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대결’ 비화한 법인세 효과…따져보니

입력 2022.12.14 (06:06) 수정 2022.12.1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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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체적으로 보수 진영은 작은 정부, 기업 중심의 경제를 지향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민간보다는 정부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하죠.

이런 경향이 바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여야가 기업에 부과되는 법인세를 얼마나 깎아주느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하는 지점인 겁니다.

양당의 정체성 논란으로까지 비화한 법인세 인하 쟁점, 김범주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법인세는 말 그대로 법인, 기업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현 25%인 최고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으로 되돌리자는 게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죠.

그러면 우리나라 법인세, 어느 수준일까요?

지방세를 포함한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7.5%, OECD 38개 나라의 평균치를 이렇게 웃돕니다.

주변 나라들과 비교해 봐도 꽤 높은 편인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볼 부분이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속한 GDP 1조 달러 이상 국가만 따로 추려보면 어떨까요?

열두개 나라 중에 한국은 6위, 중위권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아주 높지도 아주 낮지도 않다는 뜻이겠죠.

이제 살펴볼 건 법인세 인하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이른바 낙수 효괍니다.

법인세를 깎아주면 기업은 그만큼 돈이 생기게 되는데 이게 주주 배당과 직원 급여 증가, 각종 투자와 고용 증가 등으로 돌아간다는 겁니다.

해외 기업 유치도 쉽다는 거고요.

그런데 과연 이런 선순환이 실제 이뤄지느냐,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2016년, KDI는 법인세율을 1퍼센트포인트 내리면 투자율은 0.2퍼센트포인트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반면 2019년, IMF는 감세 조치에도 기업 투자는 충분히 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연구 결과는 엇갈립니다.

특히 '벤처 투자의 성지'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인세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인세 인하가 곧장 해외 기업 유치로 어어질 거냐, 따져볼 대목이 있습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내릴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적용받는 기업은 삼성전자 등 103곳이었는데요.

6조 원 감세 효과가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

이를 두고 정부 여당은 감세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퍼져 중견·중소기업도 수혜를 받을 거다, 야당은 상위 0.01% 대기업만 혜택을 본다고 맞서고 있는 건데요.

이런 두 주장을 사실로 확증할 연구 결과는 현재까지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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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성 대결’ 비화한 법인세 효과…따져보니
    • 입력 2022-12-14 06:06:41
    • 수정2022-12-14 06: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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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체적으로 보수 진영은 작은 정부, 기업 중심의 경제를 지향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민간보다는 정부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하죠.

이런 경향이 바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여야가 기업에 부과되는 법인세를 얼마나 깎아주느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하는 지점인 겁니다.

양당의 정체성 논란으로까지 비화한 법인세 인하 쟁점, 김범주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법인세는 말 그대로 법인, 기업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현 25%인 최고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으로 되돌리자는 게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죠.

그러면 우리나라 법인세, 어느 수준일까요?

지방세를 포함한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7.5%, OECD 38개 나라의 평균치를 이렇게 웃돕니다.

주변 나라들과 비교해 봐도 꽤 높은 편인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볼 부분이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속한 GDP 1조 달러 이상 국가만 따로 추려보면 어떨까요?

열두개 나라 중에 한국은 6위, 중위권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아주 높지도 아주 낮지도 않다는 뜻이겠죠.

이제 살펴볼 건 법인세 인하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이른바 낙수 효괍니다.

법인세를 깎아주면 기업은 그만큼 돈이 생기게 되는데 이게 주주 배당과 직원 급여 증가, 각종 투자와 고용 증가 등으로 돌아간다는 겁니다.

해외 기업 유치도 쉽다는 거고요.

그런데 과연 이런 선순환이 실제 이뤄지느냐,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2016년, KDI는 법인세율을 1퍼센트포인트 내리면 투자율은 0.2퍼센트포인트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반면 2019년, IMF는 감세 조치에도 기업 투자는 충분히 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연구 결과는 엇갈립니다.

특히 '벤처 투자의 성지'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인세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인세 인하가 곧장 해외 기업 유치로 어어질 거냐, 따져볼 대목이 있습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내릴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적용받는 기업은 삼성전자 등 103곳이었는데요.

6조 원 감세 효과가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

이를 두고 정부 여당은 감세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퍼져 중견·중소기업도 수혜를 받을 거다, 야당은 상위 0.01% 대기업만 혜택을 본다고 맞서고 있는 건데요.

이런 두 주장을 사실로 확증할 연구 결과는 현재까지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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