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 또다시 희생…“열심히 배달하던 친구였어요”

입력 2022.12.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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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11일) 오후 6시 15분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교차로에서 SUV 차량과 오토바이가 충돌했습니다. 오토바이를 몰던 30대 배달원 A 씨가 크게 다쳐 응급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SUV 차량은 당시 비보호 좌회전을 하다가 맞은 편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와 부딪쳤습니다. 운전자는 오토바이를 못 봤다고 진술했는데, 음주 상태였습니다. 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또다시 음주운전에 애꿎은 희생자가 나온 겁니다. A 씨의 지인들은 그를 '참 열심히 살던 청년'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성실히 배달해서 아들처럼 여겼던 친구"

A 씨가 일하던 소규모 배달대행업체 직원은 '성실히 일해서 아들처럼 여겼던 친구'라고 했습니다.

A 씨는 함께 지내던 두 누나가 출가하면서 혼자 지내게 됐는데, 젊은 나이에 배달 일을 전업으로 열심히 해보려다 사고를 당했다는 겁니다.

"주말이던 사고 당일도 출근해 배달을 나가던 길이었는데, 평소 사고가 잦지 않던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며 "누나들도 당일엔 경황이 없었어, 사고 다음 날에야 빈소를 차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배달대행업체의 또 다른 직원은 "어제 다른 배달원들과 같이 조문을 다녀왔다"며 "평소 친구들이 많았는지 빈소를 찾는 조문객도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고인은 전에는 다른 직업을 가진 채 배달 일을 부업처럼 같이 하다가, 최근에는 배달 일을 본업으로 생계를 꾸려오던 성실한 분"이라고도 말했습니다.

2년 전에도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음주 상태에서는 시동이 안 걸리게 하는 시동잠금장치 등을 도입하자는 여러 대책이 논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대책을 미루는 사이 음주운전에 희생되는 이들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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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에 또다시 희생…“열심히 배달하던 친구였어요”
    • 입력 2022-12-13 15:06:20
    취재K

그제(11일) 오후 6시 15분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교차로에서 SUV 차량과 오토바이가 충돌했습니다. 오토바이를 몰던 30대 배달원 A 씨가 크게 다쳐 응급 이송됐지만 숨졌습니다.

SUV 차량은 당시 비보호 좌회전을 하다가 맞은 편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와 부딪쳤습니다. 운전자는 오토바이를 못 봤다고 진술했는데, 음주 상태였습니다. 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또다시 음주운전에 애꿎은 희생자가 나온 겁니다. A 씨의 지인들은 그를 '참 열심히 살던 청년'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성실히 배달해서 아들처럼 여겼던 친구"

A 씨가 일하던 소규모 배달대행업체 직원은 '성실히 일해서 아들처럼 여겼던 친구'라고 했습니다.

A 씨는 함께 지내던 두 누나가 출가하면서 혼자 지내게 됐는데, 젊은 나이에 배달 일을 전업으로 열심히 해보려다 사고를 당했다는 겁니다.

"주말이던 사고 당일도 출근해 배달을 나가던 길이었는데, 평소 사고가 잦지 않던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며 "누나들도 당일엔 경황이 없었어, 사고 다음 날에야 빈소를 차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배달대행업체의 또 다른 직원은 "어제 다른 배달원들과 같이 조문을 다녀왔다"며 "평소 친구들이 많았는지 빈소를 찾는 조문객도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고인은 전에는 다른 직업을 가진 채 배달 일을 부업처럼 같이 하다가, 최근에는 배달 일을 본업으로 생계를 꾸려오던 성실한 분"이라고도 말했습니다.

2년 전에도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음주 상태에서는 시동이 안 걸리게 하는 시동잠금장치 등을 도입하자는 여러 대책이 논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대책을 미루는 사이 음주운전에 희생되는 이들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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