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폐업했는데 ‘환불 불가’?…“장기계약 주의해야”

[앵커]

할인을 미끼로 장기 회원을 받아놓고 문을 닫는 헬스장이 잇따르면서 회비를 환불받지 못하는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1년 넘는 장기 계약을 할수록 회비를 깎아주는 조건을 내건 헬스장 가입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개업한 4백여 ㎡ 규모의 한 프랜차이즈 헬스장, 불이 꺼져 있고, 운동 기구도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문을 연 지 다섯 달여 만에 폐업한 겁니다.

1년이 넘는 기간의 회비를 미리 결제한 회원들은 환불받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지난 7월 14개월 치 32만여 원을 낸 자영업자 A 씨도 황당하기만 합니다.

[A 씨/○○헬스장 회원/음성변조 : "저는 환불을 주장하는데 거기서는 다른 데를 써라. 그냥 미안하다 환불해 주십시오. 미안하다. (현재 대화가) 그거밖에 안 돼요."]

장기 계약을 할수록 싸다는 말에 가입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하루 이용권은 9,900원이지만 14개월 치를 한 번에 등록하면 한 달 18,900원 라는 말에 속은 겁니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이 헬스장에 등록한 지 11일 만에 문을 닫았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B 씨/○○헬스장 회원/음성변조 : "너무 당황스럽고 화도 나고, 결제하기 전에 미리 말을 해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말을 안 해준 것은 사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헬스장 점주는 채무 사정상 환불이 어렵다며 자신이 운영하던 다른 지점 헬스장 이용을 안내했지만, 이곳조차 최근 문을 닫았습니다.

안내한 다른 지점을 찾았지만 지난 2년 동안 관리비와 임대료가 밀려 지난 12일부터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헬스장 건물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도 지금 아무것도 못 받고 있어요. 관리비하고 임대료하고 굉장히 많이 밀려 있어요. 11월까지 (관리비만) 천삼백 정도고 임대료도 거의 한 8천 정도."]

전문가들은 할인을 미끼로 하는 장기계약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 "망하고 도망가니까. 사업자가 망해가지고 공급자를 못 찾으면 아무리 재판정에 가서 이겨도 (회비를) 받을 방법이 없어요."]

2020년부터 지난 10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관련 피해구제는 모두 7,640건.

이 가운데 계약 해지 관련은 7,121건으로 10건 가운데 9건이 넘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김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