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결성 33년 만에 ‘사찰·탄압’ 공식 확인

입력 2022.12.09 (21:36) 수정 2022.12.1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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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대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출범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이 '전교조' 교사들이 겪은 사찰과 불법감금, 해직 등이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인정했습니다.

이윤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1989년 서울고등학교 교사였던 윤병선 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하자, 학교는 집요하게 탈퇴를 강요했습니다.

[윤병선/전교조 해직 교사 : "꼭 탈퇴를 하셔서 소나기를 피하고, 나중에 주장하시는 게 어떠냐..."]

누군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가족들마저 협박을 당했습니다.

[윤병선/전교조 해직 교사 : "탈퇴할 수 있도록 아버지가 좀 애써주셔야 한다. 거의 강압적으로..."]

윤 씨가 굴하지 않자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윤 씨는 결국 파면됐습니다.

전교조에 가입했단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직자가 된 교사만 천 5백 명이 넘습니다.

그로부터 33년이 지난 오늘(9일), 진실화해위가 이 사건을 부당한 공권력으로 인한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결정했습니다.

전교조를 향한 전방위적인 탄압엔 안기부를 정점으로 11개 국가기관이 총동원됐습니다.

문교부는 교원사찰기구를 설치해 교사 동향을 파악한 것은 물론 전교조의 소송에 대비해 법원에 로비를 벌였고, 법무부는 전교조 문제를 공안사건화했습니다.

진화위가 공개한 이른바 '진드기 공작' 문건에는 보안사가 저지른 사찰과 미행, 가택 침입 등의 정황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윤병선/전교조 해직 교사 : "군 조직이 민간인 사찰을 하고 이러면 말이 되나 이런 분노를 느꼈죠."]

심지어 경찰, 동장까지 차출돼 교사 가족에게 '이혼을 요구'하게 했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전교조는 국가 차원의 진실규명 첫 발을 뗐다며, 진화위가 권고한 대로 국가의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을 위한 조속한 배·보상 절차 진행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상훈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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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 결성 33년 만에 ‘사찰·탄압’ 공식 확인
    • 입력 2022-12-09 21:36:03
    • 수정2022-12-10 08: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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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대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출범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이 '전교조' 교사들이 겪은 사찰과 불법감금, 해직 등이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인정했습니다.

이윤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1989년 서울고등학교 교사였던 윤병선 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하자, 학교는 집요하게 탈퇴를 강요했습니다.

[윤병선/전교조 해직 교사 : "꼭 탈퇴를 하셔서 소나기를 피하고, 나중에 주장하시는 게 어떠냐..."]

누군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가족들마저 협박을 당했습니다.

[윤병선/전교조 해직 교사 : "탈퇴할 수 있도록 아버지가 좀 애써주셔야 한다. 거의 강압적으로..."]

윤 씨가 굴하지 않자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윤 씨는 결국 파면됐습니다.

전교조에 가입했단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직자가 된 교사만 천 5백 명이 넘습니다.

그로부터 33년이 지난 오늘(9일), 진실화해위가 이 사건을 부당한 공권력으로 인한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결정했습니다.

전교조를 향한 전방위적인 탄압엔 안기부를 정점으로 11개 국가기관이 총동원됐습니다.

문교부는 교원사찰기구를 설치해 교사 동향을 파악한 것은 물론 전교조의 소송에 대비해 법원에 로비를 벌였고, 법무부는 전교조 문제를 공안사건화했습니다.

진화위가 공개한 이른바 '진드기 공작' 문건에는 보안사가 저지른 사찰과 미행, 가택 침입 등의 정황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윤병선/전교조 해직 교사 : "군 조직이 민간인 사찰을 하고 이러면 말이 되나 이런 분노를 느꼈죠."]

심지어 경찰, 동장까지 차출돼 교사 가족에게 '이혼을 요구'하게 했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전교조는 국가 차원의 진실규명 첫 발을 뗐다며, 진화위가 권고한 대로 국가의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을 위한 조속한 배·보상 절차 진행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상훈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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