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포스트 모던 어린이 전시회

입력 2022.12.22 (08:01) 수정 2022.12.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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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 문화·예술계 소식을 전하는 문화톡톡입니다.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개관 이래 처음으로 어린이 관련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최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스트 모던 어린이 전시회.

약간 기묘한 전시회 제목이 왠지 낯설고 관람객 마음을 복잡하게 하지만, 전시장 입구 바닥부터 시작하는 화살표 작품 '따라와'는 익숙한 방향타 역할을 하며 두려워 말라고 말해줍니다.

부모님이 찍어준 작가 자신의 어릴 때 사진을 그림으로 옮겼지만 아이 표정은 뚜렷하지 않고 배경은 어둡습니다.

어린이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불안한 표정은 어른 시각으로 우리를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는 무언의 항의 같습니다.

만화나 동화 주인공을 우리가 알고 있던 고정된 모습에서 조금씩 변형해 해방 시킨 이 작품들은 그래서 주인공 이름이 '?'입니다.

교과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지우고 공부한 흔적만 남기자 이것도 작품이 됩니다.

기존 질서와 고정 관념을 강요하는 모습을 풍자한 네 컷 만화는 이번 전시회 주제와 맞닿습니다.

[최상호/'포스터 모던 어린이' 전시회 학예사 :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더 다양한 존재가 될 수 있는데 이렇게 너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해, 이러면서 더 나아갈 수 있는 존재를 거기에 딱 가두어 버리는 그런 것들을 조금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곧 사라질 사이보그들의 맥락 없는 대화를 듣다 보면 마치 순수한 아이들의 수다 같아 절로 미소를 머금습니다.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전시장에 걸렸는데 그 속에 숨어 있는 비디오 아트 거장 백남준 작품이 아이들 그림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잠깐 놀랍니다.

무거운 주제 같지만 아이들 눈에 맞춰 한 문장으로 쓴 간단한 작품 설명은 더 잘 읽히고 이해도 쉽습니다.

[강승완/부산현대미술관장 : "어른과 어린이 하나의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통해서 이 전시를 해석하고 또 볼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그런 전시가 준비돼 있습니다."]

훈육의 틀에서 해방 시켰을 때 우리 아이가 가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포스트 모던 어린이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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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톡톡] 포스트 모던 어린이 전시회
    • 입력 2022-12-22 08:01:21
    • 수정2022-12-22 14:19:37
    뉴스광장(부산)
[앵커]

지역 문화·예술계 소식을 전하는 문화톡톡입니다.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개관 이래 처음으로 어린이 관련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최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스트 모던 어린이 전시회.

약간 기묘한 전시회 제목이 왠지 낯설고 관람객 마음을 복잡하게 하지만, 전시장 입구 바닥부터 시작하는 화살표 작품 '따라와'는 익숙한 방향타 역할을 하며 두려워 말라고 말해줍니다.

부모님이 찍어준 작가 자신의 어릴 때 사진을 그림으로 옮겼지만 아이 표정은 뚜렷하지 않고 배경은 어둡습니다.

어린이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불안한 표정은 어른 시각으로 우리를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는 무언의 항의 같습니다.

만화나 동화 주인공을 우리가 알고 있던 고정된 모습에서 조금씩 변형해 해방 시킨 이 작품들은 그래서 주인공 이름이 '?'입니다.

교과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지우고 공부한 흔적만 남기자 이것도 작품이 됩니다.

기존 질서와 고정 관념을 강요하는 모습을 풍자한 네 컷 만화는 이번 전시회 주제와 맞닿습니다.

[최상호/'포스터 모던 어린이' 전시회 학예사 :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더 다양한 존재가 될 수 있는데 이렇게 너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해, 이러면서 더 나아갈 수 있는 존재를 거기에 딱 가두어 버리는 그런 것들을 조금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곧 사라질 사이보그들의 맥락 없는 대화를 듣다 보면 마치 순수한 아이들의 수다 같아 절로 미소를 머금습니다.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전시장에 걸렸는데 그 속에 숨어 있는 비디오 아트 거장 백남준 작품이 아이들 그림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잠깐 놀랍니다.

무거운 주제 같지만 아이들 눈에 맞춰 한 문장으로 쓴 간단한 작품 설명은 더 잘 읽히고 이해도 쉽습니다.

[강승완/부산현대미술관장 : "어른과 어린이 하나의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통해서 이 전시를 해석하고 또 볼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그런 전시가 준비돼 있습니다."]

훈육의 틀에서 해방 시켰을 때 우리 아이가 가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포스트 모던 어린이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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