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2년 반 전 그 약속 어떻게 됐나요?

입력 2022.12.05 (15:49) 수정 2022.12.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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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취임 2년 6개월을 맞았습니다. 임기 절반을 훌쩍 넘긴 셈입니다. KBS는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와 함께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공약 이행도를 중간 점검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첫 순서로 21대 국회의원의 공약 이행률을 분석하고, 실제 이행 상황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부터 내년도 예산안까지, 각종 정치 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오늘도 치열합니다. 21대 국회가 2020년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게 2년 반 전입니다.

2020년 4월 치열했던 21대 총선 과정에서 유권자 집에 배달됐던 선거공보물도 대부분 사라졌을 텐데요. 그때 공보물에 빽빽이 적혀있던 공약들, 기억하십니까? 공약이 이행된 성과를 지금 일상에서 체감하고 계시는지요?

KBS와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252명(이상직 전 의원 제외)이 총선 당시 공약을 얼마나 이행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 공약 이행률 27%… 보류나 폐기된 공약도 다수

먼저 공약을 이행했는지 의원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지역구 의원 252명 가운데 답변서를 보내 온 의원은 193명이었는데요. 이들이 21대 총선에서 내놓은 공약만 무려 7,884개. 하지만 이 가운데 공약이 이행된 건 2,114건, 이행률이 27%에 불과했습니다.

이행 완료 기준은 입법공약의 경우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경우, 재정이 투입되는 공약의 경우 재정이 확보돼 50% 이상 집행된 경우로 한정했습니다.

공약 이행도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답변은 '추진 중'으로 전체의 62%였습니다. 공약이 '보류'된 상태라는 답은 5% 정도였고 아예 폐기된 건 40건이었습니다.


■ 2년 반 동안 '추진 중'인 공약.. 실제로 될까?

그럼 추진 중이라는 공약은 실제로 추진이 되고 있는 걸까요? 안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재정이 필요한 공약인데도 재정확보 내역이 전혀 없는 경우가 52%에 달했으니까요. 재정 추계조차 못 하는 경우도 47%나 됐습니다. 발의조차 안 한 입법공약도 27%나 됩니다.

취재진은 아직 미이행 상태인 공약 현장을 직접 돌아봤습니다. 인천 미추홀 구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공약한 '한빛수봉타워'. 250억 원이 필요한 사업이지만 아직 설계용역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윤 의원은 "이름을 '한빛스카이워크'로 바꿔서 추진 중이고 설계를 위한 예산이 내년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설계 예산을 실제로 내년에 반영한다고 해도, 지방재정 투자심사의뢰, 본 예산 확보 등 남은 절차도 첩첩산중입니다. 남산타워를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외관이 현실화 되려면 남은 임기 1년 6개월이 짧아 보입니다.


■ 공약 대부분 '지역 개발' 치중…'유치 약속' 이행률은 24.4%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 유권자에게 선택받아야 하는 만큼 지역 개발 공약을 많이 내겁니다. 실제로 공약 이행도를 밝힌 지역구 의원들의 공약 7,884개 중 "공공기관이나 공공시설을 지역구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1,901개였습니다.

유권자들이 솔깃해할 공약인데요. 이런 각종 '유치' 공약의 이행률은 어떨까요? 임기 2년 반이 지난 시점, 이행 완료는 464개, 전체의 24.4%에 불과합니다.

이뤄지지 못한 공약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 레미콘 공장 부지에 최첨단 스마트도서관을 짓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자금을 대기로 했던 포스코가 난색을 보인 데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시장으로 바뀌면서 사실상 무산됐다고 했습니다. 홍익표 의원 측은 "스마트도서관 건립에 앞서 레미콘 공장을 이전한 것도 공약의 성과라면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전국 곳곳에서 공약했던 혁신도시 확대, 공공기관 추가 이전도 이뤄진 곳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입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일"이라는 게 현재까지 미추진 사유입니다.

예산을 확보해 추진 중이라고 응답한 공약들도 살펴보면 아직 갈 길이 먼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민주당 허영 의원이 공약한 춘천 서면 대교 공약은 상임위에서 건설비를 확보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대로 본회의를 통과해도 전체 사업 비용의 5%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허영 의원 측은 "현재까지 확보한 예산은 설계 비용이고, 설계가 완료되면 본 예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2년 반 전의 공약.. 어떻게 됐을까?

시간이 흘러 21대 국회의원 임기의 반환점을 넘긴 지금, 2년 반 전의 그 약속들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취재진이 집계해보니, 21대 국회가 이런저런 이유로 2년 반 동안 추진만 계속하거나, 보류하거나, 폐기한 공약은 응답한 의원 193명 기준으로만 5천2백 건이 넘습니다. 미응답 의원을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겁니다.

'KBS 뉴스9'에서는 오늘부터 2020년 4월, 총선 과정에서 내놓은 국회의원들의 공약이 어디까지 이행됐고, 왜 이행되지 않았는지, 집중 보도해 드립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에서 각종 선거 당선인의 공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policy.nec.go.kr/
당선인 공약 확인하기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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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5 15:49:45
    • 수정2022-12-05 18:08:02
    취재K

21대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취임 2년 6개월을 맞았습니다. 임기 절반을 훌쩍 넘긴 셈입니다. KBS는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와 함께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공약 이행도를 중간 점검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첫 순서로 21대 국회의원의 공약 이행률을 분석하고, 실제 이행 상황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부터 내년도 예산안까지, 각종 정치 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오늘도 치열합니다. 21대 국회가 2020년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게 2년 반 전입니다.

2020년 4월 치열했던 21대 총선 과정에서 유권자 집에 배달됐던 선거공보물도 대부분 사라졌을 텐데요. 그때 공보물에 빽빽이 적혀있던 공약들, 기억하십니까? 공약이 이행된 성과를 지금 일상에서 체감하고 계시는지요?

KBS와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252명(이상직 전 의원 제외)이 총선 당시 공약을 얼마나 이행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 공약 이행률 27%… 보류나 폐기된 공약도 다수

먼저 공약을 이행했는지 의원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지역구 의원 252명 가운데 답변서를 보내 온 의원은 193명이었는데요. 이들이 21대 총선에서 내놓은 공약만 무려 7,884개. 하지만 이 가운데 공약이 이행된 건 2,114건, 이행률이 27%에 불과했습니다.

이행 완료 기준은 입법공약의 경우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경우, 재정이 투입되는 공약의 경우 재정이 확보돼 50% 이상 집행된 경우로 한정했습니다.

공약 이행도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답변은 '추진 중'으로 전체의 62%였습니다. 공약이 '보류'된 상태라는 답은 5% 정도였고 아예 폐기된 건 40건이었습니다.


■ 2년 반 동안 '추진 중'인 공약.. 실제로 될까?

그럼 추진 중이라는 공약은 실제로 추진이 되고 있는 걸까요? 안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재정이 필요한 공약인데도 재정확보 내역이 전혀 없는 경우가 52%에 달했으니까요. 재정 추계조차 못 하는 경우도 47%나 됐습니다. 발의조차 안 한 입법공약도 27%나 됩니다.

취재진은 아직 미이행 상태인 공약 현장을 직접 돌아봤습니다. 인천 미추홀 구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공약한 '한빛수봉타워'. 250억 원이 필요한 사업이지만 아직 설계용역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윤 의원은 "이름을 '한빛스카이워크'로 바꿔서 추진 중이고 설계를 위한 예산이 내년에 반영될 것"이라면서 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설계 예산을 실제로 내년에 반영한다고 해도, 지방재정 투자심사의뢰, 본 예산 확보 등 남은 절차도 첩첩산중입니다. 남산타워를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외관이 현실화 되려면 남은 임기 1년 6개월이 짧아 보입니다.


■ 공약 대부분 '지역 개발' 치중…'유치 약속' 이행률은 24.4%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 유권자에게 선택받아야 하는 만큼 지역 개발 공약을 많이 내겁니다. 실제로 공약 이행도를 밝힌 지역구 의원들의 공약 7,884개 중 "공공기관이나 공공시설을 지역구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1,901개였습니다.

유권자들이 솔깃해할 공약인데요. 이런 각종 '유치' 공약의 이행률은 어떨까요? 임기 2년 반이 지난 시점, 이행 완료는 464개, 전체의 24.4%에 불과합니다.

이뤄지지 못한 공약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 레미콘 공장 부지에 최첨단 스마트도서관을 짓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자금을 대기로 했던 포스코가 난색을 보인 데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시장으로 바뀌면서 사실상 무산됐다고 했습니다. 홍익표 의원 측은 "스마트도서관 건립에 앞서 레미콘 공장을 이전한 것도 공약의 성과라면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전국 곳곳에서 공약했던 혁신도시 확대, 공공기관 추가 이전도 이뤄진 곳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입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일"이라는 게 현재까지 미추진 사유입니다.

예산을 확보해 추진 중이라고 응답한 공약들도 살펴보면 아직 갈 길이 먼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민주당 허영 의원이 공약한 춘천 서면 대교 공약은 상임위에서 건설비를 확보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대로 본회의를 통과해도 전체 사업 비용의 5%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허영 의원 측은 "현재까지 확보한 예산은 설계 비용이고, 설계가 완료되면 본 예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2년 반 전의 공약.. 어떻게 됐을까?

시간이 흘러 21대 국회의원 임기의 반환점을 넘긴 지금, 2년 반 전의 그 약속들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취재진이 집계해보니, 21대 국회가 이런저런 이유로 2년 반 동안 추진만 계속하거나, 보류하거나, 폐기한 공약은 응답한 의원 193명 기준으로만 5천2백 건이 넘습니다. 미응답 의원을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겁니다.

'KBS 뉴스9'에서는 오늘부터 2020년 4월, 총선 과정에서 내놓은 국회의원들의 공약이 어디까지 이행됐고, 왜 이행되지 않았는지, 집중 보도해 드립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에서 각종 선거 당선인의 공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policy.nec.go.kr/
당선인 공약 확인하기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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