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떡으로 통일 교육…7살에게 통일은?

입력 2022.11.26 (08:34) 수정 2022.11.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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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통일로 미래로’ 시간입니다.

이번 주 주인공은 어른들도, 청소년도 아닌, 자라나는 새싹, 바로 유치원생들입니다.

네, 흔히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합니다만 미래세대인 이 어린이들에게 이 통일의 의미나 이미지를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이하영 리포터, 유치원 교육 현장에 다녀오셨다고요?

네,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통일에 대해 들려주고 체험활동도 하는 일종의 놀이수업을 참관하고 왔습니다.

유치원생이면 많아야 일곱 살 정도잖아요?

통일이란 개념조차 좀 어려울 것 같은데 반응이 어떻던가요?

네, 북녘의 새 친구들을 만나면 뭘 하고 놀지, 또 어떤 걸 선물해줄지 이런 걸 고민하는 모습들이 있더라고요.

옆에서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거창한 생각보다는 이렇게 친숙한 이미지를 쌓는 게 바로 통일을 향한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는데요.

우리 꿈나무들이 생각하는 통일은 어떤 건지, 들어보실까요?

[리포트]

유치원의 옥상에서 때아닌 강강술래 풍경이 펼쳐집니다.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고, 발을 힘차게 구르며, 목청껏 외쳐보는데요.

["지금 연습했다가 나중에 북쪽 친구 만났을 때 강강술래하면 좋을까 나쁠까?"]

["좋아요. (좋지!)"]

언젠가 통일이 되면 북한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민속놀이를 배우는 중입니다.

그런데 우리 일곱 살 어린이들,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로 알고 있을까요?

["북한이 어디 있는지 알아요? 몰라요? 그럼 북한이 어떤 곳이에요?"]

["전 북한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서 몰라요."]

남한과 북한을 어렴풋하게나마 구분하는 어린이도 있는데요.

["북한이 어디예요?"]

["38선인데 거기 위쪽에 있는 데가 북한이고요. 거기 38선 아래에 있는 데가 저희가 살고 있는 남한이에요."]

통일이란 의미를 물어보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면 친구들, 통일이 뭔지 알아요?"]

["네! (뭐예요) 북한의 선을 다시 넘어갈 수 있는 날!"]

유치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 교육. 무엇보다 눈높이에 맞춰 다가서는 게 중요할 텐데요. 통일이란 무엇이고 통일은 왜 해야 하는지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통해 익힌다고 합니다. 함께 보실까요.

스물세 명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교실에 모여 놀이 수업을 기다리는데요.

오늘의 주제는 ‘떡’입니다.

여기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통일 그림동화책 ‘남떡 북떡 쑥떡쑥떡’도 한 몫 하는데요.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선생님이 오늘 남쪽에서 먹는 떡, 북쪽에서 먹는 떡, 그리고 쑥떡에 대해서 세 가지 떡에 대해서 얘기할 거예요."]

본격적으로 동화책에 빠져들기 전에 분단이 뭔지 들려줍니다.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누가 이거 똑바로 손들고 말할 수 있는 친구."]

["비무장 지대"]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좋아, 그 옆에 영어가 있는데 영어도 읽을 수 있겠어? (DMZ)"]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DMZ 정답. 잘했어."]

동화책에선 비무장지대를 남북의 동물들이 함께 모이는 ‘사이 큰 숲’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비무장지대는 남쪽과 북쪽 사이에 있는 숲인데 사람들이 살지 않아요. 38선이 있는데 동물들이 모여서 쑥떡 해먹는 얘기를 선생님이 들려줄게요."]

자연스럽게 남북이 설날에 공통적으로 해 먹는 음식 얘기가 이어지는데요.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북쪽에 있는 설 명절과 남쪽에 있는 설 명절에 같이 먹는 게 뭘까? (떡국) 떡국, 정답!"]

남북이 함께 공유하는 떡 문화를 배우고 모형이지만 가래떡도 직접 굴려 봅니다.

이어서 단오에 먹는 수리취떡도 쑥 점토를 이용해 예쁘게 모양을 내 보는데요.

다 만들고 나면 다른 팀 친구들과 서로 떡을 바꾸는 시간도 갖습니다.

통일 후의 모습이 마치 이런 풍경일까요?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인사! 접시 나누세요!"]

이번 놀이 수업의 하이라이트.

통일이 되면 북녘 친구와 뭘 하고 싶은지 초대장을 써 보는 시간인데요.

가까운 친구에게 건네줄 것처럼 정성을 가득 들여 봅니다.

[이슬아/7세 : "(뭐라고 적었어요, 한 번 읽어주세요!) 통일하면 우리 집에 있는 캔디 반 정도 줄게!"]

[이슬아/7세 : "(친구가 아끼는 건데 나눠줄 수 있어요?) 제일 아끼는 건 포켓몬 인형이에요."]

[이슬아/7세 : "(사탕도 맛있는 건데.) 사탕은 2위로 아끼는 거지만 반 정도 주고 싶어요. 엄청 친해지면 몰라요. 걔 생일 때 포켓몬 인형을 직접 사서 선물해줄지 고민 중이에요."]

[홍지유/7세 : "줄넘기하자고 쓴 거예요. (같이 하면 어떨 거 같아요?) 재밌을 것 같아요. 안녕."]

[박주윤/7세 : "제가 집 번호도 알려주고 집도 알려주고 그 다음에 우리 집으로 놀러오라고 말하고 우리 엄마 아빠 허락 받아서 벤치에 앉아서 얘기도 쫑알쫑알 하고 그담에 팽이가 없으면 그림그리기 하고 그담에 팽이 있으면 팽이로 놀 거예요."]

["와. 하고 싶은 게 엄청 많네요!"]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 통일이라는 작은 씨앗을 뿌린 하루였습니다.

유치원에서 통일 교육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또 어린이들이 통일을 알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한번 들어봤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에게 통일을 더 알기 쉽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

그림동화는 그 고민의 결과물이라는데요.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소재를 가지고 통일에 대한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떡과 관련된 얘기를 했고요."]

유치원에 갈 때마다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에 도리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아이들이 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쓴 편지를 보고 아, 아이들의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아이들이 정말 소중한 것들을 나누려고 하고 있더라고요."]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1학기 때 통일 그림동화책을 접하게 된 이후로 놀이 수업을 진행하게 됐는데요.

점점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미래 세대가 어려서부터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희재/지혜반 교사 : "지금 친구들은 통일이나 분단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경험하거나 부모님이 겪으신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더 그게 멀리 느껴지는 거 같아요. 그래서 유치원이나 교육기관에서 계속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줘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흰 도화지처럼 해맑은 어린이들에게 새겨진 통일이라는 작은 씨앗.

마음속에 뿌려진 씨앗이 쑥쑥 자라나 앞으로 어떤 열매를 맺게 될까요?

["어느새 둥근 보름달이 떴어요. 아기 다람쥐가 소원을 빌었어요. 모두 다 같이 살게 해주세요. 헤어지는 건 싫어요. 부엉이가 말했어요. 응 곧 통일이 될 거야 부엉이는 똘똘하니까 그 말이 맞을 거예요."]

["안녕, 북한 친구야. 나랑 같이 놀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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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떡으로 통일 교육…7살에게 통일은?
    • 입력 2022-11-26 08:34:10
    • 수정2022-11-26 09:35:39
    남북의 창
[앵커]

‘통일로 미래로’ 시간입니다.

이번 주 주인공은 어른들도, 청소년도 아닌, 자라나는 새싹, 바로 유치원생들입니다.

네, 흔히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합니다만 미래세대인 이 어린이들에게 이 통일의 의미나 이미지를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이하영 리포터, 유치원 교육 현장에 다녀오셨다고요?

네,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통일에 대해 들려주고 체험활동도 하는 일종의 놀이수업을 참관하고 왔습니다.

유치원생이면 많아야 일곱 살 정도잖아요?

통일이란 개념조차 좀 어려울 것 같은데 반응이 어떻던가요?

네, 북녘의 새 친구들을 만나면 뭘 하고 놀지, 또 어떤 걸 선물해줄지 이런 걸 고민하는 모습들이 있더라고요.

옆에서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거창한 생각보다는 이렇게 친숙한 이미지를 쌓는 게 바로 통일을 향한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는데요.

우리 꿈나무들이 생각하는 통일은 어떤 건지, 들어보실까요?

[리포트]

유치원의 옥상에서 때아닌 강강술래 풍경이 펼쳐집니다.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고, 발을 힘차게 구르며, 목청껏 외쳐보는데요.

["지금 연습했다가 나중에 북쪽 친구 만났을 때 강강술래하면 좋을까 나쁠까?"]

["좋아요. (좋지!)"]

언젠가 통일이 되면 북한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민속놀이를 배우는 중입니다.

그런데 우리 일곱 살 어린이들,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로 알고 있을까요?

["북한이 어디 있는지 알아요? 몰라요? 그럼 북한이 어떤 곳이에요?"]

["전 북한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서 몰라요."]

남한과 북한을 어렴풋하게나마 구분하는 어린이도 있는데요.

["북한이 어디예요?"]

["38선인데 거기 위쪽에 있는 데가 북한이고요. 거기 38선 아래에 있는 데가 저희가 살고 있는 남한이에요."]

통일이란 의미를 물어보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면 친구들, 통일이 뭔지 알아요?"]

["네! (뭐예요) 북한의 선을 다시 넘어갈 수 있는 날!"]

유치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 교육. 무엇보다 눈높이에 맞춰 다가서는 게 중요할 텐데요. 통일이란 무엇이고 통일은 왜 해야 하는지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통해 익힌다고 합니다. 함께 보실까요.

스물세 명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교실에 모여 놀이 수업을 기다리는데요.

오늘의 주제는 ‘떡’입니다.

여기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통일 그림동화책 ‘남떡 북떡 쑥떡쑥떡’도 한 몫 하는데요.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선생님이 오늘 남쪽에서 먹는 떡, 북쪽에서 먹는 떡, 그리고 쑥떡에 대해서 세 가지 떡에 대해서 얘기할 거예요."]

본격적으로 동화책에 빠져들기 전에 분단이 뭔지 들려줍니다.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누가 이거 똑바로 손들고 말할 수 있는 친구."]

["비무장 지대"]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좋아, 그 옆에 영어가 있는데 영어도 읽을 수 있겠어? (DMZ)"]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DMZ 정답. 잘했어."]

동화책에선 비무장지대를 남북의 동물들이 함께 모이는 ‘사이 큰 숲’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비무장지대는 남쪽과 북쪽 사이에 있는 숲인데 사람들이 살지 않아요. 38선이 있는데 동물들이 모여서 쑥떡 해먹는 얘기를 선생님이 들려줄게요."]

자연스럽게 남북이 설날에 공통적으로 해 먹는 음식 얘기가 이어지는데요.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북쪽에 있는 설 명절과 남쪽에 있는 설 명절에 같이 먹는 게 뭘까? (떡국) 떡국, 정답!"]

남북이 함께 공유하는 떡 문화를 배우고 모형이지만 가래떡도 직접 굴려 봅니다.

이어서 단오에 먹는 수리취떡도 쑥 점토를 이용해 예쁘게 모양을 내 보는데요.

다 만들고 나면 다른 팀 친구들과 서로 떡을 바꾸는 시간도 갖습니다.

통일 후의 모습이 마치 이런 풍경일까요?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인사! 접시 나누세요!"]

이번 놀이 수업의 하이라이트.

통일이 되면 북녘 친구와 뭘 하고 싶은지 초대장을 써 보는 시간인데요.

가까운 친구에게 건네줄 것처럼 정성을 가득 들여 봅니다.

[이슬아/7세 : "(뭐라고 적었어요, 한 번 읽어주세요!) 통일하면 우리 집에 있는 캔디 반 정도 줄게!"]

[이슬아/7세 : "(친구가 아끼는 건데 나눠줄 수 있어요?) 제일 아끼는 건 포켓몬 인형이에요."]

[이슬아/7세 : "(사탕도 맛있는 건데.) 사탕은 2위로 아끼는 거지만 반 정도 주고 싶어요. 엄청 친해지면 몰라요. 걔 생일 때 포켓몬 인형을 직접 사서 선물해줄지 고민 중이에요."]

[홍지유/7세 : "줄넘기하자고 쓴 거예요. (같이 하면 어떨 거 같아요?) 재밌을 것 같아요. 안녕."]

[박주윤/7세 : "제가 집 번호도 알려주고 집도 알려주고 그 다음에 우리 집으로 놀러오라고 말하고 우리 엄마 아빠 허락 받아서 벤치에 앉아서 얘기도 쫑알쫑알 하고 그담에 팽이가 없으면 그림그리기 하고 그담에 팽이 있으면 팽이로 놀 거예요."]

["와. 하고 싶은 게 엄청 많네요!"]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 통일이라는 작은 씨앗을 뿌린 하루였습니다.

유치원에서 통일 교육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또 어린이들이 통일을 알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한번 들어봤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에게 통일을 더 알기 쉽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

그림동화는 그 고민의 결과물이라는데요.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소재를 가지고 통일에 대한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떡과 관련된 얘기를 했고요."]

유치원에 갈 때마다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에 도리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미옥/통일 그림동화 작가 : "아이들이 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쓴 편지를 보고 아, 아이들의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아이들이 정말 소중한 것들을 나누려고 하고 있더라고요."]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1학기 때 통일 그림동화책을 접하게 된 이후로 놀이 수업을 진행하게 됐는데요.

점점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미래 세대가 어려서부터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희재/지혜반 교사 : "지금 친구들은 통일이나 분단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경험하거나 부모님이 겪으신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더 그게 멀리 느껴지는 거 같아요. 그래서 유치원이나 교육기관에서 계속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줘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흰 도화지처럼 해맑은 어린이들에게 새겨진 통일이라는 작은 씨앗.

마음속에 뿌려진 씨앗이 쑥쑥 자라나 앞으로 어떤 열매를 맺게 될까요?

["어느새 둥근 보름달이 떴어요. 아기 다람쥐가 소원을 빌었어요. 모두 다 같이 살게 해주세요. 헤어지는 건 싫어요. 부엉이가 말했어요. 응 곧 통일이 될 거야 부엉이는 똘똘하니까 그 말이 맞을 거예요."]

["안녕, 북한 친구야. 나랑 같이 놀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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