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전세는 불리·경제는 위기…푸틴, 전쟁 끝낼까?

입력 2022.11.21 (18:04) 수정 2022.11.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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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9개월 가까이 됐습니다.

이번 겨울이 '종전협상'의 기회다, 아니다 전쟁이 장기화할 거다,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우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을 위해 다시 마주 앉을 수도 있단 관측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이 대통령인 이상 러시아와 어떤 협상도 없다"면서 협상을 중단한 상태이긴 하지만요.

최근 일각에서 올 겨울이 평화 협상의 적기가 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자]

외신들이 분석한 이유를 종합해 보니까요,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푸틴이 '이 전쟁을 계속 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러시아는 지금 서방의 제재로 탱크나 전투기 같은, 무기 만들 때 꼭 필요한 핵심 부품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이번 전쟁, 갈수록 러시아가 불리해지고 있죠.

처음엔 북부, 이젠 남부에서, 침공 후 장악했던 영토의 반 이상을 다시 우크라이나에 내줬습니다.

결국, 지난 11일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잇는 요충지인 헤르손에서 철수했습니다.

퇴각 당시 러시아군 3만 명이 식량, 무기 등을 그대로 둔 채 황급히 떠났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앵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효과가 있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네, 특히 반도체 등 첨단 부품과 기술 수입이 대거 차단되면서 제조업 상황이 안 좋습니다.

자동차와 항공기 생산량이 90%가량 줄었습니다.

3분기 러시아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습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사실상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러시아 기업들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1/3가량이 매출 감소를 겪고 있고, '30만 명' 예비군 동원령 이후엔 일손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천 곳이 넘는 글로벌 기업도 러시아 시장을 떠났거나 사업을 축소한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버티고 있는 힘은, 원유와 천연가스 아닌가요?

[기자]

네, 에너지 팔아서 전쟁 비용 충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데 다음 달부턴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미국 등 G7도 러시아산 원유가 일정 가격 아래로만 거래되도록 수입을 제한합니다.

쉽게 말해 러시아의 돈줄을 더 틀어쥐겠다는 건데,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이던 중국과 인도가 수입을 줄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에너지 수출이 러시아 연방정부 수입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새로운 제재 여파가 작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러시아 상황은 그렇고, 우크라이나는 어떻습니까, 협상 테이블에 앉을까요?

[기자]

우크라이나도 이번 전쟁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이 크죠.

특히 에너지 문제가 심각합니다.

정부는 당장 올 겨울을 다른 나라에서 보내달라는, 호소까지 하고 있습니다.

전장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지난달부터 발전소 등 민간 기반시설만을 노려 미사일 공습을 가하고 있기도 하고요.

현재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의 절반이 피해를 본 상황.

인구의 1/4가량인 천만 명 이상이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달 들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한겨울로 접어들고 있어 피해가 우려됩니다.

[키이우 주민 : "할 수 없이 해외로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전기, 가스, 난방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없으니까요."]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추위와 함께 언제 미사일이 날아들지 모른다는 두려움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앵커]

양쪽 다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데, 결국 푸틴 대통령과 젤린스키 대통령이 만나야 해결될 문제 아닙니까?

[기자]

네, 그런데 간단치가 않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서방국들로부터 전달받았다"며 공개 회담을 제안했는데요.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공개 협상을 하자는 것은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며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아직은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얘깁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 18일 : "러시아가 짧은 휴전을 바라고 있지만, 그건 힘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협상이 시작된다 해도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큰 상황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전면 철수와 우크라이나 영토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푸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러시아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 16일 우리 돈 18조 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습니다.

하루에 발행한 채권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내년 국방비로 잡은 예산 역시 약 112조 원으로, 당초 발표한 예산안보다 40% 넘게 증가한 수칩니다.

러시아가 추가 징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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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1 18:04:43
    • 수정2022-11-21 18: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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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9개월 가까이 됐습니다.

이번 겨울이 '종전협상'의 기회다, 아니다 전쟁이 장기화할 거다,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우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을 위해 다시 마주 앉을 수도 있단 관측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이 대통령인 이상 러시아와 어떤 협상도 없다"면서 협상을 중단한 상태이긴 하지만요.

최근 일각에서 올 겨울이 평화 협상의 적기가 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자]

외신들이 분석한 이유를 종합해 보니까요,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푸틴이 '이 전쟁을 계속 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러시아는 지금 서방의 제재로 탱크나 전투기 같은, 무기 만들 때 꼭 필요한 핵심 부품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이번 전쟁, 갈수록 러시아가 불리해지고 있죠.

처음엔 북부, 이젠 남부에서, 침공 후 장악했던 영토의 반 이상을 다시 우크라이나에 내줬습니다.

결국, 지난 11일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잇는 요충지인 헤르손에서 철수했습니다.

퇴각 당시 러시아군 3만 명이 식량, 무기 등을 그대로 둔 채 황급히 떠났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앵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효과가 있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네, 특히 반도체 등 첨단 부품과 기술 수입이 대거 차단되면서 제조업 상황이 안 좋습니다.

자동차와 항공기 생산량이 90%가량 줄었습니다.

3분기 러시아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습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사실상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러시아 기업들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1/3가량이 매출 감소를 겪고 있고, '30만 명' 예비군 동원령 이후엔 일손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천 곳이 넘는 글로벌 기업도 러시아 시장을 떠났거나 사업을 축소한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버티고 있는 힘은, 원유와 천연가스 아닌가요?

[기자]

네, 에너지 팔아서 전쟁 비용 충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데 다음 달부턴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미국 등 G7도 러시아산 원유가 일정 가격 아래로만 거래되도록 수입을 제한합니다.

쉽게 말해 러시아의 돈줄을 더 틀어쥐겠다는 건데,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이던 중국과 인도가 수입을 줄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에너지 수출이 러시아 연방정부 수입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새로운 제재 여파가 작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러시아 상황은 그렇고, 우크라이나는 어떻습니까, 협상 테이블에 앉을까요?

[기자]

우크라이나도 이번 전쟁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이 크죠.

특히 에너지 문제가 심각합니다.

정부는 당장 올 겨울을 다른 나라에서 보내달라는, 호소까지 하고 있습니다.

전장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지난달부터 발전소 등 민간 기반시설만을 노려 미사일 공습을 가하고 있기도 하고요.

현재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의 절반이 피해를 본 상황.

인구의 1/4가량인 천만 명 이상이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달 들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한겨울로 접어들고 있어 피해가 우려됩니다.

[키이우 주민 : "할 수 없이 해외로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전기, 가스, 난방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없으니까요."]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추위와 함께 언제 미사일이 날아들지 모른다는 두려움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앵커]

양쪽 다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데, 결국 푸틴 대통령과 젤린스키 대통령이 만나야 해결될 문제 아닙니까?

[기자]

네, 그런데 간단치가 않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서방국들로부터 전달받았다"며 공개 회담을 제안했는데요.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공개 협상을 하자는 것은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며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아직은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얘깁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 18일 : "러시아가 짧은 휴전을 바라고 있지만, 그건 힘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협상이 시작된다 해도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큰 상황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전면 철수와 우크라이나 영토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푸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러시아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 16일 우리 돈 18조 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습니다.

하루에 발행한 채권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내년 국방비로 잡은 예산 역시 약 112조 원으로, 당초 발표한 예산안보다 40% 넘게 증가한 수칩니다.

러시아가 추가 징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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