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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대국 프랑스, 멀고 먼 ‘고준위 방폐장’ 건립 사업
입력 2022.12.03 (22:28) 수정 2022.12.03 (22:4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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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EU가 한시적이지만 원자력을 친환경으로 분류하는 EU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 시키면서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침체됐던 원자력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이 하나 포함돼 있는데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을 갖추라는 것입니다.

원전 대국인 프랑스는 수십 년째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파리 유원중 특파원이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북동부의 작은 마을 뷔르.

인구가 80여 명에 불과한 이 마을이 프랑스 유일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설 유력한 후보지입니다.

프랑스 공기업 안드라가 1999년 핵폐기물 처리 연구시설을 만든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 처리장과 비슷한 연구시설은 지하 500미터의 점토층에 커다란 처리장을 만들어 쓰고 남은 핵 연료봉 등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히 가두겠다는 겁니다.

[스티브나르/정치인/방폐장 사업 보증인 : "방폐장 사업관 관련된 모든 시민에게 모든 정보와 앞으로 취해질 결정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안드라는 지난 2016년 연구시설 옆에 실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을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대와 여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은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베르나르 라퐁쉬/전 에너지관리청 사무총장 : "핵폐기물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시 회수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드라가 주민들을 상대로 공 정회를 연 2017년과 18년 농촌 마을 뷔르는 세계적인 원전 반대 운동의 중심으로 떠오릅니다.

이 지역 주민은 물론 유럽 각국의 환경 활동가들이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반대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여러 차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찰과의 충돌로 형사 처벌을 받은 환경단체 회원들이 낸 항소 재판이 열렸습니다.

무려 5년이 지난 일이지만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로익/반대시위 참여자 : "방폐장 반대 투쟁은 30년 동안 지속 되면서 많은 시위가 있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다양한 사람, 다양한 연령대의 모든 세대가 참여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방폐장 반대 활동이 폭풍처럼 일어났던 마을 곳곳에도 여전히 갈등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은 고준위 핵폐기물들을 실어나를 수 있는 기차역 건립을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지역에서 3대째 축산과 농사를 짓고 있는 시몽씨는 20년째 방폐장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장 피에르 시몽/농부 : "곡물, 채소, 우유, 치즈 등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방폐장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의해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특히 연구시설만 짓겠다고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고선 결국 방폐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애초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분노합니다.

[장-피에르 시몽/농부 : "안드라는 돈 가방을 들고 와 여기에서 연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후 그들은 방폐장을 짓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56개의 원전을 보유한 프랑스도 아직 고준위 방폐장은 없는 상황.

문제는 이 시설을 받아들이겠다는 주민과 지역이 없는 겁니다.

프랑스가 고준위 방폐장 건립에 나선 것은 이미 1987년부터 뷔르에 연구시설을 만든 건 10년이 지난 1999년.

2016년 실제 고준위 방폐장 건립 계획이 나올 때까지 30년이 걸렸고, 36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최종 결론을 못 내고 있습니다.

[베르나르 라퐁쉬/전 에너지관리청 사무총장 : "에너지 위기를 고려한다면 전기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제가 생각엔 성공적으로 탈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보급하고 있는 독일 사례를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원자력 관련 모든 원천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는 EU 택소노미로 큰 경제적 기회가 열린 셈이지만 고준위 방폐장 건설은 여전히 힘든 과제입니다.

프랑스 그린피스는 원자력이 친환경인 이유를 제시하라고 EU 집행위원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답변이 없을 경우 EU 택소노미 정책 자체를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예정입니다.

[폴린 보와예르/프랑스 그린피스 매니저 : "비용도 적게 들고 빨리 지을 수 있고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에너지가 있는데 왜 원자력을 선택해야 합니까?"]

대부분의 원전 보유국들이 고준위 방폐장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십 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원전 건설에 앞서 안전한 방폐장을 만드는 방법,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방법을 먼저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리에서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자료조사:지다해
  • 원전대국 프랑스, 멀고 먼 ‘고준위 방폐장’ 건립 사업
    • 입력 2022-12-03 22:28:53
    • 수정2022-12-03 22:43:1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EU가 한시적이지만 원자력을 친환경으로 분류하는 EU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 시키면서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침체됐던 원자력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이 하나 포함돼 있는데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을 갖추라는 것입니다.

원전 대국인 프랑스는 수십 년째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파리 유원중 특파원이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북동부의 작은 마을 뷔르.

인구가 80여 명에 불과한 이 마을이 프랑스 유일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설 유력한 후보지입니다.

프랑스 공기업 안드라가 1999년 핵폐기물 처리 연구시설을 만든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 처리장과 비슷한 연구시설은 지하 500미터의 점토층에 커다란 처리장을 만들어 쓰고 남은 핵 연료봉 등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히 가두겠다는 겁니다.

[스티브나르/정치인/방폐장 사업 보증인 : "방폐장 사업관 관련된 모든 시민에게 모든 정보와 앞으로 취해질 결정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안드라는 지난 2016년 연구시설 옆에 실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을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대와 여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은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베르나르 라퐁쉬/전 에너지관리청 사무총장 : "핵폐기물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시 회수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드라가 주민들을 상대로 공 정회를 연 2017년과 18년 농촌 마을 뷔르는 세계적인 원전 반대 운동의 중심으로 떠오릅니다.

이 지역 주민은 물론 유럽 각국의 환경 활동가들이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반대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여러 차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찰과의 충돌로 형사 처벌을 받은 환경단체 회원들이 낸 항소 재판이 열렸습니다.

무려 5년이 지난 일이지만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로익/반대시위 참여자 : "방폐장 반대 투쟁은 30년 동안 지속 되면서 많은 시위가 있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다양한 사람, 다양한 연령대의 모든 세대가 참여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방폐장 반대 활동이 폭풍처럼 일어났던 마을 곳곳에도 여전히 갈등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은 고준위 핵폐기물들을 실어나를 수 있는 기차역 건립을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지역에서 3대째 축산과 농사를 짓고 있는 시몽씨는 20년째 방폐장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장 피에르 시몽/농부 : "곡물, 채소, 우유, 치즈 등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방폐장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의해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특히 연구시설만 짓겠다고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고선 결국 방폐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애초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분노합니다.

[장-피에르 시몽/농부 : "안드라는 돈 가방을 들고 와 여기에서 연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후 그들은 방폐장을 짓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56개의 원전을 보유한 프랑스도 아직 고준위 방폐장은 없는 상황.

문제는 이 시설을 받아들이겠다는 주민과 지역이 없는 겁니다.

프랑스가 고준위 방폐장 건립에 나선 것은 이미 1987년부터 뷔르에 연구시설을 만든 건 10년이 지난 1999년.

2016년 실제 고준위 방폐장 건립 계획이 나올 때까지 30년이 걸렸고, 36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최종 결론을 못 내고 있습니다.

[베르나르 라퐁쉬/전 에너지관리청 사무총장 : "에너지 위기를 고려한다면 전기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제가 생각엔 성공적으로 탈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보급하고 있는 독일 사례를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원자력 관련 모든 원천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는 EU 택소노미로 큰 경제적 기회가 열린 셈이지만 고준위 방폐장 건설은 여전히 힘든 과제입니다.

프랑스 그린피스는 원자력이 친환경인 이유를 제시하라고 EU 집행위원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답변이 없을 경우 EU 택소노미 정책 자체를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예정입니다.

[폴린 보와예르/프랑스 그린피스 매니저 : "비용도 적게 들고 빨리 지을 수 있고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에너지가 있는데 왜 원자력을 선택해야 합니까?"]

대부분의 원전 보유국들이 고준위 방폐장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십 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원전 건설에 앞서 안전한 방폐장을 만드는 방법,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방법을 먼저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리에서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자료조사:지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