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이재명 “북풍한설”…‘민주 리더십 위기’에 박영선이 내린 진단은?

입력 2022.12.21 (16:13) 수정 2022.12.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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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이재명과 민주당
"민주당, 미래 비전 선점 시기 놓치고 있어"
"이재명,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강한 개혁 드라이브 걸었다면 민주당 흔들리지 않았을 것"
"박지원 복당 잘된 일…초심으로 민주당원 역할 해내면 다른 역할로 발전할 것"
"검찰, 이재명을 대장동 사건과 연결시킬 확실한 고리 찾지 못한 듯"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 진실 이야기하고 동의 구하면 국민 충분히 납득할 것"

# 윤석열 정부 7개월 평가는?
"윤 정부의 정치 행태, 왕정 정치와 다름없어"
"대통령, 중재‧화합 포지션을 택해야…정부, 경직되어 가고 있어"
"이태원 참사도 윤석열 정부 경직성에서 상당한 원인 찾을 수 있어"

# 김건희 여사&한동훈 장관
"김건희,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갔으면"
"한동훈, 현재 행보로는 정치할 듯…가벼워 보이지 않아야"

■ 방송시간 : 12월 21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https://youtu.be/4AAlMB8yo5w

◎범기영: 여의도 사사건건 바로 시작하죠. 사사건건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영선: 안녕하세요?

◎범기영: 그동안 서강대에서 강의를 해오셨다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서강대 초빙교수여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학생들하고는 어떤 이야기 많이 하셨습니까?

▼박영선: 주로 요즘 디지털 대전환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어떤 그런 시각과 또 무엇이 필요하고 이것의 미래는 무엇인지 그런 이야기를 주로 많이 했습니다.

◎범기영: 어렵네요. 정치인 박영선의 면모와는 좀 다른 이야기 같은데요?

▼박영선: 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속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정책들을 많이 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강의에 대한 요청이 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랬군요. 또 새롭게 얻은 주 무기를 가지고 전공을 또 펼쳐 보이셨네요. 그런데 요즘에 방송 활동 좀 활발히 하시던데, 당 걱정 많이 하시더라고요.

▼박영선: 왜냐하면요. 사람들이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너무 못하는데, 민주당한테 기회인데 민주당이 왜 저러냐. 걱정들을 저한테 많이 하세요. 그래서 저도 걱정 속에서 생각을 해보니까 이 민주당이 지금 미래 비전을 선점해야 하는 그런 시기인데, 그거를 놓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민주당의 미래에 관한 어떤 당의 개혁 또 혁신, 이런 부분을 국민과 소통하면서 선점을 하게 되면 지금 윤석열 정부는 윤심을 좇아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이 대비가 되면서 국민들이 그래, 민주당에게 우리가 희망을 걸어야 되겠구나, 우리의 미래가 저기에 있구나,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렇고 과거, 뒤를 캐고 확인하는 이런 것과 달리 당의 미래로 보여주고, 당원들에게는.

▼박영선: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로 이야기하고요. 지금 사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판이 바뀌는 시기입니다. 그러니까 100년 전에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던 그 시절보다도 더 큰 변화가 지금 우리 앞에 다가와 있죠. 대한민국 현대사를 보면요, 1962년도에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이 됐고요. 그로부터 1992년까지 30년 동안 산업화 시대였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주축이 되는 그런 시대였는데 후진국에서 중진국이 됐습니다.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해서 판이 바뀌었어요. 대한민국 경제에 반공, 중공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중국이라는 경제권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민주화 세력이 중심이 돼서 민주화 시대가 30년이, 2022년까지 열렸습니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이 됐습니다. 이제 선진국 대한민국인데, 이 선진국 대한민국이 G5 국가가 되기 위해서, 그러니까 리딩 컨츄리, 추격 국가가 아닌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보내야 될 것이냐, 여기에 대한 민주당의 미래 비전, 대한민국의 비전이 지금 필요한 시기이고요. 저는 이것을 디지털 시대 즉, 다양화 시대라고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맞는 정당 개혁 또 여기에 맞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이것은 제가 이제 현역 국회의원 당시에도 100% 오픈 프라이머리, 국민 경선제 법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것이 정착돼야 정치도 디지털화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사회 각 분야가 모두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서, 지금 방송도 마찬가지이지 않습니까?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만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고 있고 구태 정치를 하고 있어요. 왕정 정치를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어떤 이런 정치의 행태는 사실 왕정 정치나 다름이 없지 않습니까? 이럴 때 민주당이 우리는 국민 경선제를 하겠다, 당 대표가 공천하지 않겠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다시 볼 것이고 정치의 디지털화, 공정화, 다양화가 이루어지겠구나, 라고 확신할 것입니다.

◎범기영: 박영선 교수님처럼 강의를 한 번 해 주셨고요. 강의실에서 어떤 말씀을 하셨을지가 좀 감이 잡히기도 합니다, 말씀 듣다 보니까. 이재명 대표가 올린 SNS 글을 좀 보고 이어갈까요? 조금 전에 공천권 말씀도 하셨는데, 이재명 대표는 길고 깊은 겨울을 이야기하네요. 어떤 의미로 봐야 될까요?

▼박영선: 그렇습니다. 길고 깊은 겨울 맞습니다. 또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또 눈도 많이 올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이재명 대표는 아마도 우리가 함께 기대야 된다. 따뜻하게 서로 합심해서 나가자, 이런 메시지를 주신 것 같습니다. 저 메시지는 뒤집어서 보면 봄도 멀지 않았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봄이 멀지 않았다는 어떤 희망과 기대를 주기 위해서는 깊고 긴 겨울이 온다는 메시지와 함께 우리의 미래, 민주당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렇다. 예를 들면 우리가 추워요. 그래서 호호호 불면서 겨울을 이겨야 되는데, 마음속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희망의 메시지가 지금 좀 더 이재명 대표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어떤 환경을 보면 측근들이 구속되고 계속 이런 상황이라서, 잘 설명되지 않은 죽음들에 대한 입장 표명해야 된다, 이런 말씀도 하신 바가 있고. 이게 쉽진 않겠잖아요, 이재명 대표가.

▼박영선: 당연히 쉽지 않죠.

◎범기영: 희망을 입에 담기 자체가.

▼박영선: 당연히 쉽지 않죠. 그러나 저런 측근의 구속은 이미 예견됐던 것입니다. 작년 이맘때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부터 이미 예견이 됐었어요. 만약에 대선에서 지게 되면 이런 춥고 긴 겨울이 오겠구나, 국민들은 누구나 생각을 했던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사안을 저는 분리했어야 된다. 그러니까 당 대표가 됐더라도 당에서 이런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것을 취급하는 다른 태스크포스 팀이 있었어야 되고요. 최고위원들과 당의 수뇌부들은 민주당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점할 수 있는 비전을 내놓는 그런 메시지를 강하게 냈어야 되고 또 그런 메시지가 저는 당연히 있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작년 이맘때 이재명 후보가 정치 개혁을 이야기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면 이재명의, 민주당의 정치 개혁은 무엇이냐. 그것에 대한 메시지가 있었어야 되고요.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100% 다 잘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때 미흡했던 것, 그때 부족했던 것들을 정리를 하고 이러이러한 부분을 우리가 좀 더 개선하겠다고 메시지를 계속 냈으면, 저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이야기하는 3대 개혁, 이런 데 충분히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대표가 된 다음에라도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과 미래를 보여주는 당무를 분리했어야 되지 않느냐.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그러면 한발 더 나아가서, 최근에는 대표직 내려놓고 일단 리스크에 대응부터 하라, 살아서 돌아오라, 이런 목소리도 높아지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박영선: 저는 일단 당원이 뽑은 당 대표이기 때문에 당 대표의 어떤 권위와 또 임기는 지켜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이재명 당 대표가 그러한 권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혁적인 메시지를 계속 내야 되는데요. 이 개혁적인 메시지라는 것이 사실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개혁을 떠올려보면요, 2004년도에 제가 17대 국회의원으로 처음 정치에 입문을 했을 당시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정 분리를 외치면서 공천권에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공천권에 개입하지 않은 첫 번째 유일한 대통령일 겁니다. 그래서 지금도 노무현, 노무현, 국민들이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그런 것처럼 이재명 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민주당 스스로 걸었다면 저는 지금 민주당이 이렇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지금 당의 움직임은 사실 반대잖아요? 당의 공식 기구가 사법 리스크 대응에 같이 나서고 있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단일대오로 대응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굉장히 높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물론 그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정치 검찰 또 억울한 덮어씌우기,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는 저는 정치 검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단일대오로 싸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일대오와 민주당의 혁신, 민주당의 개혁, 이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민주당의 개혁과 민주당의 혁신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직된 민주당, 이것은 아닙니다. 당은 늘 원심력과 구심력이 작용합니다. 어느 한쪽이 너무 세면 그것은 당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죠. 이것이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저는 당에서 좀 더 유연하게 당의 혁신과 관련된 이야기는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된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한 지도 체제 자체를 허물 필요까지는 없지만.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당내의 어떤 다른 형태의 거버넌스, 이걸 만들어서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

▼박영선: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국민의힘도 물론 유명무실합니다만 혁신위원회인가요? 그런 걸 만들지 않았습니까?

◎범기영: 지금도 계속 활동하고 있죠.

▼박영선: 활동하고는 있지만 유명무실해 보입니다. 민주당이 그 개혁 드라이브를 세게 걸었어야 된다. 그리고 이것을 창조적 파괴로 몰고 나갔다면 국민의힘도 지금 저런 상태로 저렇게 난잡하게 정치를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정치는 늘 상대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한쪽이 정신 차리면 다른 쪽이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를 끌어올리는, 선진화시키는 그런 민주당이 돼야 된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박 남매의 오누이시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 복당 신청을 해놓고 계속 안 받다가 이재명 대표가 결단하면서 복당이 됐잖아요, 며칠 전에? 그러고 나니까 또 여러 해석들이 나와요. 왜 지금 시점일까? 어떤 역할을 맡기려고 할까? 여러 해석들이 나오는데, 방금 이제 그런 모종의 어떤 다른 역할, 어떤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혹은 이재명 대표는 어떤 구상을 지금 하고 있는 걸까요?

▼박영선: 저는 일단 박지원 전 원장님의 복당은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품이 큰 민주당이 돼야 되니까요.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이 다양성입니다. 이 다양성을 어떻게 정치권이 그리고 정당이 흡수하느냐, 그 당이 승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하고요. 박지원 원장님의 그 역할과 관련해서는 저는 이제 민주당원으로 돌아오셨으니까 초심에서부터 저는 어떤 민주당원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지면 그것이 쌓여서 또 어떤 계기가 되면 또 다른 역할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지금은 크게 쓰기보다는 뭔가 처음 그 마음으로...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지 않느냐, 평당원부터. 이거를 오라버니가 좋아하실지. 박 남매의 누이는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통화는 해보셨어요, 참?

▼박영선: 네, 했습니다.

◎범기영: 자주 통화하신다면서요?

▼박영선: 네, 가끔 통화합니다. 어저께인가요? 통화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돌아오셔서 축하드린다, 그리고 이제 어떤 역할이 주어질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다른 방송에서 있어서 거기에 대한 답변을 했더니 뭐라고 저한테 말씀을 하시냐 하면 마치 꼬붕을 데리고 왔다, 이런 느낌으로 말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약간 항의하시던데요?

◎범기영: 꼬붕이요? 알겠습니다. 사법 리스크로 돌아가서, 이재명 대표를 검찰이 부르긴 부를 거 아닙니까? 지금 움직임을 보면 측근들 다 정리해나가는 과정에 있고 진술을 계속 받아내서 조금씩 흘리는 과정이 있으니까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부르긴 부를 텐데, 시점은 언제가 될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박영선: 원래 소문에는 12월 달에 부를 것이다, 이런 소문들이 법조계 쪽에서 많이 있었죠.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현재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그 대장동 사건과 연결시킬 어떤 확실한 고리를 찾지는 못한 것 아닌가...

◎범기영: 스모킹건은 아직 손에 넣지 못한 것 아니냐.

▼박영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검찰이 여기에서도 어떤 계산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계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 검찰의 행태입니다. 그래서 저는 검찰이 좀 더 공정하고 정의로워지기를 바랍니다. 물론 칼에는 눈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칼에는 눈이 없기 때문에 이 칼이 마음대로 그냥 휘두르는 그런 칼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검찰의 마지막 승부수일 수도 있는데요. 이걸 잘못하면 검찰도 무너집니다. 그러니까 저는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일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국민에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면 국민들도 거기에 응할 것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이 진실이 바로 밝혀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BBK 사건과 관련해서 경험을 말씀드리면, BBK 사건을 제가 제기한 것이 2006년, 2007년이었는데요. 그로부터 11년 후에 이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톨스토이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 이때가 언제냐?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신만이 알 수 있는 어떤 하나의 마지막 묘수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에게 저는 이런 말씀을 꼭 정말 해드리고 싶습니다.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리니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시지 말고 또 초조할 필요도 없으십니다. 당당하게 국민에게 진실을 이야기하시고 국민과 소통하시면 국민들이 거기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그 진실의 한편에는 검찰이라는 상대가 있어서, 그 진실이, 이재명 대표가 이야기하는 그 진실이 국민에게 정말 진실로 느껴질지, 그건 또 알 수 없는 거 아닙니까?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마 그 문호 톨스토이가 때를 기다린다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최근에 언론 인터뷰 계속하시면서 분당이라는 표현을 쓰시니까 여러 해석들이 또 있어요. 실제로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신 겁니까? 아니면 미리 경고하시는 겁니까?

▼박영선: 경고성 발언이죠. 그리고 사실은 그런 움직임은요, 민주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힘에도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룰을 바꾸지 않았습니까? 100% 당원 경선으로. 저는 이것이 국민의힘의 또 분열의 씨앗이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어떻게 보면 디지털 시대에는 이런 어떤 양당의 독점적인 행태보다는 다당제로 운영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무한 복제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다양화, 세상이 다양화된다는 것인데요. 이 다양화된 의견을 담아낼 정당의 다원화, 이런 것들이 좀 필요하고 또 그것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무한 복제 말씀하시니까 자매 정당 만들어서 선거에 대응했던 그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저는. 다양화가 아니라 오히려 복제품이 난무하는.

▼박영선: 그것은 이제 잘못 악용된 사례이죠.

◎범기영: 제도에는 항상 악용하고 싶은 욕구도 또 자극하게 되니까.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렇게 제도라는 것은 만들어놓으면 생각지 못한 항상 그런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늘 혁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범기영: 단일대오 유지는 가능할 거라고 보세요? 예를 들어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체포동의안, 이제 신병을 확보하려고 들면, 검찰이. 체포동의안을 낼 거 아니에요?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면 지금 민주당 안에서 여러 의견들이 분출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박영선: 저는 체포동의안을 검찰이 만약에 낸다고 했을 때 그것을 민주당이 찬성하면서까지 이 사건을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확실한 진짜...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돌이킬 수 없는 스모킹건이 나오지 않는 한,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보시니까. 이재명 대표는 경청 투어라고 전국 순회하고 있어요. 국민들을 만나고 있는데 이거는 여권에서는 아주 혹평합니다. 방탄이다, 그냥. 당에 도움이 되는 그래도 활동이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경청하는 자세는 늘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경청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 당 대표고 당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미래를 항상 이야기하고 비전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갈 것이다, 내년에 2023년의 민주당은 이런 모습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럴 것이라는 그런 메시지가 함께 따라가야 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듣기만 하고 있으면 되느냐. 하긴 지도자는 듣기만 하고 있는 사람은 아니죠.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보여줘야죠. 저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보여줘야죠. 좀 구체적으로, 이제 비전 이야기를 계속하셨으니까, 민주당이 꼭 보여줬어야 했는데 왜 이걸 안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정치 개혁 관련한 이야기는 조금 전에 하셨잖아요? 그거 말고 다른 걸 짚는다면 뭘 짚으시겠습니까?

▼박영선: 첫째는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폈던 정책 중에서 미흡했던 것, 부족했던 것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좀 정리했을 필요가 있다.

◎범기영: 이를테면 부동산 정책 같은 것들.

▼박영선: 그렇습니다. 또 에너지 정책도 그렇고요. 교육 정책도 그렇습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민주당이 먼저 어젠다를 선점해서 국민들에게 우리 이것은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까 이러이러한 부분이 부족했다, 이것을 좀 더 첨가했어야 된다, 이런 어떤 어젠다 세팅을 하고 변모하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저는 그것이 굉장히 중요했고 지난 6~7개월 동안 우리가 해야 될 일이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제 한편으로는 참 좋은 말씀이시긴 한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지난 정부의 정책 판단, 결정 과정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고 이런 과정에서 그걸 내용을 또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잘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박영선: 그러나 국민들은 다 압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요, 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이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문재인 정부에서 했던 만큼의 비난을 받아야 되는 것이냐에 대한 것은 그때와 지금 여론이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그런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었죠. 또 예를 들면 탈원전과 관련된 부분과 관련해서도 저는 그렇습니다. 에너지 문제는 늘 포트폴리오 구성을 어떻게 잘하느냐의 문제인데요. 지금 윤석열 정부는 계속 원전, 원전을 외치는데, 이것이 또 한쪽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전으로 가게 되면 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반드시 뒤따라와야 되거든요.

◎범기영: 사용 후 핵연료 문제.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 부분은 전혀 지금 얘기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면 누가 사용 후 핵연료를 우리 동네에 묻게 하겠습니까? 그러면 또 논쟁이 일고 여기에 대한 폐해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에는 탈 탄소라는 그 키워드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탈원전 정책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좀 더 민주당의 점검이 있었으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신뢰를 받는 그런 당이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말씀이 나왔으니까 얘기인데, 사용 후 핵연료 문제는 정말 오래된 숙제잖아요.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부안 위도였나요? 거기 만들려다가 정말 굉장히 큰 갈등을 겪기도 했었고.

▼박영선: 그렇죠.

◎범기영: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걸 왜 못 풀었을까요? 누군가는 정말 풀어야 되는, 지금 거의 꽉 찼거든요, 창고가.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것을 푸는 하나의 방편으로 원전의 그런 포션을 줄여가고 재생 에너지를 넓히겠다는 그런 정책을 편 것이죠.

◎범기영: 더 많이 생기지 않게 하면 문제가 좀 덜해지지 않느냐.

▼박영선: 그런데 이것이 이제 전달되기는 좀 너무 탈원전 쪽으로만 너무 강조가 됐던 면이 있고요. 그렇고 문재인 정부 초기와 후기의 에너지 정책에 조금 변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한 국민에 대한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제라든가 또 이해를 구하는 문제가 조금 부족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정책은 만들고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또 절반쯤 되니까.

▼박영선: 그럼요.

◎범기영: 그게 좀 부족했다고 보시는군요. 다시 최근으로 좀 돌아볼까요? 정책 기조가 대체 뭐냐, 비전이 안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 자주 나왔던 비판인데, 요즘 대통령은 연일 노동, 교육, 연금 개혁, 3대 개혁 과제 밀고 있습니다. 오늘 나온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윤석열 / 대통령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될 것이 노동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시장에서의 이중구조 개선이라든가 이런 합리적 보상체계, 또 노노 간에 있어서의 어떤 그 착취적인 그런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 됩니다.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노동의 유연성과 노동의 개혁을 해 나가는 데 노조 부패도 공직 부패, 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될 3대 부패의 하나로서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될 것으로 노동 개혁을 꼽았고 노노 갈등, 그러니까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 이런 이야기는 대통령이 계속하고 있고요. 오늘은 또 새롭게 노조 부패 문제도 꺼내 들었습니다. 올바른 방향이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결국은 검사의 시각이죠. 오늘 말씀하신 것도 보면 법, 원칙, 집행 이런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사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요, 마지막 결정권자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장관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장관들이 나서서 저런 이야기를 하고 대통령은 노조의 입장, 기업주의 입장, 양쪽을 들어서 중재를 하거나 아니면 화합을 하거나 이런 포지션을 택해야 되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는 장관들은 그냥 집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령관 1명이 모든 것을 다 지휘하거든요. 이렇기 때문에 저는 정부가 굉장히 경직돼 가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도요, 윤석열 정부의 경직성에서 저는 상당히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 저렇게 1명이 모든 것을 다 지휘하고 통솔하기 시작하면 지시하지 않으면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태원 참사도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것이 유연한 조직이었으면 6시 반부터 압사 위험이 있다, 움직였을 겁니다, 공무원들이 스스로. 그런데 지시하지 않으니까 아무도 안 움직인 것입니다. 이 경직된다는 것, 이것이 굉장히 위험한 것인데요. 저는 윤석열 정부에게 바란다면 이 경직성을 풀어줘야 됩니다. 그래서 지금 공무원들도 일하지 않습니다. 그냥 아무 지시가 없으면 그냥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선진 대한민국으로서 선도 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범기영: 경직성을 풀 열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결국, 용산에 있는 겁니까?

▼박영선: 그렇죠.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책임 장관제를 하겠다고 했거든요.

◎범기영: 책임 총리제, 책임 장관제 이야기했죠.

▼박영선: 책임 총리제, 책임 장관제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죠. 그러니까 이태원 참사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 사실 이태원 참사를 책임져야 될 사람은 제가 보기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 두 사람인데요. 왜 오세훈 시장이 책임을 져야 되느냐? 자치경찰제가 시작됐고 자치경찰제의 최종 책임자가 오세훈 시장이고 이것이 서울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지금 현재 생략돼 있고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체의 총괄 책임자이기 때문에 158명의 어떤 목숨을 앗아간 이런 참사였다면 당연히 본인이 사직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죠.

◎범기영: 수사 결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게 아주 일관된 메시지로 계속 나오는데.

▼박영선: 그거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미 사람이 15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거기에서 무슨 수사 결과를 지켜봅니까? 정치는 도의적인 책임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수 정권의 가장 큰 특징은 BBK 사건에 관해서도 이명박 정부에서 그 누구도 현재 책임지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있고요. 박근혜 정권에서의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서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사과를 진심으로 하지 않았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윤 대통령 국정 수행평가를 보면 기류가 약간 달라진 게 느껴지긴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부정 평가가 과반이라서 이걸 보고 좋아하기에 이르긴 한데요. 어찌 됐건 저 넓게 벌어졌던 폭이 줄어들고 있죠? 흐름을 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여요. 이 변화는 어디에서 기인했다고 평가하세요?

▼박영선: 저는 저 변화는요. 첫째, 도어스테핑,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범기영: 하지 않아서?

▼박영선: 네, 그 국민들이 매일매일 대통령이 뭔가 어색한, 하루 아침을 열면서 어색한 대답을 하는 그 모습이 저는 상당히 영향을 미쳤고 생각을 하고요. 두 번째는 민주당이 이런 어떤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 문제가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아니, 그런데 출근길 문답은 용산에서는 가장 큰 변화,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는 거였는데.

▼박영선: 처음에는 그랬죠. 처음에는 그랬습니다만 그것이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오히려 주는 그러한 어떤 하나의 행사로 돼버렸죠.

◎범기영: 그러니까 최근에 보면 대통령 신년 초에 기자들 만나서 회견하는 게 아주 일반적인데 그것도 지금 안 하는 방향으로 정리는 하는 것 같아요.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저는 그것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취약점이 미래 비전이 없는 것입니다. 국가 비전이 없는 것이거든요? 국가 비전에 대한 준비가 아직 안 돼 있기 때문에 그런 신년 기자회견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지금 3대 개혁 과제를 이렇게 밀고 있는데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박영선: 3대 개혁 과제도 구호만 있지 실질적으로 국민과 공감하면서 이 개혁을 했을 때 국가가 어떻게 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비전은 아직까지 제시하지 않았고 거기에 대한 디테일이 없습니다.

◎범기영: 구호만 있지 아직은 디테일이 제시된 바는 없다.

▼박영선: 네, 그렇습니다.

◎범기영: 그게 마련이 돼야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해석이시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중소기업부 장관도 하셨으니까 이것도 좀 여쭤보죠.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지금 주 52시간 근무 상한제가 적용이 안 돼요. 지금 아직은 예외인데...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올 연말까지 이거 연장근로 8시간 더 할 수 있게 돼 있어요. 그런데 이 제도 없어지면 어떡하냐, 큰일 난다, 이게 지금 현장 이야기입니다. 장관 하실 때도 이런 논의가 있긴 했었죠?

▼박영선: 그렇죠. 그래서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계속 예령을 했죠. 예령을 하고 준비 태세를 점검해서 실질적으로 처음에는 준비가 안 됐다는 응답이 90% 이상이었는데, 이것이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준비가 됐다는 쪽으로 많이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제가 오히려 질문을 드리고 싶은 게, 정부 여당에게. 이거 예고됐던 겁니다. 올해 말이면 이제 일몰제로 끝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뭐 했냐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집권한 지 벌써 7개월, 8개월 됐는데 준비했어야 됩니다, 정부 여당도. 일몰제에 대비해서 우리가 이것을 왜 연장해야 되는지, 여기에 대한 어떤 중소기업들의 준비 상태는 어떤지 이런 거에 대한 디테일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무조건 이거 12월 31일 되면 끝나니까 이거 연장해줘, 애 보채듯이 지금 이렇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거 고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돌아보면 화물연대 파업도 그렇잖아요? 6월 달에 이미 한 번 문제가 있었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파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이미 약속이 있었고, 일몰 시한 관련해서 논의하자.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그다음에 진행이 안 됐단 말이에요.

▼박영선: 그러니까 거의 같은 양상이지 않습니까? 그 화물연대가 이야기하는 안전운임제인가요? 그것도 똑같은 예고가 이미 되어 있었던 것이고 지금 정부 여당이 거기에 대해서 답변하지 않고 응답하지 않은 이런 상황인데 이런 것들이 계속 겹치다 보면 언젠가 폭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를 운영하고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이런 어떤 국민들의 감정이 쌓여서 폭발하지 않도록 이것을 잘 조정하고 화합하는 능력, 이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범기영: 개인에 대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하죠. 김건희 여사 개인적으로 좀 아신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는데.

▼박영선: 네, 그렇습니다.

◎범기영 어떤 인연이 있으신 거죠, 구체적으로?

▼박영선: 과거에 전시 기획했을 당시에, 그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범기영: 최근에 보면 행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최근 김건희 여사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박영선: 저는 어쨌든 영부인은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또 어려운 사람을 안아주고 보듬어주고 하는 그런 쪽의 행보를 하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대통령께서 거기까지 신경을 쓰기에는 너무 일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좀 더 진심으로 다가가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면 더 좋겠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범기영: 지금 상황에서는 뭐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시는 거예요?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끼시는 것은.

▼박영선: 조금 부자연스럽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범기영: 왜 그럴까요, 그건?

▼박영선: 그거는 뭔가 예를 들어서요... 한 사람의 어떤 이미지나 한 사람의 행동은 오랜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축적의 시간에 대한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 이런 것들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실제 모습이냐, 여기에 대한 어떤 생각들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신 것 같네요. 법사위에 오래 계셨으니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검사 시절에 좀 보셨을 거 아니에요?

▼박영선: 저는 잘 모릅니다.

◎범기영: 그러세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고 스타다, 올해의 스타는 한동훈이다, 윤여준 전 장관은 이렇게까지 평가하던데. 한동훈 장관 정치할 거다, 이런 전망도 굉장히 많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영선: 글쎄, 지금의 행동으로 봐서는 정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저가 그 이상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범기영: 충고를 좀 해 주세요. 좋은 정치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

▼박영선: 제가 충고할 만한 그런 위치에 있지는 있습니다만,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범기영: 당 대표로 차출할 거다, 이런 이야기가 한참 있다가 본인도 부인했고 용산에서도 부인했고 총선 때는 뭔가 움직일 거다, 이런 분석도 많아요. 가능할 거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당 대표 문제는 제가 알기로는 한때는 실질적으로 한 번 한동훈이라는 사람을 당 대표로 가장을 하고 한동안 움직였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너무 많은 부딪침이 있으니까 지금은 조금 수그러들었습니다만 글쎄요, 저게 아직까지는 죽은 카드는 아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뵀는데 시원시원하게 말씀해 주셔서 다음에 다시 한번 모시겠습니다. 박영선 전 장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영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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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사사건건] 이재명 “북풍한설”…‘민주 리더십 위기’에 박영선이 내린 진단은?
    • 입력 2022-12-21 16:13:13
    • 수정2022-12-21 17:51:40
    사사건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br /><br /># 이재명과 민주당<br />"민주당, 미래 비전 선점 시기 놓치고 있어"<br />"이재명,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강한 개혁 드라이브 걸었다면 민주당 흔들리지 않았을 것"<br />"박지원 복당 잘된 일…초심으로 민주당원 역할 해내면 다른 역할로 발전할 것"<br />"검찰, 이재명을 대장동 사건과 연결시킬 확실한 고리 찾지 못한 듯"<br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 진실 이야기하고 동의 구하면 국민 충분히 납득할 것"<br /><br /># 윤석열 정부 7개월 평가는?<br />"윤 정부의 정치 행태, 왕정 정치와 다름없어"<br />"대통령, 중재‧화합 포지션을 택해야…정부, 경직되어 가고 있어"<br />"이태원 참사도 윤석열 정부 경직성에서 상당한 원인 찾을 수 있어"<br /><br /># 김건희 여사&amp;한동훈 장관<br />"김건희,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갔으면"<br />"한동훈, 현재 행보로는 정치할 듯…가벼워 보이지 않아야"
■ 방송시간 : 12월 21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https://youtu.be/4AAlMB8yo5w

◎범기영: 여의도 사사건건 바로 시작하죠. 사사건건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영선: 안녕하세요?

◎범기영: 그동안 서강대에서 강의를 해오셨다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서강대 초빙교수여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학생들하고는 어떤 이야기 많이 하셨습니까?

▼박영선: 주로 요즘 디지털 대전환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어떤 그런 시각과 또 무엇이 필요하고 이것의 미래는 무엇인지 그런 이야기를 주로 많이 했습니다.

◎범기영: 어렵네요. 정치인 박영선의 면모와는 좀 다른 이야기 같은데요?

▼박영선: 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속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정책들을 많이 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강의에 대한 요청이 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범기영: 그랬군요. 또 새롭게 얻은 주 무기를 가지고 전공을 또 펼쳐 보이셨네요. 그런데 요즘에 방송 활동 좀 활발히 하시던데, 당 걱정 많이 하시더라고요.

▼박영선: 왜냐하면요. 사람들이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너무 못하는데, 민주당한테 기회인데 민주당이 왜 저러냐. 걱정들을 저한테 많이 하세요. 그래서 저도 걱정 속에서 생각을 해보니까 이 민주당이 지금 미래 비전을 선점해야 하는 그런 시기인데, 그거를 놓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민주당의 미래에 관한 어떤 당의 개혁 또 혁신, 이런 부분을 국민과 소통하면서 선점을 하게 되면 지금 윤석열 정부는 윤심을 좇아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이 대비가 되면서 국민들이 그래, 민주당에게 우리가 희망을 걸어야 되겠구나, 우리의 미래가 저기에 있구나,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렇고 과거, 뒤를 캐고 확인하는 이런 것과 달리 당의 미래로 보여주고, 당원들에게는.

▼박영선: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로 이야기하고요. 지금 사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판이 바뀌는 시기입니다. 그러니까 100년 전에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던 그 시절보다도 더 큰 변화가 지금 우리 앞에 다가와 있죠. 대한민국 현대사를 보면요, 1962년도에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이 됐고요. 그로부터 1992년까지 30년 동안 산업화 시대였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주축이 되는 그런 시대였는데 후진국에서 중진국이 됐습니다.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해서 판이 바뀌었어요. 대한민국 경제에 반공, 중공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중국이라는 경제권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민주화 세력이 중심이 돼서 민주화 시대가 30년이, 2022년까지 열렸습니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이 됐습니다. 이제 선진국 대한민국인데, 이 선진국 대한민국이 G5 국가가 되기 위해서, 그러니까 리딩 컨츄리, 추격 국가가 아닌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보내야 될 것이냐, 여기에 대한 민주당의 미래 비전, 대한민국의 비전이 지금 필요한 시기이고요. 저는 이것을 디지털 시대 즉, 다양화 시대라고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맞는 정당 개혁 또 여기에 맞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이것은 제가 이제 현역 국회의원 당시에도 100% 오픈 프라이머리, 국민 경선제 법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것이 정착돼야 정치도 디지털화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사회 각 분야가 모두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서, 지금 방송도 마찬가지이지 않습니까?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만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고 있고 구태 정치를 하고 있어요. 왕정 정치를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어떤 이런 정치의 행태는 사실 왕정 정치나 다름이 없지 않습니까? 이럴 때 민주당이 우리는 국민 경선제를 하겠다, 당 대표가 공천하지 않겠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다시 볼 것이고 정치의 디지털화, 공정화, 다양화가 이루어지겠구나, 라고 확신할 것입니다.

◎범기영: 박영선 교수님처럼 강의를 한 번 해 주셨고요. 강의실에서 어떤 말씀을 하셨을지가 좀 감이 잡히기도 합니다, 말씀 듣다 보니까. 이재명 대표가 올린 SNS 글을 좀 보고 이어갈까요? 조금 전에 공천권 말씀도 하셨는데, 이재명 대표는 길고 깊은 겨울을 이야기하네요. 어떤 의미로 봐야 될까요?

▼박영선: 그렇습니다. 길고 깊은 겨울 맞습니다. 또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또 눈도 많이 올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이재명 대표는 아마도 우리가 함께 기대야 된다. 따뜻하게 서로 합심해서 나가자, 이런 메시지를 주신 것 같습니다. 저 메시지는 뒤집어서 보면 봄도 멀지 않았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봄이 멀지 않았다는 어떤 희망과 기대를 주기 위해서는 깊고 긴 겨울이 온다는 메시지와 함께 우리의 미래, 민주당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렇다. 예를 들면 우리가 추워요. 그래서 호호호 불면서 겨울을 이겨야 되는데, 마음속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희망의 메시지가 지금 좀 더 이재명 대표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어떤 환경을 보면 측근들이 구속되고 계속 이런 상황이라서, 잘 설명되지 않은 죽음들에 대한 입장 표명해야 된다, 이런 말씀도 하신 바가 있고. 이게 쉽진 않겠잖아요, 이재명 대표가.

▼박영선: 당연히 쉽지 않죠.

◎범기영: 희망을 입에 담기 자체가.

▼박영선: 당연히 쉽지 않죠. 그러나 저런 측근의 구속은 이미 예견됐던 것입니다. 작년 이맘때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부터 이미 예견이 됐었어요. 만약에 대선에서 지게 되면 이런 춥고 긴 겨울이 오겠구나, 국민들은 누구나 생각을 했던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사안을 저는 분리했어야 된다. 그러니까 당 대표가 됐더라도 당에서 이런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것을 취급하는 다른 태스크포스 팀이 있었어야 되고요. 최고위원들과 당의 수뇌부들은 민주당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점할 수 있는 비전을 내놓는 그런 메시지를 강하게 냈어야 되고 또 그런 메시지가 저는 당연히 있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작년 이맘때 이재명 후보가 정치 개혁을 이야기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면 이재명의, 민주당의 정치 개혁은 무엇이냐. 그것에 대한 메시지가 있었어야 되고요.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100% 다 잘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때 미흡했던 것, 그때 부족했던 것들을 정리를 하고 이러이러한 부분을 우리가 좀 더 개선하겠다고 메시지를 계속 냈으면, 저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이야기하는 3대 개혁, 이런 데 충분히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대표가 된 다음에라도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과 미래를 보여주는 당무를 분리했어야 되지 않느냐.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그러면 한발 더 나아가서, 최근에는 대표직 내려놓고 일단 리스크에 대응부터 하라, 살아서 돌아오라, 이런 목소리도 높아지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박영선: 저는 일단 당원이 뽑은 당 대표이기 때문에 당 대표의 어떤 권위와 또 임기는 지켜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이재명 당 대표가 그러한 권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혁적인 메시지를 계속 내야 되는데요. 이 개혁적인 메시지라는 것이 사실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개혁을 떠올려보면요, 2004년도에 제가 17대 국회의원으로 처음 정치에 입문을 했을 당시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정 분리를 외치면서 공천권에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공천권에 개입하지 않은 첫 번째 유일한 대통령일 겁니다. 그래서 지금도 노무현, 노무현, 국민들이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그런 것처럼 이재명 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민주당 스스로 걸었다면 저는 지금 민주당이 이렇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지금 당의 움직임은 사실 반대잖아요? 당의 공식 기구가 사법 리스크 대응에 같이 나서고 있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단일대오로 대응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굉장히 높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물론 그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정치 검찰 또 억울한 덮어씌우기,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는 저는 정치 검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단일대오로 싸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일대오와 민주당의 혁신, 민주당의 개혁, 이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민주당의 개혁과 민주당의 혁신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직된 민주당, 이것은 아닙니다. 당은 늘 원심력과 구심력이 작용합니다. 어느 한쪽이 너무 세면 그것은 당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죠. 이것이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저는 당에서 좀 더 유연하게 당의 혁신과 관련된 이야기는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된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한 지도 체제 자체를 허물 필요까지는 없지만.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당내의 어떤 다른 형태의 거버넌스, 이걸 만들어서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

▼박영선: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국민의힘도 물론 유명무실합니다만 혁신위원회인가요? 그런 걸 만들지 않았습니까?

◎범기영: 지금도 계속 활동하고 있죠.

▼박영선: 활동하고는 있지만 유명무실해 보입니다. 민주당이 그 개혁 드라이브를 세게 걸었어야 된다. 그리고 이것을 창조적 파괴로 몰고 나갔다면 국민의힘도 지금 저런 상태로 저렇게 난잡하게 정치를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정치는 늘 상대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한쪽이 정신 차리면 다른 쪽이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를 끌어올리는, 선진화시키는 그런 민주당이 돼야 된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범기영: 박 남매의 오누이시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 복당 신청을 해놓고 계속 안 받다가 이재명 대표가 결단하면서 복당이 됐잖아요, 며칠 전에? 그러고 나니까 또 여러 해석들이 나와요. 왜 지금 시점일까? 어떤 역할을 맡기려고 할까? 여러 해석들이 나오는데, 방금 이제 그런 모종의 어떤 다른 역할, 어떤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혹은 이재명 대표는 어떤 구상을 지금 하고 있는 걸까요?

▼박영선: 저는 일단 박지원 전 원장님의 복당은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품이 큰 민주당이 돼야 되니까요.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이 다양성입니다. 이 다양성을 어떻게 정치권이 그리고 정당이 흡수하느냐, 그 당이 승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하고요. 박지원 원장님의 그 역할과 관련해서는 저는 이제 민주당원으로 돌아오셨으니까 초심에서부터 저는 어떤 민주당원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지면 그것이 쌓여서 또 어떤 계기가 되면 또 다른 역할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지금은 크게 쓰기보다는 뭔가 처음 그 마음으로...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지 않느냐, 평당원부터. 이거를 오라버니가 좋아하실지. 박 남매의 누이는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통화는 해보셨어요, 참?

▼박영선: 네, 했습니다.

◎범기영: 자주 통화하신다면서요?

▼박영선: 네, 가끔 통화합니다. 어저께인가요? 통화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돌아오셔서 축하드린다, 그리고 이제 어떤 역할이 주어질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다른 방송에서 있어서 거기에 대한 답변을 했더니 뭐라고 저한테 말씀을 하시냐 하면 마치 꼬붕을 데리고 왔다, 이런 느낌으로 말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약간 항의하시던데요?

◎범기영: 꼬붕이요? 알겠습니다. 사법 리스크로 돌아가서, 이재명 대표를 검찰이 부르긴 부를 거 아닙니까? 지금 움직임을 보면 측근들 다 정리해나가는 과정에 있고 진술을 계속 받아내서 조금씩 흘리는 과정이 있으니까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부르긴 부를 텐데, 시점은 언제가 될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박영선: 원래 소문에는 12월 달에 부를 것이다, 이런 소문들이 법조계 쪽에서 많이 있었죠.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현재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그 대장동 사건과 연결시킬 어떤 확실한 고리를 찾지는 못한 것 아닌가...

◎범기영: 스모킹건은 아직 손에 넣지 못한 것 아니냐.

▼박영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검찰이 여기에서도 어떤 계산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계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 검찰의 행태입니다. 그래서 저는 검찰이 좀 더 공정하고 정의로워지기를 바랍니다. 물론 칼에는 눈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칼에는 눈이 없기 때문에 이 칼이 마음대로 그냥 휘두르는 그런 칼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검찰의 마지막 승부수일 수도 있는데요. 이걸 잘못하면 검찰도 무너집니다. 그러니까 저는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일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국민에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면 국민들도 거기에 응할 것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이 진실이 바로 밝혀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BBK 사건과 관련해서 경험을 말씀드리면, BBK 사건을 제가 제기한 것이 2006년, 2007년이었는데요. 그로부터 11년 후에 이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톨스토이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 이때가 언제냐?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신만이 알 수 있는 어떤 하나의 마지막 묘수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에게 저는 이런 말씀을 꼭 정말 해드리고 싶습니다.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리니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시지 말고 또 초조할 필요도 없으십니다. 당당하게 국민에게 진실을 이야기하시고 국민과 소통하시면 국민들이 거기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그 진실의 한편에는 검찰이라는 상대가 있어서, 그 진실이, 이재명 대표가 이야기하는 그 진실이 국민에게 정말 진실로 느껴질지, 그건 또 알 수 없는 거 아닙니까?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마 그 문호 톨스토이가 때를 기다린다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최근에 언론 인터뷰 계속하시면서 분당이라는 표현을 쓰시니까 여러 해석들이 또 있어요. 실제로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신 겁니까? 아니면 미리 경고하시는 겁니까?

▼박영선: 경고성 발언이죠. 그리고 사실은 그런 움직임은요, 민주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힘에도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룰을 바꾸지 않았습니까? 100% 당원 경선으로. 저는 이것이 국민의힘의 또 분열의 씨앗이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어떻게 보면 디지털 시대에는 이런 어떤 양당의 독점적인 행태보다는 다당제로 운영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무한 복제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다양화, 세상이 다양화된다는 것인데요. 이 다양화된 의견을 담아낼 정당의 다원화, 이런 것들이 좀 필요하고 또 그것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무한 복제 말씀하시니까 자매 정당 만들어서 선거에 대응했던 그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저는. 다양화가 아니라 오히려 복제품이 난무하는.

▼박영선: 그것은 이제 잘못 악용된 사례이죠.

◎범기영: 제도에는 항상 악용하고 싶은 욕구도 또 자극하게 되니까.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렇게 제도라는 것은 만들어놓으면 생각지 못한 항상 그런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늘 혁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범기영: 단일대오 유지는 가능할 거라고 보세요? 예를 들어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체포동의안, 이제 신병을 확보하려고 들면, 검찰이. 체포동의안을 낼 거 아니에요?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면 지금 민주당 안에서 여러 의견들이 분출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박영선: 저는 체포동의안을 검찰이 만약에 낸다고 했을 때 그것을 민주당이 찬성하면서까지 이 사건을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확실한 진짜...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돌이킬 수 없는 스모킹건이 나오지 않는 한,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보시니까. 이재명 대표는 경청 투어라고 전국 순회하고 있어요. 국민들을 만나고 있는데 이거는 여권에서는 아주 혹평합니다. 방탄이다, 그냥. 당에 도움이 되는 그래도 활동이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경청하는 자세는 늘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경청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 당 대표고 당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미래를 항상 이야기하고 비전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갈 것이다, 내년에 2023년의 민주당은 이런 모습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럴 것이라는 그런 메시지가 함께 따라가야 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듣기만 하고 있으면 되느냐. 하긴 지도자는 듣기만 하고 있는 사람은 아니죠.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보여줘야죠. 저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보여줘야죠. 좀 구체적으로, 이제 비전 이야기를 계속하셨으니까, 민주당이 꼭 보여줬어야 했는데 왜 이걸 안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정치 개혁 관련한 이야기는 조금 전에 하셨잖아요? 그거 말고 다른 걸 짚는다면 뭘 짚으시겠습니까?

▼박영선: 첫째는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폈던 정책 중에서 미흡했던 것, 부족했던 것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좀 정리했을 필요가 있다.

◎범기영: 이를테면 부동산 정책 같은 것들.

▼박영선: 그렇습니다. 또 에너지 정책도 그렇고요. 교육 정책도 그렇습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민주당이 먼저 어젠다를 선점해서 국민들에게 우리 이것은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까 이러이러한 부분이 부족했다, 이것을 좀 더 첨가했어야 된다, 이런 어떤 어젠다 세팅을 하고 변모하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저는 그것이 굉장히 중요했고 지난 6~7개월 동안 우리가 해야 될 일이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제 한편으로는 참 좋은 말씀이시긴 한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지난 정부의 정책 판단, 결정 과정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고 이런 과정에서 그걸 내용을 또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잘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박영선: 그러나 국민들은 다 압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요, 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이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문재인 정부에서 했던 만큼의 비난을 받아야 되는 것이냐에 대한 것은 그때와 지금 여론이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그런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었죠. 또 예를 들면 탈원전과 관련된 부분과 관련해서도 저는 그렇습니다. 에너지 문제는 늘 포트폴리오 구성을 어떻게 잘하느냐의 문제인데요. 지금 윤석열 정부는 계속 원전, 원전을 외치는데, 이것이 또 한쪽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전으로 가게 되면 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반드시 뒤따라와야 되거든요.

◎범기영: 사용 후 핵연료 문제.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 부분은 전혀 지금 얘기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면 누가 사용 후 핵연료를 우리 동네에 묻게 하겠습니까? 그러면 또 논쟁이 일고 여기에 대한 폐해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에는 탈 탄소라는 그 키워드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탈원전 정책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좀 더 민주당의 점검이 있었으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신뢰를 받는 그런 당이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말씀이 나왔으니까 얘기인데, 사용 후 핵연료 문제는 정말 오래된 숙제잖아요.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부안 위도였나요? 거기 만들려다가 정말 굉장히 큰 갈등을 겪기도 했었고.

▼박영선: 그렇죠.

◎범기영: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걸 왜 못 풀었을까요? 누군가는 정말 풀어야 되는, 지금 거의 꽉 찼거든요, 창고가.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것을 푸는 하나의 방편으로 원전의 그런 포션을 줄여가고 재생 에너지를 넓히겠다는 그런 정책을 편 것이죠.

◎범기영: 더 많이 생기지 않게 하면 문제가 좀 덜해지지 않느냐.

▼박영선: 그런데 이것이 이제 전달되기는 좀 너무 탈원전 쪽으로만 너무 강조가 됐던 면이 있고요. 그렇고 문재인 정부 초기와 후기의 에너지 정책에 조금 변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한 국민에 대한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제라든가 또 이해를 구하는 문제가 조금 부족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정책은 만들고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또 절반쯤 되니까.

▼박영선: 그럼요.

◎범기영: 그게 좀 부족했다고 보시는군요. 다시 최근으로 좀 돌아볼까요? 정책 기조가 대체 뭐냐, 비전이 안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 자주 나왔던 비판인데, 요즘 대통령은 연일 노동, 교육, 연금 개혁, 3대 개혁 과제 밀고 있습니다. 오늘 나온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윤석열 / 대통령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될 것이 노동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시장에서의 이중구조 개선이라든가 이런 합리적 보상체계, 또 노노 간에 있어서의 어떤 그 착취적인 그런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 됩니다.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노동의 유연성과 노동의 개혁을 해 나가는 데 노조 부패도 공직 부패, 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될 3대 부패의 하나로서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될 것으로 노동 개혁을 꼽았고 노노 갈등, 그러니까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 이런 이야기는 대통령이 계속하고 있고요. 오늘은 또 새롭게 노조 부패 문제도 꺼내 들었습니다. 올바른 방향이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결국은 검사의 시각이죠. 오늘 말씀하신 것도 보면 법, 원칙, 집행 이런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사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요, 마지막 결정권자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장관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장관들이 나서서 저런 이야기를 하고 대통령은 노조의 입장, 기업주의 입장, 양쪽을 들어서 중재를 하거나 아니면 화합을 하거나 이런 포지션을 택해야 되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는 장관들은 그냥 집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령관 1명이 모든 것을 다 지휘하거든요. 이렇기 때문에 저는 정부가 굉장히 경직돼 가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도요, 윤석열 정부의 경직성에서 저는 상당히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 저렇게 1명이 모든 것을 다 지휘하고 통솔하기 시작하면 지시하지 않으면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태원 참사도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것이 유연한 조직이었으면 6시 반부터 압사 위험이 있다, 움직였을 겁니다, 공무원들이 스스로. 그런데 지시하지 않으니까 아무도 안 움직인 것입니다. 이 경직된다는 것, 이것이 굉장히 위험한 것인데요. 저는 윤석열 정부에게 바란다면 이 경직성을 풀어줘야 됩니다. 그래서 지금 공무원들도 일하지 않습니다. 그냥 아무 지시가 없으면 그냥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선진 대한민국으로서 선도 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범기영: 경직성을 풀 열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결국, 용산에 있는 겁니까?

▼박영선: 그렇죠.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책임 장관제를 하겠다고 했거든요.

◎범기영: 책임 총리제, 책임 장관제 이야기했죠.

▼박영선: 책임 총리제, 책임 장관제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죠. 그러니까 이태원 참사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 사실 이태원 참사를 책임져야 될 사람은 제가 보기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 두 사람인데요. 왜 오세훈 시장이 책임을 져야 되느냐? 자치경찰제가 시작됐고 자치경찰제의 최종 책임자가 오세훈 시장이고 이것이 서울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지금 현재 생략돼 있고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체의 총괄 책임자이기 때문에 158명의 어떤 목숨을 앗아간 이런 참사였다면 당연히 본인이 사직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죠.

◎범기영: 수사 결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게 아주 일관된 메시지로 계속 나오는데.

▼박영선: 그거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미 사람이 15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거기에서 무슨 수사 결과를 지켜봅니까? 정치는 도의적인 책임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수 정권의 가장 큰 특징은 BBK 사건에 관해서도 이명박 정부에서 그 누구도 현재 책임지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있고요. 박근혜 정권에서의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서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사과를 진심으로 하지 않았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윤 대통령 국정 수행평가를 보면 기류가 약간 달라진 게 느껴지긴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부정 평가가 과반이라서 이걸 보고 좋아하기에 이르긴 한데요. 어찌 됐건 저 넓게 벌어졌던 폭이 줄어들고 있죠? 흐름을 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여요. 이 변화는 어디에서 기인했다고 평가하세요?

▼박영선: 저는 저 변화는요. 첫째, 도어스테핑,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범기영: 하지 않아서?

▼박영선: 네, 그 국민들이 매일매일 대통령이 뭔가 어색한, 하루 아침을 열면서 어색한 대답을 하는 그 모습이 저는 상당히 영향을 미쳤고 생각을 하고요. 두 번째는 민주당이 이런 어떤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 문제가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아니, 그런데 출근길 문답은 용산에서는 가장 큰 변화,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는 거였는데.

▼박영선: 처음에는 그랬죠. 처음에는 그랬습니다만 그것이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오히려 주는 그러한 어떤 하나의 행사로 돼버렸죠.

◎범기영: 그러니까 최근에 보면 대통령 신년 초에 기자들 만나서 회견하는 게 아주 일반적인데 그것도 지금 안 하는 방향으로 정리는 하는 것 같아요.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저는 그것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취약점이 미래 비전이 없는 것입니다. 국가 비전이 없는 것이거든요? 국가 비전에 대한 준비가 아직 안 돼 있기 때문에 그런 신년 기자회견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범기영: 지금 3대 개혁 과제를 이렇게 밀고 있는데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박영선: 3대 개혁 과제도 구호만 있지 실질적으로 국민과 공감하면서 이 개혁을 했을 때 국가가 어떻게 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비전은 아직까지 제시하지 않았고 거기에 대한 디테일이 없습니다.

◎범기영: 구호만 있지 아직은 디테일이 제시된 바는 없다.

▼박영선: 네, 그렇습니다.

◎범기영: 그게 마련이 돼야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해석이시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중소기업부 장관도 하셨으니까 이것도 좀 여쭤보죠.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지금 주 52시간 근무 상한제가 적용이 안 돼요. 지금 아직은 예외인데...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올 연말까지 이거 연장근로 8시간 더 할 수 있게 돼 있어요. 그런데 이 제도 없어지면 어떡하냐, 큰일 난다, 이게 지금 현장 이야기입니다. 장관 하실 때도 이런 논의가 있긴 했었죠?

▼박영선: 그렇죠. 그래서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계속 예령을 했죠. 예령을 하고 준비 태세를 점검해서 실질적으로 처음에는 준비가 안 됐다는 응답이 90% 이상이었는데, 이것이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준비가 됐다는 쪽으로 많이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제가 오히려 질문을 드리고 싶은 게, 정부 여당에게. 이거 예고됐던 겁니다. 올해 말이면 이제 일몰제로 끝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뭐 했냐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집권한 지 벌써 7개월, 8개월 됐는데 준비했어야 됩니다, 정부 여당도. 일몰제에 대비해서 우리가 이것을 왜 연장해야 되는지, 여기에 대한 어떤 중소기업들의 준비 상태는 어떤지 이런 거에 대한 디테일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무조건 이거 12월 31일 되면 끝나니까 이거 연장해줘, 애 보채듯이 지금 이렇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거 고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돌아보면 화물연대 파업도 그렇잖아요? 6월 달에 이미 한 번 문제가 있었고.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파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이미 약속이 있었고, 일몰 시한 관련해서 논의하자.

▼박영선: 그렇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그다음에 진행이 안 됐단 말이에요.

▼박영선: 그러니까 거의 같은 양상이지 않습니까? 그 화물연대가 이야기하는 안전운임제인가요? 그것도 똑같은 예고가 이미 되어 있었던 것이고 지금 정부 여당이 거기에 대해서 답변하지 않고 응답하지 않은 이런 상황인데 이런 것들이 계속 겹치다 보면 언젠가 폭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를 운영하고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이런 어떤 국민들의 감정이 쌓여서 폭발하지 않도록 이것을 잘 조정하고 화합하는 능력, 이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범기영: 개인에 대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하죠. 김건희 여사 개인적으로 좀 아신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는데.

▼박영선: 네, 그렇습니다.

◎범기영 어떤 인연이 있으신 거죠, 구체적으로?

▼박영선: 과거에 전시 기획했을 당시에, 그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범기영: 최근에 보면 행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최근 김건희 여사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박영선: 저는 어쨌든 영부인은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또 어려운 사람을 안아주고 보듬어주고 하는 그런 쪽의 행보를 하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대통령께서 거기까지 신경을 쓰기에는 너무 일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좀 더 진심으로 다가가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면 더 좋겠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범기영: 지금 상황에서는 뭐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시는 거예요?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끼시는 것은.

▼박영선: 조금 부자연스럽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범기영: 왜 그럴까요, 그건?

▼박영선: 그거는 뭔가 예를 들어서요... 한 사람의 어떤 이미지나 한 사람의 행동은 오랜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축적의 시간에 대한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 이런 것들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실제 모습이냐, 여기에 대한 어떤 생각들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신 것 같네요. 법사위에 오래 계셨으니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검사 시절에 좀 보셨을 거 아니에요?

▼박영선: 저는 잘 모릅니다.

◎범기영: 그러세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고 스타다, 올해의 스타는 한동훈이다, 윤여준 전 장관은 이렇게까지 평가하던데. 한동훈 장관 정치할 거다, 이런 전망도 굉장히 많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영선: 글쎄, 지금의 행동으로 봐서는 정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저가 그 이상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범기영: 충고를 좀 해 주세요. 좋은 정치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

▼박영선: 제가 충고할 만한 그런 위치에 있지는 있습니다만,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범기영: 당 대표로 차출할 거다, 이런 이야기가 한참 있다가 본인도 부인했고 용산에서도 부인했고 총선 때는 뭔가 움직일 거다, 이런 분석도 많아요. 가능할 거라고 보십니까?

▼박영선: 당 대표 문제는 제가 알기로는 한때는 실질적으로 한 번 한동훈이라는 사람을 당 대표로 가장을 하고 한동안 움직였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너무 많은 부딪침이 있으니까 지금은 조금 수그러들었습니다만 글쎄요, 저게 아직까지는 죽은 카드는 아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뵀는데 시원시원하게 말씀해 주셔서 다음에 다시 한번 모시겠습니다. 박영선 전 장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영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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