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과거사 정리될까?…대구·경북 진실규명 결정 단 4건

입력 2022.12.12 (19:18) 수정 2022.12.1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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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2003년 개봉한 영화 살인의 추억입니다.

이 영화는 1980년대 경기 화성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했죠.

사건 발생 30여 년이 지난 2019년 10월, 이춘재의 자백으로 진범이 밝혀졌고요.

억울하게 20년간 옥살이한 윤성여 씨는 이듬해 재심으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지난주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도 윤성여 씨 등 누명을 쓴 피해자들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했는데요.

위원회는 용의자로 지목돼 고문, 허위자백 등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가 알려진 것보다 스무 명 더 있다고 밝혔고요.

또, 피해자인 김 모 양 사건을 경찰이 단순 가출인 것처럼 은폐했다고도 전했습니다.

뒤늦게나마 진실이 규명돼 다행인데요.

진실화해위는 1기가 2006년부터 4년 7개월간 활동한 뒤 2010년 종료됐고요.

2020년 6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10년 만에 2기가 재출범했습니다.

2기 위원회는 지난 9일까지 진실규명 신청을 2년간 다시 받았는데요.

정확한 건수는 집계돼야 하지만, 지난달 10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만 7천여 건이 접수됐습니다.

이는 1기 접수 건수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는 천3백여 건이 신청됐는데, 경주, 영덕, 문경에서만 500여 건으로 39%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 진실규명이 결정된 사건은 단 4건에 불과합니다.

경산, 고령, 경주에서 각각 있었던 '국민 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과, '경산 박사리의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입니다.

사건들을 하나하나 보면요.

경산의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은 경산 주민 12명이 좌익에 협조하거나 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1950년 군경에 의해 평산동 코발트 광산에서 집단 희생된 사건입니다.

코발트 광산에서는 추가로 밝혀진 이 12명 외에도 대구형무소 재소자 등 3천5백여 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령 사건 역시 1950년 주민 34명이 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군경에 집단 희생된 사건인데요.

희생자 대부분은 20~30대의 농업 종사자였습니다.

경주 사건도 1950년 29명이 희생됐는데, 가해 주체는 경주 경찰과 육군정보국 소속 대원 등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산 박사리의 사건은 박사리와 음양리 등의 주민 34명이 빨치산에 희생되거나 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들에 대해 국가가 희생자와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유해 발굴과 위령비 건립을 지원해야 하며, 평화 인권 교육도 시행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위원회는 올해 전국 6개 지역에서 유해 발굴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는 보도연맹과 10월 항쟁 관련 유해 매장 추정지인 대구 달성군 가창면 산이 포함됐습니다.

내년에도 위원회는 유해 발굴을 추진하는데요.

경북권에서는 유해 발굴 가능지 4곳과 잠재적 발굴 가능지 4곳 등 모두 8곳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예산이 11억 원에 불과하고 인력도 부족합니다.

특히 유해 발굴지 땅 주인과 추모시설 주변 주민 설득도 쉽지 않아 자치단체도 사업에 미온적인데요.

더욱이 제주 4.3을 폭동이라 주장한 김광동 위원장이 지난주 임명되면서 관련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사 정리는 평화와 통합의 시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죠.

피해자와 유족 대부분이 고령인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 모두 하루빨리 진상 규명에 나서고, 국가적 보상도 늦지 않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오아영입니다.

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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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맥] 과거사 정리될까?…대구·경북 진실규명 결정 단 4건
    • 입력 2022-12-12 19:18:22
    • 수정2022-12-12 19:44:40
    뉴스7(대구)
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2003년 개봉한 영화 살인의 추억입니다.

이 영화는 1980년대 경기 화성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했죠.

사건 발생 30여 년이 지난 2019년 10월, 이춘재의 자백으로 진범이 밝혀졌고요.

억울하게 20년간 옥살이한 윤성여 씨는 이듬해 재심으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지난주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도 윤성여 씨 등 누명을 쓴 피해자들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했는데요.

위원회는 용의자로 지목돼 고문, 허위자백 등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가 알려진 것보다 스무 명 더 있다고 밝혔고요.

또, 피해자인 김 모 양 사건을 경찰이 단순 가출인 것처럼 은폐했다고도 전했습니다.

뒤늦게나마 진실이 규명돼 다행인데요.

진실화해위는 1기가 2006년부터 4년 7개월간 활동한 뒤 2010년 종료됐고요.

2020년 6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10년 만에 2기가 재출범했습니다.

2기 위원회는 지난 9일까지 진실규명 신청을 2년간 다시 받았는데요.

정확한 건수는 집계돼야 하지만, 지난달 10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만 7천여 건이 접수됐습니다.

이는 1기 접수 건수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는 천3백여 건이 신청됐는데, 경주, 영덕, 문경에서만 500여 건으로 39%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 진실규명이 결정된 사건은 단 4건에 불과합니다.

경산, 고령, 경주에서 각각 있었던 '국민 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과, '경산 박사리의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입니다.

사건들을 하나하나 보면요.

경산의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은 경산 주민 12명이 좌익에 협조하거나 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1950년 군경에 의해 평산동 코발트 광산에서 집단 희생된 사건입니다.

코발트 광산에서는 추가로 밝혀진 이 12명 외에도 대구형무소 재소자 등 3천5백여 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령 사건 역시 1950년 주민 34명이 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군경에 집단 희생된 사건인데요.

희생자 대부분은 20~30대의 농업 종사자였습니다.

경주 사건도 1950년 29명이 희생됐는데, 가해 주체는 경주 경찰과 육군정보국 소속 대원 등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산 박사리의 사건은 박사리와 음양리 등의 주민 34명이 빨치산에 희생되거나 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들에 대해 국가가 희생자와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유해 발굴과 위령비 건립을 지원해야 하며, 평화 인권 교육도 시행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위원회는 올해 전국 6개 지역에서 유해 발굴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는 보도연맹과 10월 항쟁 관련 유해 매장 추정지인 대구 달성군 가창면 산이 포함됐습니다.

내년에도 위원회는 유해 발굴을 추진하는데요.

경북권에서는 유해 발굴 가능지 4곳과 잠재적 발굴 가능지 4곳 등 모두 8곳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예산이 11억 원에 불과하고 인력도 부족합니다.

특히 유해 발굴지 땅 주인과 추모시설 주변 주민 설득도 쉽지 않아 자치단체도 사업에 미온적인데요.

더욱이 제주 4.3을 폭동이라 주장한 김광동 위원장이 지난주 임명되면서 관련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사 정리는 평화와 통합의 시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죠.

피해자와 유족 대부분이 고령인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 모두 하루빨리 진상 규명에 나서고, 국가적 보상도 늦지 않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오아영입니다.

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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