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입원 진료 중단”…소아과 의료진 부족 심각

입력 2022.12.13 (17:25) 수정 2022.12.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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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이 어제(12일)부터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중단했습니다.

입원 환자를 돌볼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해서인데요.

이곳을 포함해 전국의 병원 대부분이 올해 뽑기로 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 사태, 홍화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최근 인천의 한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이 지역 내 협력의료기관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4년차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가면 2년차 전공의 1명만 남게 된다"며 "더 이상 입원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어제, 해당 대학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기존 소아 입원 환자가 모두 퇴원하는 시점에 맞춰 입원 병동을 닫았는데요.

어린이들이 외래 진료를 받을 순 있지만, 입원이 필요하다면 당분간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손동우/소아청소년과 교수 : "인력 부족입니다. 입원 환자를 본다는 게 당직 의사가 필요한데 지금 저희 인력으로는 여력이 없어서 폐쇄하게 됐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면, 정원 207명 중 지원자는 33명, 16%에 불과합니다.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2019년엔 80%였지만, 이후 급격히 낮아져 4년 만에 10%대, 역대 최하를 기록했습니다.

전국 대부분 수련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은 올해도 미달입니다.

수련병원 10곳 중 8곳은 지원자가 단 1명도 없었습니다.

한편에선 소아청소년과 폐업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올해 8월 사이 6백여 곳이 폐원했는데요.

5년동안 해마다 백 30여곳이 문을 닫은 셈입니다.

이렇게 소아청소년과 지원자가 줄고 개업 병원이 문을 닫는 이유, 출생률이 떨어지고, 진료수가도 낮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문제는 이런 진료 인력 부족이 소아 응급 의료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최근 5살 어린이가 호흡 곤란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요.

소아과 의사가 없어 진료를 못받고, 다음날 아침에서야 다른 병원에서 급성폐쇄성후두염 진단을 받기도 했습니다.

[소아 응급환자 보호자 :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안 계신다. 119 구급대를 불러서 소아과(의사) 있는 응급실을 가시든가 아니면 직접 리서치해서(찾아서) 가라'고 하더라고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 언제든지 데려가면 진료가 가능했거든요."]

보건복지부는 지난주 필수 의료분야 지원 대책을 제시했습니다.

"지역에 필수 의료를 제공하고, 공공정책 수가를 도입하겠다, 필수 인력도 확보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의료계에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추가 재정 투입과 구체적인 인력 확충 계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지홍/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 : "전공의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정부 대책이 하나도 발표되지 않았어요. '급여 지원'이라든가 '전담 전문의 고용 지원 시범 사업' 같은 인력을 확충해 주는 것이 현재 진료 대란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소아청소년과는 전체 인구 중 17%의 진료를 담당하지만, 전문인력 부족으로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소아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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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입원 진료 중단”…소아과 의료진 부족 심각
    • 입력 2022-12-13 17:25:48
    • 수정2022-12-13 17: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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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이 어제(12일)부터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중단했습니다.

입원 환자를 돌볼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해서인데요.

이곳을 포함해 전국의 병원 대부분이 올해 뽑기로 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 사태, 홍화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최근 인천의 한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이 지역 내 협력의료기관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4년차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가면 2년차 전공의 1명만 남게 된다"며 "더 이상 입원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어제, 해당 대학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기존 소아 입원 환자가 모두 퇴원하는 시점에 맞춰 입원 병동을 닫았는데요.

어린이들이 외래 진료를 받을 순 있지만, 입원이 필요하다면 당분간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손동우/소아청소년과 교수 : "인력 부족입니다. 입원 환자를 본다는 게 당직 의사가 필요한데 지금 저희 인력으로는 여력이 없어서 폐쇄하게 됐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결과를 보면, 정원 207명 중 지원자는 33명, 16%에 불과합니다.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2019년엔 80%였지만, 이후 급격히 낮아져 4년 만에 10%대, 역대 최하를 기록했습니다.

전국 대부분 수련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은 올해도 미달입니다.

수련병원 10곳 중 8곳은 지원자가 단 1명도 없었습니다.

한편에선 소아청소년과 폐업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올해 8월 사이 6백여 곳이 폐원했는데요.

5년동안 해마다 백 30여곳이 문을 닫은 셈입니다.

이렇게 소아청소년과 지원자가 줄고 개업 병원이 문을 닫는 이유, 출생률이 떨어지고, 진료수가도 낮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문제는 이런 진료 인력 부족이 소아 응급 의료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최근 5살 어린이가 호흡 곤란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요.

소아과 의사가 없어 진료를 못받고, 다음날 아침에서야 다른 병원에서 급성폐쇄성후두염 진단을 받기도 했습니다.

[소아 응급환자 보호자 :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안 계신다. 119 구급대를 불러서 소아과(의사) 있는 응급실을 가시든가 아니면 직접 리서치해서(찾아서) 가라'고 하더라고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 언제든지 데려가면 진료가 가능했거든요."]

보건복지부는 지난주 필수 의료분야 지원 대책을 제시했습니다.

"지역에 필수 의료를 제공하고, 공공정책 수가를 도입하겠다, 필수 인력도 확보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의료계에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추가 재정 투입과 구체적인 인력 확충 계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지홍/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 : "전공의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정부 대책이 하나도 발표되지 않았어요. '급여 지원'이라든가 '전담 전문의 고용 지원 시범 사업' 같은 인력을 확충해 주는 것이 현재 진료 대란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소아청소년과는 전체 인구 중 17%의 진료를 담당하지만, 전문인력 부족으로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소아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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