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지금도 역할 못하는데 쪼개자?…광주전남연구원 분리, 뒤떨어진 발상”

입력 2022.11.24 (12:05) 수정 2022.11.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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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광주전남연구원 분리 주장, 연구원이 자초한 자업자득"
- "광주전남연구원, 지역 데이터 생성·비전 제시 등 역할 못해"
- "지금도 역할 못하는데 쪼개자?..연구원 분리 주장, 뒤떨어진 발상"
- "광주·전남, 하나의 경제권..분리 주장, 시대적 통합 트렌드와 맞지 않아"
- "대구경북연구원 분리 추진, 광주전남연구원 상황과 달라"
- "광주광역시·전남도, 싱크탱크 역할 하도록 큰 연구원 만들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이정록 전남대 지리학과 명예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B0cKLEhlQ_o


◇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광주전남의 싱크탱크인 광주전남연구원을 다시 분리하자는 주장이 최근 전라남도의회에서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저희가 신민호 전남도의원 연결해서 연구원의 분리 운영이 필요한 이유를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분리 운영에 반대하는, 그러니까 광주전남연구원을 계속 통합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이정록 명예교수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이정록 명예교수 (이하 이정록):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최근에 광주전남연구원을 분리하자는 주장 들어봤을 텐데요.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 이정록: 광주와 전남지역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연구원이 통합된 지 10년도 안 됐는데, 못한 부분이 있겠지요. 그렇지만 못한다고 해서 다시 분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광주와 전남지역이 참 뒤떨어진 발상을 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 정길훈: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연구원이 통합한 것이 2015년이니까 7년 만에 다시 분리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이정록: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연구원의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된 연구원이 사실 광주전남의 큰 비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요. 또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해야 될 가장 기본적인 일 중의 또 하나는 광주전남의 지역 데이터, 현황 분석, 지역 데이터를 생성하고 확장시키는 그런 일을 해야 되는데 그 일도 안 했거든요. 뿐만 아니라 광주의 현안 과제가 있고 또 전남의 현안 과제가 있고. 특히 현안 과제 중에서 일부는 광주와 전남의 이해가 충돌하는 그런 부분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명쾌한 싱크탱크로서 가치중립적인 방향으로 광주전남의 미래 발전이라고 하는 방향 속에서 그런 현안 과제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했어요. 연구원을 통합해서 무슨 시너지를 만들어냈느냐. 시너지가 없다. 그러니 분리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길훈: 그런데도 교수님은 연구원 분리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연구원을 분리해서 광주발전연구원, 전남발전연구원 이렇게 따로 운영할 경우에 어떤 점이 우려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겁니까?

◆ 이정록: 우려라기보다는 광주와 전남은 행정구역만 나뉘어 있는 상황이지 지금 경제 활동이나 생활권이나 도시적 서비스는 광주 대도시로 다 편입돼 있는 상황입니다. 혹자들은 광주와 전남의 경제구조가 다르다고 이야기를 하죠. 전남은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라고 할까요? 그렇지만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전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광주 대도시를 중심으로 해서 하나의 경제권, 하나의 도시권,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것을 분리한다? 광주 대도시권 중심의 생활권, 경제권 도시 정책을 펴야 되는데 다시 거꾸로 각각 개별적인 지역 정책으로 가자? 이것은 시대적 트렌드와 맞지 않고요. 앞으로 5년, 10년 후에 광주전남의 어떤 미래 모습과 견주어 보면 전혀 맞지 않습니다. 분리 여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단히 소아적, 소규모적인 시각에 매몰돼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정길훈: 저희가 지난주에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만 분리를 주장하는 전라남도의회에서는 이런 논리를 폅니다. 광주전남의 여건이 다르다. 그리고 광주전남 각각 특성에 맞는 그런 정책 연구를 하는 데 현재 통합 운영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주장을 펴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사진 출처: 전라남도의회사진 출처: 전라남도의회

◆ 이정록: 그것은 예전부터 나온 이야기거든요. 예전에 광주와 전남 연구원 2개를 통합하자고 할 때도 그 논리가 나왔습니다. 주민의 생활과 관련된 경제는 다 광주 대도시적 서비스의 영향력을 받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광주전남 전체적인 관점에서 1차 산업의 비중, 2차 산업의 비중, 3차 산업의 비중을 놓고 본다고 하면 전남의 비중 역할이 아주 적어요. 그런데 전라남도 사람들, 전라남도 의원들이나 전라남도의 이해관계자들은 연구원이 전남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남의 경제와 관련된 특징을 또는 어떤 여건을 대변하는 그런 일을 안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그것이 기본적으로 잘못된 사고라고 하는 거죠. 지금 광주전남이라고 하는 하나의 경제권에서는 전남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비중은 적은데 그 적은 것을 연구하기 위해서 다시 연구원을 쪼개자?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 정길훈: 분리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이런 논리도 폅니다. 시도 상생과 관련된 예를 들면 광주 군공항 이전이라든지 나주 SRF라든지 이런 상생과 관련된 연구 과제 실적을 보니까 10%대에 불과하다. 그래서 통합의 시너지가 안 나온다는 이런 주장을 하는데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정록: 그러니까 지역사회에서 광주전남연구원이라고 하는 싱크탱크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것이거든요.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을 정말 광주전남의 미래 발전을 위한 장기 플랜을 만들어내는 그런 연구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당장 시급한 현안 과제 해결을 원하는 것인지 연구원의 역할 설정이 무엇이냐는 거죠. 일반적으로 지방연구원의 역할 설정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3개예요. 하나는 지역의 현안 데이터를 생산하는 일, 그다음에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 그다음에 현안 과제의 특히 국비를 확보하는 현안 과제를 대응하는 일, 이 세 가지인데. 특히 세 번째 역할은 아주 작은 겁니다. 지금 광주도 그렇고 전남도 그렇고 현안 과제 아까 앵커가 말한 그런 부분의 역할은 작은데 그 부분의 역할을 많이 하는 연구원을 원한다? 그것은 연구원이 존재하는 이유, 연구원의 기본적인 어떤 기능을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상생과 관련된 현안 문제는 연구원이 아닌 용역 회사가 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왜 꼭 연구원이 안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 정길훈: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면 연구원의 과제 가운데 정부 정책에 맞는 국비 확보를 위한 논리 개발이라든지 그런 과제는 단기적인 사업인데 너무 그쪽에 초점을 맞춰서 분리 운영을 주장하는 것 아니냐, 그런 우려를 하는 거죠?

◆ 이정록: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연구원은 아까 제가 누차 말씀한 것처럼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의 첫 번째 역할은 광주전남의 현안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것을 가공해서 일반으로 쓸 수 있도록 내놓는 일이 첫 번째 일이고요. 그러니까 긴 호흡으로 연구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연구를 연구원이 못하니까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 광주전남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 이를 테면 광주전남연구원이 다른 데에서 하고 있는 시도 통합에 대한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못했고요. 또 '부울경'은 이미 시작하고 있는데 광주전남의 광역 경제권에 대해서는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연구원이 있으나 마나 하다는 그런 인식을 연구원이 줬던 거죠. 그런데 거기에 일부 이해관계자들은 혁신도시가 만들어놓은 기금을 어떻게 할 것이냐, 공항 어떻게 할 것이냐, 나주 열병합 발전소 관련된 문제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 이것은 아주 지엽적인 문제인데 어떤 큰 비전을 내놓지 않는다? 그러니 쪼갠다? 쪼갠다고 해서 큰 비전이 나올까요? 그러니까 저는 분리 주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광주전남연구원이라고 하는 지역 싱크탱크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가 아닌지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정길훈: 그런데 타 시도 상황을 보면 최근 대구경북연구원이 분리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하는데요. 대구경북 상황과 광주전남 상황은 다르다고 보십니까?


◆ 이정록: 다르지요. 대구경북연구원이 분리하니까 우리도 분리하자는 이 이야기는 이것 또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거든요. 예전에 광주발전연구원, 전남발전연구원이 있을 때 제가 개인적으로 신문 칼럼이나 방송에서 둘이 통합하자고 이야기할 때 그것을 왜 통합하느냐, 반대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때 예를 든 거예요. 대구경북연구원은 통합하고 있지 않느냐? (그때 반대 측은) 그것은 그 사람들의 방식이고 우리는 우리 방식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와서는 대구경북연구원이 분리가 되니까 우리도 분리하자는 이야기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봐야 된다고 봅니다. '부울경'은 도시 연합을 하는데 왜 우리는 안 하나요? 그러면 부울경의 도시 연합은 부울경의 일이고 우리 광주전남은 도시연합 광역경제권 안 하는 것은 우리 일이다. 마찬가지로 연구원도 대구경북연구원의 사정이 있으니까 분리를 하는 것이고 또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은 우리 지역의 사정이 있으니까 통합해 가는 것이고. 저는 그렇게 봐야 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대구경북연구원이 분리되니까 우리도 분리하자고 하는 것은 그것은 전혀 똑같은 상황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정길훈: 교수님께서 조금 전에 연구원의 분리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연구원의 자업자득이다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어떻습니까? 광주전남연구원이 말 그대로 광주전남의 싱크탱크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요?

◆ 이정록: 그러니까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돈을 내는 연구원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입맛에 맞는 연구를 해야 되겠죠. 그런데 그 생각은 정말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면 그것은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라고 하는 통합된 싱크탱크가 필요 없어요. 실제로 경남발전연구원은 쪼개졌거든요. 창원시장이 창원시의 시각에서 연구를 해야겠다고 돈을 안 준다고 해서 경남발전연구원이 꽤 오래전에 분리됐거든요. 그러니까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을 용역회사의 연구원으로 생각하면 분리하는 것이 맞죠. 그러면 정말 광주전남의 큰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지역 현황을 분석하고 하는 작업은 못하는 거죠. 지금 기아차가 광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고 하는데요. 정 앵커께서도 보도국장도 하고 했으니까, 광주 기아차가 광주지역과 전남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분석된 연구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없어요. 없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실제로 기아차가 광주 지역경제에 영향을 40% 미치고 하는 것은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공해서 분석한 연구가 없어요. 이런 것을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해야 되거든요. 그런 일을 못하니까 지금 연구원 분리해야 되겠다고 하는 거죠. 저는 이런 분리 주장이 나오는 것은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의 자업자득이고 지금까지 연구원장, 현 연구원장도 그렇고 지난 통합된 연구원장도 정말 통합된 연구원의 큰 로드맵을 만들고 그것을 전남지사와 광주광역시장을 설득하고 의회를 설득하고 지역사회를 설득해서 큰 연구원을 만드는 일에 노력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7년 되니까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죠. 반성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광주광역시나 전라남도에서도 연구원에 대한 출연금이라든지 연구인력 확보라든지 무엇인가 개선책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정록: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이정록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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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등의 아침] “지금도 역할 못하는데 쪼개자?…광주전남연구원 분리, 뒤떨어진 발상”
    • 입력 2022-11-24 12:05:57
    • 수정2022-11-24 12:06:13
    광주
- "광주전남연구원 분리 주장, 연구원이 자초한 자업자득"<br />- "광주전남연구원, 지역 데이터 생성·비전 제시 등 역할 못해"<br />- "지금도 역할 못하는데 쪼개자?..연구원 분리 주장, 뒤떨어진 발상"<br />- "광주·전남, 하나의 경제권..분리 주장, 시대적 통합 트렌드와 맞지 않아"<br />- "대구경북연구원 분리 추진, 광주전남연구원 상황과 달라"<br />- "광주광역시·전남도, 싱크탱크 역할 하도록 큰 연구원 만들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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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이정록 전남대 지리학과 명예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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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광주전남의 싱크탱크인 광주전남연구원을 다시 분리하자는 주장이 최근 전라남도의회에서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저희가 신민호 전남도의원 연결해서 연구원의 분리 운영이 필요한 이유를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분리 운영에 반대하는, 그러니까 광주전남연구원을 계속 통합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이정록 명예교수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이정록 명예교수 (이하 이정록):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최근에 광주전남연구원을 분리하자는 주장 들어봤을 텐데요.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 이정록: 광주와 전남지역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연구원이 통합된 지 10년도 안 됐는데, 못한 부분이 있겠지요. 그렇지만 못한다고 해서 다시 분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광주와 전남지역이 참 뒤떨어진 발상을 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 정길훈: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연구원이 통합한 것이 2015년이니까 7년 만에 다시 분리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이정록: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연구원의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된 연구원이 사실 광주전남의 큰 비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요. 또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해야 될 가장 기본적인 일 중의 또 하나는 광주전남의 지역 데이터, 현황 분석, 지역 데이터를 생성하고 확장시키는 그런 일을 해야 되는데 그 일도 안 했거든요. 뿐만 아니라 광주의 현안 과제가 있고 또 전남의 현안 과제가 있고. 특히 현안 과제 중에서 일부는 광주와 전남의 이해가 충돌하는 그런 부분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명쾌한 싱크탱크로서 가치중립적인 방향으로 광주전남의 미래 발전이라고 하는 방향 속에서 그런 현안 과제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했어요. 연구원을 통합해서 무슨 시너지를 만들어냈느냐. 시너지가 없다. 그러니 분리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길훈: 그런데도 교수님은 연구원 분리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연구원을 분리해서 광주발전연구원, 전남발전연구원 이렇게 따로 운영할 경우에 어떤 점이 우려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겁니까?

◆ 이정록: 우려라기보다는 광주와 전남은 행정구역만 나뉘어 있는 상황이지 지금 경제 활동이나 생활권이나 도시적 서비스는 광주 대도시로 다 편입돼 있는 상황입니다. 혹자들은 광주와 전남의 경제구조가 다르다고 이야기를 하죠. 전남은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라고 할까요? 그렇지만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전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광주 대도시를 중심으로 해서 하나의 경제권, 하나의 도시권,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것을 분리한다? 광주 대도시권 중심의 생활권, 경제권 도시 정책을 펴야 되는데 다시 거꾸로 각각 개별적인 지역 정책으로 가자? 이것은 시대적 트렌드와 맞지 않고요. 앞으로 5년, 10년 후에 광주전남의 어떤 미래 모습과 견주어 보면 전혀 맞지 않습니다. 분리 여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단히 소아적, 소규모적인 시각에 매몰돼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정길훈: 저희가 지난주에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만 분리를 주장하는 전라남도의회에서는 이런 논리를 폅니다. 광주전남의 여건이 다르다. 그리고 광주전남 각각 특성에 맞는 그런 정책 연구를 하는 데 현재 통합 운영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주장을 펴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사진 출처: 전라남도의회
◆ 이정록: 그것은 예전부터 나온 이야기거든요. 예전에 광주와 전남 연구원 2개를 통합하자고 할 때도 그 논리가 나왔습니다. 주민의 생활과 관련된 경제는 다 광주 대도시적 서비스의 영향력을 받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광주전남 전체적인 관점에서 1차 산업의 비중, 2차 산업의 비중, 3차 산업의 비중을 놓고 본다고 하면 전남의 비중 역할이 아주 적어요. 그런데 전라남도 사람들, 전라남도 의원들이나 전라남도의 이해관계자들은 연구원이 전남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남의 경제와 관련된 특징을 또는 어떤 여건을 대변하는 그런 일을 안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그것이 기본적으로 잘못된 사고라고 하는 거죠. 지금 광주전남이라고 하는 하나의 경제권에서는 전남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비중은 적은데 그 적은 것을 연구하기 위해서 다시 연구원을 쪼개자?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 정길훈: 분리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이런 논리도 폅니다. 시도 상생과 관련된 예를 들면 광주 군공항 이전이라든지 나주 SRF라든지 이런 상생과 관련된 연구 과제 실적을 보니까 10%대에 불과하다. 그래서 통합의 시너지가 안 나온다는 이런 주장을 하는데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정록: 그러니까 지역사회에서 광주전남연구원이라고 하는 싱크탱크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것이거든요.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을 정말 광주전남의 미래 발전을 위한 장기 플랜을 만들어내는 그런 연구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당장 시급한 현안 과제 해결을 원하는 것인지 연구원의 역할 설정이 무엇이냐는 거죠. 일반적으로 지방연구원의 역할 설정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3개예요. 하나는 지역의 현안 데이터를 생산하는 일, 그다음에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 그다음에 현안 과제의 특히 국비를 확보하는 현안 과제를 대응하는 일, 이 세 가지인데. 특히 세 번째 역할은 아주 작은 겁니다. 지금 광주도 그렇고 전남도 그렇고 현안 과제 아까 앵커가 말한 그런 부분의 역할은 작은데 그 부분의 역할을 많이 하는 연구원을 원한다? 그것은 연구원이 존재하는 이유, 연구원의 기본적인 어떤 기능을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상생과 관련된 현안 문제는 연구원이 아닌 용역 회사가 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왜 꼭 연구원이 안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 정길훈: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면 연구원의 과제 가운데 정부 정책에 맞는 국비 확보를 위한 논리 개발이라든지 그런 과제는 단기적인 사업인데 너무 그쪽에 초점을 맞춰서 분리 운영을 주장하는 것 아니냐, 그런 우려를 하는 거죠?

◆ 이정록: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연구원은 아까 제가 누차 말씀한 것처럼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의 첫 번째 역할은 광주전남의 현안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것을 가공해서 일반으로 쓸 수 있도록 내놓는 일이 첫 번째 일이고요. 그러니까 긴 호흡으로 연구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연구를 연구원이 못하니까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 광주전남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 이를 테면 광주전남연구원이 다른 데에서 하고 있는 시도 통합에 대한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못했고요. 또 '부울경'은 이미 시작하고 있는데 광주전남의 광역 경제권에 대해서는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연구원이 있으나 마나 하다는 그런 인식을 연구원이 줬던 거죠. 그런데 거기에 일부 이해관계자들은 혁신도시가 만들어놓은 기금을 어떻게 할 것이냐, 공항 어떻게 할 것이냐, 나주 열병합 발전소 관련된 문제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 이것은 아주 지엽적인 문제인데 어떤 큰 비전을 내놓지 않는다? 그러니 쪼갠다? 쪼갠다고 해서 큰 비전이 나올까요? 그러니까 저는 분리 주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광주전남연구원이라고 하는 지역 싱크탱크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가 아닌지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정길훈: 그런데 타 시도 상황을 보면 최근 대구경북연구원이 분리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하는데요. 대구경북 상황과 광주전남 상황은 다르다고 보십니까?


◆ 이정록: 다르지요. 대구경북연구원이 분리하니까 우리도 분리하자는 이 이야기는 이것 또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거든요. 예전에 광주발전연구원, 전남발전연구원이 있을 때 제가 개인적으로 신문 칼럼이나 방송에서 둘이 통합하자고 이야기할 때 그것을 왜 통합하느냐, 반대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때 예를 든 거예요. 대구경북연구원은 통합하고 있지 않느냐? (그때 반대 측은) 그것은 그 사람들의 방식이고 우리는 우리 방식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와서는 대구경북연구원이 분리가 되니까 우리도 분리하자는 이야기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봐야 된다고 봅니다. '부울경'은 도시 연합을 하는데 왜 우리는 안 하나요? 그러면 부울경의 도시 연합은 부울경의 일이고 우리 광주전남은 도시연합 광역경제권 안 하는 것은 우리 일이다. 마찬가지로 연구원도 대구경북연구원의 사정이 있으니까 분리를 하는 것이고 또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은 우리 지역의 사정이 있으니까 통합해 가는 것이고. 저는 그렇게 봐야 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대구경북연구원이 분리되니까 우리도 분리하자고 하는 것은 그것은 전혀 똑같은 상황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정길훈: 교수님께서 조금 전에 연구원의 분리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연구원의 자업자득이다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어떻습니까? 광주전남연구원이 말 그대로 광주전남의 싱크탱크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요?

◆ 이정록: 그러니까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돈을 내는 연구원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입맛에 맞는 연구를 해야 되겠죠. 그런데 그 생각은 정말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면 그것은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라고 하는 통합된 싱크탱크가 필요 없어요. 실제로 경남발전연구원은 쪼개졌거든요. 창원시장이 창원시의 시각에서 연구를 해야겠다고 돈을 안 준다고 해서 경남발전연구원이 꽤 오래전에 분리됐거든요. 그러니까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을 용역회사의 연구원으로 생각하면 분리하는 것이 맞죠. 그러면 정말 광주전남의 큰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지역 현황을 분석하고 하는 작업은 못하는 거죠. 지금 기아차가 광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고 하는데요. 정 앵커께서도 보도국장도 하고 했으니까, 광주 기아차가 광주지역과 전남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분석된 연구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없어요. 없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실제로 기아차가 광주 지역경제에 영향을 40% 미치고 하는 것은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공해서 분석한 연구가 없어요. 이런 것을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해야 되거든요. 그런 일을 못하니까 지금 연구원 분리해야 되겠다고 하는 거죠. 저는 이런 분리 주장이 나오는 것은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의 자업자득이고 지금까지 연구원장, 현 연구원장도 그렇고 지난 통합된 연구원장도 정말 통합된 연구원의 큰 로드맵을 만들고 그것을 전남지사와 광주광역시장을 설득하고 의회를 설득하고 지역사회를 설득해서 큰 연구원을 만드는 일에 노력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7년 되니까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죠. 반성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광주광역시나 전라남도에서도 연구원에 대한 출연금이라든지 연구인력 확보라든지 무엇인가 개선책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정록: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이정록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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