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일본 8강 꿈도 무산됐지만…아시아 축구 새 역사 썼다

입력 2022.12.06 (14:54) 수정 2022.12.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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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 0시 일본 남부 나가사키시의 심야 단체 응원장.  일본과 크로아티아와의 FIFA 월드컵 16강전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화면을 통해 울렸습니다.

이곳에서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응원에 나선 요코타 유지 씨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TV 화면 속의 일본 축구 대표팀 주장 요시다 마야에게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요시다가 초등학교 선수였을 때, 그에게 축구를 가르친 사람이 바로 요코타 씨였습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자랑스러운 제자의 플레이를 여러 번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습니다.
 
6일 새벽 열린 일본과 크로아티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경기를 지켜보던 요코타 유지 씨가 일본 축구 대표팀 패배에 아쉬워하고 있다.   NHK 화면 갈무리6일 새벽 열린 일본과 크로아티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경기를 지켜보던 요코타 유지 씨가 일본 축구 대표팀 패배에 아쉬워하고 있다.   NHK 화면 갈무리

■ 일본, 승부차기 끝에 크로아티아에 무릎 

일본 열도 전역은  이날 새벽까지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사상 첫 FIFA 월드컵 8강 진출'이라는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상대 팀인 크로아티아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이자 FIFA 랭킹 12위였지만, 그런 팀을 상대로 일본은 선제골까지 뽑아냈습니다. 전후반 90분 종료 1-1까지 가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키커가 실축하면서 끝내 1-3으로 졌습니다. 통산 네 차례 16강전에 올랐지만, 이번에도 또 8강 문턱을 넘지 못한 것입니다. 도쿄, 오사카, 나가사키 등 단체 응원이 펼쳐진 일본 열도 곳곳에서 일본 팬들의 탄식과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6일 열린 크로아티아전 경기에서 일본 대표팀의 패배가 확정되면서 크게 아쉬워하고 있는 현지 일본 응원단.  KBS 화면 갈무리6일 열린 크로아티아전 경기에서 일본 대표팀의 패배가 확정되면서 크게 아쉬워하고 있는 현지 일본 응원단.  KBS 화면 갈무리

■ 일본 국민 "4년 뒤 월드컵 기대"

하지만 패배의 아픔과 탄식은 이내 일본 대표팀을 향한 격려로, 다음 대회에 대한 희망으로 점점 바뀌었습니다. 일본 시민들은 "지난 2주 동안 행복했다", "|다음엔 반드시 8강에 가자"며 선수들을 보듬었습니다.

일본 대표팀은 이미 '죽음의 조'로 불리는 E조에서 유럽의 강호 독일과 스페인을 차례로 꺾었습니다. 상대는 역대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그래서 '영원한 우승 후보'라고 불리는 팀들이었습니다. 비록 졌지만, 크로아티아전 또한 경기 내용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습니다. 일본 팬들이 4년 뒤에 열릴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대회에 더욱 큰 기대가 생긴 이유이기도 합니다.  

"4년 뒤엔 반드시 벽을 넘어서 8강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주간 행복했습니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에게 감사합니다."
- 일본 시민들 (NHK 뉴스 인터뷰)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크로아티아전 패배 직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대표팀 선수를 안아주고 있다.  KBS 화면 갈무리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크로아티아전 패배 직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대표팀 선수를 안아주고 있다.  KBS 화면 갈무리

■ 모리야스 감독 "밝은 미래 보여줬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길을 이어나가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면서도 "독일, 스페인 등 강호를 꺾으며 새로운 풍경을 봤다"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얻은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또 "선수들은 일본 축구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이들(독일 스페인 등)을 추월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화면 갈무리KBS 화면 갈무리

모리야스 감독에 대한 찬사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팬들은 소셜 미디어 등에 "꿈을 꾸게 해줘서 고맙다", "우리는 이미 잘했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닛칸스포츠도 "모리야스 감독은 하루 24시간 축구만 생각하는 감독"이라면서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강한 일본 대표팀의 모습을 봤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감독과 재계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한국도 일본도 8강의 문턱은 넘지 못했습니다.  큰 기대를 모았던 카타르 월드컵 8강 한일전도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의 수준도 위상도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8강 한일전', 언제든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희망을 쏘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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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일본 8강 꿈도 무산됐지만…아시아 축구 새 역사 썼다
    • 입력 2022-12-06 14:54:12
    • 수정2022-12-06 14:55:23
    특파원 리포트

6일 새벽 0시 일본 남부 나가사키시의 심야 단체 응원장.  일본과 크로아티아와의 FIFA 월드컵 16강전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화면을 통해 울렸습니다.

이곳에서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응원에 나선 요코타 유지 씨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TV 화면 속의 일본 축구 대표팀 주장 요시다 마야에게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요시다가 초등학교 선수였을 때, 그에게 축구를 가르친 사람이 바로 요코타 씨였습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자랑스러운 제자의 플레이를 여러 번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습니다.
 
6일 새벽 열린 일본과 크로아티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경기를 지켜보던 요코타 유지 씨가 일본 축구 대표팀 패배에 아쉬워하고 있다.   NHK 화면 갈무리
■ 일본, 승부차기 끝에 크로아티아에 무릎 

일본 열도 전역은  이날 새벽까지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사상 첫 FIFA 월드컵 8강 진출'이라는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상대 팀인 크로아티아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이자 FIFA 랭킹 12위였지만, 그런 팀을 상대로 일본은 선제골까지 뽑아냈습니다. 전후반 90분 종료 1-1까지 가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키커가 실축하면서 끝내 1-3으로 졌습니다. 통산 네 차례 16강전에 올랐지만, 이번에도 또 8강 문턱을 넘지 못한 것입니다. 도쿄, 오사카, 나가사키 등 단체 응원이 펼쳐진 일본 열도 곳곳에서 일본 팬들의 탄식과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6일 열린 크로아티아전 경기에서 일본 대표팀의 패배가 확정되면서 크게 아쉬워하고 있는 현지 일본 응원단.  KBS 화면 갈무리
■ 일본 국민 "4년 뒤 월드컵 기대"

하지만 패배의 아픔과 탄식은 이내 일본 대표팀을 향한 격려로, 다음 대회에 대한 희망으로 점점 바뀌었습니다. 일본 시민들은 "지난 2주 동안 행복했다", "|다음엔 반드시 8강에 가자"며 선수들을 보듬었습니다.

일본 대표팀은 이미 '죽음의 조'로 불리는 E조에서 유럽의 강호 독일과 스페인을 차례로 꺾었습니다. 상대는 역대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그래서 '영원한 우승 후보'라고 불리는 팀들이었습니다. 비록 졌지만, 크로아티아전 또한 경기 내용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습니다. 일본 팬들이 4년 뒤에 열릴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대회에 더욱 큰 기대가 생긴 이유이기도 합니다.  

"4년 뒤엔 반드시 벽을 넘어서 8강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주간 행복했습니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에게 감사합니다."
- 일본 시민들 (NHK 뉴스 인터뷰)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크로아티아전 패배 직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대표팀 선수를 안아주고 있다.  KBS 화면 갈무리
■ 모리야스 감독 "밝은 미래 보여줬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길을 이어나가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면서도 "독일, 스페인 등 강호를 꺾으며 새로운 풍경을 봤다"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얻은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또 "선수들은 일본 축구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이들(독일 스페인 등)을 추월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화면 갈무리
모리야스 감독에 대한 찬사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팬들은 소셜 미디어 등에 "꿈을 꾸게 해줘서 고맙다", "우리는 이미 잘했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닛칸스포츠도 "모리야스 감독은 하루 24시간 축구만 생각하는 감독"이라면서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강한 일본 대표팀의 모습을 봤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감독과 재계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한국도 일본도 8강의 문턱은 넘지 못했습니다.  큰 기대를 모았던 카타르 월드컵 8강 한일전도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의 수준도 위상도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8강 한일전', 언제든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희망을 쏘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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