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는 좋다는데, 원격 수업은 ‘글쎄’…왜?

입력 2022.11.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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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겁니다. 이게 과연 지속 가능할까? 회의적인 반응부터 의외로 괜찮고, 오히려 업무 효율이 더 높다는 반응까지 다양합니다.

그래서 통계청이 '사회조사'를 하면서 이것도 한번 조사해봤습니다. 대상은 19세 이상 취업자. 우선 이 가운데 10명 중 2명, 18% 정도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 근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로나19를 직접 이유로 재택 근무를 했다는 비중은 이 중 85.6%입니다.)

그럼 재택 근무가 어땠는가? 업무 효율성은 어떤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응답자의 64.8%가 "효율적이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는 응답 35.2%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더 눈 여겨 볼 건 전년과의 비교입니다. 1년 전 같은 조사를 했을 때는 56.8%만 '효율적이다'고 답했는데, 만족 응답이 불과 1년 사이에 8%p나 높아진겁니다. 처음에는 부자연스러웠던 재택근무가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또 요령이 생기고, 그러면서 효율성도 더 높아진 거로 판단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직장인에게 '재택근무'가 가장 큰 변화였다면, 학생들은 '원격 수업' '온라인 수업'이 가장 큰 변화였을겁니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재택근무와는 좀 다릅니다. 결과를 볼까요?

18세 이하 인구 가운데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을 경험한 사람은 88.5%에 이르렀습니다. 이 가운데 원격 수업이 '효과적이었다'고 답한 학생은 40.9%에 그쳤습니다.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응답이 59.1%로 더 많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더 우세한 겁니다. 지난해 조사 때와 비교해 크게 수치가 바뀌거나 하지 않은 걸 보면, '적응'의 문제로 판단하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원격수업에 부정적일까? 가장 많은 응답은 '학습 이외의 활동을 하게 돼 집중할 수가 없다'는 이유가 22.5%로 가장 높았습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수업만 열심히 듣기에는 주변의 유혹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겁니다. 이어서 '수업 내용이나 구성이 미흡하다' '학교의 원격수업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실험 등 대면 학습이 어렵다' 등등의 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원격수업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체 응답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 주요 항목 7개 가운데서 부정적 견해가 가장 높았던 것은 역시 '온라인 학습의 확산'이었습니다. 응답자의 43.4%가 부정적 견해를 보여, 41.2%가 부정적 시각을 보인 '친목·사교모임 감소' 보다도 부정 응답이 더 높았습니다.


서울대 등이 참여한 <2022 아동 세계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삶의 질이 조사대상 20개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18위입니다. 연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날이 많고, 수업도 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아동들의 불안감이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코로나19에도 친구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은 어린이들은 부정적인 영향이 적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직장인은 '재택 근무'의 만족도가 더 높을지 모르지만, 학생들은 친구들과 만나 웃고 떠들고 선생님과 얼굴을 마주 보며 수업을 받아야 더 '행복'하다는 얘기입니다.

학생들이 마스크까지 시원하게 벗고, 마음 편하게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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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택 근무는 좋다는데, 원격 수업은 ‘글쎄’…왜?
    • 입력 2022-11-16 15:03:06
    취재K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겁니다. 이게 과연 지속 가능할까? 회의적인 반응부터 의외로 괜찮고, 오히려 업무 효율이 더 높다는 반응까지 다양합니다.

그래서 통계청이 '사회조사'를 하면서 이것도 한번 조사해봤습니다. 대상은 19세 이상 취업자. 우선 이 가운데 10명 중 2명, 18% 정도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 근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로나19를 직접 이유로 재택 근무를 했다는 비중은 이 중 85.6%입니다.)

그럼 재택 근무가 어땠는가? 업무 효율성은 어떤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응답자의 64.8%가 "효율적이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는 응답 35.2%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더 눈 여겨 볼 건 전년과의 비교입니다. 1년 전 같은 조사를 했을 때는 56.8%만 '효율적이다'고 답했는데, 만족 응답이 불과 1년 사이에 8%p나 높아진겁니다. 처음에는 부자연스러웠던 재택근무가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또 요령이 생기고, 그러면서 효율성도 더 높아진 거로 판단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직장인에게 '재택근무'가 가장 큰 변화였다면, 학생들은 '원격 수업' '온라인 수업'이 가장 큰 변화였을겁니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재택근무와는 좀 다릅니다. 결과를 볼까요?

18세 이하 인구 가운데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을 경험한 사람은 88.5%에 이르렀습니다. 이 가운데 원격 수업이 '효과적이었다'고 답한 학생은 40.9%에 그쳤습니다.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응답이 59.1%로 더 많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더 우세한 겁니다. 지난해 조사 때와 비교해 크게 수치가 바뀌거나 하지 않은 걸 보면, '적응'의 문제로 판단하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원격수업에 부정적일까? 가장 많은 응답은 '학습 이외의 활동을 하게 돼 집중할 수가 없다'는 이유가 22.5%로 가장 높았습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수업만 열심히 듣기에는 주변의 유혹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겁니다. 이어서 '수업 내용이나 구성이 미흡하다' '학교의 원격수업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실험 등 대면 학습이 어렵다' 등등의 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원격수업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체 응답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 주요 항목 7개 가운데서 부정적 견해가 가장 높았던 것은 역시 '온라인 학습의 확산'이었습니다. 응답자의 43.4%가 부정적 견해를 보여, 41.2%가 부정적 시각을 보인 '친목·사교모임 감소' 보다도 부정 응답이 더 높았습니다.


서울대 등이 참여한 <2022 아동 세계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삶의 질이 조사대상 20개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18위입니다. 연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날이 많고, 수업도 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아동들의 불안감이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코로나19에도 친구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은 어린이들은 부정적인 영향이 적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직장인은 '재택 근무'의 만족도가 더 높을지 모르지만, 학생들은 친구들과 만나 웃고 떠들고 선생님과 얼굴을 마주 보며 수업을 받아야 더 '행복'하다는 얘기입니다.

학생들이 마스크까지 시원하게 벗고, 마음 편하게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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