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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비로 산지 마구 파헤친 농협조합장 ‘구속’…조합장 ‘자리’는 유지
입력 2022.12.02 (07:01) 취재K
제주 서귀포시의 한 임야. 김00 농협조합장과 그의 아들이 관광농원을 만들기 위해 파헤친 곳이다.제주 서귀포시의 한 임야. 김00 농협조합장과 그의 아들이 관광농원을 만들기 위해 파헤친 곳이다.

중장비를 동원해 축구장 3배가 넘는 산지를 훼손한 제주의 지역농협 조합장이 법정 구속됐다. 이 조합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인근의 보전 산지까지 마구 파헤쳐 주차장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전산지는 재해방지, 자연생태계 보전 등 공익을 위해 산림청장이 지정·고시한 산지다.

특히 그는, KBS 보도에서 20년 넘게 공유지를 불법 사용한 것으로도 확인돼 현재 공유재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법(산림)과 산지관리법, 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모(63) 위미농협 조합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아들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김 모 조합장과 아들이 관광농원을 만들기 위해 산림을 파헤치고 진입로를 조성한 모습김 모 조합장과 아들이 관광농원을 만들기 위해 산림을 파헤치고 진입로를 조성한 모습

이들 부자는 2018년 3월부터 3년 동안 중장비 등을 동원해 서귀포시 임야 2만여㎡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나무 등을 베어내 486m에 달하는 진입로를 만들고, 높이 3.9m·길이 267m에 달하는 석축을 조성해 조경수를 심었다. 또 주변에 있는 초지 1만 4,000여㎡를 파헤쳐 산책로까지 만들었다. 돈을 벌기 위해 관광농원을 만들려던 것이다.

실제 이곳은 SNS상에서 동백꽃 사진 명소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김 씨의 식당이 위치한 과거 위성 사진. 왼쪽에 보이는 초록색 산림이 사라지고 회색 주차장(오른쪽 사진)으로 변한 모습김 씨의 식당이 위치한 과거 위성 사진. 왼쪽에 보이는 초록색 산림이 사라지고 회색 주차장(오른쪽 사진)으로 변한 모습

특히 김 조합장은 KBS 보도를 통해 2016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인근의 보전 산지 1,215㎡를 훼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씨는 이곳에 길이 30m, 높이 7.5m에 달하는 석축을 쌓아 평탄화한 뒤 식당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수사 과정에서 구속을 면해 직을 유지하던 김 씨는 결국 지난달 24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 "제주도는 천혜의 환경…산림 훼손 엄벌해야"

재판부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재판부는 제주도는 천혜의 환경을 바탕으로 한 세계적인 휴양 관광지이자, 한라산을 중심으로 아열대·온대·한대 등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는 안식처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네스코에서도 제주도 육상 전역과 해양경계 5.5km에 이르는 지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확대 지정했다며, 보전가치가 높은 산림을 무단 훼손하는 행위는 더욱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범행이 발생하기 전인 2018년에는 해당 지역의 임야와 초지에 산림이 빼곡히 자생했지만 입목이 대부분 벌채됐다며, 김 씨 부자가 관광농원을 조성해 지가 상승과 관광 수익 등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 씨가 산지복구비로 1억 6,000만 원 상당을 예치하고, 수목 식재 작업이 80%가량 진행된 점, 자동차관리법 위반·재물손괴·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 20년 넘게 공유지 불법 사용…버티다 결국 원상회복

김 씨는 지난해 12월 KBS 보도를 통해 20년 넘게 공유지를 불법으로 사용한 것으로도 드러나 공유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김 씨는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20년 넘게 제주도 소유의 땅 762㎡를 파헤쳐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식당 터에는 불법건축물까지 지었다.

과거 공유지 허가 대장과거 공유지 허가 대장

과거 행정의 공유지 허가 대장을 보면, 김 씨는 1993년부터 1999년까지 돈을 내고 공유지를 사용했지만 그 이후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공유지인 걸 알면서도 허가 없이 주차장을 조성해 20년 넘게 불법으로 사용해온 것이다.

서귀포시 남원읍은 해마다 관내 공유지 670여 필지를 전수조사해왔다고 밝혔지만, 20년 넘게 조합장이 불법 사용한 공유지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김 조합장이 20년 넘게 식당 주차장으로 이용한 공유지김 조합장이 20년 넘게 식당 주차장으로 이용한 공유지

남원읍은 KBS 보도 이후 김 씨에게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변상금 2,467만 원을 부과했다. 불법 건축물 철거도 명령했다. 하지만 김 씨는 불법으로 사용한 공유지 762㎡ 가운데 152㎡는 곧바로 복구하지 않았다.

남원읍은 올해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공유지 원상 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 7월 결국 김 씨를 고발했다.

김 씨는 그제야 행정명령에 따랐다. 서귀포시는 4개월 뒤인 지난달 14일 공유지를 최종 원상회복했고, 경계 부분에 나무를 심어 더는 훼손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최근 김 조합장을 공유재산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 대법원 확정까지 직 유지…조합장은 직무대행 체제

김 조합장은 법정 구속됐지만 조합장 '직'은 유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는 대법원까지 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 씨가 농협법상 임원의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금융 사고나 횡령, 직장 내 갑질 등 내부 문제가 아닌 개인의 일탈이기 때문에 징계나 해임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씨가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위미농협 조합장은 수석 이사가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김 씨는 지난 3월 농협중앙회 대의원 조합장으로도 선출된 바 있다. 서귀포시 지역농협 조합장 운영협의회는 김 씨가 수사를 받고 있었음에도 전국 대의원으로 추대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전국 대의원회가 지역 현안을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꼭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교도소에서 의사를 물은 뒤 위임장을 받아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중장비로 산지 마구 파헤친 농협조합장 ‘구속’…조합장 ‘자리’는 유지
    • 입력 2022-12-02 07:01:28
    취재K
제주 서귀포시의 한 임야. 김00 농협조합장과 그의 아들이 관광농원을 만들기 위해 파헤친 곳이다.제주 서귀포시의 한 임야. 김00 농협조합장과 그의 아들이 관광농원을 만들기 위해 파헤친 곳이다.

중장비를 동원해 축구장 3배가 넘는 산지를 훼손한 제주의 지역농협 조합장이 법정 구속됐다. 이 조합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인근의 보전 산지까지 마구 파헤쳐 주차장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전산지는 재해방지, 자연생태계 보전 등 공익을 위해 산림청장이 지정·고시한 산지다.

특히 그는, KBS 보도에서 20년 넘게 공유지를 불법 사용한 것으로도 확인돼 현재 공유재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법(산림)과 산지관리법, 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모(63) 위미농협 조합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아들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김 모 조합장과 아들이 관광농원을 만들기 위해 산림을 파헤치고 진입로를 조성한 모습김 모 조합장과 아들이 관광농원을 만들기 위해 산림을 파헤치고 진입로를 조성한 모습

이들 부자는 2018년 3월부터 3년 동안 중장비 등을 동원해 서귀포시 임야 2만여㎡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나무 등을 베어내 486m에 달하는 진입로를 만들고, 높이 3.9m·길이 267m에 달하는 석축을 조성해 조경수를 심었다. 또 주변에 있는 초지 1만 4,000여㎡를 파헤쳐 산책로까지 만들었다. 돈을 벌기 위해 관광농원을 만들려던 것이다.

실제 이곳은 SNS상에서 동백꽃 사진 명소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김 씨의 식당이 위치한 과거 위성 사진. 왼쪽에 보이는 초록색 산림이 사라지고 회색 주차장(오른쪽 사진)으로 변한 모습김 씨의 식당이 위치한 과거 위성 사진. 왼쪽에 보이는 초록색 산림이 사라지고 회색 주차장(오른쪽 사진)으로 변한 모습

특히 김 조합장은 KBS 보도를 통해 2016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인근의 보전 산지 1,215㎡를 훼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씨는 이곳에 길이 30m, 높이 7.5m에 달하는 석축을 쌓아 평탄화한 뒤 식당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수사 과정에서 구속을 면해 직을 유지하던 김 씨는 결국 지난달 24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 "제주도는 천혜의 환경…산림 훼손 엄벌해야"

재판부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재판부는 제주도는 천혜의 환경을 바탕으로 한 세계적인 휴양 관광지이자, 한라산을 중심으로 아열대·온대·한대 등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는 안식처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네스코에서도 제주도 육상 전역과 해양경계 5.5km에 이르는 지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확대 지정했다며, 보전가치가 높은 산림을 무단 훼손하는 행위는 더욱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범행이 발생하기 전인 2018년에는 해당 지역의 임야와 초지에 산림이 빼곡히 자생했지만 입목이 대부분 벌채됐다며, 김 씨 부자가 관광농원을 조성해 지가 상승과 관광 수익 등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 씨가 산지복구비로 1억 6,000만 원 상당을 예치하고, 수목 식재 작업이 80%가량 진행된 점, 자동차관리법 위반·재물손괴·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으로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 20년 넘게 공유지 불법 사용…버티다 결국 원상회복

김 씨는 지난해 12월 KBS 보도를 통해 20년 넘게 공유지를 불법으로 사용한 것으로도 드러나 공유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김 씨는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20년 넘게 제주도 소유의 땅 762㎡를 파헤쳐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식당 터에는 불법건축물까지 지었다.

과거 공유지 허가 대장과거 공유지 허가 대장

과거 행정의 공유지 허가 대장을 보면, 김 씨는 1993년부터 1999년까지 돈을 내고 공유지를 사용했지만 그 이후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공유지인 걸 알면서도 허가 없이 주차장을 조성해 20년 넘게 불법으로 사용해온 것이다.

서귀포시 남원읍은 해마다 관내 공유지 670여 필지를 전수조사해왔다고 밝혔지만, 20년 넘게 조합장이 불법 사용한 공유지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김 조합장이 20년 넘게 식당 주차장으로 이용한 공유지김 조합장이 20년 넘게 식당 주차장으로 이용한 공유지

남원읍은 KBS 보도 이후 김 씨에게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변상금 2,467만 원을 부과했다. 불법 건축물 철거도 명령했다. 하지만 김 씨는 불법으로 사용한 공유지 762㎡ 가운데 152㎡는 곧바로 복구하지 않았다.

남원읍은 올해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공유지 원상 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 7월 결국 김 씨를 고발했다.

김 씨는 그제야 행정명령에 따랐다. 서귀포시는 4개월 뒤인 지난달 14일 공유지를 최종 원상회복했고, 경계 부분에 나무를 심어 더는 훼손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최근 김 조합장을 공유재산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 대법원 확정까지 직 유지…조합장은 직무대행 체제

김 조합장은 법정 구속됐지만 조합장 '직'은 유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는 대법원까지 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 씨가 농협법상 임원의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금융 사고나 횡령, 직장 내 갑질 등 내부 문제가 아닌 개인의 일탈이기 때문에 징계나 해임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씨가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위미농협 조합장은 수석 이사가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김 씨는 지난 3월 농협중앙회 대의원 조합장으로도 선출된 바 있다. 서귀포시 지역농협 조합장 운영협의회는 김 씨가 수사를 받고 있었음에도 전국 대의원으로 추대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전국 대의원회가 지역 현안을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꼭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교도소에서 의사를 물은 뒤 위임장을 받아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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