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K] ‘기후변화’ 때문에 도로 불법 점거?…논란의 시위대를 만나다 [르포]

입력 2022.12.10 (21:26) 수정 2023.01.1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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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에는 출근길에 도로를 가로막거나 유명 예술품에 음식물을 끼얹는 등 과격한 방식으로 시위를 펼쳐온 '라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환경 단체가 있습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면서 이런 시위를 펼쳐 논란이 되고 있는데...

베를린 유호윤 특파원이 이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베를린 중앙역 앞 도로에 나타난 사람들,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입니다.

나란히 서서 도로를 막고 바닥에 주저앉습니다.

경찰 사이렌이 들리자 끌려나가는 시간을 벌기 위해 손바닥에 접착제를 발라 바닥에 붙여버립니다.

지금 시각이 오전 8시 50분입니다.

출근시간대라 도로에 차량이 많은데 시위대 때문에 차량이 이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시속 100km 속도 제한, 9유로짜리 대중교통 이용권 도입이 이들의 요구사항입니다.

길이 막힌 운전자들의 항의와 시민들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베를린 시민 : "적을 만들지 말고 함께할 사람을 만들어요!"]

일반 차량용 도로는 물론 공항 활주로도 막고, 클래식 공연을 방해하거나.

[공연 관람객 : "나가라!"]

유명한 그림에 음식물을 던집니다.

시민 불편을 볼모로 정부를 압박하는 이들의 방식은 독일 사회에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불법 시위를 고집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에메 판 발렌/라스트 제너레이션 대변인 : "(우리의 시위는) 사람들을 방해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지만, 논쟁에 영향을 줘요. 그것을 위해 모든 사람의 호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시민 대다수가 이들의 시위 방식을 비판하지만 취지에는 공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일에선 지난해 홍수로 180명 가량 사망하고 올해는 폭염으로 4천500명 넘게 숨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기후 위기를 몸소 체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우스/베를린 시민 : "정치인들이 너무 느리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젊은이들이 큰 좌절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들을 스웨덴 환경 운동가 툰베리와 비교하며 급진적 시위는 기후 문제 해결에 오히려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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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K] ‘기후변화’ 때문에 도로 불법 점거?…논란의 시위대를 만나다 [르포]
    • 입력 2022-12-10 21:26:56
    • 수정2023-01-19 21: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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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에는 출근길에 도로를 가로막거나 유명 예술품에 음식물을 끼얹는 등 과격한 방식으로 시위를 펼쳐온 '라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환경 단체가 있습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면서 이런 시위를 펼쳐 논란이 되고 있는데...

베를린 유호윤 특파원이 이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베를린 중앙역 앞 도로에 나타난 사람들,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입니다.

나란히 서서 도로를 막고 바닥에 주저앉습니다.

경찰 사이렌이 들리자 끌려나가는 시간을 벌기 위해 손바닥에 접착제를 발라 바닥에 붙여버립니다.

지금 시각이 오전 8시 50분입니다.

출근시간대라 도로에 차량이 많은데 시위대 때문에 차량이 이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시속 100km 속도 제한, 9유로짜리 대중교통 이용권 도입이 이들의 요구사항입니다.

길이 막힌 운전자들의 항의와 시민들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베를린 시민 : "적을 만들지 말고 함께할 사람을 만들어요!"]

일반 차량용 도로는 물론 공항 활주로도 막고, 클래식 공연을 방해하거나.

[공연 관람객 : "나가라!"]

유명한 그림에 음식물을 던집니다.

시민 불편을 볼모로 정부를 압박하는 이들의 방식은 독일 사회에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불법 시위를 고집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에메 판 발렌/라스트 제너레이션 대변인 : "(우리의 시위는) 사람들을 방해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지만, 논쟁에 영향을 줘요. 그것을 위해 모든 사람의 호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시민 대다수가 이들의 시위 방식을 비판하지만 취지에는 공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일에선 지난해 홍수로 180명 가량 사망하고 올해는 폭염으로 4천500명 넘게 숨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기후 위기를 몸소 체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우스/베를린 시민 : "정치인들이 너무 느리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젊은이들이 큰 좌절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들을 스웨덴 환경 운동가 툰베리와 비교하며 급진적 시위는 기후 문제 해결에 오히려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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