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릴레이 접종…추가 접종률 끌어올릴 수 있을까?

입력 2022.11.22 (11:39) 수정 2022.1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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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이스버킷 챌린지'라는 릴레이 기부 캠페인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희귀질환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기부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장면을 촬영해 SNS에 공유한 뒤 다음 도전자를 지목해 기부를 이어가는 캠페인이었습니다.저조한 추가 접종률 때문에 고심 중인 방역당국이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떠올린 걸까요? 한 달 동안 고위공직자 릴레이 접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어제(21일)부터 모든 정부 부처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2가 백신 릴레이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릴레이 첫날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비롯해 고위공직자 5명이 2가 백신을 맞았고, 이달 말까지 매일 2명 이상이 접종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릴레이 시작에 앞서 지난 14일엔 겨울철 추가접종 사업의 주무 부처인 질병관리청 백경란 청장이 추가 접종을 마쳤고, 박진 외교부 장관과 박보균 문체부 장관, 이정식 고용부 장관 등 고위공직자 7명도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추진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겨울철 재유행이 시작된 상황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접종률을 제고하기 위해,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지난달 11일 겨울철 추가접종이 시작된 뒤로 한 달이 지났지만,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아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21일 기준 접종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5.9%에 불과하고, 건강 취약계층인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은 17.3%, 감염 취약시설 입소 종사자의 경우 17.6%만 추가 접종을 마쳤습니다. 접종률이 높았던 1,2,3차 접종과의 비교는 차치하고, 고령층의 60%가 접종했던 4차 접종 때와도 크게 차이나는 숫자입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요양병원이나 시설의 외박 외출 기준을 '2가 백신 접종'으로 강화하고, 접종률이 높은 지역이나 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여기에 고위공직자가 접종하는 모습을 공개해 동참을 이끌어내고자 한 겁니다.


다만, 이 같은 '접종률 제고 방안'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방역당국의 '당근과 채찍'이나 솔선수범이 '추가 접종에 소극적인 이유'를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마지막 주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2가 백신 접종을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65%에 달했습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도 57% 가 추가 접종 의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는 "맞아도 걸린다" 와 "백신 이상반응 우려"로 압축됩니다. 구체적 이유를 살펴보면,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어서"(34%)였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보다 접종 이상반응이 더 걱정"(28%), "자주 백신 맞는 것이 부담스러워서"(24%),"기존 백신보다 2가 백신 이상반응이 더 클까 걱정되어서"(22%), "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되어서(이미 항체가 있어서)" (21%) 순이었습니다.

국민 대다수는 이번 7차 유행까지 여러 번의 코로나19 확산을 겪어오면서, 백신 접종의 효과와 이상 반응 역시 직간접적으로 체험했습니다. 앞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7월 여름 재유행 당시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이 그동안 2년 반 동안에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코로나 방역에서 모두 한 분 한 분 전문가가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여전히 백신은 고위험군의 중증화와 사망을 막기 위한 효과적 수단이지만, 이미 여러 차례 백신 접종을 통해 피로감과 불신을 쌓아온 국민에게는 그 이상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 사이에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 " 며 정부가 대상을 명확히 정하고,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등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앞으로 한 달 동안의 '집중 접종 기간' 동안 이 같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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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2 11:39:01
    • 수정2022-11-22 11:39:42
    취재K

2014년 '아이스버킷 챌린지'라는 릴레이 기부 캠페인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희귀질환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기부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장면을 촬영해 SNS에 공유한 뒤 다음 도전자를 지목해 기부를 이어가는 캠페인이었습니다.저조한 추가 접종률 때문에 고심 중인 방역당국이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떠올린 걸까요? 한 달 동안 고위공직자 릴레이 접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어제(21일)부터 모든 정부 부처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2가 백신 릴레이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릴레이 첫날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비롯해 고위공직자 5명이 2가 백신을 맞았고, 이달 말까지 매일 2명 이상이 접종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릴레이 시작에 앞서 지난 14일엔 겨울철 추가접종 사업의 주무 부처인 질병관리청 백경란 청장이 추가 접종을 마쳤고, 박진 외교부 장관과 박보균 문체부 장관, 이정식 고용부 장관 등 고위공직자 7명도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추진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겨울철 재유행이 시작된 상황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접종률을 제고하기 위해,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지난달 11일 겨울철 추가접종이 시작된 뒤로 한 달이 지났지만,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아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21일 기준 접종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5.9%에 불과하고, 건강 취약계층인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은 17.3%, 감염 취약시설 입소 종사자의 경우 17.6%만 추가 접종을 마쳤습니다. 접종률이 높았던 1,2,3차 접종과의 비교는 차치하고, 고령층의 60%가 접종했던 4차 접종 때와도 크게 차이나는 숫자입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요양병원이나 시설의 외박 외출 기준을 '2가 백신 접종'으로 강화하고, 접종률이 높은 지역이나 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여기에 고위공직자가 접종하는 모습을 공개해 동참을 이끌어내고자 한 겁니다.


다만, 이 같은 '접종률 제고 방안'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방역당국의 '당근과 채찍'이나 솔선수범이 '추가 접종에 소극적인 이유'를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마지막 주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2가 백신 접종을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65%에 달했습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도 57% 가 추가 접종 의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는 "맞아도 걸린다" 와 "백신 이상반응 우려"로 압축됩니다. 구체적 이유를 살펴보면,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어서"(34%)였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보다 접종 이상반응이 더 걱정"(28%), "자주 백신 맞는 것이 부담스러워서"(24%),"기존 백신보다 2가 백신 이상반응이 더 클까 걱정되어서"(22%), "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되어서(이미 항체가 있어서)" (21%) 순이었습니다.

국민 대다수는 이번 7차 유행까지 여러 번의 코로나19 확산을 겪어오면서, 백신 접종의 효과와 이상 반응 역시 직간접적으로 체험했습니다. 앞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7월 여름 재유행 당시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이 그동안 2년 반 동안에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코로나 방역에서 모두 한 분 한 분 전문가가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여전히 백신은 고위험군의 중증화와 사망을 막기 위한 효과적 수단이지만, 이미 여러 차례 백신 접종을 통해 피로감과 불신을 쌓아온 국민에게는 그 이상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 사이에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 " 며 정부가 대상을 명확히 정하고,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등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앞으로 한 달 동안의 '집중 접종 기간' 동안 이 같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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