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마음 따뜻한 아이였어요”…아빠가 말했다

입력 2022.12.08 (08:40) 수정 2022.12.0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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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어요"

엿새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9살 A 군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 장소는 학교 후문에서 불과 1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생때같은 아들을 한순간에 잃은 부모님의 심정…

헤아리기조차 어렵습니다.

[연관 기사]
‘스쿨존’ 음주운전에 9살 숨져…“구호 조치 안하고 주차까지”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5960
스쿨존 초등생 사망 사건 ‘뺑소니 미적용’ 논란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8102

A 군의 아버지는 꼭 할말이 있다며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아버지는 슬픔을 억누르고 차분하게 입을 열었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아들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무엇보다도 마음이 되게 따뜻한 아이였어요.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는 아이들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얘기를 하고 그런 아이였어요. 특히 역사를 사랑했고요. 나이보다는 좀 성숙해서 저한테는 친구 같은 존재였습니다."
- A 군 아버지

■ "이게 왜 뺑소니가 아닌가요"

사고를 낸 30대 운전자는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운전자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위험운전 치사)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경찰 수사가 '소극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뺑소니, 즉 도주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사고 직후 차를 멈추지 않았고, 21미터 거리에 있는 집으로 차를 몰고가 주차를 하기까지 했는데 왜 뺑소니 혐의가 빠졌나고 항변했습니다.


"저희 아이를 치고 주차장에 주차를 한 다음에 다시 현장으로 복귀를 했거든요. 그 얘기는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고. 치고 밟은 건 알았는데, 사람인 줄 몰랐다. 보이지 않는다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직접적인 구호를 하지 않았어요. 저희는 뺑소니 사고가 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 A 군 아버지

경찰은 운전자에게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인명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현장으로 40여 초 만에 돌아왔고, 인근 주민에게 119 신고를 요청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 "친구야 잘지내…아가야 푹 쉬렴"

마음이 따뜻했다는 A 군. 평소 친구들을 살뜰히 챙겼습니다. 인사성도 발라 주변 어른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기특한 아이였습니다.

A 군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 남긴 추모 쪽지는 교문 앞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하늘에서는 건강해…잊지 않을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오빠 하늘에서 늘 편히 쉬어"
"아가야 편안한 곳에서 편히 쉬렴…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 "이번엔 반드시 바뀌어야"

A 군의 아버지가 취재진과 인터뷰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법에서 허용하는 최대의 엄벌에 처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 그래야지만 뭔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그게 특히 어린이들한테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 A 군 아버지

다시는 음주운전에 무고한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이 절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거듭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잠깐 반짝하는 관심이 아니라,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모든 부분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그냥 사고 났을 때 며칠 동안 관심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서 세상이 바뀌는 데 도움이 돼야죠. 우리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A 군 아버지

(영상편집:홍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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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은 마음 따뜻한 아이였어요”…아빠가 말했다
    • 입력 2022-12-08 08:40:27
    • 수정2022-12-08 08:41:31
    취재K

"무엇보다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어요"

엿새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9살 A 군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사고 장소는 학교 후문에서 불과 1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생때같은 아들을 한순간에 잃은 부모님의 심정…

헤아리기조차 어렵습니다.

[연관 기사]
‘스쿨존’ 음주운전에 9살 숨져…“구호 조치 안하고 주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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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초등생 사망 사건 ‘뺑소니 미적용’ 논란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8102

A 군의 아버지는 꼭 할말이 있다며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아버지는 슬픔을 억누르고 차분하게 입을 열었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아들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무엇보다도 마음이 되게 따뜻한 아이였어요.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는 아이들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얘기를 하고 그런 아이였어요. 특히 역사를 사랑했고요. 나이보다는 좀 성숙해서 저한테는 친구 같은 존재였습니다."
- A 군 아버지

■ "이게 왜 뺑소니가 아닌가요"

사고를 낸 30대 운전자는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운전자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위험운전 치사)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경찰 수사가 '소극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뺑소니, 즉 도주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사고 직후 차를 멈추지 않았고, 21미터 거리에 있는 집으로 차를 몰고가 주차를 하기까지 했는데 왜 뺑소니 혐의가 빠졌나고 항변했습니다.


"저희 아이를 치고 주차장에 주차를 한 다음에 다시 현장으로 복귀를 했거든요. 그 얘기는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고. 치고 밟은 건 알았는데, 사람인 줄 몰랐다. 보이지 않는다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직접적인 구호를 하지 않았어요. 저희는 뺑소니 사고가 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 A 군 아버지

경찰은 운전자에게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인명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현장으로 40여 초 만에 돌아왔고, 인근 주민에게 119 신고를 요청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 "친구야 잘지내…아가야 푹 쉬렴"

마음이 따뜻했다는 A 군. 평소 친구들을 살뜰히 챙겼습니다. 인사성도 발라 주변 어른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기특한 아이였습니다.

A 군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 남긴 추모 쪽지는 교문 앞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하늘에서는 건강해…잊지 않을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오빠 하늘에서 늘 편히 쉬어"
"아가야 편안한 곳에서 편히 쉬렴…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 "이번엔 반드시 바뀌어야"

A 군의 아버지가 취재진과 인터뷰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법에서 허용하는 최대의 엄벌에 처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 그래야지만 뭔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그게 특히 어린이들한테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 A 군 아버지

다시는 음주운전에 무고한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이 절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거듭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잠깐 반짝하는 관심이 아니라,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모든 부분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그냥 사고 났을 때 며칠 동안 관심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서 세상이 바뀌는 데 도움이 돼야죠. 우리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A 군 아버지

(영상편집:홍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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