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동규 KBS 인터뷰…“정진상 준 돈, 이재명 위해서였다”

입력 2022.1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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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는 분기점에 접어들었습니다.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까지 겨냥하고 있는데, 이 대표 수사에도 속도를 낼지, 아니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지가 관건입니다.

김용과 정진상, 두 측근이 모두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두 사람의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의형제'의 막내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0월부터 진술 태도를 바꿔 김용 전 부원장에게 대선 자금을 건넸다는 등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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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로, 회유 아닌 반성…故 김문기 일로 마음 아팠다"

유 전 본부장은 진술 태도가 달라진 데 대해 "제가 너무 한 방면만 보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믿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있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회유설'을 부인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어 "저 때문에 고통 받아야 하는 가족들 때문에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며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한 미안함을 나타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아무 잘못 없고 열심히 일하던 고 김문기 씨가 갑자기 그렇게 되시고, 또 유한기 본부장께서 그렇게 되시고 제가 출소하더라도 더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됐단 게 실감이 나지 않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 당시인 지난해 12월,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땐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서운함도 표현했습니다.

" 고 김문기 씨는 이재명 지사를 상당히 존경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터지기 직전이나 그 전에 어떤 허위사실 공표 관련돼서도 안타까워 하면서 자료들을 상당히 많이 제공하고 비서실로 정보들을 많이 주었습니다. (중략)

제가 검찰에서도 그랬습니다. 저는 김문기 씨한테 단 하나의 나쁜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 그리고 그 분은 전혀 몰랐다. (중략)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오해를 받고 저하고 친하다는 걸로 그렇게 오해를 받고 하다 보니까... 그런 사람을 모른다? 그거는 이미 이재명이 아닙니다. "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았다는 근거로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5년 1월 함께 갔던 호주 출장을 제시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실장이 '좀 편한 사람(이 대표가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해서 그 전부터 리모델링을 하면서 알게 됐던 김문기 팀장이 아니었나 생각됐다"며 김 처장과 함께 출장길에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당시 골프를 세 명(이재명 대표, 유동규 전 본부장, 김문기 처장)이 함께 쳤다"며 "이재명 시장님의 카트를 몰아주고 5시간 동안 내내 같이 이야기한 게 바로 김문기 팀장"이라고 회상했습니다.


■ "이재명과 정진상은 '빛'과 '그림자'…나는 '특공대'였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전 실장과 이재명 대표의 관계에 대해서도, 정 전 실장을 이 대표의 '그림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정 전 실장이 벌이는 일을 이 대표가 알았을 거란 취지의 주장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당시 선거 자금 흐름에 대해 이재명 당시 시장이 알고 있었던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벌어진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셨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그것들을 모르고 지나가면 아마 정 전 실장 자체가 못 배겼을 것이다. 빛과 그림자였다고 할 수 있는 정 전 실장이,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들을 공유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태양, 정진상 전 실장을 수성에 비유하면서 김용 전 부원장과 자신은 그보다 더 멀리 떨어진 목성 정도라며 "핵심은 이재명과 정진상 전 실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를 제외한 이 세 사람,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 유 전 본부장은 서로를 '형제'라고 여겼다고도 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2009년쯤 정진상, 김용, 저 이렇게 셋으로 늘 '우리는 형제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우리 셋은 이제 이재명 지사를 모신다라고 생각을 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가운데 '특공대'로 여겨졌다고 말합니다. 대선 당시 민주당 내 이른바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만나 설득하는 작업도 했다고 유 전 본부장은 전했습니다.

" 정진상이 제게 늘 '특공대' 라고 했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도와줬는지 낱낱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정진성과 김용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은 제가 다 했습니다. (중략)

예를 들어서 뭐 우리나라에 좀 유명하신 분들이라든지 어떤 정치적 해석이 달리하신 분들, (중략) 저는 그분들을 오히려 만나가지고 이재명 편으로 끌어들이고 함께 하게 하고, 혹은 오해가 있으면 풀게 하고 그런 것들을 주로 했었습니다. (중략)

2017년도 대선 나갔었을 때도 저는 친문 그룹에 있는 분들하고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때도 그래서 이제 제가 이제 이재명 지사님한테도 당부했던 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겠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었고요. "

정 전 실장이 받고 있는 뇌물 혐의 가운데엔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3년 설부터 세 차례에 걸쳐 1000만 원씩 받았단 내용도 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를 위해 준 돈"이라며 "이재명 지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시장은 하기 어려운 것들, 남들이 못 챙길 것들은 제가 다 챙겼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자금 흐름이나 용처에 대해선 "재판에서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대장동 사업' 이후 김만배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유 전 본부장은 말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 기자와 다툰 적이 있는데, 얼마 뒤 정 전 실장에게 전화가 와 '잘 하라'라고 그러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왜 잘해야 되냐' 물었더니 '(김만배 씨가) 생각보다 세다, 네가 잘 해야지' 그러더라"라고 덧붙였습니다.


■ "대장동, '고작 400표'라고 했다…이재명, 초심 찾아야"

2014년, 이재명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으로 재선됐을 당시의 일화도 유 전 본부장은 털어놨습니다. 당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대장동 주민들은 개발 방식 가운데 '수용' 방식보다 원주민이 이익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환지' 방식을 원했다고 합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이재명 시장님께서 당선됐는데 거기 주민들이 그분들의 숙원을 해결해줄 적임자로 생각해서 몰표를 줬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은 민관 합동 '수용' 개발 방식으로 추진됐습니다.유 전 본부장은 "(당시 이재명 시장이) 오시고 얼마 안 돼서 사실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공영 개발이 확정됐었다"고 말했습니다.

" 제가 그 부분들을 조금 이거 환지로 가는 것도 고려해봐야 된다고 계속 말씀을 드렸던 건데 결국 그 부분은 이제 한 8월 정도 돼서 이제 묵살이 되고 그냥 공영 개발로 밀어붙이는데 (중략)

그래서 제가 그 부분을 주민들한테 너무 해가 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했더니, 이거 지금 방송에다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듣는, 있는 그대로 말씀을 드리면 '고작 400표다' 라고 (이 대표가) 말씀하셨습니다. "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실망감도 가감없이 드러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예전에 이 대표가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들에게 이로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받았다"며 "그 이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정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알고 있던 '이재명다움'은 불리하더라도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했고 그런 이재명을 위해서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이지 않았느냐"며 "초심으로 돌아오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도 전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나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서 받아야 될 벌을 받을 것"이라며 "다른 분들도 솔직하게 벌 받을 부분들은 받고 사과할 부분들은 사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나왔다"고 말을 맺었습니다.

■ 이재명 측 "유 전 본부장 어려운 상황…사실과 달리 검찰에 부합하는 주장"

이 같은 유 전 본부장의 이야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유 전 본부장이 사실과 달리 검찰에 부합하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이른바 '명절 떡값'을 줬다는 데 대해선 "명절 선물로 현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일을 이 대표가 모두 알았을 거라고 유 전 본부장이 주장한 데 대해서 이 관계자는 "시장이 사업 전반을 챙기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다만 "민간 사업자의 돈을 배불리게 한 적 없다. 특히나 돈은 더욱 모르는 일"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표는 정 전 실장 기소에 대해 "법정에서 무고를 증명해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에 대해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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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유동규 KBS 인터뷰…“정진상 준 돈, 이재명 위해서였다”
    • 입력 2022-12-13 06:00:02
    취재K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는 분기점에 접어들었습니다.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까지 겨냥하고 있는데, 이 대표 수사에도 속도를 낼지, 아니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지가 관건입니다.

김용과 정진상, 두 측근이 모두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두 사람의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의형제'의 막내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0월부터 진술 태도를 바꿔 김용 전 부원장에게 대선 자금을 건넸다는 등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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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로, 회유 아닌 반성…故 김문기 일로 마음 아팠다"

유 전 본부장은 진술 태도가 달라진 데 대해 "제가 너무 한 방면만 보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믿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있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회유설'을 부인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어 "저 때문에 고통 받아야 하는 가족들 때문에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며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한 미안함을 나타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아무 잘못 없고 열심히 일하던 고 김문기 씨가 갑자기 그렇게 되시고, 또 유한기 본부장께서 그렇게 되시고 제가 출소하더라도 더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됐단 게 실감이 나지 않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 당시인 지난해 12월,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땐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서운함도 표현했습니다.

" 고 김문기 씨는 이재명 지사를 상당히 존경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터지기 직전이나 그 전에 어떤 허위사실 공표 관련돼서도 안타까워 하면서 자료들을 상당히 많이 제공하고 비서실로 정보들을 많이 주었습니다. (중략)

제가 검찰에서도 그랬습니다. 저는 김문기 씨한테 단 하나의 나쁜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 그리고 그 분은 전혀 몰랐다. (중략)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오해를 받고 저하고 친하다는 걸로 그렇게 오해를 받고 하다 보니까... 그런 사람을 모른다? 그거는 이미 이재명이 아닙니다. "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았다는 근거로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5년 1월 함께 갔던 호주 출장을 제시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실장이 '좀 편한 사람(이 대표가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해서 그 전부터 리모델링을 하면서 알게 됐던 김문기 팀장이 아니었나 생각됐다"며 김 처장과 함께 출장길에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당시 골프를 세 명(이재명 대표, 유동규 전 본부장, 김문기 처장)이 함께 쳤다"며 "이재명 시장님의 카트를 몰아주고 5시간 동안 내내 같이 이야기한 게 바로 김문기 팀장"이라고 회상했습니다.


■ "이재명과 정진상은 '빛'과 '그림자'…나는 '특공대'였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전 실장과 이재명 대표의 관계에 대해서도, 정 전 실장을 이 대표의 '그림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정 전 실장이 벌이는 일을 이 대표가 알았을 거란 취지의 주장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당시 선거 자금 흐름에 대해 이재명 당시 시장이 알고 있었던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벌어진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셨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그것들을 모르고 지나가면 아마 정 전 실장 자체가 못 배겼을 것이다. 빛과 그림자였다고 할 수 있는 정 전 실장이,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들을 공유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태양, 정진상 전 실장을 수성에 비유하면서 김용 전 부원장과 자신은 그보다 더 멀리 떨어진 목성 정도라며 "핵심은 이재명과 정진상 전 실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를 제외한 이 세 사람,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 유 전 본부장은 서로를 '형제'라고 여겼다고도 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2009년쯤 정진상, 김용, 저 이렇게 셋으로 늘 '우리는 형제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우리 셋은 이제 이재명 지사를 모신다라고 생각을 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가운데 '특공대'로 여겨졌다고 말합니다. 대선 당시 민주당 내 이른바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만나 설득하는 작업도 했다고 유 전 본부장은 전했습니다.

" 정진상이 제게 늘 '특공대' 라고 했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도와줬는지 낱낱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정진성과 김용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은 제가 다 했습니다. (중략)

예를 들어서 뭐 우리나라에 좀 유명하신 분들이라든지 어떤 정치적 해석이 달리하신 분들, (중략) 저는 그분들을 오히려 만나가지고 이재명 편으로 끌어들이고 함께 하게 하고, 혹은 오해가 있으면 풀게 하고 그런 것들을 주로 했었습니다. (중략)

2017년도 대선 나갔었을 때도 저는 친문 그룹에 있는 분들하고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때도 그래서 이제 제가 이제 이재명 지사님한테도 당부했던 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겠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었고요. "

정 전 실장이 받고 있는 뇌물 혐의 가운데엔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3년 설부터 세 차례에 걸쳐 1000만 원씩 받았단 내용도 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를 위해 준 돈"이라며 "이재명 지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시장은 하기 어려운 것들, 남들이 못 챙길 것들은 제가 다 챙겼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자금 흐름이나 용처에 대해선 "재판에서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대장동 사업' 이후 김만배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유 전 본부장은 말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 기자와 다툰 적이 있는데, 얼마 뒤 정 전 실장에게 전화가 와 '잘 하라'라고 그러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왜 잘해야 되냐' 물었더니 '(김만배 씨가) 생각보다 세다, 네가 잘 해야지' 그러더라"라고 덧붙였습니다.


■ "대장동, '고작 400표'라고 했다…이재명, 초심 찾아야"

2014년, 이재명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으로 재선됐을 당시의 일화도 유 전 본부장은 털어놨습니다. 당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대장동 주민들은 개발 방식 가운데 '수용' 방식보다 원주민이 이익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환지' 방식을 원했다고 합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이재명 시장님께서 당선됐는데 거기 주민들이 그분들의 숙원을 해결해줄 적임자로 생각해서 몰표를 줬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은 민관 합동 '수용' 개발 방식으로 추진됐습니다.유 전 본부장은 "(당시 이재명 시장이) 오시고 얼마 안 돼서 사실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공영 개발이 확정됐었다"고 말했습니다.

" 제가 그 부분들을 조금 이거 환지로 가는 것도 고려해봐야 된다고 계속 말씀을 드렸던 건데 결국 그 부분은 이제 한 8월 정도 돼서 이제 묵살이 되고 그냥 공영 개발로 밀어붙이는데 (중략)

그래서 제가 그 부분을 주민들한테 너무 해가 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했더니, 이거 지금 방송에다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듣는, 있는 그대로 말씀을 드리면 '고작 400표다' 라고 (이 대표가) 말씀하셨습니다. "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실망감도 가감없이 드러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예전에 이 대표가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들에게 이로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받았다"며 "그 이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정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알고 있던 '이재명다움'은 불리하더라도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했고 그런 이재명을 위해서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이지 않았느냐"며 "초심으로 돌아오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도 전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나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서 받아야 될 벌을 받을 것"이라며 "다른 분들도 솔직하게 벌 받을 부분들은 받고 사과할 부분들은 사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나왔다"고 말을 맺었습니다.

■ 이재명 측 "유 전 본부장 어려운 상황…사실과 달리 검찰에 부합하는 주장"

이 같은 유 전 본부장의 이야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유 전 본부장이 사실과 달리 검찰에 부합하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이른바 '명절 떡값'을 줬다는 데 대해선 "명절 선물로 현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일을 이 대표가 모두 알았을 거라고 유 전 본부장이 주장한 데 대해서 이 관계자는 "시장이 사업 전반을 챙기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다만 "민간 사업자의 돈을 배불리게 한 적 없다. 특히나 돈은 더욱 모르는 일"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표는 정 전 실장 기소에 대해 "법정에서 무고를 증명해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에 대해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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