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눈보라 속 백두산 답사 행군 외

입력 2022.11.19 (08:03) 수정 2022.11.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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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8월 27일, 백두산엔 이렇게 첫눈이 내렸습니다.

이달 들어 백두산엔 더 많은 눈이 쌓였고 칼바람까지 불면서 혹한이 닥쳤는데요.

이 강추위 속에서 눈길을 뚫고 북한의 미래 엘리트와 대학생 등이 백두산에 오르고 있습니다.

꽃 피는 봄이 아니라 한겨울 추위 속에서 고난을 이겨내며 백두산에 올라야 혁명정신 무장이 된다는 논리인데요.

눈보라 속 백두산 답사 행군, <요즘 북한은> 첫 소식으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붉은 깃발을 앞세운 학생들이 앞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운 거센 눈보라를 헤치고 행군합니다.

그 각오가 남다른데요.

[엄광혁/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학생 : "우리는 지금 백두산정을 오르고 있습니다. 정치 사상적 면에서나 정신 도덕적 면에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각오를 가다듬으면서 오늘의 답삿길을 힘 있게 내딛고 있습니다."]

목적지인 백두산 천지에 도착하자 모두 만세를 외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당에 대한 충성도 다짐하는데요.

[임대성/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학생 : "혁명의 성산 백두산정에 오르고 보니 조선 혁명의 핏줄과도 같은 백두의 혁명 전통, 혁명 정신으로 더욱 억세게 무장하는 이 길이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사상을 철저히 관철하는 길이라는 것을 가슴속으로 더욱 깊이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험한 날씨에도 행군에 나선 이들은 당 간부를 양성하고 재교육하는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의 학생들로, 북한의 차세대 엘리트들입니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상징이자 김정일 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선전하는 이른바 '백두산 밀영' 답사에 나선 겁니다.

2019년 12월,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

혁명정신을 일깨우기 위해선 백두산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독려했는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백두산 사상 교육을 다시 내세우고 있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 강연/10월 13일 :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도 학생들이 각반을 치고 생눈판을 헤치며 행군하고 자기 손으로 우등불을 피우고 밥도 지어먹으면서."]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중앙간부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평양시당학교와 김일성종합대학 같은 당조직과 대학, 내각 기관 등도 백두산 답사 행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간석지 개간으로 식량부족 돌파?

우리는 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갯벌을 보존하고 복원해가고 있는데요.

북한에선 간척사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한 뼘의 땅이라도 더 만들어 농사를 짓겠다는 겁니다.

조선중앙TV에선 최근 농업 생산량 목표치를 달성한 한 간석지 농장을 모범사례로 소개했는데요.

식량부족을 해소하려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잘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무르익은 벼들이 펼쳐진 이 농장, 원래 바다였는데요.

30여 년 전 시작해 2010년 끝낸 북한 최대 간척 사업인 대계도 간석지 개간으로 바꾼 겁니다.

당시 백삼십여 명의 제대군인들이 땀 흘려 개척했는데, 소금기 탓에 식량 생산은 쉽지 않았습니다.

[리국선/염주청년간석지농장 부경리 : "(지난해까지) 염기가 세서 소출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10Km 구간에 전기도 끌어오고 양수기도 설치하여 한 주일에 한 번씩 물갈이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영양제를 집중적으로 시비해서 올해 많은 알곡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수확을 거두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는데요.

6월엔 모내기한 지 40일 만에 집중호우 피해를 겪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10km에 걸쳐 물길을 내고 쓰러진 모들을 일으켜 세우며 알곡 사수에 정성을 쏟았고, 올해는 알찬 성과를 거뒀습니다.

[백정석/염주청년간석지농장 부원 : "1차적으로 물뽑이 대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이 동원됐습니다. 그 구간이 총 10Km는 됩니다."]

최근엔 약 18㎢의 새 농지를 기대하는 평안북도 월도간석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는 등,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 동안 모두 12곳, 서울 면적의 3분의 1에 이르는 200㎢를 개간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간석지용 작물도 개발해 수확량 증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안정수/식물유전자공학연구소 소장 : "염도가 0.3%인 간석지 논에서 높은 수확을 낼 수 있는 염저항성벼와 여러 가지 농작물 품종들을 육성해서 국가농작물품종으로 등록했습니다."]

북한에선 1958년 압록강 하구 비단섬 개간 지시를 시작으로, 김일성 주석 때부터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간석지 개간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료와 농업기술 부족으로 증산 효과는 크지 않고, 용수 공급도 쉽지 않아 실제 경작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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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눈보라 속 백두산 답사 행군 외
    • 입력 2022-11-19 08:03:09
    • 수정2022-11-19 09: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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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8월 27일, 백두산엔 이렇게 첫눈이 내렸습니다.

이달 들어 백두산엔 더 많은 눈이 쌓였고 칼바람까지 불면서 혹한이 닥쳤는데요.

이 강추위 속에서 눈길을 뚫고 북한의 미래 엘리트와 대학생 등이 백두산에 오르고 있습니다.

꽃 피는 봄이 아니라 한겨울 추위 속에서 고난을 이겨내며 백두산에 올라야 혁명정신 무장이 된다는 논리인데요.

눈보라 속 백두산 답사 행군, <요즘 북한은> 첫 소식으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붉은 깃발을 앞세운 학생들이 앞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운 거센 눈보라를 헤치고 행군합니다.

그 각오가 남다른데요.

[엄광혁/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학생 : "우리는 지금 백두산정을 오르고 있습니다. 정치 사상적 면에서나 정신 도덕적 면에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각오를 가다듬으면서 오늘의 답삿길을 힘 있게 내딛고 있습니다."]

목적지인 백두산 천지에 도착하자 모두 만세를 외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당에 대한 충성도 다짐하는데요.

[임대성/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학생 : "혁명의 성산 백두산정에 오르고 보니 조선 혁명의 핏줄과도 같은 백두의 혁명 전통, 혁명 정신으로 더욱 억세게 무장하는 이 길이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사상을 철저히 관철하는 길이라는 것을 가슴속으로 더욱 깊이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험한 날씨에도 행군에 나선 이들은 당 간부를 양성하고 재교육하는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의 학생들로, 북한의 차세대 엘리트들입니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상징이자 김정일 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선전하는 이른바 '백두산 밀영' 답사에 나선 겁니다.

2019년 12월,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

혁명정신을 일깨우기 위해선 백두산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독려했는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백두산 사상 교육을 다시 내세우고 있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 강연/10월 13일 :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도 학생들이 각반을 치고 생눈판을 헤치며 행군하고 자기 손으로 우등불을 피우고 밥도 지어먹으면서."]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중앙간부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평양시당학교와 김일성종합대학 같은 당조직과 대학, 내각 기관 등도 백두산 답사 행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간석지 개간으로 식량부족 돌파?

우리는 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갯벌을 보존하고 복원해가고 있는데요.

북한에선 간척사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한 뼘의 땅이라도 더 만들어 농사를 짓겠다는 겁니다.

조선중앙TV에선 최근 농업 생산량 목표치를 달성한 한 간석지 농장을 모범사례로 소개했는데요.

식량부족을 해소하려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잘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무르익은 벼들이 펼쳐진 이 농장, 원래 바다였는데요.

30여 년 전 시작해 2010년 끝낸 북한 최대 간척 사업인 대계도 간석지 개간으로 바꾼 겁니다.

당시 백삼십여 명의 제대군인들이 땀 흘려 개척했는데, 소금기 탓에 식량 생산은 쉽지 않았습니다.

[리국선/염주청년간석지농장 부경리 : "(지난해까지) 염기가 세서 소출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10Km 구간에 전기도 끌어오고 양수기도 설치하여 한 주일에 한 번씩 물갈이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영양제를 집중적으로 시비해서 올해 많은 알곡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수확을 거두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는데요.

6월엔 모내기한 지 40일 만에 집중호우 피해를 겪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10km에 걸쳐 물길을 내고 쓰러진 모들을 일으켜 세우며 알곡 사수에 정성을 쏟았고, 올해는 알찬 성과를 거뒀습니다.

[백정석/염주청년간석지농장 부원 : "1차적으로 물뽑이 대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이 동원됐습니다. 그 구간이 총 10Km는 됩니다."]

최근엔 약 18㎢의 새 농지를 기대하는 평안북도 월도간석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는 등,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 동안 모두 12곳, 서울 면적의 3분의 1에 이르는 200㎢를 개간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간석지용 작물도 개발해 수확량 증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안정수/식물유전자공학연구소 소장 : "염도가 0.3%인 간석지 논에서 높은 수확을 낼 수 있는 염저항성벼와 여러 가지 농작물 품종들을 육성해서 국가농작물품종으로 등록했습니다."]

북한에선 1958년 압록강 하구 비단섬 개간 지시를 시작으로, 김일성 주석 때부터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간석지 개간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료와 농업기술 부족으로 증산 효과는 크지 않고, 용수 공급도 쉽지 않아 실제 경작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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