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추위에 음식점 앞에 놓인 신생아…사연은?

[앵커]

이틀 전 전주의 한 음식점 앞에 영하의 날씨 속에 겉싸개에 싸진 신생아가 버려진 일이 있었습니다.

아기의 어머니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20대 외국인 여성으로 밝혀졌는데, 키울 능력이 없어 자신이 일했던 음식점에 아이를 놓고 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행히 아기는 음식점 주인이 빨리 발견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진유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두운 밤 한 음식점 앞에 멈춰선 택시.

양손에 무언가를 잔뜩 든 여성이 내리더니 음식점 주변을 서성입니다.

5분여 뒤 다시 음식점 앞에 나타난 여성.

품 안을 잠시 응시하더니 들고 있던 것을 음식점 앞에 모두 두고 사라집니다.

이 여성이 놓고 간 건 태어난 지 5일 된 신생아와 육아용품이 들어있는 가방이었습니다.

당시 전주의 기온은 영하 1.8도로 아기가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

다행히 음식점 주인이 8분여 만에 아기를 발견했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 지장은 없었습니다.

[김병균/음식점 주인 : "(소리가 들려서) 나와서 보니까 아기가 있고 그 옆에 가방 두 개가 놓여 있어서, 아기를 들고 바로 실내로 들어와서 따뜻하게..."]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힌 이 여성은 교환학생으로 전주에 온 20대 외국인으로 아기를 키울 능력이 안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혼자 여기 있으니까, 여성이고 하니까 키우기 힘들잖아요."]

취재 결과, 이 여성은 아기를 놓고 간 음식점에서 출산 직전까지 일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아기의 아빠도 한국에 유학 온 외국 남성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에 대해 아동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아기는 전주시에 인계될 예정이지만, 외국 국적에 출생신고도 돼 있지 않아 위탁 기관을 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진유민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