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1,2호기 가보니…“후쿠시마 사고 이후 후속조치만 41건”

입력 2022.12.08 (15:08) 수정 2022.12.0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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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에 지어진 신한울 1호기가 어제(7일)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습니다. 2010년 착공에 들어간 지 12년만에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겁니다.

당초 2017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경주 지진에 따른 안전성 평가, 일부 기자재의 품질 강화 등을 이유로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2020년에서야 완공됐습니다.

완공 이후 상업운전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걸린 건 결국 '안전'에 대한 물음 때문입니다. 지진, 화재, 해일부터 수소 농도까지 각종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요구들이 이어진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보완됐다."

지난 5일 신한울 1,2호기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가장 많이 한 말입니다. 실제 후쿠시마 사고 이후 41건의 후속조치가 이뤄졌다고 하는데 직접 현장에 가 살펴봤습니다.

신한울 1호기 가보니…"사고 막기 위한 안전장치 곳곳"

신한울 1호기 내부는 일부 시설을 창문 너머로 보는 것만 가능했습니다. 원자로에 핵연료가 투입되는 순간부터 내부 시설을 직접 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신한울 1호기는 운영허가를 받고 이미 원자로를 시험가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문 너머로 원전의 두뇌라는 주제어실을 살펴봤습니다. 주제어실에 있는 모니터 화면에는 그래프들이 끊임없이 표시됐고, 운전원들은 이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주제어실은 24시간 가동되는데 컴퓨터 고장에 대비해 스위치로 제어할 수 있는 안전 제어반이 별도로 설치됐습니다. 안전제어반까지 고장났을 때를 대비해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도 마련했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입니다. 이중, 삼중 안전장치를 설치했다는 겁니다.

붕산수가 가득 차있는 신한울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붕산수가 가득 차있는 신한울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사용한 핵연료를 저장하는 시설인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도 안전 조치가 강화됐습니다. 대형수조 같이 생긴 이 시설은 붕산수로 가득차 있습니다. 뜨거워진 연료를 냉각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 냉각수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냉각펌프 고장에 대비해 신한울 1호기는 외부에서 냉각수를 직접 주입할 수 있는 설비가 마련됐습니다.

신한울 1호기와 쌍둥이 '신한울 2호기' 격납건물 들어가보니

신한울 1호기는 창문 너머로만 살펴봤다면, 신한울 2호기는 '내부 속살'까지 다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신한울 2호기 격납건물 내부 모습신한울 2호기 격납건물 내부 모습

돔 모양의 격납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스프링클러 역할을 하는 시설이 천장에 주기적인 간격으로 설치돼있고 사이사이 30기의 수소제거장치, 이른바 '파(PAR)'가 보였습니다.

신한울 2호기 격납건물 안에 설치된 수소제거장치(파)신한울 2호기 격납건물 안에 설치된 수소제거장치(파)

'파'는 전기가 없어도 백금으로 코팅된 촉매체가 화학반응으로 원전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하는 장치입니다. 수소농도가 10%까지 높아지면 부분적으로 폭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전력공급이 차단되면서 냉각 기능에 문제가 생겨 수소폭발이 발생한 이후 보완된 설비입니다.

신한울2호기에 설치된 비상디젤발전기신한울2호기에 설치된 비상디젤발전기

전력 차단에 대비하는 설비는 또 있습니다. 비상디젤발전기인데, 발전소에 전기가 끊기면 이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작동해 최대 7일을 버틸 수 있습니다. 이마저도 동작이 안 되면 대체교류발전기가 투입됩니다. 거기다 이 디젤발전기는 혹시 모를 해일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벽과 문에 방수 조치가 됐습니다.

신한울 1호기에 한빛4호기까지?…정부, 겨울철 전력난 대비

신한울 1,2호기는 뜨거워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냉각재를 순환시켜주는 설비인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핵심설비를 완전 국산화한 '한국형 원전'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로의 수출에 성공했고 현재는 체코와 폴란드 등으로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신한울 1호기는 연간 1만424기가와트시 규모의 발전이 가능한데, 이는 2021년 기준 국내 발전량의 1.8%에 달합니다. 여기에 더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5년간 가동을 멈췄던 영광 한빛 4호기에 대한 재가동 심의를 오늘(8일) 여는데요.

추워진 날씨에 난방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력 예비율이 1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는 신규 원전 가동으로 안정적으로 전력을 수급한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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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울 1,2호기 가보니…“후쿠시마 사고 이후 후속조치만 41건”
    • 입력 2022-12-08 15:08:26
    • 수정2022-12-08 18:53:38
    취재K

경북 울진에 지어진 신한울 1호기가 어제(7일)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습니다. 2010년 착공에 들어간 지 12년만에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겁니다.

당초 2017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경주 지진에 따른 안전성 평가, 일부 기자재의 품질 강화 등을 이유로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2020년에서야 완공됐습니다.

완공 이후 상업운전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걸린 건 결국 '안전'에 대한 물음 때문입니다. 지진, 화재, 해일부터 수소 농도까지 각종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요구들이 이어진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보완됐다."

지난 5일 신한울 1,2호기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가장 많이 한 말입니다. 실제 후쿠시마 사고 이후 41건의 후속조치가 이뤄졌다고 하는데 직접 현장에 가 살펴봤습니다.

신한울 1호기 가보니…"사고 막기 위한 안전장치 곳곳"

신한울 1호기 내부는 일부 시설을 창문 너머로 보는 것만 가능했습니다. 원자로에 핵연료가 투입되는 순간부터 내부 시설을 직접 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신한울 1호기는 운영허가를 받고 이미 원자로를 시험가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문 너머로 원전의 두뇌라는 주제어실을 살펴봤습니다. 주제어실에 있는 모니터 화면에는 그래프들이 끊임없이 표시됐고, 운전원들은 이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주제어실은 24시간 가동되는데 컴퓨터 고장에 대비해 스위치로 제어할 수 있는 안전 제어반이 별도로 설치됐습니다. 안전제어반까지 고장났을 때를 대비해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도 마련했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입니다. 이중, 삼중 안전장치를 설치했다는 겁니다.

붕산수가 가득 차있는 신한울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사용한 핵연료를 저장하는 시설인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도 안전 조치가 강화됐습니다. 대형수조 같이 생긴 이 시설은 붕산수로 가득차 있습니다. 뜨거워진 연료를 냉각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 냉각수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냉각펌프 고장에 대비해 신한울 1호기는 외부에서 냉각수를 직접 주입할 수 있는 설비가 마련됐습니다.

신한울 1호기와 쌍둥이 '신한울 2호기' 격납건물 들어가보니

신한울 1호기는 창문 너머로만 살펴봤다면, 신한울 2호기는 '내부 속살'까지 다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신한울 2호기 격납건물 내부 모습
돔 모양의 격납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스프링클러 역할을 하는 시설이 천장에 주기적인 간격으로 설치돼있고 사이사이 30기의 수소제거장치, 이른바 '파(PAR)'가 보였습니다.

신한울 2호기 격납건물 안에 설치된 수소제거장치(파)
'파'는 전기가 없어도 백금으로 코팅된 촉매체가 화학반응으로 원전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하는 장치입니다. 수소농도가 10%까지 높아지면 부분적으로 폭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전력공급이 차단되면서 냉각 기능에 문제가 생겨 수소폭발이 발생한 이후 보완된 설비입니다.

신한울2호기에 설치된 비상디젤발전기
전력 차단에 대비하는 설비는 또 있습니다. 비상디젤발전기인데, 발전소에 전기가 끊기면 이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작동해 최대 7일을 버틸 수 있습니다. 이마저도 동작이 안 되면 대체교류발전기가 투입됩니다. 거기다 이 디젤발전기는 혹시 모를 해일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벽과 문에 방수 조치가 됐습니다.

신한울 1호기에 한빛4호기까지?…정부, 겨울철 전력난 대비

신한울 1,2호기는 뜨거워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냉각재를 순환시켜주는 설비인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핵심설비를 완전 국산화한 '한국형 원전'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로의 수출에 성공했고 현재는 체코와 폴란드 등으로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신한울 1호기는 연간 1만424기가와트시 규모의 발전이 가능한데, 이는 2021년 기준 국내 발전량의 1.8%에 달합니다. 여기에 더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5년간 가동을 멈췄던 영광 한빛 4호기에 대한 재가동 심의를 오늘(8일) 여는데요.

추워진 날씨에 난방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력 예비율이 1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는 신규 원전 가동으로 안정적으로 전력을 수급한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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