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 벼랑 끝 ‘자립준비청년’…내년엔 달라지나?

입력 2022.12.14 (19:37) 수정 2022.12.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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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게 하는 연말입니다.

지난 8월 광주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보육원에서 자라 자립을 앞두고 있던 청년 2명이 불과 며칠 간격으로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삶이 힘들고 고달프다"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양육시설에 살다 나이가 차면 보호가 종료돼 의지와 상관 없이 자립해야만 하는 아동을 보호종료아동이라고 합니다.

성인이 됐어도 아직은 돌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금은 '자립준비청년'으로 바꿔 부르고 있는데요.

해마다 전국적으로 2천 5백 명 이상, 광주·전남에선 2백 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사회로 나와 홀로서기를 합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의 현실은 어떨까요?

보호종료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들의 기초생활수급률은 36.1%로, 같은 나이대 2.5%보다 훨씬 높습니다.

비정규직 비율도 높아 지난해 10명 중 3명은 비정규직으로 월 평균 임금은 150만 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또, 자립준비청년 가운데 최근 1년 내 질병을 앓았던 10명 중 4명은 치료비가 없어서 완전히 치료받지 못했다고 답했는데요.

그만큼 자립준비청년의 경제적 어려움이 큰 겁니다.

[자립준비청년 : "이직하기 되게 힘들었고, 5개월 넘게 백수 생활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 돈도 없어서 밥도 잘 못 먹었었고, 교통비가 없어서 어디 가지도 못했던 적도 있고..."]

지원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을까요?

자립준비청년들에겐 보호종료 후 5년까지 자립수당으로 한 달에 35만 원이 지급되는데요.

초기정착비용으로는 최소 800만 원을 지급하도록 돼있는데,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으로 지자체별로 편차가 큽니다.

현재 물가와 집값 상황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죠.

경제적 지원만큼이나 심리적 지원도 시급한데요.

한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중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주변에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없다보니 대처 방법을 모르기도 합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일반 가정과 연계하는 등의 사회적 가족 제도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윤데요.

[김성민/브라더스키퍼(자립준비청년 우선고용 사회적기업) 대표 : "'사회적 가족' 제도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를 위로해주고 사랑해주고 그런 관계를 통해서 아이가 이 세상을 살아갈만하구나 또 나를 믿어주고 인정해주는 어른이 있구나라고 생각해서..."]

잇따른 비극적인 사건들 이후, 정부도 광주시도 곧바로 대책들을 내놓았죠.

정부는 자립수당은 월 40만 원으로 올리고, 초기정착비용은 최대 천만 원까지 올리도록 권고하기로 했는데요.

광주시도 주거시설을 최대 150호까지 늘리기로 하고, 심리적 지원 등을 약속했습니다.

[강기정/광주시장/지난 8월 : "현재의 제도를 더욱 보완하여 성장·자립·동행의 세 가지 방향으로 보호종료아동 자립체계를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더는 올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누구보다 외롭고 두려울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의 홀로서기가 내년에는 달라지길 바랍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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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 벼랑 끝 ‘자립준비청년’…내년엔 달라지나?
    • 입력 2022-12-14 19:37:56
    • 수정2022-12-14 19:40:20
    뉴스7(광주)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게 하는 연말입니다.

지난 8월 광주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보육원에서 자라 자립을 앞두고 있던 청년 2명이 불과 며칠 간격으로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삶이 힘들고 고달프다"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양육시설에 살다 나이가 차면 보호가 종료돼 의지와 상관 없이 자립해야만 하는 아동을 보호종료아동이라고 합니다.

성인이 됐어도 아직은 돌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금은 '자립준비청년'으로 바꿔 부르고 있는데요.

해마다 전국적으로 2천 5백 명 이상, 광주·전남에선 2백 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사회로 나와 홀로서기를 합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의 현실은 어떨까요?

보호종료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들의 기초생활수급률은 36.1%로, 같은 나이대 2.5%보다 훨씬 높습니다.

비정규직 비율도 높아 지난해 10명 중 3명은 비정규직으로 월 평균 임금은 150만 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또, 자립준비청년 가운데 최근 1년 내 질병을 앓았던 10명 중 4명은 치료비가 없어서 완전히 치료받지 못했다고 답했는데요.

그만큼 자립준비청년의 경제적 어려움이 큰 겁니다.

[자립준비청년 : "이직하기 되게 힘들었고, 5개월 넘게 백수 생활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 돈도 없어서 밥도 잘 못 먹었었고, 교통비가 없어서 어디 가지도 못했던 적도 있고..."]

지원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을까요?

자립준비청년들에겐 보호종료 후 5년까지 자립수당으로 한 달에 35만 원이 지급되는데요.

초기정착비용으로는 최소 800만 원을 지급하도록 돼있는데,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으로 지자체별로 편차가 큽니다.

현재 물가와 집값 상황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죠.

경제적 지원만큼이나 심리적 지원도 시급한데요.

한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중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주변에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없다보니 대처 방법을 모르기도 합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일반 가정과 연계하는 등의 사회적 가족 제도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윤데요.

[김성민/브라더스키퍼(자립준비청년 우선고용 사회적기업) 대표 : "'사회적 가족' 제도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를 위로해주고 사랑해주고 그런 관계를 통해서 아이가 이 세상을 살아갈만하구나 또 나를 믿어주고 인정해주는 어른이 있구나라고 생각해서..."]

잇따른 비극적인 사건들 이후, 정부도 광주시도 곧바로 대책들을 내놓았죠.

정부는 자립수당은 월 40만 원으로 올리고, 초기정착비용은 최대 천만 원까지 올리도록 권고하기로 했는데요.

광주시도 주거시설을 최대 150호까지 늘리기로 하고, 심리적 지원 등을 약속했습니다.

[강기정/광주시장/지난 8월 : "현재의 제도를 더욱 보완하여 성장·자립·동행의 세 가지 방향으로 보호종료아동 자립체계를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더는 올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누구보다 외롭고 두려울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의 홀로서기가 내년에는 달라지길 바랍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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