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여 가구’ 월패드 해킹해 영상 찍은 30대 남성 덜미

[앵커]

아파트 거실에서 주로 방문객을 확인하는 데 쓰이는 장비죠.

'월패드'라고 하는데, 카메라가 장착돼 있습니다.

이 장비를 해킹해 아파트 40만여 세대의 집 안 영상을 찍어 판매를 시도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해 수십만 가구의 집 안 영상을 찍어 해외에 판매하려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 사이버테러대응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630여개 아파트 40만여 가구에 설치된 특정 업체 월패드를 해킹한 뒤, 월패드의 카메라로 집 안 모습을 불법 촬영해 해외에 판매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과거 한 언론에 출연해 직접 월패드를 해킹하는 시연을 보였던 보안전문가였다며, 보안 해킹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식당이나 숙박업소의 낡은 무선공유기를 해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 씨가 이 무선공유기를 거쳐 아파트 중앙관리서버, 각 세대에 설치된 월패드를 차례로 해킹했단 겁니다.

하지만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A 씨는 "월패드의 보안 취약성을 알리기 위해서였다"며, 영상을 모두 삭제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해외 사이트에 판매 글을 올리고 구매자와 이메일을 주고 받은 기록 등을 확보했다며 A 씨에게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 수사 중입니다.

다만 실제로 영상이 판매되거나 제 3자에게 제공된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