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ICBM행사에 딸 또 등장…이달 말 ‘전원회의’

입력 2022.12.03 (08:18) 수정 2022.12.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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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입니다.

요 며칠 매서운 추위에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네, 우리보다 더 추운 곳이 북한인데요.

올 마지막 달이 되자 북한에선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계획하느라 분주해졌습니다.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7형 시험발사로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벌였던 북한인데 이달 들어선 경제부문의 성과도 정리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달 하순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서 올해 결산을 하고, 내년 정책 방향을 정한다고 하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또,어린 딸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화성 17형 ICBM을 시험발사했던 자리에처음 얼굴을 보였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어른스러운 모습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2018년, 김위원장은 비핵화 진의를 묻는 미국에 ‘내 아이들이 남은 평생을 핵무기를 짊어지고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답을 했었는데요.

그랬던 김 위원장이 4년만에, 그것도 대량살상무기 관련 행사에 어린 딸을 연거푸 등장시킨 의도는 어떻게 봐야겠습니까?

<이슈 앤 한반도>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북한 최고지도자의 어깨 위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고 있는 여자아이.

김정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입니다.

첫 등장 때의 어린 모습과는 달리 이번에는 검은 코트를 입고 머리도 어른스럽게 손질해 어머니 리설주 여사를 연상시켰고, ‘사랑하는 자제분’이란 소개도 극존칭으로 바뀌었습니다.

[조선중앙TV :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오시자 폭풍 같은 만세 환호를 힘껏 터쳐 올렸습니다."]

지휘관급 군인은 상체를 숙이며 인사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화성-17형을 "전략적 힘의 위대한 실체"라며,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재차 밝혔고, 개발 공로자들을 대거 승진시키고 이동식 발사차량에도 칭호를 수여했습니다.

2018년 당시 방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자식들이 핵무기를 짊어지고 사는 걸 원치 않는다며, 비핵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던 김정은 위원장.

하지만 이제 비핵화는 접고 핵은 물론 ICBM 등 미사일 개발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그 당시만 해도 북한은 북미 대화를 통해서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라고 하는 카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었을 때였고요. 그런데 지금은 사실은 이제 북한이 북미 대화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는 것을 거듭거듭 강조를 하고 있고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상황 자체가 바뀌어 있는 거죠."]

미국의 대북 경고는 이어졌습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2 전략폭격기 8대의 지상활주 훈련 모습을 공개했고,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의 우주군 예하 부대가 주한미군에 몇 주 안에 창설될 계획입니다.

[앵커]

5년 전, 북한은 화성 15형 ICBM 발사에 성공했다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이 선언 5주년을 계기로 올해 7차 핵실험이란 전략적 도발에 나서는 거 아니냔 전망이 많았는데 아직까진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 가능성이 현실로 될까, 북한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리포트]

2017년 11월 29일 북한은, 당시로선 가장 강력한 최대 사거리 만 3천km의 화성-15형 ICBM을 쏴 올렸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11월 :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높이 선포하셨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은 최대 사거리 만 5천km에, 다탄두 탑재를 실험한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핵무력 완성일’에 관영 매체들은, 화성-15형 대신 17형만 언급하며 주체 병기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김상기/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 : "현재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속 추진을 하면서 화성-17형 ICBM 시험발사를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2017년 11월에 화성-15형 시험 발사에 이어서 단행했던 핵무력 완성 선언을 직접 거론하면서 특별하게 기념할 만한 그런 이유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북한의 핵실험 임박 징후는 없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핵실험 감행 시 전례 없는 공동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다시 경고했습니다.

더 나아가 중국의 책임을 강조했고...

[로이터 통신 인터뷰/11월 28일 : "북한 사회에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을 안 하면, 역내 군사적 자산 유입으로 이어질 거라는 압박도 이어갔습니다.

또, 열도 위로 미사일이 날아가는데 일본이 방위비 증액을 안 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대응은 한미일 안보 협력의 확대를 통해서 지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강조한 부분도 그런 맥락에서 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한미일 3국의 군사훈련을 확대 한다거나 또는 제재 측면에서, 또 한미일 3국이 공조해서 이 제재의 빈틈을 메워나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간 신뢰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권영세/통일부 장관 : "지금 북한 당국이 저에 대해 여러 험한 말들을 하고 있지만 저는 개의치 않고 의연하게 열린 자세로 북한 당국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앵커]

얼마 전 미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가 북한과 군축협상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말을 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하는가 주목을 끌었습니다.

미 국무부가 얼른 부인에 나서 논란 확산을 막았지만 미국 내 일부에선 현실적인 대북 관여를 내세우며 군축 협상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는데요.

현재로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에 하나 북미간 핵군축 협상이 진행된다면 한반도 정세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군축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안 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월 하순, 미 국무부 보니 젠킨스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한 공개회의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북미 간 핵무기 감축 협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 관계자가 이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한 겁니다.

한미 당국자들은 반박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美 국무부 대변인/10월 31일 : "우리의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남아 있으며, 북한과의 외교에도 지속적으로 열려 있습니다."]

이 같은 군축협상은 북한이 줄곧 요구해 왔는데, 무엇보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만약에 핵군축 협상으로 가게 되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거 아니냐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고, 두 번째는 그러면 북한이 핵을 군축했을 때 한미가 제공할 수 있는 대응조치가 뭐냐에 대해서 한미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 세 번째는 핵 군축이잖아요. 핵을 가지지 않는 남한이 그 협상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또 다른 쟁점이 될 거죠."]

미국이, 화성-15, 17형 같은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ICBM에 중점을 두고 협상에 나서면, 북한의 핵미사일에 한국만 위협받는 상황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보유 핵무기의 양과 질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미국과 북한의 핵 군축 협상은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여전합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비핵화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핵 무장 능력을 해체시킨다고 하는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고, 핵군축이라고 하는 것은 목표 자체가 북한의 핵 무장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핵능력의 일부를 감축한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표가 다르고 거기에 따른 접근 방식이나 협상의 기조가 다를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소극적이고 북한은 이를 활용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어, 현실적 해법으로 군축협상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상기/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 : "이런 상황에서 일괄타결이나 빅딜 방식의 비핵화는 사실상 어렵고 이미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단계적인 방법론이 필요한 것이고 그러한 방법론이 바로 군비통제 혹은 군축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핵 동결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핵물질 시설, 핵무기 등을 감축해 나가고 궁극적으로 폐기의 단계로 이제 가는 것인데요."]

미국에서 북한과의 군축 협상론이 당장은 소수의 주장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미국판 ‘담대한 구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어, 이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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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ICBM행사에 딸 또 등장…이달 말 ‘전원회의’
    • 입력 2022-12-03 08:18:53
    • 수정2022-12-03 09: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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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입니다.

요 며칠 매서운 추위에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네, 우리보다 더 추운 곳이 북한인데요.

올 마지막 달이 되자 북한에선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계획하느라 분주해졌습니다.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7형 시험발사로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벌였던 북한인데 이달 들어선 경제부문의 성과도 정리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달 하순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서 올해 결산을 하고, 내년 정책 방향을 정한다고 하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또,어린 딸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화성 17형 ICBM을 시험발사했던 자리에처음 얼굴을 보였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어른스러운 모습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2018년, 김위원장은 비핵화 진의를 묻는 미국에 ‘내 아이들이 남은 평생을 핵무기를 짊어지고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답을 했었는데요.

그랬던 김 위원장이 4년만에, 그것도 대량살상무기 관련 행사에 어린 딸을 연거푸 등장시킨 의도는 어떻게 봐야겠습니까?

<이슈 앤 한반도>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북한 최고지도자의 어깨 위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고 있는 여자아이.

김정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입니다.

첫 등장 때의 어린 모습과는 달리 이번에는 검은 코트를 입고 머리도 어른스럽게 손질해 어머니 리설주 여사를 연상시켰고, ‘사랑하는 자제분’이란 소개도 극존칭으로 바뀌었습니다.

[조선중앙TV :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오시자 폭풍 같은 만세 환호를 힘껏 터쳐 올렸습니다."]

지휘관급 군인은 상체를 숙이며 인사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화성-17형을 "전략적 힘의 위대한 실체"라며,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재차 밝혔고, 개발 공로자들을 대거 승진시키고 이동식 발사차량에도 칭호를 수여했습니다.

2018년 당시 방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자식들이 핵무기를 짊어지고 사는 걸 원치 않는다며, 비핵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던 김정은 위원장.

하지만 이제 비핵화는 접고 핵은 물론 ICBM 등 미사일 개발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그 당시만 해도 북한은 북미 대화를 통해서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라고 하는 카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었을 때였고요. 그런데 지금은 사실은 이제 북한이 북미 대화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는 것을 거듭거듭 강조를 하고 있고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상황 자체가 바뀌어 있는 거죠."]

미국의 대북 경고는 이어졌습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2 전략폭격기 8대의 지상활주 훈련 모습을 공개했고,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의 우주군 예하 부대가 주한미군에 몇 주 안에 창설될 계획입니다.

[앵커]

5년 전, 북한은 화성 15형 ICBM 발사에 성공했다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이 선언 5주년을 계기로 올해 7차 핵실험이란 전략적 도발에 나서는 거 아니냔 전망이 많았는데 아직까진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 가능성이 현실로 될까, 북한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리포트]

2017년 11월 29일 북한은, 당시로선 가장 강력한 최대 사거리 만 3천km의 화성-15형 ICBM을 쏴 올렸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11월 :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높이 선포하셨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은 최대 사거리 만 5천km에, 다탄두 탑재를 실험한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핵무력 완성일’에 관영 매체들은, 화성-15형 대신 17형만 언급하며 주체 병기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김상기/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 : "현재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속 추진을 하면서 화성-17형 ICBM 시험발사를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2017년 11월에 화성-15형 시험 발사에 이어서 단행했던 핵무력 완성 선언을 직접 거론하면서 특별하게 기념할 만한 그런 이유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북한의 핵실험 임박 징후는 없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핵실험 감행 시 전례 없는 공동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다시 경고했습니다.

더 나아가 중국의 책임을 강조했고...

[로이터 통신 인터뷰/11월 28일 : "북한 사회에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을 안 하면, 역내 군사적 자산 유입으로 이어질 거라는 압박도 이어갔습니다.

또, 열도 위로 미사일이 날아가는데 일본이 방위비 증액을 안 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대응은 한미일 안보 협력의 확대를 통해서 지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강조한 부분도 그런 맥락에서 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한미일 3국의 군사훈련을 확대 한다거나 또는 제재 측면에서, 또 한미일 3국이 공조해서 이 제재의 빈틈을 메워나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간 신뢰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권영세/통일부 장관 : "지금 북한 당국이 저에 대해 여러 험한 말들을 하고 있지만 저는 개의치 않고 의연하게 열린 자세로 북한 당국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앵커]

얼마 전 미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가 북한과 군축협상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말을 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하는가 주목을 끌었습니다.

미 국무부가 얼른 부인에 나서 논란 확산을 막았지만 미국 내 일부에선 현실적인 대북 관여를 내세우며 군축 협상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는데요.

현재로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에 하나 북미간 핵군축 협상이 진행된다면 한반도 정세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군축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안 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월 하순, 미 국무부 보니 젠킨스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한 공개회의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북미 간 핵무기 감축 협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 관계자가 이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한 겁니다.

한미 당국자들은 반박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美 국무부 대변인/10월 31일 : "우리의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남아 있으며, 북한과의 외교에도 지속적으로 열려 있습니다."]

이 같은 군축협상은 북한이 줄곧 요구해 왔는데, 무엇보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만약에 핵군축 협상으로 가게 되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거 아니냐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고, 두 번째는 그러면 북한이 핵을 군축했을 때 한미가 제공할 수 있는 대응조치가 뭐냐에 대해서 한미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 세 번째는 핵 군축이잖아요. 핵을 가지지 않는 남한이 그 협상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또 다른 쟁점이 될 거죠."]

미국이, 화성-15, 17형 같은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ICBM에 중점을 두고 협상에 나서면, 북한의 핵미사일에 한국만 위협받는 상황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보유 핵무기의 양과 질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미국과 북한의 핵 군축 협상은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여전합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비핵화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핵 무장 능력을 해체시킨다고 하는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고, 핵군축이라고 하는 것은 목표 자체가 북한의 핵 무장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핵능력의 일부를 감축한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표가 다르고 거기에 따른 접근 방식이나 협상의 기조가 다를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소극적이고 북한은 이를 활용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어, 현실적 해법으로 군축협상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상기/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 : "이런 상황에서 일괄타결이나 빅딜 방식의 비핵화는 사실상 어렵고 이미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단계적인 방법론이 필요한 것이고 그러한 방법론이 바로 군비통제 혹은 군축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핵 동결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핵물질 시설, 핵무기 등을 감축해 나가고 궁극적으로 폐기의 단계로 이제 가는 것인데요."]

미국에서 북한과의 군축 협상론이 당장은 소수의 주장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미국판 ‘담대한 구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어, 이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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