 사태를 "재정적 실수가 아닌 '사기'"라고 주장하며 창업자 뱅크먼 프리드를 저격했습니다.

[케이틀린 롱/커스토디아 뱅크 CEO : "(가상자산 시장에서)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범죄자들이 넘쳐나는 거죠."]

[앵커]

대형 거래소였던 만큼 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것 같은데,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캐나다 교직원 연금,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전 세계 주요 채권자만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거래소 출금이 현재 막힌 데다 회생 절차 시작도 전에 부채가 10조 원이 더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국내에선 개인들이 FTX 측 가상화폐에 23억 원가량 투자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입니다.

[앵커]

테라에 이어 FTX까지 코인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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