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MZ 회사를 떠나다? 60대 회사를 ‘안’떠나다…늘어나는 60대 ‘일잘러’들

입력 2022.12.05 (07:00) 수정 2022.12.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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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위 사진 등장인물 중 60대는 누구일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2022년 60살은 어떤 모습입니까? 흰 머리에 약간 굽은 등, 돋보기 안경을 낀 모습을 상상하시나요? 이분들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요? TV 앞에 앉아 6시 내고향을 보면서 자식의 귀가를 기다렸을까요?

■ 은퇴를 잊은 60대, 50대를 추월하다

통계를 보면, 이런 예상은 현실과 다릅니다. 2022년 8월 기준 60대 고용률은 58.7%입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분석) 8월 전체 고용률 62.8%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10명 중에서 6명 정도 일하죠. 고용보험 취득자 수로 따져보면 2022년 1월 기준으로 50대를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조업, 도소매업, 건설업 같은 업종에선 60대 비중이 전체 종사자의 10% 안팎입니다. 이들이 없으면 산업 자체가 안 돌아가는 수준인거죠. 60살이 은퇴 연령이라는 통념은 2022년에는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 전국노래자랑·6시 내 고향? 우리는 1박 2일 보고 최신 스마트폰을 쓴다!

60대들은 왜 이렇게 많이 일할까. 우선 20~30년 전 60대보다 더 활동적입니다. 50~60대 근로자들은 경제활동 없는 완전한 은퇴 나이를 68세 정도로 예상했는데, 응답자 가운데 45%가량은 70세 넘어서도 계속 일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2022년 11월 한국 고용정보원 '장년층 근로 및 구직 실태조사')


임플란트 시술, 백내장 수술 등 발달 된 의료기술 혜택도 보고, 최신 콘텐츠 시청에서도 밀리지 않습니다.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다들 알죠. 게다가 은퇴 이후의 삶을 염두에 두고, 자격증을 따는 등 부지런히 준비해 온 점도 특징적입니다. 지난 10월 경북 봉화의 광산에서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60대라는 점도 인상적이죠. 이쯤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호칭이 머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일 해야만 하는' 사정도…

밝은 면만 있다면, 물론 거짓말입니다. 60대가 일하는 이유 중 '가난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니까요. 2020년 기준으로 통계청이 집계한 노인빈곤율은 38.9%입니다. 앞서 언급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서, 왜 계속 일하고 있는가(재취업 이유)를 묻자 69.5%가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큰 애는 이제 졸업해가지고 직장을 다니지만 작은 애는 고등학교 졸업해서 군대 가 있으니까 걔가 나오면 대학에 진학해야 되니까.. 엄마의 도움이 절실하잖아요.“

”자급자족이지 누가 자식들에게 손 벌리는 거는 전혀 안 되니까, 어차피 부모들이 결혼해서도 도와줘야지. 다 자기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 하죠.“

-시사기획 창 '노(老)동이 온다' 인터뷰 중 일부

어떤 이유 때문이든 일이 필요하고, 일하기를 원하고, 일 할만큼 건강하다면 일을 해야죠. 그런데 문제는 60대가 받는 '대우'가 한껏 향상된 이들의 신체적, 사회적 수준에 걸맞지 않다는 점입니다.

은퇴 뒤 같은 회사에서 촉탁직으로 재고용을 하면 같은 양의 노동을 해도 임금이 3분의 1 수준으로 깎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정년을 앞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습니다. 임금이 줄어드는 만큼 일도 줄어들면 괜찮은데 똑같이 일해도 무조건 나이 기준으로 깎습니다.

■ 일자리 시장에서 유독 넘기 힘든 '나이의 벽'

그나마 정년이 보장된 근로자면 다행이지요.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하고 나서 구직을 해보면 실제로 경력을 살려 일할 수 있는 자리는 드물고, 급여 수준도 한참 낮습니다. 생애 가장 긴 기간 일해온 이른바 ‘주된 일자리’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추적해보니, 퇴직 전 300만 원이던 월평균 임금이 퇴직 후 190만 원으로 떨어졌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된 일자리 이탈 전후 노동시장 동학 연구)


그냥 그런 줄 알고, 나이가 곧 약점이자 걸림돌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괜찮을까요. 2040년이 되면 34.4%, 전 국민의 3분의 1이 65세 이상인데요. (2021 통계청 장래 인구추계) 고령자 고용의 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 국민의 3분의 1이 불행해지는 겁니다. 구직시장에서의 형평성뿐 아닙니다. 안전 문제는 어떤가요. 나아가서 고령층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근로 형태는 개발하고 있을까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준비해야 할 미래, 시사기획 창이 들여다봤습니다. 일하고 있는, 일할 수 있는, 일하고 싶은 60대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우리는 언젠가 늙고, 지금 우리가 따져보고 고쳐야 그게 곧 미래의 우리가 겪을 '현실'이 됩니다.

시사기획 창 '노(老)동이 온다' KBS1TV 6일(화) 밤 10시

답. 위 사진 등장인물 중 60대는 '모두'입니다. 사진에 나오는 4명은 각각 61살, 62살, 67살, 68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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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 MZ 회사를 떠나다? 60대 회사를 ‘안’떠나다…늘어나는 60대 ‘일잘러’들
    • 입력 2022-12-05 07:00:23
    • 수정2022-12-05 07:10:29
    취재K

문제. 위 사진 등장인물 중 60대는 누구일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2022년 60살은 어떤 모습입니까? 흰 머리에 약간 굽은 등, 돋보기 안경을 낀 모습을 상상하시나요? 이분들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요? TV 앞에 앉아 6시 내고향을 보면서 자식의 귀가를 기다렸을까요?

■ 은퇴를 잊은 60대, 50대를 추월하다

통계를 보면, 이런 예상은 현실과 다릅니다. 2022년 8월 기준 60대 고용률은 58.7%입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분석) 8월 전체 고용률 62.8%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10명 중에서 6명 정도 일하죠. 고용보험 취득자 수로 따져보면 2022년 1월 기준으로 50대를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조업, 도소매업, 건설업 같은 업종에선 60대 비중이 전체 종사자의 10% 안팎입니다. 이들이 없으면 산업 자체가 안 돌아가는 수준인거죠. 60살이 은퇴 연령이라는 통념은 2022년에는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 전국노래자랑·6시 내 고향? 우리는 1박 2일 보고 최신 스마트폰을 쓴다!

60대들은 왜 이렇게 많이 일할까. 우선 20~30년 전 60대보다 더 활동적입니다. 50~60대 근로자들은 경제활동 없는 완전한 은퇴 나이를 68세 정도로 예상했는데, 응답자 가운데 45%가량은 70세 넘어서도 계속 일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2022년 11월 한국 고용정보원 '장년층 근로 및 구직 실태조사')


임플란트 시술, 백내장 수술 등 발달 된 의료기술 혜택도 보고, 최신 콘텐츠 시청에서도 밀리지 않습니다.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다들 알죠. 게다가 은퇴 이후의 삶을 염두에 두고, 자격증을 따는 등 부지런히 준비해 온 점도 특징적입니다. 지난 10월 경북 봉화의 광산에서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60대라는 점도 인상적이죠. 이쯤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호칭이 머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일 해야만 하는' 사정도…

밝은 면만 있다면, 물론 거짓말입니다. 60대가 일하는 이유 중 '가난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니까요. 2020년 기준으로 통계청이 집계한 노인빈곤율은 38.9%입니다. 앞서 언급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서, 왜 계속 일하고 있는가(재취업 이유)를 묻자 69.5%가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큰 애는 이제 졸업해가지고 직장을 다니지만 작은 애는 고등학교 졸업해서 군대 가 있으니까 걔가 나오면 대학에 진학해야 되니까.. 엄마의 도움이 절실하잖아요.“

”자급자족이지 누가 자식들에게 손 벌리는 거는 전혀 안 되니까, 어차피 부모들이 결혼해서도 도와줘야지. 다 자기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 하죠.“

-시사기획 창 '노(老)동이 온다' 인터뷰 중 일부

어떤 이유 때문이든 일이 필요하고, 일하기를 원하고, 일 할만큼 건강하다면 일을 해야죠. 그런데 문제는 60대가 받는 '대우'가 한껏 향상된 이들의 신체적, 사회적 수준에 걸맞지 않다는 점입니다.

은퇴 뒤 같은 회사에서 촉탁직으로 재고용을 하면 같은 양의 노동을 해도 임금이 3분의 1 수준으로 깎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정년을 앞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습니다. 임금이 줄어드는 만큼 일도 줄어들면 괜찮은데 똑같이 일해도 무조건 나이 기준으로 깎습니다.

■ 일자리 시장에서 유독 넘기 힘든 '나이의 벽'

그나마 정년이 보장된 근로자면 다행이지요.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하고 나서 구직을 해보면 실제로 경력을 살려 일할 수 있는 자리는 드물고, 급여 수준도 한참 낮습니다. 생애 가장 긴 기간 일해온 이른바 ‘주된 일자리’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추적해보니, 퇴직 전 300만 원이던 월평균 임금이 퇴직 후 190만 원으로 떨어졌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된 일자리 이탈 전후 노동시장 동학 연구)


그냥 그런 줄 알고, 나이가 곧 약점이자 걸림돌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괜찮을까요. 2040년이 되면 34.4%, 전 국민의 3분의 1이 65세 이상인데요. (2021 통계청 장래 인구추계) 고령자 고용의 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 국민의 3분의 1이 불행해지는 겁니다. 구직시장에서의 형평성뿐 아닙니다. 안전 문제는 어떤가요. 나아가서 고령층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근로 형태는 개발하고 있을까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준비해야 할 미래, 시사기획 창이 들여다봤습니다. 일하고 있는, 일할 수 있는, 일하고 싶은 60대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우리는 언젠가 늙고, 지금 우리가 따져보고 고쳐야 그게 곧 미래의 우리가 겪을 '현실'이 됩니다.

시사기획 창 '노(老)동이 온다' KBS1TV 6일(화) 밤 10시

답. 위 사진 등장인물 중 60대는 '모두'입니다. 사진에 나오는 4명은 각각 61살, 62살, 67살, 68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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