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청장님의 ‘특별한’ 퇴근길…“신호를 3번 받으셨다”

입력 2022.12.21 (18:00) 수정 2022.12.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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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 익명의 제보 한 통이 접수됐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의 '특별한' 퇴근길을 취재해달라는 제보였습니다. 무엇이 특별했던 걸까요.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 청장님을 위한 꼬리끊기?

교차로 '꼬리물기', 운전자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녹색 신호를 받아도 못 움직이니 급할 때는 정말 짜증 나는 상황이죠. 반대로 경찰관이 현장에 나와 꼬리를 끊어준다면 참 반가운 일입니다.

서울 서대문역 부근에 있는 경찰청은 교통량이 적지 않은 곳입니다. 꼬리물기도 자주 일어납니다. 경찰청을 나서는 윤희근 청장의 관용차도 그 꼬리물기에 '된통' 당했나 봅니다.

오후 5시 30분쯤. 경찰청 청사 앞에 순찰차가 등장합니다. 동시에 '싸이카'라고 부르는 교통순찰대도 근무를 시작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모습입니다.


잠시 뒤, 윤 청장의 관용차가 경찰청사를 나섭니다. 경찰청 정문 앞의 '좌회전' 신호에 맞춰, 경찰관은 꼬리물기를 차단합니다. 윤 청장을 태운 관용차는 막힘없이 움직입니다.

비슷한 시각. 경찰청 바로 인근의 서대문역 사거리에도 순찰차가 등장합니다. 출동한 경찰관이 교통신호 제어기를 조작하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 닷새 동안 지켜봤습니다

혹시 특정일에만 있었던 우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여러 차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월/화/수/목/금 닷새에 걸쳐 지켜봤습니다. 패턴은 거의 동일했습니다.

청장님 퇴근 임박 → 경찰관 출동 → 꼬리끊기(신호제어) → 청장님 퇴근 → 경찰관 철수

이쯤되면, 경찰 수장의 '퇴근길'은 일반 시민과 다르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아래'에서 알아서 한 일일까.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서대문경찰서 등 관련된 경찰 기관 전체에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봤습니다.

해명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혼잡시간인 오후 5시 반쯤부터 경찰청사 일대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윤 청장의 퇴근길과는 무관하다. 공교롭게도 윤 청장이 그때 퇴근했을 뿐"이란 겁니다.

아울러 "서대문역 사거리의 신호제어는, 교통소통을 위해 러시아워에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말 공교로운 일이었을까. KBS는 현장 경찰관들이 말을 다각도로 들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 KBS <뉴스7>과 <뉴스9>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일부만 살짝 말씀드린다면,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본청장님께서 퇴근길 경찰청에서 좌회전 신호를 세 번을 받고 나오셨다고 합니다. 경찰청장이 퇴근길에 신호 3번 받으면 화가 나는 나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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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경찰청장님의 ‘특별한’ 퇴근길…“신호를 3번 받으셨다”
    • 입력 2022-12-21 18:00:15
    • 수정2022-12-21 19:01:43
    취재K

KBS에 익명의 제보 한 통이 접수됐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의 '특별한' 퇴근길을 취재해달라는 제보였습니다. 무엇이 특별했던 걸까요.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 청장님을 위한 꼬리끊기?

교차로 '꼬리물기', 운전자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녹색 신호를 받아도 못 움직이니 급할 때는 정말 짜증 나는 상황이죠. 반대로 경찰관이 현장에 나와 꼬리를 끊어준다면 참 반가운 일입니다.

서울 서대문역 부근에 있는 경찰청은 교통량이 적지 않은 곳입니다. 꼬리물기도 자주 일어납니다. 경찰청을 나서는 윤희근 청장의 관용차도 그 꼬리물기에 '된통' 당했나 봅니다.

오후 5시 30분쯤. 경찰청 청사 앞에 순찰차가 등장합니다. 동시에 '싸이카'라고 부르는 교통순찰대도 근무를 시작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모습입니다.


잠시 뒤, 윤 청장의 관용차가 경찰청사를 나섭니다. 경찰청 정문 앞의 '좌회전' 신호에 맞춰, 경찰관은 꼬리물기를 차단합니다. 윤 청장을 태운 관용차는 막힘없이 움직입니다.

비슷한 시각. 경찰청 바로 인근의 서대문역 사거리에도 순찰차가 등장합니다. 출동한 경찰관이 교통신호 제어기를 조작하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 닷새 동안 지켜봤습니다

혹시 특정일에만 있었던 우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여러 차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월/화/수/목/금 닷새에 걸쳐 지켜봤습니다. 패턴은 거의 동일했습니다.

청장님 퇴근 임박 → 경찰관 출동 → 꼬리끊기(신호제어) → 청장님 퇴근 → 경찰관 철수

이쯤되면, 경찰 수장의 '퇴근길'은 일반 시민과 다르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아래'에서 알아서 한 일일까.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서대문경찰서 등 관련된 경찰 기관 전체에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봤습니다.

해명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혼잡시간인 오후 5시 반쯤부터 경찰청사 일대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윤 청장의 퇴근길과는 무관하다. 공교롭게도 윤 청장이 그때 퇴근했을 뿐"이란 겁니다.

아울러 "서대문역 사거리의 신호제어는, 교통소통을 위해 러시아워에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말 공교로운 일이었을까. KBS는 현장 경찰관들이 말을 다각도로 들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 KBS <뉴스7>과 <뉴스9>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일부만 살짝 말씀드린다면,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본청장님께서 퇴근길 경찰청에서 좌회전 신호를 세 번을 받고 나오셨다고 합니다. 경찰청장이 퇴근길에 신호 3번 받으면 화가 나는 나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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