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유치…경기장은 계획 중?

입력 2022.11.17 (06:00) 수정 2022.11.1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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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브뤼셀의 함성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유치 성공"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회 총회에서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지로 선정됐습니다.

충청권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경쟁을 벌였고, 집행위원 22명 중 14표를 받아 2배 차이로 상대를 따돌렸습니다.

2027년 개최지로 충청권이 선정되면서 한국은 4번째로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한국은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시작으로 2003년과 2015년 대구와 광주에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연 바가 있습니다. (참고로, 유니버시아드대회는 2025년을 기점으로 세계대학경기대회로 명칭이 바뀝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주관하는 세계대학경기대회는 2년마다 홀수 해에 열리는데, 오는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 동안 충청권 30개 경기장에서 열리게 된 겁니다. 150개국에서 만 5천여 명이 참가해 농구, 태권도, 유도 등 15개 필수종목을 비롯해 18개 종목에서 기량을 뽐내게 됩니다.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충청권 공동유치위원회 누리집2027하계유니버시아드 충청권 공동유치위원회 누리집

■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경제적 효과 2조 7천억 원"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총사업비는 5천812억 원으로 국비 천7백억 원,
지방비 3천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세계대학경기대회 추진단이 인용해 발표한 2020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자료를 보면,
대회 유치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2조 7천억 원, 취업 효과는 만 4백여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반영된 결과는 아니지만, 2015년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투자액 대비 지역 경제효과가 155%, 2017년 타이페이 대회는 143%로 나타났습니다 .


앞서 같은 대회를 치른 영·호남권을 비롯해 수도권과 강원권 모두 국비 지원이 가능한 국제경기대회를 최소 2번 이상 연 경험이 있는데요. 충청권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충청지역 4개 시도가 한뜻을 모아 유치 성과를 이뤄낸 만큼 '메가시티'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대전 서남부스포츠타운’ 예정지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대전 서남부스포츠타운’ 예정지

■ 개·폐회식 예정인 '대전·세종 경기장'은 없다? "유치부터 하고...경기장 건설은 언제?"

2027년 열리는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의 개회식과 폐회식 장소는 대전과 세종으로 정해졌는데요.

대전과 세종 모두 개폐회식 장소가 아직 지어지지 않은, 사실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는 점이 우려의 핵심입니다.

대전시는 한밭종합운동장이 있지만, 현재 새 야구장 건설사업이 진행 중이라 쓸 수 없고, 이번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종합경기장을 새로 짓겠다는 입장입니다.

대전시는 학하동에 부지면적 76만 제곱미터 규모로 5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멀쩡한 한밭종합운동장을 없애고 새 야구장을 건설하겠다는 대전시의 계획 때문에 펜싱과 축구 단 2개 경기와 개회식을 열기 위해 수천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새로운 경기장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현재 서남부 종합 스포츠타운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데, 결과는 내년 4월 이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학하동 부지는 현재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해제 여부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고 예산 역시 타당성 조사 용역 비용 이외에는 확정된 게 없습니다.

이 때문에 행정절차가 늦어질 경우 대회가 열리는 2027년까지 완공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대전시는 만약 대회가 열리는 2027년 8월까지 건설이 어려울 경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개회식을 열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폐회식이 열릴 ‘세종종합경기장’ 예정지폐회식이 열릴 ‘세종종합경기장’ 예정지

세종시도 대전시와 상황이 비슷합니다.

세종시도 대평동 일대에 세종종합경기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인데요. 2020년부터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려 했지만,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단됐습니다. 이번 대회 개최를 계기로 예타 면제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아직 구체적인 경기장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산 확보를 위한 절차도 남아있고, 세종시의 특수성 탓에 건설과 관련해서는 행복청과 논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 남아 아직 결론이 난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필수종목 경기장 현황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필수종목 경기장 현황

반면 충남의 경우 천안에 건설 계획 중인 축구종합센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존 경기장과 대학 체육관을 활용할 계획을 밝히고 있어서 대전과 세종 역시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공언한 만큼, 이런 대안을 찾을 수는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게다가 대회 필수종목 15개 가운데 7개 종목이 충북 경기장에서 열리는데요. 대전과 세종의 경우 개·폐회식과 단 한두 개 종목의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서 수천억 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경기장을 새로 짓는 게 가능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대전과 세종에 건설이 예정된 경기장은 직선거리로 16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이후 충청권 시설 활용도 과제

국제대회를 계기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스포츠 인프라를 갖춘 충청권에 좋은 시설들이 들어오는 건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해당 시설들은 단순히 국제 행사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이후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현실적인 목소리입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관련 시설의 유지보수 같은 뒤처리를 맡은 강원도는 매년 40억 원 이상 세금이 유지비로 쓰이면서 지금까지 2백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됐습니다.

또 국가보조금으로 건립된 경기장의 경우 민간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이 나오면서 수익성을 좇기도 어려워 매년 10억 원이 넘는 운영비까지 감당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2015년에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는 광주도 대회 이후, 체육시설들의 활용도를 놓고 수익성과 공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심이 깊다는 점도 새겨야 할 부분입니다.

때문에 오는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를 앞둔 충청권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선례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연관 기사] [집중취재]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유치…경기장은 계획 중?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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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유치…경기장은 계획 중?
    • 입력 2022-11-17 06:00:16
    • 수정2022-11-17 07:33:10
    취재K

■ 벨기에 브뤼셀의 함성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유치 성공"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회 총회에서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지로 선정됐습니다.

충청권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경쟁을 벌였고, 집행위원 22명 중 14표를 받아 2배 차이로 상대를 따돌렸습니다.

2027년 개최지로 충청권이 선정되면서 한국은 4번째로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한국은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시작으로 2003년과 2015년 대구와 광주에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연 바가 있습니다. (참고로, 유니버시아드대회는 2025년을 기점으로 세계대학경기대회로 명칭이 바뀝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주관하는 세계대학경기대회는 2년마다 홀수 해에 열리는데, 오는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 동안 충청권 30개 경기장에서 열리게 된 겁니다. 150개국에서 만 5천여 명이 참가해 농구, 태권도, 유도 등 15개 필수종목을 비롯해 18개 종목에서 기량을 뽐내게 됩니다.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충청권 공동유치위원회 누리집
■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경제적 효과 2조 7천억 원"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총사업비는 5천812억 원으로 국비 천7백억 원,
지방비 3천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세계대학경기대회 추진단이 인용해 발표한 2020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자료를 보면,
대회 유치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2조 7천억 원, 취업 효과는 만 4백여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반영된 결과는 아니지만, 2015년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투자액 대비 지역 경제효과가 155%, 2017년 타이페이 대회는 143%로 나타났습니다 .


앞서 같은 대회를 치른 영·호남권을 비롯해 수도권과 강원권 모두 국비 지원이 가능한 국제경기대회를 최소 2번 이상 연 경험이 있는데요. 충청권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충청지역 4개 시도가 한뜻을 모아 유치 성과를 이뤄낸 만큼 '메가시티'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대전 서남부스포츠타운’ 예정지
■ 개·폐회식 예정인 '대전·세종 경기장'은 없다? "유치부터 하고...경기장 건설은 언제?"

2027년 열리는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의 개회식과 폐회식 장소는 대전과 세종으로 정해졌는데요.

대전과 세종 모두 개폐회식 장소가 아직 지어지지 않은, 사실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는 점이 우려의 핵심입니다.

대전시는 한밭종합운동장이 있지만, 현재 새 야구장 건설사업이 진행 중이라 쓸 수 없고, 이번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종합경기장을 새로 짓겠다는 입장입니다.

대전시는 학하동에 부지면적 76만 제곱미터 규모로 5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멀쩡한 한밭종합운동장을 없애고 새 야구장을 건설하겠다는 대전시의 계획 때문에 펜싱과 축구 단 2개 경기와 개회식을 열기 위해 수천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새로운 경기장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현재 서남부 종합 스포츠타운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데, 결과는 내년 4월 이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학하동 부지는 현재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해제 여부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고 예산 역시 타당성 조사 용역 비용 이외에는 확정된 게 없습니다.

이 때문에 행정절차가 늦어질 경우 대회가 열리는 2027년까지 완공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대전시는 만약 대회가 열리는 2027년 8월까지 건설이 어려울 경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개회식을 열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폐회식이 열릴 ‘세종종합경기장’ 예정지
세종시도 대전시와 상황이 비슷합니다.

세종시도 대평동 일대에 세종종합경기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인데요. 2020년부터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려 했지만,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단됐습니다. 이번 대회 개최를 계기로 예타 면제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아직 구체적인 경기장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산 확보를 위한 절차도 남아있고, 세종시의 특수성 탓에 건설과 관련해서는 행복청과 논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 남아 아직 결론이 난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필수종목 경기장 현황
반면 충남의 경우 천안에 건설 계획 중인 축구종합센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존 경기장과 대학 체육관을 활용할 계획을 밝히고 있어서 대전과 세종 역시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공언한 만큼, 이런 대안을 찾을 수는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게다가 대회 필수종목 15개 가운데 7개 종목이 충북 경기장에서 열리는데요. 대전과 세종의 경우 개·폐회식과 단 한두 개 종목의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서 수천억 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경기장을 새로 짓는 게 가능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대전과 세종에 건설이 예정된 경기장은 직선거리로 16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이후 충청권 시설 활용도 과제

국제대회를 계기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스포츠 인프라를 갖춘 충청권에 좋은 시설들이 들어오는 건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해당 시설들은 단순히 국제 행사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이후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현실적인 목소리입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관련 시설의 유지보수 같은 뒤처리를 맡은 강원도는 매년 40억 원 이상 세금이 유지비로 쓰이면서 지금까지 2백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됐습니다.

또 국가보조금으로 건립된 경기장의 경우 민간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이 나오면서 수익성을 좇기도 어려워 매년 10억 원이 넘는 운영비까지 감당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2015년에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는 광주도 대회 이후, 체육시설들의 활용도를 놓고 수익성과 공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심이 깊다는 점도 새겨야 할 부분입니다.

때문에 오는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를 앞둔 충청권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선례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연관 기사] [집중취재]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유치…경기장은 계획 중?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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