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빵·초콜릿 훔친 13살 특수절도범 이야기

입력 2022.12.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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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6호 시설 아이들’ 중에서〉

기자
"지금 몇 학년이죠?"

강경덕(가명) 13세
"중학교 1학년이요."

"여기 효광원은 어떻게 들어오게 됐어요?"
"특수절도, 그냥 절도, 기물파손. 학교도 잘 안 가고 재범을 해가지고.."

"특수절도가 무슨 말인지 알아요?"
"네. 한 명이 아니고 두 명 이상 같이 훔치고 하는 게 특수절도. 여러 명이서 훔치는 거.

"뭘 훔쳤는데요?"
"담배하고 빵하고.. 그리고 조금 말하기 조금 그런데 킨더초콜릿하고 그냥 좀 먹을 거 하고 담배 그런 거 훔쳤어요."

총 피해 금액은 10만 원, 부모의 방치 속에 가출과 범죄가 계속되자 법원은 6호 처분을 내렸습니다.

"부모님이 조금 많이 바쁘신 편이었어요?"
"네. 바쁜 것 같았어요.
(아빠가) 치킨 먹는다고 했는데 안 먹고, 그리고 집에 있는다 했는데, 몰래 저 자고 있을 때 나가고...무서워서 밤에 아빠한테 전화하면 아빠가 연락이 안 되면 경찰에 신고하고 아빠가 없어졌다고.. 그런 일이 좀 많았어요. 7살 때부터 6학년 때까지 계속 그랬던 것 같아요."

이곳에서 생활한 지 5개월 정도 됐습니다. 문제는 이 13살짜리 입소자가 사고뭉치라는 것입니다.

"그냥 계속 참았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못 참겠어서."
"그러니까 어떤 부분에 대해서 못 참겠다는 거야? 화가 나서 병신 XX 이랬거든요. 자기가 고아 XX 이러잖아요."
"그랬어? 경덕(가명)이가?"
"네. 막 죽을 것 같고.. 그래서 그냥 화가 나서 물건 던진 것 같아요."
"지금 분노 조절 약 먹고 있어?"
"아니요."
"왜 안 먹고 있어?"
"제가 선생님한테 말하니까 선생님이 제가 고치는 거라고. 약 그것도 안 해주고 그래서 약이 없어서 너무 힘든 거예요. 참기가."

강경덕(가명) 13세
"형이 자기 잘못한 걸 모르고 감정 조절 못해서 화를 계속 내면서 욕을 계속 하면서 저기 베란다라고 해야 하나? 건조대, 건조대를 엎었어요."

누적된 사고에 회의가 소집됐습니다.

"아이가 이제 한 달 5일 남았기 때문에 오늘 해주실 거면 확정을 결정해주시면 처리하겠습니다."

"아버님한테 보내는 거 자체가 조금 저도 사실은 좀 불안하고 사실은 썩 녹록한 집안이 아니거든요.
아버지가 지금 통화를 해 보면 술을 많이 드세요. 그래서 다음 날 통화를 한 거에 대해서 기억도 못 하실 정도로 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보호력이 많이 약하세요. 한두 달이라도 더 데리고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촉법소년 나이가 1살 더 어려지면 이런 아이들이 보호시설로도 더 쏟아져 들어올 수 있습니다.

황재성/ 효광원(6호시설) 교사
"저희도 일부 직원들은 탁아소가 되는 게 아닌가라는 얘기도 해요.
그래서 11살, 뭐 12살. 지금도 14살 친구들이 저렇게 힘들게 하는데 그 어린 친구들이 오면은 정말로 저희가 더 신경 쓸 게 많지 않을까, 모든 부분에서."

"중1, 중2 더 어리게는 초등학교 6학년? 그 또래 애들이 그 위에 형들에 비해서 좀 지도가 더 어려운 부분이 있나요?"

"일단은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많이 어리숙하죠. 그래서 저희가 무슨 말을 해도 못 알아듣는 거죠. 아이들이. 그래서 저는 연령을 낮춘다고 해서 답이 다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답답해요. 저도 이런 데서 이러한 그러니까 관련된 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게 무조건 연령을 낮춰서 강하게만 처벌하는 게 맞는 건지.
그렇다고 뭐 저도 저희도 뭐 대안을 만들 수는 없기는 한데 그냥 그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죠."

신정일 서울가정법원 소년재판부 판사
"외부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정확히는 범죄 관련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4세에서 12세, 또는 그 이하로 낮추자는 논의가 있는데요."

"물론 많은 국민들이라든가 거기에 뭐 충분한 토의와 논의가 이루어지면 고민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저희는 그것보다 우선 소년들은 보호와 치료가 우선이지 않을까 싶어서 저희가 소년법상 소년원 처분의 기간을 굉장히 늘린다거나 연장이 더 가능하게 만들어서 최대한 좀 더 보호하고 교육하고 해서 개선시키는 걸 먼저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최혜령 나사로청소년의집(6호시설) 교사
"우리 아이들이 처음에 왔을 때는 눈썹이 이렇게 살짝 올라가서 '가오' 잡는다는 거 있잖아요. 센 척하고 나 건드리기만 해봐. 막 이런 느낌, 강한 느낌."

"그런데 이제 들어와서 한 한 달쯤 지나고 나면 어른들 말로 눈에 독기가 빠진다고 하잖아요. 순한 양이 돼요. 애들이. 정말 그때 아, 이 아이들이 사회에 있을 때 부모님이든 아니면 뭐...이 아이들이 만났던 어른들 중에 정말 얘네들이 따뜻하다고 느끼는 어른들이 있었다면 이렇게 순한 양이었을 텐데 얘네들이 많이 아팠겠다 이런 생각을 할 때 좀 보람이 있어요. "

#소년범 #소년 범죄 #비행 청소년 #소년보호처분 #소년 재판 #6호 처분 #6호 시설 # 청소년 정신질환#소년원 #촉법소년

방송일시 : KBS 1TV 2022년 12월 13일(화) 밤 10시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program.kbs.co.kr/1tv/news/sisachang/pc/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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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8 09:01:45
    취재K
▲〈시사기획 창 ‘6호 시설 아이들’ 중에서〉

기자
"지금 몇 학년이죠?"

강경덕(가명) 13세
"중학교 1학년이요."

"여기 효광원은 어떻게 들어오게 됐어요?"
"특수절도, 그냥 절도, 기물파손. 학교도 잘 안 가고 재범을 해가지고.."

"특수절도가 무슨 말인지 알아요?"
"네. 한 명이 아니고 두 명 이상 같이 훔치고 하는 게 특수절도. 여러 명이서 훔치는 거.

"뭘 훔쳤는데요?"
"담배하고 빵하고.. 그리고 조금 말하기 조금 그런데 킨더초콜릿하고 그냥 좀 먹을 거 하고 담배 그런 거 훔쳤어요."

총 피해 금액은 10만 원, 부모의 방치 속에 가출과 범죄가 계속되자 법원은 6호 처분을 내렸습니다.

"부모님이 조금 많이 바쁘신 편이었어요?"
"네. 바쁜 것 같았어요.
(아빠가) 치킨 먹는다고 했는데 안 먹고, 그리고 집에 있는다 했는데, 몰래 저 자고 있을 때 나가고...무서워서 밤에 아빠한테 전화하면 아빠가 연락이 안 되면 경찰에 신고하고 아빠가 없어졌다고.. 그런 일이 좀 많았어요. 7살 때부터 6학년 때까지 계속 그랬던 것 같아요."

이곳에서 생활한 지 5개월 정도 됐습니다. 문제는 이 13살짜리 입소자가 사고뭉치라는 것입니다.

"그냥 계속 참았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못 참겠어서."
"그러니까 어떤 부분에 대해서 못 참겠다는 거야? 화가 나서 병신 XX 이랬거든요. 자기가 고아 XX 이러잖아요."
"그랬어? 경덕(가명)이가?"
"네. 막 죽을 것 같고.. 그래서 그냥 화가 나서 물건 던진 것 같아요."
"지금 분노 조절 약 먹고 있어?"
"아니요."
"왜 안 먹고 있어?"
"제가 선생님한테 말하니까 선생님이 제가 고치는 거라고. 약 그것도 안 해주고 그래서 약이 없어서 너무 힘든 거예요. 참기가."

강경덕(가명) 13세
"형이 자기 잘못한 걸 모르고 감정 조절 못해서 화를 계속 내면서 욕을 계속 하면서 저기 베란다라고 해야 하나? 건조대, 건조대를 엎었어요."

누적된 사고에 회의가 소집됐습니다.

"아이가 이제 한 달 5일 남았기 때문에 오늘 해주실 거면 확정을 결정해주시면 처리하겠습니다."

"아버님한테 보내는 거 자체가 조금 저도 사실은 좀 불안하고 사실은 썩 녹록한 집안이 아니거든요.
아버지가 지금 통화를 해 보면 술을 많이 드세요. 그래서 다음 날 통화를 한 거에 대해서 기억도 못 하실 정도로 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보호력이 많이 약하세요. 한두 달이라도 더 데리고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촉법소년 나이가 1살 더 어려지면 이런 아이들이 보호시설로도 더 쏟아져 들어올 수 있습니다.

황재성/ 효광원(6호시설) 교사
"저희도 일부 직원들은 탁아소가 되는 게 아닌가라는 얘기도 해요.
그래서 11살, 뭐 12살. 지금도 14살 친구들이 저렇게 힘들게 하는데 그 어린 친구들이 오면은 정말로 저희가 더 신경 쓸 게 많지 않을까, 모든 부분에서."

"중1, 중2 더 어리게는 초등학교 6학년? 그 또래 애들이 그 위에 형들에 비해서 좀 지도가 더 어려운 부분이 있나요?"

"일단은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많이 어리숙하죠. 그래서 저희가 무슨 말을 해도 못 알아듣는 거죠. 아이들이. 그래서 저는 연령을 낮춘다고 해서 답이 다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답답해요. 저도 이런 데서 이러한 그러니까 관련된 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게 무조건 연령을 낮춰서 강하게만 처벌하는 게 맞는 건지.
그렇다고 뭐 저도 저희도 뭐 대안을 만들 수는 없기는 한데 그냥 그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죠."

신정일 서울가정법원 소년재판부 판사
"외부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정확히는 범죄 관련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4세에서 12세, 또는 그 이하로 낮추자는 논의가 있는데요."

"물론 많은 국민들이라든가 거기에 뭐 충분한 토의와 논의가 이루어지면 고민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저희는 그것보다 우선 소년들은 보호와 치료가 우선이지 않을까 싶어서 저희가 소년법상 소년원 처분의 기간을 굉장히 늘린다거나 연장이 더 가능하게 만들어서 최대한 좀 더 보호하고 교육하고 해서 개선시키는 걸 먼저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최혜령 나사로청소년의집(6호시설) 교사
"우리 아이들이 처음에 왔을 때는 눈썹이 이렇게 살짝 올라가서 '가오' 잡는다는 거 있잖아요. 센 척하고 나 건드리기만 해봐. 막 이런 느낌, 강한 느낌."

"그런데 이제 들어와서 한 한 달쯤 지나고 나면 어른들 말로 눈에 독기가 빠진다고 하잖아요. 순한 양이 돼요. 애들이. 정말 그때 아, 이 아이들이 사회에 있을 때 부모님이든 아니면 뭐...이 아이들이 만났던 어른들 중에 정말 얘네들이 따뜻하다고 느끼는 어른들이 있었다면 이렇게 순한 양이었을 텐데 얘네들이 많이 아팠겠다 이런 생각을 할 때 좀 보람이 있어요. "

#소년범 #소년 범죄 #비행 청소년 #소년보호처분 #소년 재판 #6호 처분 #6호 시설 # 청소년 정신질환#소년원 #촉법소년

방송일시 : KBS 1TV 2022년 12월 13일(화) 밤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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